[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과학자들이 1000명 이상이 참여한 온라인 게임을 통해 호랑이가 왜 특유의 줄무늬를 진화시켰는지를 밝혀냈다. 영국 엑서터 대학교와 브리스톨 대학교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호랑이 줄무늬처럼 강한 대비를 이루는 무늬는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환경과 키 큰 풀밭이나 숲 속 덤불처럼 복잡한 3차원 서식지에서는 눈에 띄기 어려운 반면, 흐린 하늘 아래나 짧은 풀밭처럼 단순한 환경에서는 오히려 단조로운 무늬가 더 효과적인 위장 수단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사광선 아래에서는 호랑이처럼 줄무늬가 뚜렷한 고대비 패턴이, 흐린 날과 단순한 환경에서는 오히려 단색에 가까운 무늬가 더 강력한 위장 효과를 낸다는 연구결과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정량적으로 검증된 셈이다. 햇빛과 서식지 구조가 포식자 무늬의 진화 방향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여줬다. ‘숨바꼭질 게임’이 된 진화 실험실 연구진이 설계한 온라인 게임의 구조는 단순하다. 참가자들은 자연 서식지 사진 위에 숨겨진 작은 구체(sphere)를 화면에서 찾아 클릭해야 한다. 영국 전역 28개 서식지(키 큰 풀밭, 관목, 숲 가장자리, 초지 등)를 대상으로 각각 직사광선 조건과 간접광(그늘·흐린 날) 조건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배경으로 사용했다. 게임의 핵심은 ‘디지털 자연선택’ 알고리즘이다. 어떤 구체가 플레이어에게 가장 늦게 발견되면, 그 구체의 패턴이 ‘위장이 가장 잘된 개체’로 간주돼 다음 세대의 패턴 설계에 더 많이 반영된다. 연구는 총 20세대에 걸쳐 진행됐으며, 매 세대마다 가장 늦게 발견된 패턴 쌍을 조합·변형해 새로운 패턴 집단을 만들고, 다시 이용자들에게 “찾기 게임”을 시키는 방식으로 반복됐다. 이 과정은 실제 자연에서의 진화 메커니즘과 구조적으로 상당히 유사하다. 자연환경에서는 ‘포식자에게 가장 늦게 들키는 개체’가 더 오래 살아남아 번식할 가능성이 높고, 그 형질이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게임에서는 생존과 번식 대신 ‘발견 시간’이라는 수치를 적합도(fitness)로 치환한 것이다. 엑서터대 생태보전센터의 조지 핸콕 박사는 “우리는 디지털 진화를 이용해 실제 자연선택의 방향을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했다”고 설명했다. 햇빛 쏟아질수록 줄무늬가 유리했다 연구진이 세대별 패턴 변화를 분석한 결과, 조명 조건과 서식지 구조에 따라 ‘진화해 가는 무늬’의 방향이 뚜렷하게 갈렸다. 직사광선이 강하게 비치는 사진과 3차원 구조가 복잡한 배경(키 큰 풀, 관목, 울창한 수풀 등)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다음 세대 구체에 아래와 특징이 두드러졌다. ▲몸통 전체에 걸친 강한 고대비(밝고 어두운 부분의 차이가 큼) ▲수직·사선 방향으로 길게 이어지는 줄무늬 패턴의 증가 ▲위는 진하고 배는 연한 역음영(countershading) 형태의 명암 배치 ▲몸의 윤곽을 흐리게 만드는 가장자리 교란(edge disruption) 효과 강화 등이다. 이는 실제 호랑이의 체색·체형과 놀라울 정도로 겹친다. 호랑이는 황갈색 바탕에 짙은 검은 줄무늬를 갖고 있는데, 줄기는 수직으로 뻗은 나무와 풀, 그리고 햇빛이 만들어내는 긴 그림자와 시각적으로 결을 맞춘다. 햇빛이 강한 정글·사바나 가장자리에서 긴 줄기와 가지, 풀 사이로 쏟아지는 빛은 불규칙하면서도 방향성이 있는 줄무늬 그림자 패턴을 만들어낸다. 핸콕 박사는 “햇빛이 비치면 그림자가 배경을 더 복잡하고 방향성 있게 만든다. 키 큰 식생이 있을수록 이런 효과는 극대화된다”며 “호랑이 줄무늬는 바로 이 ‘줄무늬 그림자’와 동기화된 위장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흐린 날이나 그늘처럼 간접광이 우세하고 배경이 평평하고 단순한 서식지(짧은 풀, 개활지 등)에서는 진화 방향이 달라졌다. 이 조건에서 구체들은 무늬 대비가 낮아지고, 큰 덩어리 위주의 단순한 색 패턴을 띨수록 더 잘 숨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복잡한 그림자가 사라진 환경에서는 줄무늬·점무늬보다 ‘큰 색 덩어리’가 배경과 섞이기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는 사막·초원에 사는 사자·가젤 등 많은 대형 포유류가 상대적으로 단색에 가까운 체색을 가진 이유와도 맥이 닿는다. 연구진은 또 하나의 포인트로 포식자 활동 시간대를 지목했다. 많은 대형 포식자들이 새벽과 황혼(일명 “박명 시각”)에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데, 이때 태양은 낮보다 훨씬 낮은 고도에서 빛을 쏘며 긴 그림자를 만든다. 긴 그림자가 촘촘히 겹쳐지는 이 시간대에는 배경의 시각적 복잡성이 극대화되면서 줄무늬·점무늬 같은 고대비 패턴의 위장 효과가 한층 강화된다. ‘줄무늬의 진화’와 기존 이론의 만남 호랑이 줄무늬의 진화에 대해 과학계는 오랫동안 “위장 효과를 극대화한 자연선택의 결과”라는 설명을 제시해 왔다. 여기에 1952년 앨런 튜링이 제안한 반응-확산(reaction–diffusion) 이론, 이른바 ‘호랑이 줄무늬 이론’은 세포 수준의 패턴 형성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수학적으로 설명해 왔다. 이번 엑서터·브리스톨대 연구는 그 흐름 위에 “어떤 환경·어떤 조명에서 어떤 패턴이 실제로 덜 들키는지”를 행동 데이터와 시간 측정값으로 정량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연구가 주로 이론·모델·사진 분석에 의존했다면, 이번 실험은 1,000명 이상 일반 이용자의 시지각 반응을 이용해 ‘실전 위장 테스트’를 한 셈이다. 즉, 유전·발생 단계에서 튜링식 패턴 생성 메커니즘이 줄무늬·점무늬를 가능하게 했다면, 그중 어떤 패턴이 장기간에 걸쳐 살아남았는지는 햇빛, 그림자, 서식지 구조와 같은 환경 요인과 포식·은폐 전략에 의해 선택됐다는 그림이 보다 구체화된 것이다. 서식지 조명 바뀌면 ‘위장 전략’도 위험해진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보전생물학에도 직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던진다고 강조한다. 토지 이용 변화, 산림 벌채, 도시화, 조명 공해, 그리고 기후 변화로 인한 구름 양·강수·식생 구조의 변화는 야생동물의 위장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숲 가장자리와 키 큰 풀밭이 사라지고 단순한 초지나 농경지로 대체된다면, 그 환경에 최적화된 줄무늬·점무늬 위장 전략은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인공 조명 확대로 밤과 박명 시간대의 명암·그림자 패턴이 바뀌면, 오랜 세대에 걸쳐 특정 시간대에 최적화된 포식·은폐 전략 역시 교란된다. 엑서터대 졸리언 트로시안코 박사는 “조명과 서식지 구조의 변화가 특정 종의 생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는 것은, 이미 개체수가 줄고 있는 대형 포식자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벵골호랑이·아무르호랑이 등 대부분의 호랑이 아종은 취약(VU) 이상 등급으로 평가되며, 야생 개체수는 전체 합산 기준으로 5,000마리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크고 눈에 띄는 동물일수록 밀렵·서식지 파괴에 취약한데, 여기에 “위장 전략 자체의 효율 저하”라는 추가 리스크가 얹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시민참여형 온라인 게임이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본질적으로는 “빛과 그림자라는 물리 환경이 동물의 색과 무늬의 진화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밀어왔는가”에 대한 정량적 답변을 던진 실험이다. 햇빛이 만드는 줄무늬 그림자는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호랑이 줄무늬를 설계한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공진화 파트너’였다는 점이 데이터로 확인된 셈이다.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미국 시사주간지 TIME이 4월 29일(현지시간) 첫 ‘TIME100 기업 : 업계 리더(Industry Leaders)’ 교육 부문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교육 생태계의 새로운 권력지도가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칸아카데미·퀴즐렛·코드닷오르그 같은 익숙한 이름부터 브라질 영어 교육을 뒤흔든 에펙타, 중국의 개별학습 강자 스쿼럴AI까지, 공통 키워드는 단연 AI 튜터다. 1. TIME이 지목한 ‘교육 빅10’…공통분모는 AI TIME이 꼽은 2026년 가장 영향력 있는 교육 기업 10곳은 칸아카데미(Khan Academy), 퀴즐렛(Quizlet), 매직스쿨AI(MagicSchool AI), 에펙타 에듀케이션(Efekta Education), 칼리지보드(College Board), 스쿼럴AI(Squirrel Ai), 코드닷오르그(Code.org), 코세라(Coursera), 굿윌 인더스트리얼 인터내셔널(Goodwill Industries International), 터니틴(Turnitin)이다. 시사주간지가 이들을 따로 묶어 조명한 이유는 “학생이 배우고 교사가 가르치는 방식을 구조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편집진의 판단 때문이다. 교육 부문은 올해 처음 20개 산업별로 쪼개 발표한 ‘TIME100 Most Influential Companies’ 확장 프로젝트의 한 축으로, 사실상 ‘AI 기반 교육 인프라’의 글로벌 표본 목록에 가깝다. 2. 칸아카데미와 매직스쿨AI…“AI 튜터 대중화의 전면전” 이번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칸아카데미의 AI 튜터 ‘칸미고(Khanmigo)’다. 에듀테크 데이터 분석기관 튜터베이스(Tutorbase) 집계에 따르면 칸미고는 출시 첫해 140만명의 학생 사용자와 380개 이상 교육구 파트너를 확보했고, 매달 1억건이 넘는 학생–AI 상호작용을 처리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는 수치가 제시된다. 아마존 최고기술책임자(CTO) 베르너 보겔스가 연례 기술전망에서 “출시 1년 만에 140만명 학생에게 도달한 사례”로 콕 집어 언급할 정도다. 교사용 AI 어시스턴트인 매직스쿨AI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는 “전 세계 600만명 이상의 교육자 사용자”를 확보했다고 자사 채널에서 밝히고 있으며, 수업안·문항·피드백 문서 생성 등을 자동화하는 도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교사 업무의 ‘보이지 않는 디지털 인프라’로 기능한다. TIME이 두 서비스를 동시에 올린 것은, 학습자와 교사를 각각 겨냥한 ‘양면 플랫폼’ 구조를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교육 AI 혁신이 별도의 에드테크 재무·성장성 랭킹과도 맞물린다는 점이다. TIME은 데이터 분석사 스타티스타(Statista)와 함께 ‘America’s Top EdTech Companies’를 따로 발표했는데, 이 순위는 재무 지표와 산업 영향력을 기준으로 미국 내 2,500여개 에드테크 기업을 평가해 250곳만 추렸다. 이 리스트에서 듀오링고(Duolingo)가 1위, 코세라가 2위에 오른 것은, 언어·고등교육 영역에서의 AI 활용과 수익성이 이미 시장에서 검증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3. 에펙타·스쿼럴AI가 보여준 ‘데이터로 증명된 AI 효과’ 에펙타 에듀케이션은 AI가 실제 학습 성과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수치로 보여준 사례다. 에펙타는 브라질 파라나(Paraná)주 공립학교 75만명 학생을 대상으로 AI 기반 영어 디지털 커리큘럼을 도입했고, 주 정부 표준 영어시험(Prova Paraná) 결과 2년 만에 평균 성적이 32.5% 향상됐다는 데이터를 발표했다. 에드테크크로니클(EdTech Chronicle)에 공개된 회사 자료에 따르면, 수업 참여도 역시 학생·교사의 95% 이상이 플랫폼을 적극 활용했다고 보고될 정도로 상승했으며, 라틴아메리카 7개 주로 확대한 롤아웃을 통해 최대 400만명까지 프로그램을 늘리는 계획도 제시됐다. 에드테크X(EdTechX) 어워즈 인터뷰에서 에펙타는 “플랫폼이 전 세계 2,400만명 이상 학습자를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400만명의 활성 학생과 2만5,000명 교사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에드테크X 측은 에펙타의 AI 교사보조 ‘애디(Addi)’를 통해 국가 단위 교육 시스템을 시범 수준에서 ‘전면 도입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한다. 중국 스쿼럴AI는 오프라인 3,000여 개 러닝센터 네트워크에 적응형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주목받는다. 이 회사는 이미 2025년 TIME ‘Best Inventions’ 명단에 올랐고,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PreK–12) 학생 개개인의 약점·속도에 맞춘 미시적 학습 경로를 설계하는 알고리즘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발 교육 AI 기업이 글로벌 영향력 리스트에서 연속으로 호명된 것은, 영어·코딩에 그쳤던 AI 교육 혁신이 수학·과학·시험 대비 등 전과목·전학년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4. 평가·직업·공공영역까지 번진 ‘AI 교육 인프라’ 칼리지보드와 터니틴, 굿윌 인더스트리얼, 코드닷오르그·코세라는 각각 교육의 다른 단면에서 AI를 녹이고 있다. 칼리지보드는 SAT·AP 등의 시험을 디지털·어댑티브 형식으로 전환하면서 평가 과정 전반에 AI 기반 분석을 확대하고 있으며, 터니틴은 표절 검출에서 출발해 AI 생성 텍스트 감지까지 기능을 확장함으로써 “AI가 만든 글을 AI가 감시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굿윌 인더스트리얼은 미국 각지에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재취업 교육을 제공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디지털 리스킬링 과정에 AI 콘텐츠를 접목하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 코드닷오르그와 코세라는 각각 K–12 코딩교육, 성인·대학 수준의 온라인 학위를 담당하는 양 끝단에서 AI 추천·자동 채점·개인화 경로 제안을 실험 중이다. 특히 코세라는 TIME·Statista의 에드테크 250대 기업 랭킹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AI가 뒷단에서 구동하는 글로벌 고등교육 마켓플레이스”로 위상을 굳히고 있다. 5. ‘AI 튜터 3대 축’과 한국에 주는 숙제 이번 TIME 교육 부문 TOP10은 AI 교육 혁신을 세 개 축으로 재편하고 있다. 첫째는 칸아카데미·스쿼럴AI처럼 학습자와 직접 맞닿아 개별 학습 경로를 설계하는 ‘프런트엔드 AI 튜터’, 둘째는 매직스쿨AI·에펙타 ‘애디’처럼 교실·교사를 보완하는 ‘백오피스 AI 어시스턴트’, 셋째는 칼리지보드·터니틴 같이 시험·평가·품질관리 인프라를 장악하는 ‘AI 평가·거버넌스 레이어’다. 에듀테크 VC 관점에서 보더라도 사용자 수·학습 성과·수익모델이라는 세 가지 축이 각 유형별로 비교적 명확히 드러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한국 입장에서 시사점은 분명하다. 브라질 파라나주 사례처럼 “주 단위 75만명, 성적 32.5% 향상”이라는 데이터로 검증된 공교육 AI 실증은 아직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한편 TIME–Statista 에드테크 250대 기업 리스트에는 한국 기업들이 일부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글로벌 규모의 사용자·학습효과 데이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사례는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에듀테크 기업이 협력해 “전국 혹은 광역 단위 AI 튜터 실증+공개 지표”를 설계하지 못한다면, AI 시대 교육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가 이번 TIME 리스트에 담겨 있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문안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꽃다발을 연상한다. 그러나 국내외 병원 감염관리 가이드라인과 연구를 들춰보면, 이 예쁜 선물이 특정 환자에게는 감염·알레르기·사고 위험을 키우는 ‘리스크 물건’으로 분류되고 있다. 영국, 미국,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 병원들은 중환자실(ICU), 이식·항암 병동, 신생아실, 화상센터 등에서 생화와 화분을 전면 금지하거나 강력 제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수 병원 감염관리 지침에 따라 중환자실과 무균병동에 꽃·화분 반입을 막는 추세다. 1. 병실에 피어난 꽃, 왜 ‘위험물’이 됐나…“꽃병 물이 세균 저수지” 병원에서 꽃을 막는 가장 흔한 논리는 “꽃병 물에 치명적 세균이 산다”는 주장이다. 1970년대 미국 연구는 수술 병동과 화상병동 꽃병 물에서 잠재적 병원성 세균이 대량 검출됐다는 결과를 내놨고, 이후 여러 조사에서도 꽃병 물이 고위험 세균의 ‘저수지(reservoir)’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반복 확인됐다. 그러나 문제는 “그 세균이 실제 병원 내 감염(HAI)을 일으켰느냐”는 인과관계다. 2005년 《Journal of Infection Prevention》에 실린 리뷰 논문은 꽃병 물에서 다양한 병원성 세균이 검출됐지만, 꽃이나 꽃병 물이 직접 원인이 된 병원내 감염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2003년 PubMed에 등재된 또 다른 리뷰 역시 식물·꽃이 급성기 병원에서 감염 매개체로 작동했다는 증거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2009년 BMJ 크리스마스 이슈에서 검토된 문헌과 영국 병원 인터뷰에서도 “꽃병 물의 세균 수는 높지만, 감염 사례 증거는 없다”는 재확인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다수 병원이 꽃을 금지하는 이유는 ‘직접 입증된 피해’보다, ▲면역저하자에게 매우 낮은 확률의 감염 리스크라도 줄이려는 예방 원칙, ▲꽃병·유리화병 파손에 따른 낙상·상해 위험, ▲꽃가루·향기에 의한 알레르기·천식 악화, ▲병실 내 공간 점유·청소 부담 증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적 판단에 가깝다. 2. '병원에 가져가면 안 되는 물건' 위험 리스트 국내외 병원·정신과 폐쇄병동·행동장애 병동 등의 반입금지 목록을 종합하면, 환자에게 의외로 치명적일 수 있는 선물·소지품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2-1. 생화·화분·드라이플라워 : 생화, 꽃바구니, 화분, 드라이플라워, 이끼·토피어리 장식 등 영국 NHS의 한 감염관리 지침은 꽃이 허용되지 않는 구역으로 “집중치료실, 화상·이식·항암·신생아 병동, 감염 유행 시 모든 병동”을 명시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낙상·유리 파편·알레르기·면역저하자 감염 위험”을 함께 들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립암센터(ICN)는 암환자 병동에서 생화를 금지하며 “면역저하 환자에게 미생물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2-2. 라텍스 풍선, 라텍스 재질 장난감, 풍선을 터트리는 소음 유발 장난감 등 라텍스 재질의 물품반입 금지조치는 의료진 사이에서 이미 잘 알려진 ‘라텍스 알레르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라텍스 알레르기는 접촉 후 두드러기, 호흡곤란, 드물게 아나필락시스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일부 병원은 풍선 전체를 금지하고, 일부는 마일라(Mylar, 호일) 풍선만 허용한다. 게다가 소음·공간 점유로 다른 환자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정책 배경으로 제시된다. 2-3. 향초·디퓨저·강한 향의 방향제·아로마오일, 강한 향수류 향수, 디퓨저같은 제품반입 금지도 알레르기성 비염·천식·두통 악화, 일부 환자에게는 ‘화학적 민감성’ 유발 가능성 때문이다. 산소공급·인화성 환경에서 향초 등 불꽃·발열 물질은 화재·폭발 위험 때문에 금지된다. 일부 정신과·행동장애 병동에서는 ‘흡입물질 남용’ 위험 때문에 향 제품을 일괄 금지하기도 한다. 2-4. 유리·금속·날카로운 물건 : 유리병·컵·거울·유리 화장품 용기, 금속 수저·가위·칼, 뾰족한 액세서리·볼펜, 금속 옷걸이 등 이런 물품의 반입금지 이유는 넘어짐·발을 밟는 사고, 파손 후 절창, 낙상 시 2차 손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과·알코올·약물의존 환자, 자해 위험 환자가 있는 병동에서는 자해·타해 도구가 될 수 있어 엄격하게 금지된다. 영국·미국 정신의료기관의 반입금지 목록에는 “유리, 날, 끈, 전선, 금속 옷걸이, 캔, 라이터, 성냥, 날카로운 화장도구, 심지어 일부 필기구까지” 상세하게 열거돼 있다. 국내 정신병원 폐쇄병동 안내에서도 “유리·스테인리스 제품, 라이터·성냥, 긴 끈이 달린 물건, 전열기구, 녹음 기능 전자기기 등”이 대표적 금지 품목으로 제시된다. 2-5. 알코올·인화물·에어로졸 : 라이터·성냥·담배, 알코올 함유 구강청결제·헤어스프레이, 에어로졸형 화장품·방향제, 네일리무버, 인화성 세정제 등 이런 인화성 물질을 반입금지시킨 이유는 산소 공급이 많은 병실·집중치료실에서는 작은 불꽃도 폭발·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국제적으로 ‘제로 톨러런스’ 영역이다. 에어로졸은 흡입·자극·알레르기, 정신과 병동에서는 ‘흡입 남용(본딩)’ 위험 때문에 제한된다. 3. 환자를 생각하는 ‘현명한 선물’…병원 정책을 먼저 확인하라 국제적으로 병원 선물 정책은 “병원마다, 병동마다, 환자 상태마다 다르다”는 표현이 반복된다. 뉴욕의 한 대형병원은 일반 병동에서는 꽃·풍선을 허용하지만, 산부인과·이식·항암·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모두 금지하고 있다. 영국·미국 정신건강 병원들은 같은 병원 안에서도 개방병동과 폐쇄병동의 반입 허용 품목이 크게 다르다. 국내 폐쇄병동 안내문도 “병원마다 반입 가능 물품이 상당히 다르므로, 입원 전 반드시 해당 병원에 확인하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병문안을 계획할 때는 “이 병원, 이 병동에 꽃·풍선·음식·향 제품을 가져가도 되나요?”라는 한 줄 확인이 가장 과학적 선택이다. 4. 과학이 추천하는 병문안 ‘대안 선물’…환자에 대한 ‘배려의 기술’ 여러 해외 건강·환자단체와 병원은 “꽃 대신 실용적인 회복 지원 선물을 고민하라”고 권고한다. 이런 선물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환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 일부 병원·전문가들은 “꽃을 꼭 주고 싶다면, 퇴원 후 집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병실 대신 집 거실에 놓인 꽃은 감염·알레르기 리스크를 상대적으로 줄이면서도 ‘회복의 상징’이라는 심리적 효과를 온전히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병실 문 앞에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이 선물이 예쁘냐”가 아니라, “이 선물이 이 환자에게 안전한가, 건강회복에 도움이 되는가”이다. 감염학·정신의학·환경의학·심리학을 종합해보면, 선의를 담은 선물도 환경과 상황을 잘못 만나면 의료진의 부담을 키우고, 다른 환자에게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병원 선물의 기준은 점점 미학에서 과학으로, 감성에서 안전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이 말하는 핵심은 냉정한 금지나 통제가 아니다. “환자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지키는 선택을 하라”는 조용한 권고다. 당신이 다음에 병문안을 갈 때, 가장 먼저 병원에 한 통의 전화를 걸고, 그 다음에 선물 목록을 다시 쓰는 것. 그 작은 행동 자체가 이미, 환자에게는 가장 과학적인 ‘치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날이 저물어 어둠이 르완다의 숲을 물들이기 시작하면, 침팬지들은 나뭇가지를 구부리고 엮어 나무 꼭대기 높은 곳에 새 잠자리 둥지를 만든다. 르완다 뉴그웨 국립공원 상공 10여 m 높이, 해질녘마다 침팬지들이 나뭇가지를 휘어 엮어 올리는 둥지는 단순한 ‘잠자리’가 아니라 일종의 기상 전략 기지에 가까웠다. 최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실린 연구와 miragenews, impackful, uwa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둥지를 짓는 시점의 날씨가 아니라 ‘밤에 실제로 닥칠 기상 조건’과 더 잘 맞아떨어지게 둥지 구조와 위치를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침팬지들의 행동은 밤새 찾아올 날씨를 미리 예측하는 능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저녁 날씨’ 아닌 ‘밤 날씨’에 맞춰 둥지 설계 서호주대학교와 르완다 현지 연구진은 뉴그웨 국립공원 동부 침팬지 집단을 대상으로 12개월간 둥지 짓기 행동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진은 매일 저녁 침팬지들이 선택한 나무의 수종, 높이, 수관 밀도와 함께 둥지의 두께·깊이·지지 구조를 정량화하고, 그날 저녁과 밤사이 실제로 관측된 기온·강수·풍속 데이터를 대조했다. 그 결과, 둥지 선택·설계는 둥지를 짓는 순간의 기상조건보다 몇 시간 뒤 찾아오는 야간 기상 패턴과 더 밀접하게 일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쉽게 말해, 맑고 포근한 해질녘에도 밤에 기온이 떨어지거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날이면 침팬지들은 더 두껍고 깊은 둥지를 짓고, 수관이 빽빽한 높은 나무를 고르는 쪽으로 행동이 기울었다는 것이다. “더 따뜻하고, 덜 바람 부는 곳” 정교한 입지 선택 현장에서 데이터를 모은 박사과정 연구자 하산 알 라지는 “침팬지들이 둥지를 짓는 위치와 방식을 상당히 신중하게 골랐다”며 “더 따뜻하고, 바람이 덜 부는 곳을 선호하고, 서늘하거나 습한 날에는 둥지를 더 두껍고 깊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가 올 밤에는 수관이 조밀해 빗방울과 바람을 더 잘 차단할 수 있는 높은 나무를 선택하는 경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는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패턴과도 맞닿아 있다. 세네갈·탄자니아 사바나 지역의 침팬지들은 기온이 낮아질수록 둥지 두께를 키우고, 바람과 비가 강한 날에는 가지를 더 촘촘히 엮어 구조적 지지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번 르완다 연구는 이 같은 ‘날씨 맞춤형 둥지’가 단순한 즉각 반응이 아니라, 몇 시간 뒤의 환경을 겨냥한 선제적 행동일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보관'이라 부르긴 이르다…하지만 분명 ‘앞을 내다본다’ 연구진은 다만 “이 결과가 침팬지가 인간처럼 날씨를 ‘예측한다’는 것을 곧바로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시릴 그루터 겸임 부교수는 “침팬지들이 온도, 습도, 기압 등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토대로 밤사이 조건을 가늠하는 것일 수 있다”며 “즉각적인 자극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고려한 의사결정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셰인 맬로니 교수 역시 “둥지 짓기처럼 매일 반복되는 루틴조차도 미래를 내다보는 의사결정을 수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날씨 예보관이라 부르기엔 이르지만, ‘지금 여기’가 아니라 ‘곧 다가올 밤’을 기준으로 잠자리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침팬지의 인지 능력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한층 더 ‘전략적’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불확실한 미래’까지 고려하는 영장류의 두뇌 이번 결과는 침팬지의 의사결정 능력이 인간 아동에 비견될 정도로 유연하다는 최근 인지 실험들과도 맞물린다. 미국 UC 버클리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연구팀은 두 개의 상자 중 먹이가 든 상자를 고르는 실험에서, 침팬지가 처음 선택을 한 뒤 더 신뢰할 만한 단서가 제시되면 자신의 선택을 적극적으로 수정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패턴이 단순한 최근 자극 반응이 아니라 ‘합리적인 신념 수정(rational belief revision)’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커런트 바이올로지》 게재 연구에서는, 침팬지에게 두 개의 상자를 제시하고 먹이가 어디 있는지 애매한 상황(불투명 상자, 실험자의 행동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경우)을 만들자, 침팬지들이 한 상자만 고르는 대신 두 상자를 모두 끌어당겨 ‘최악의 경우’를 피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침팬지에게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안을 준비하는 고유한 능력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르완다 숲속의 둥지 짓기 행동은 이런 인지 실험실 결과를 야생 현장에 대입해볼 수 있는 생생한 사례다. 불확실한 밤 기상 조건에 대비해, 침팬지들이 ‘위험을 최소화하는 설계’를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후위기 시대, 동물의 ‘생존형 기상 전략’에 주목해야 인류가 만든 기후위기로 인해 극한 날씨가 점점 잦아지는 시대, 동물들이 어떻게 스스로의 방식으로 ‘날씨를 읽고 견디는지’는 보전 전략 수립에도 직접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뉴그웨 국립공원 침팬지처럼 둥지 구조와 위치를 정교하게 바꾸는 종은 기온·강수 패턴 변화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지만, 그런 행동 레퍼토리가 제한된 종은 훨씬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인류와 가장 가까운 친척이라는 점에서 늘 비교의 잣대가 되어온 침팬지가, 단순한 ‘본능의 동물’을 넘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잠자리 하나까지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극단적 기상이 일상화되는 지구에서 인간 역시 “어떻게 내일의 위험을 오늘의 행동에 반영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이제 침팬지의 둥지 위에서 되물어야 할 시점임을 상기시킨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덴마크 프리미엄 매트리스 브랜드 ‘템퍼(TEMPUR)’는 템퍼코리아 신임 대표이사로 박성희 대표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성희 대표는 글로벌 소비재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로, 디아지오, 월트디즈니컴퍼니, 테일러메이드, 리복, 아디다스 등 유수의 기업을 거쳤다. 특히 아디다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스포츠 사업부를 담당하며 성과를 이끌었으며, 혼마골프 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다양한 리더십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박성희 대표는 "템퍼의 철학은 좋은 제품을 넘어 최고의 수면 환경을 제안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 소비자들이 템퍼를 통해 진정한 휴식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브랜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동원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 창업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비롯된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이 26일 착공했다.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은 KAIST(총장 이광형)가 총 예산 542억원을 투입해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건립하는 AI 대학원이다. 대지 6,000㎡에 연면적 1만8,185㎡ 규모로 지어지는 ‘KAIST 김재철AI대학원’은 지하 1층·지상 8층으로 구성된 연구동에 AI 분야 융합연구실과 강의실 등을 갖추게 된다. 오는 2028년 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번 ‘KAIST 김재철AI대학원’에는 10MW(메가와트)급의 도심형 AI데이터센터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등을 연구할 수 있는 로봇 실험실도 갖출 계획이다. 각 층에 마련된 개방형 공간에서는 기상예측, 신약개발 등 과학 AI와 헬스케어 AI, 제조 AI 등 ‘KAIST 김재철AI대학원’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연구한다. 시민 참여를 위한 체험공간도 마련된다. AI의 역사를 한 눈에 아우르는 AI 전시관과 갤러리, 시네마 공간을 기획해 신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공감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대학원 건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이 2026년 2월 2일 이재명 대통령에 의해 신임 우주항공청장으로 임명되며, 한국 우주산업의 행정·정책 전문가가 새 수장 자리에 앉았다. 30년 공직 경력의 정통 관료인 오 청장은 누리호 2·3차 발사 성공을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중심 뉴스페이스 생태계 육성을 앞당길 전망이다. 경력과 업적 요약 오태석 청장은 1991년 행정고시 35회 합격 후 과학기술 분야에서 장관 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획국장,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 및 제1차관을 두루 역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영국 서섹스대 기술경영 석사 출신으로, 2022년 과기정통부 1차관 재임 시 누리호 발사 관리위원장으로 2차·3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우주 개발 정책을 총괄했다. 지난해 4월부터 KISTEP 원장으로 국가 R&D 예산 효율화와 미래 기술 발굴에 주력, 민간 R&D 투자(국가 전체 R&D의 76.4%) 상위 5개사 편중 문제를 지적하며 산업 스케일업을 강조했다. 우주항공청 예산 확대 배경 우주항공청의 2026년 총 예산은 1조1201억원으로, 2025년 9649억원 대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종합홍보대행사 ㈜피알런(대표 이회석)은 5일 김준현 전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김준현 사장은 언론사 기자 및 경영임원과 대기업 홍보임원(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의 풍부한 경력을 바탕으로 피알런의 고객사 PR전략수립,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브랜드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할 예정이다. [김준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약력] - 1967년 生 - 1993년 중앙일보 입사 - 2020년 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 - 2023년~2025년 12월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 JTBC미디어컴 대외협력총괄 - 2026년1월 ㈜피알런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 카페의 내부, 한쪽에서는 누군가 페인트칠을 하고 있고, 맞은편에서는 평범하게 커피와 담소를 나누는 손님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언뜻 엉뚱해 보이지만, 이 풍경은 바쁜 일상 속 유쾌한 단면을 생생히 보여준다. 카페 한켠에서는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바닥에 페인트 도구를 늘어놓은 채 묵묵히 벽을 손질한다. 그의 주변은 정돈되지 않은 채, 의자와 탁자들도 이리저리 치워진 모습이다. 반대로 맞은편에서는 비즈니스 미팅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 네 명이 모여 앉아, 진지하게 서류를 확인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 공간은 하나이지만, ‘일’과 ‘쉼’이 물리적으로 동시에 얽혀 있다. 우리는 흔히 작업장과 휴식 공간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카페는 두 영역의 경계를 의외로 부드럽게 허무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리모델링을 위한 페인트칠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평소처럼 삶의 대화와 만남이 이어진다. ‘불편’과 ‘평온’, ‘새로움’과 ‘익숙함’이 한 프레임에 담긴 셈이다. 이런 장면은 일상적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다층적 의미를 던진다. 누군가에겐 급박한 손길이 필요했던 페인트칠이, 다른 이에겐 일상과 비즈니스의 아늑한 쉼터로 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서울 용산 골목의 한 조개구이집 창문에 “쪼 개? 아니… 조 개!”, “조개 제일”, “JUST DO EAT”이라는 손글씨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이 B급 감성 간판은 맞춤법과 디자인을 과감히 포기한 대신, 한글 말장난과 글로벌 슬로건 패러디로 행인을 붙잡는 ‘호객 문학’의 새로운 형식이다. “조개(貝)”와 “쪼개다”를 겹쳐 놓은 언어유희는, 힘든 시대에 지갑은 쪼개지 말고 조개나 굽자는 유머러스한 메시지로 읽힌다. JUST DO EAT, MZ 세대가 웃는 이유 “JUST DO EAT”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유명 카피를 비틀어, 행동 촉구 대신 “먹는 행위”를 삶의 전략으로 끌어올린다. 한국 외식 소비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전체 외식 지출의 약 36%로 추정되며, 이들 세대는 ‘웃긴 가게’, ‘인증샷 맛집’을 고르는 비율이 타 세대보다 1.5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사진 속 가게처럼 간판 자체가 콘텐츠가 되면, 손님은 메뉴보다 먼저 카메라를 꺼내 들고 SNS에 올리며 자발적인 홍보 요원이 된다. 음식은 배를 채우고, 간판은 타임라인을 채우는 구조다. 숫자로 보는 ‘골목 B급 간판’의 힘 한국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 미술 작품은 두꺼운 물감층(임파스토)으로 구축된 보랏빛 산맥과 에메랄드색 호수, 나선형의 태양과 구름이 등장하는 추상적 산수화다. 표면이 거의 부조(레리프)에 가깝게 솟아 있어 평면 회화라기보다 소규모 설치미술처럼 빛과 그림자를 끌어들이며, 보는 위치에 따라 산의 주름과 물결이 달리 읽힌다. 전통적인 원근법 대신 색 대비와 질감의 밀도로 공간을 직조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자연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감각 데이터’로 재구성한 포스트-디지털 풍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꺼운 붓질의 정치학 – 임파스토가 말하는 것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구름, 태양을 형성하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 두꺼운 물감층이다. 미술 이론에서 임파스토(impasto)는 물감을 반죽처럼 두껍게 올려 붓 자국과 팔레트나이프 자국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기법으로, 표면의 요철이 실제 3차원 그림자를 만들며 회화의 물성(物性)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이후 빈센트 반 고흐, 렘브란트 등이 감정의 격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이 기법을 적극 사용했고, 최근에는 아크릴 물감과 젤·모델링페이스트의 발달로 보다 가볍고 빠르게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로비에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 수십 개의 여행용 가방이 탑처럼 쌓인 거대한 조형물이 시야를 압도한다. 이 작품의 제목은 ‘캐리어 179: 못다 한 여행의 기록’으로,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179명의 희생자를 상징한다. 철제 구조물 안팎을 빼곡히 메운 179개의 캐리어 위로 숫자 ‘179’가 선명하게 박혀 있고, 안내문에는 영어 부제 ‘Record of the Unfinished Journey(끝내 마치지 못한 여행의 기록)’가 적혀 있다. 조형물 앞 검은 안내판에는 “게이트를 지나 활주로로 향하던 179개의 여행 가방 행렬이 그날 공항의 벽 앞에서 멈춰 섰다”는 취지의 설명이 한국어와 영어로 병기돼 있다. 케이지 외곽은 파란색 띠로 여러 겹 감겨 있어 ‘묶여 있는 짐’이자 ‘멈춰 선 시간’을 암시한다. 2025년 12월 1주기 추모 기간에 맞춰 공항 1층 로비에 설치됐다. 주변 사람들은 “주인 잃은 신발이 길게 늘어서 있고, 그 옆으로 탑처럼 쌓인 여행가방 더미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고 묘사했다. 일부 유가족은 처음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