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3월 22일은 유엔(UN)이 제정한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이다. UN, unesco, weforum, FAO, sunhakpeaceprize에 따르면, 1992년 리우 회의 의제 21에서 제안된 이후, 1993년부터 매년 3월 22일을 정식 기념일로 지키며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수자원 보호의 필요성을 국제사회에 알리자”는 취지로 제정된 국제 관측일이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물의 날은 단순한 환경 캠페인을 넘어, 물과 인권, 성 역할, 기후 정의에 이르는 거대한 철학적·문화적 질문을 던지는 ‘물의 정치학’ 무대가 되고 있다. 물 부족, 단순 ‘자연재난’이 아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전 세계 21억명(약 26%)이 ‘안전한 식수 관리 서비스’를 가까운 곳에서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 이후 22억명이 안전한 식수에 접근했지만, 여전히 18억명은 집 안에 물이 들어오지 않는 상태에서 생활한다. 이러한 부족은 단순한 기후 문제라기보다, 자원 분배 구조와 정치·경제 질서가 겹쳐진 ‘물의 불평등’으로 진화했다. 세계적으로 매일 약 1000명의 5세 미만 어린이가 안전하지 않은 물과 위생·위생 환경(Hygiene)에 의해 생후 질병으로 사망한다. 2020년대 들어 2분마다 한 명의 어린이가 이 위생 위기에 목숨을 잃는다는 통계는, 물이 ‘생존의 기본 전제’이지 ‘선택 사항’이 아님을 냉혹하게 보여준다. 물을 모으는 ‘여성의 2억5000만 시간’ 2026년 세계 물의 날의 슬로건은 ‘Where water flows, equality grows(물이 흐르는 곳에 평등이 자란다)’다. 이 슬로건의 핵심은 물 문제를 단순 환경 이슈로 두지 않고, 성·성별 불평등과 연결된 ‘권력의 지형학’으로 보자는 시각이다. 53개 국가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여성과 소녀가 물 수집에 매일 2억5000만 시간을 쏟는다. 이는 남성과 남자아이들이 쓰는 시간의 3배 이상이며, 사실상 ‘무급 노동’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18억명의 가정에서 마실 물이 집 안에 없고, 3가구 중 2가구는 여성이 물을 찾으러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과 소녀는 시간, 건강, 교육 기회를 뺏기며 빈곤의 순환에 다시 묶이게 된다. 15~49세 여성 중 961만명이 물·위생 위기로 인해 생산성과 이동 자유를 제약받고 있다는 분석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물, 성별과 권리의 ‘경계’를 드러내다 UN-Water는 2026년 캠페인을 통해 “물 위기의 진짜 격차는 성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10억명 이상의 여성(전 세계 여성 인구의 27.1%)이 안전한 식수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이 중 2억500만명은 개선되지 않은 원천(하천·수원지·우수)에서 직접 물을 떠 쓰고 있다. 물이 소실된 공간은 곧 건강권, 교육권, 경제권이 함께 침식되는 영역이다. 특히 10~19세 1억5600만명의 소녀가 기본 위생 서비스(위생실, 물, 위생 물품)에 접근하지 못해, 생리 기간 동안 학교 결석, 심리적 위축, 건강 위험에 노출된다. 이는 물 부족이 단순 식수 문제를 넘어, 성별에 따른 사회적 배제와 인권 침해의 한 장면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물의 철학: ‘물의 가치’를 다시 묻다 2021년 유엔 세계물개발보고서(UN World Water Development Report)는 ‘물의 가치 평가’를 주제로, 물을 단순 경제 재화가 아닌 ‘공공재·공동체 권력’으로 재정의한다. 2026년 보고서는 “물의 가치를 성별의 시각으로 재계산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물이 무엇을 위한 자원인지, 누구를 위한 자원인지에 대한 질문을 요구한다. 특히 일부 국가들은 ‘물의 권리’를 자연 자체에 부여하는 법적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2026년 팩트시트에 따르면, 세계 24개국이 물·자연을 ‘인권’과 별개로 ‘자연의 권리’로 인정하는 법적 문구를 헌법·법령에 포함했다. 이는 2008년 에콰도르가 헌법에 ‘자연의 권리’를 최초로 명문화한 이후, 토착민 자율성과 생태적 세계관이 국제법과 정책에 점점 스며드는 흐름을 반영한다. 문화 속의 물, 의식과 상징 전통사회에서 물은 단순 수원(水源)을 넘어 의식의 메타포였다. 힌두교에서 강(恒河, Ganges)은 신성과 정화의 상징이며, 이슬람에서는 물이 사회적 공동체와 평등의 상징으로, 모스크 앞 연못에서의 세례(와두)가 모두에게 동일한 의식을 부여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이러한 상징성이 도시 인프라와 시장논리에 흡수되며, 물은 ‘요금’과 ‘서비스’로 재의미화된다. 2026년 세계 물의 날은 “물은 누구의 것이냐”라는 원초적 질문을 다시 던지며, 상품화된 물 경제 속에서 ‘공동체의 권리’와 ‘여성의 목소리’를 되살리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물의 날, 평등의 날이 되어야 세계 물의 날은 1993년에서 2026년까지 30여년 동안 ‘물의 소중함’을 입장 진술하는 날에서, ‘물과 평등’을 묻는 인권의 날로 진화하고 있다. 2000년 이후 22억명이 안전한 식수 접근권을 얻었지만, 여전히 10억명 이상의 여성과 1000명의 어린이가 위생 위기에 놓인 현실은, 기술적 해결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2026년 세계 물의 날은 한 줄로 요약하면 ‘물이 흐르는 곳에 여성의 목소리와 권력이 함께 흘러야 한다’는 철학적 선언이다. 물이 단순 환경 문제로 남지 않기 위해, 물의 날은 매년 우리에게 물을 ‘수치와 인프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권·성별·정의’의 거울로 보게 만드는 기회가 되고 있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힌두쿠시 히말라야(HKH) 지역 빙하가 2000년 이전 대비 얼음 손실 속도가 거의 2배로 가속화되며 '아시아 물탱크'의 붕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제산악통합개발센터(ICIMOD)가 2026년 3월 21일 세계 빙하의 날을 맞아 발표한 'HKH Glacier Outlook 2026'과 '힌두쿠시 히말라야 빙하 역학 변화(1990~2020)' 보고서는 1974년 이후 38개 대표 빙하의 302회 연간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이 사실을 입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빙하 손실 속도는 2000년 이전 연간 약 34cm에서 그 이후 연간 73cm로 거의 두 배 증가했다. 이 지역은 1975년 이후 최대 27미터의 빙하 두께를 잃었으며, 1990년에서 2020년 사이 빙하 면적의 약 12%가 사라졌다. 전체 6만3700개 빙하(5만5782㎢) 중 3분의 1이 급속 용융 취약 지대에 위치해 위험이 증폭되고 있다. 관측 89%가 질량 손실(negative mass balance) 연도로, 2000년 이후 평균 질량 손실량이 2배 증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흔히 '아시아의 물탱크'로 불리는 이 지역의 빙하 융해수에 의존하는 약 20억명의 인구에게 시급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유역별 손실 양상은 극명하다. 인더스 유역(전체 빙하 수 41%, 면적 44%)은 1990~2020년 6% 감소에 그쳤으나 갠지스강(13%)과 브라마푸트라강(20%) 유역은 각각 21%, 16% 급감했다. 동부 헝두안산맥은 33% 손실로 최악이며, 0.5㎢ 미만 소형 빙하(전체 75%)가 가장 빠르게 소실 중이다. 이는 10개 주요 강(인더스, 갠지스 등)의 계절별 유량 불안정으로 직결되며, 20억명의 물·식량·에너지 안보를 위협한다. ICIMOD 총재 펨마 갸므초(Pema Gyamtsho)는 "실시간 위기"라며 "모니터링 확대와 적응 투자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빙하호 폭발 홍수(GLOF), 산사태 등 2차 재해 위험도 급증 중이다. 문제는 데이터 빈곤이다. 38개 관측 빙하 중 세계빙하모니터링서비스(WGMS) 기준 충족은 7개에 불과하며, 카라코람·시킴·잔스카르·부탄 등 광활 지역은 '맹점(blind spot)' 상태다. "불완전한 지도로 급변 미래를 항해 중"이라며 ICIMOD 빙권 전문가 모하마드 파루크 아잠(Mohd Farooq Azam)은 블랙카본 배출 감축과 네트워크 강화를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2025 국제빙하보전의 해(IYGP)와 2025~2034 극권과학 행동의 해를 통해 대응을 강화중이나, HKH 특화 모니터링이 미흡하다. 전문가들은 1.5~2℃ 온난화 시 2100년까지 30~50% 빙하량 상실을 예상하며, 즉각적 국제 협력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이 위기는 단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 생존의 중대 사안이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Claude 사용자 8만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성적 인터뷰 결과를 공개했다. 2025년 12월 1주일 동안 159개국, 70개 언어권 사용자들이 AI에 대한 희망과 우려, 실제 경험을 담은 대화형 인터뷰에 참여한 이 연구는, “역대 최대 규모·최다 언어권 정성조사”라는 평가를 받아 외신과 IT 매체에서 다수 보도됐다. 무엇을, 왜 AI에 맡기고 싶을까? 앤트로픽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AI에 바라는 욕구를 9개 범주(예: 전문성 향상, 개인적 변화, 생활 관리 등)로 정리했을 때, “전문성 향상(Professional excellence)”이 19% 수준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개인적 변화(13.7%)”, “생활 관리(13.5%)” 가 뒤를 잇는 구조다. 다만 “업무 효율화”라는 표면적 바람 뒤에는 “일이 끝나야 할 때, 집에 가서 아이를 데리고 와 친구·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일‧생활 밸런스 전환이 숨어 있다. 실제로 응답자의 81%가 “AI 덕분에 이미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고 답했고, 여기서 가장 빈번히 언급된 구체적 이익은 ‘생산성 향상(32%)’과 ‘인지적 협업·사고 파트너(Cognitive partnership·17.2%)’였다. 언론사·코딩 툴·연구·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업무속도를 높여준 도구”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경제·신뢰·불안, 3대 압박감 하지만 연구에서 드러난 우려는 희망보다 더 다양했다. 응답자들은 평균 2.3개의 서로 다른 우려를 언급했는데, 이는 한 사람이 여러 차원의 AI 리스크를 동시에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규모면에서 가장 큰 우려는 ‘신뢰·정확성 부족’(26.7%)으로, 환각(Hallucination), 정보 오류, 끊임없는 사실 확인 부담 등을 꼽았다. 다음으로 일자리와 경제에 대한 불안(22.3%), 인간 자율성·주체성 상실(21.9%)이 뒤를 이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앤트로픽과 이를 분석한 여러 매체가 “경제적 불안감이 AI에 대한 전반적 정서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단일 변수”라고 강조한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67%가 AI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60% 미만 국가도 없었지만, 서유럽·북미에서는 낙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이는 일자리·소득·산업 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AI 긍정론이 약해진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AI의 ‘명암 효과’… 즐거움과 공포가 같은 그릇에 있다 특히 연구에서 가장 논란을 낳은 개념은 앤트로픽이 ‘light and shade(명암) 효과’라고 부른 현상이다. 핵심은 “같은 AI 기능이 동시에 이익과 피해를 낳는다”는 점이다. 정서적 지지(Emotional support)를 소중히 여기는 사용자는, 의존성(Dependence)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가능성이 3배 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한 한국 사용자는 친구 관계가 틀어졌을 때 “친구와 대화하기보다 AI와 더 많이 이야기했다”는 후회를 고백하며, “AI가 나를 이해해줬지만, 그 선택 때문에 친구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하게, AI를 통해 학습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인지 능력 저하(인지적 근육 퇴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교육계는 이 ‘명암’을 더 날카롭게 지적했다. 교사·학계 종사자들은 학생들의 인지 능력 저하(‘테이크아웃’ 학습, 비판적 사고 약화)를 직접 목격했다고 보고할 가능성이 일반 평균보다 2.5배~3배 높았다. 반면 기술·제조·현장 업무 종사자들은 “학습 효율은 높지만, 실질적 인지 저하는 거의 보지 못한다”는 양극화된 경험을 보고해, AI의 부정적 영향이 교육·사무·사무직 중심에서 더 강하게 인식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미 실현된 사례에서 본 AI의 ‘실체’ 앤트로픽과 미디어들이 공유한 사례들은, AI가 단순 생산성 툴이 아니라 삶의 구성 요소로 들어오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스라엘의 의사가 현지 전문의가 놓쳤던 신경학적 질환을 AI를 통해 발견했다는 사례는, AI가 임상 의사결정의 보조·검증 수단으로 작동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또 우크라이나의 언어장애 사용자가 Claude를 활용해 텍스트‑음성 변환 도구를 제작해 친구들과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대화를 나누게 된 사례는, 보조기술로서 AI가 개인의 사회적 연결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례들은 “AI가 가져온 이익은 이미 일상에서 체감되고 있고, 그 이익은 대부분 ‘생산성 향상’보다 ‘삶의 질 전환’에 가깝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음 단계는 ‘AI가 실제로 행복을 늘리고 있는가’ 앤트로픽은 이번 대규모 정성 조사에 이어, 소규모 사용자 그룹을 시간이 흐르면서 추적하는 종단적 연구(Longitudinal study)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사람들이 AI에 무엇을 원하는가”를 묻는 수준에서, “Claude가 실제로 그들의 건강·행복·정신 상태를 향상시키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으로 초점을 옮기겠다는 의지다. 이 같은 연구 설계는, 향후 AI 산업이 단순 성능·사용자 수 경쟁을 넘어, “인간 삶의 질과 정신적 건강”에 대한 지표로 AI를 평가해야 한다는 시사를 담고 있다. 즉, 8만명의 인터뷰가 보여준 핵심 메시지는, “AI가 인간에게 주는 시간만큼, 우리가 잃는 인간성과 관계에 대한 책임도 함께 가져야 한다”는 새로운 딜레마의 시작점이라는 점이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프랑스 동부 디종의 조제핀 베이커(Josephine Baker) 초등학교 학생들은 이번 주 운동장 옆에서 섬뜩한 광경을 목격했다. 원형 구덩이 바닥에 똑바로 앉은 채로 발견된 놀랍도록 잘 보존된 유골이었으며, 텅 빈 눈구멍은 서쪽을 향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운동장 아래에서 최근 5구의 갈리아인 좌장(坐葬) 매장지가 추가로 발굴되면서, 기원전 3~2세기 경 갈리아 사회의 장례 관습과 권력 구조를 둘러싼 수수께끼가 다시금 전 세계 고고학계의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학교 운동장 옆 공사구역에서 발견한 ‘서쪽을 향해 똑바로 앉은 유골’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드물게 확인된 75구의 좌장 매장지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디종 개발의 핵심 단서로 평가된다. 프랑스 국립예방고고학연구소(INRAP)는 2025년 10~12월 디종 도심 부지에서 13구의 갈리아 좌장 매장을 최초로 보고한 바 있으며, 2026년 3월 초 새 학기 방학 기간 동안 같은 학교 부지에서 추가로 5구를 발굴했다. 이와 함께 1992년 학교 인근 100m 지점에서 이미 2구의 유사 매장이 확인된 것을 포함하면, 디종 시내 중심부의 약 1,000㎡ 규모 구역 안에 약 20구의 좌장 갈리아 무덤이 집중 분포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전 세계에서 보고된 좌장 갈리아 매장지는 약 75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므로, 디종만으로 전체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각 매장은 지름 약 1m, 깊이 2m 내외의 원형 구덩이에 등이 동쪽 벽에 기대고 앉은 자세로 배치되며, 두 다리는 교차 또는 비대칭으로 접혀 있고, 손은 골반 앞쪽이나 무릎 위에 놓인 형태가 반복된다. 매장들은 대략 25m 길이의 직선 대열을 형성하며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되어 있어, 단순한 개인적 장례가 아니라 계획된 공간 배치와 사회적 의미가 개입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번 매장군의 연대는 유일하게 발견된 유물인 검은 돌 팔찌(armband)를 근거로 대략 기원전 300~200년경, 즉 갈리아 시대 후기로 추정된다. 일부 해외 매체는 이 시기를 기원전 450~25년 사이로 넓게 보기도 하지만, 디종 현지 INRAP 보고서는 좌장 매장을 갈리아 시대 중기~후기로, 즉 로마가 갈리아를 장악하기 이전 시기에 위치시키고 있다. 이 범위는 프랑스 동부 부르고뉴 지역의 갈리아 부족(주로 에듀이 Eduens)이 정치·종교적 중심지를 유지하던 시기와도 부합해, 유적의 사회·종교적 의미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시간적 틀을 제공한다. INRAP이 2025년 1월 발표한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Dijon 발굴은 학교 재구조화를 위한 예방고고학 조사(크기 약 1,000㎡)의 일환으로 이루어졌으며, 좌장 매장 외에도 갈로-로마 시대 어린이 무덤과 중세~근대까지 이어지는 연속적 인간 거주 흔적을 함께 확인했다. 이는 디종이 단순한 성채나 요새가 아니라, 장기간 지속된 정착지와 사회적 계층이 공존했던 복합적 거점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발굴된 유골 중 일부는 명확한 폭력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INRAP은 한 구에서 “날카로운 물체에 의한 두개골 타격 흔적 두 군데”를 확인했고, 다른 여러 구에서 “치유되지 않은 폭력 흔적”이 관찰돼 고의적 살해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일부 해외 매체는 "이 매장양식이 살아서 묻힌 것인지를 둘러싼 논의"를 제기하며, "좌장 자세가 사후 암매장이나 제의적 희생, 혹은 범죄자 처형과 연관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INRAP 고고인류학자 안나마리아 라트론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선호하는 가설이 없다”고 밝히며, "좌장이 범죄자에 대한 처벌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종교적 엘리트에게 부여된 특별 매장 양식이었는지를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체 매장이 도심의 과거 종교·거주지 인근에 정렬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유물이 거의 없고 장신구가 전무한 점은 “공식적·의식적 성격이 강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INRAP 연구원 레지스 라보네는 AFP와 인터뷰에서 “이번 발견의 수와 질을 고려하면, 디종에는 상당한 규모의 갈리아 정착지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발굴 구역에서는 방어용 해자, 동물 매장 공간, 고대 도로 흔적 등 갈리아 시대 말기(기원전 1세기)의 사회 인프라가 함께 확인되면서, 디종이 단순한 농촌 정착지가 아니라 행정·종교·경제 기능이 겹친 중심지였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향후 연구 계획으로는 개인별 유전학(DNA) 분석과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지리적 기원, 이동 경로, 식습관, 대략적인 사망 연령을 추정하는 작업이 예정되어 있다. 이는 “좌장 매장자들이 모두 현지 엘리트인지, 외부에서 포로나 희생물로 끌려온 집단인지, 혹은 특정 종교·군사 집단에 한정된 관습이었는지를 가릴 수 있는 핵심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좌장 갈리아 매장은 프랑스, 스위스, 영국 등 일부 유럽 지역에서 흩어져 보고되지만, 디종처럼 20구가 한 도시 중심부의 소규모 부지에 집중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는 디종이 갈리아 시대의 특정 종교·정치 커뮤니티가 형성한 “의식적 토지”이거나, 혹은 특정 사건(전쟁, 내부 갈등, 대규모 희생 제의)과 연관된 장소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국어·영어·프랑스어권 주요 매체는 모두 “디종 좌장 갈리아 매장”을 “고대 유럽의 난제”로 규정하며, 서쪽을 향한 방향성, 동일한 자세, 그리고 폭력 흔적의 공존이 갈리아의 종교관, 처벌 제도, 사회 계층 구조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학제적·연구자 간 합의가 아직 부족한 만큼, 디종의 20구 좌장 매장은 앞으로도 수년간 고고학·인류학·고대사 연구의 핵심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동원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 창업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비롯된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이 26일 착공했다.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은 KAIST(총장 이광형)가 총 예산 542억원을 투입해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건립하는 AI 대학원이다. 대지 6,000㎡에 연면적 1만8,185㎡ 규모로 지어지는 ‘KAIST 김재철AI대학원’은 지하 1층·지상 8층으로 구성된 연구동에 AI 분야 융합연구실과 강의실 등을 갖추게 된다. 오는 2028년 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번 ‘KAIST 김재철AI대학원’에는 10MW(메가와트)급의 도심형 AI데이터센터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등을 연구할 수 있는 로봇 실험실도 갖출 계획이다. 각 층에 마련된 개방형 공간에서는 기상예측, 신약개발 등 과학 AI와 헬스케어 AI, 제조 AI 등 ‘KAIST 김재철AI대학원’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연구한다. 시민 참여를 위한 체험공간도 마련된다. AI의 역사를 한 눈에 아우르는 AI 전시관과 갤러리, 시네마 공간을 기획해 신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공감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대학원 건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이 2026년 2월 2일 이재명 대통령에 의해 신임 우주항공청장으로 임명되며, 한국 우주산업의 행정·정책 전문가가 새 수장 자리에 앉았다. 30년 공직 경력의 정통 관료인 오 청장은 누리호 2·3차 발사 성공을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중심 뉴스페이스 생태계 육성을 앞당길 전망이다. 경력과 업적 요약 오태석 청장은 1991년 행정고시 35회 합격 후 과학기술 분야에서 장관 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획국장,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 및 제1차관을 두루 역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영국 서섹스대 기술경영 석사 출신으로, 2022년 과기정통부 1차관 재임 시 누리호 발사 관리위원장으로 2차·3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우주 개발 정책을 총괄했다. 지난해 4월부터 KISTEP 원장으로 국가 R&D 예산 효율화와 미래 기술 발굴에 주력, 민간 R&D 투자(국가 전체 R&D의 76.4%) 상위 5개사 편중 문제를 지적하며 산업 스케일업을 강조했다. 우주항공청 예산 확대 배경 우주항공청의 2026년 총 예산은 1조1201억원으로, 2025년 9649억원 대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종합홍보대행사 ㈜피알런(대표 이회석)은 5일 김준현 전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김준현 사장은 언론사 기자 및 경영임원과 대기업 홍보임원(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의 풍부한 경력을 바탕으로 피알런의 고객사 PR전략수립,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브랜드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할 예정이다. [김준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약력] - 1967년 生 - 1993년 중앙일보 입사 - 2020년 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 - 2023년~2025년 12월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 JTBC미디어컴 대외협력총괄 - 2026년1월 ㈜피알런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KT 이사회는 16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박 후보는 KT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정통 'KT맨'으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을 얻으면 공식 취임하게 된다. 이사회는 박 후보를 "KT 사업 경험과 기술 기반의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전환(DX)·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인물"로 평가하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로 선정했다. 박윤영, KT 경력과 주요 이력 박윤영 후보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92년 KT에 입사했다. 이후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사장) 등을 역임하며 컨버전스와 미래 사업, 기업 사업 등 B2B 분야에서 실적을 쌓았다. 이번 선정은 박 후보가 2020년과 2023년에 이어 세 번째로 도전 끝에 성공한 결과다. 해킹 사태, 수습이 최우선 과제 박 후보는 올해 8월 발생한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해킹으로 인한 무단 소액결제 사태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안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중간 조사 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 카페의 내부, 한쪽에서는 누군가 페인트칠을 하고 있고, 맞은편에서는 평범하게 커피와 담소를 나누는 손님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언뜻 엉뚱해 보이지만, 이 풍경은 바쁜 일상 속 유쾌한 단면을 생생히 보여준다. 카페 한켠에서는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바닥에 페인트 도구를 늘어놓은 채 묵묵히 벽을 손질한다. 그의 주변은 정돈되지 않은 채, 의자와 탁자들도 이리저리 치워진 모습이다. 반대로 맞은편에서는 비즈니스 미팅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 네 명이 모여 앉아, 진지하게 서류를 확인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 공간은 하나이지만, ‘일’과 ‘쉼’이 물리적으로 동시에 얽혀 있다. 우리는 흔히 작업장과 휴식 공간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카페는 두 영역의 경계를 의외로 부드럽게 허무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리모델링을 위한 페인트칠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평소처럼 삶의 대화와 만남이 이어진다. ‘불편’과 ‘평온’, ‘새로움’과 ‘익숙함’이 한 프레임에 담긴 셈이다. 이런 장면은 일상적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다층적 의미를 던진다. 누군가에겐 급박한 손길이 필요했던 페인트칠이, 다른 이에겐 일상과 비즈니스의 아늑한 쉼터로 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서울 용산 골목의 한 조개구이집 창문에 “쪼 개? 아니… 조 개!”, “조개 제일”, “JUST DO EAT”이라는 손글씨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이 B급 감성 간판은 맞춤법과 디자인을 과감히 포기한 대신, 한글 말장난과 글로벌 슬로건 패러디로 행인을 붙잡는 ‘호객 문학’의 새로운 형식이다. “조개(貝)”와 “쪼개다”를 겹쳐 놓은 언어유희는, 힘든 시대에 지갑은 쪼개지 말고 조개나 굽자는 유머러스한 메시지로 읽힌다. JUST DO EAT, MZ 세대가 웃는 이유 “JUST DO EAT”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유명 카피를 비틀어, 행동 촉구 대신 “먹는 행위”를 삶의 전략으로 끌어올린다. 한국 외식 소비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전체 외식 지출의 약 36%로 추정되며, 이들 세대는 ‘웃긴 가게’, ‘인증샷 맛집’을 고르는 비율이 타 세대보다 1.5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사진 속 가게처럼 간판 자체가 콘텐츠가 되면, 손님은 메뉴보다 먼저 카메라를 꺼내 들고 SNS에 올리며 자발적인 홍보 요원이 된다. 음식은 배를 채우고, 간판은 타임라인을 채우는 구조다. 숫자로 보는 ‘골목 B급 간판’의 힘 한국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 미술 작품은 두꺼운 물감층(임파스토)으로 구축된 보랏빛 산맥과 에메랄드색 호수, 나선형의 태양과 구름이 등장하는 추상적 산수화다. 표면이 거의 부조(레리프)에 가깝게 솟아 있어 평면 회화라기보다 소규모 설치미술처럼 빛과 그림자를 끌어들이며, 보는 위치에 따라 산의 주름과 물결이 달리 읽힌다. 전통적인 원근법 대신 색 대비와 질감의 밀도로 공간을 직조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자연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감각 데이터’로 재구성한 포스트-디지털 풍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꺼운 붓질의 정치학 – 임파스토가 말하는 것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구름, 태양을 형성하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 두꺼운 물감층이다. 미술 이론에서 임파스토(impasto)는 물감을 반죽처럼 두껍게 올려 붓 자국과 팔레트나이프 자국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기법으로, 표면의 요철이 실제 3차원 그림자를 만들며 회화의 물성(物性)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이후 빈센트 반 고흐, 렘브란트 등이 감정의 격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이 기법을 적극 사용했고, 최근에는 아크릴 물감과 젤·모델링페이스트의 발달로 보다 가볍고 빠르게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로비에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 수십 개의 여행용 가방이 탑처럼 쌓인 거대한 조형물이 시야를 압도한다. 이 작품의 제목은 ‘캐리어 179: 못다 한 여행의 기록’으로,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179명의 희생자를 상징한다. 철제 구조물 안팎을 빼곡히 메운 179개의 캐리어 위로 숫자 ‘179’가 선명하게 박혀 있고, 안내문에는 영어 부제 ‘Record of the Unfinished Journey(끝내 마치지 못한 여행의 기록)’가 적혀 있다. 조형물 앞 검은 안내판에는 “게이트를 지나 활주로로 향하던 179개의 여행 가방 행렬이 그날 공항의 벽 앞에서 멈춰 섰다”는 취지의 설명이 한국어와 영어로 병기돼 있다. 케이지 외곽은 파란색 띠로 여러 겹 감겨 있어 ‘묶여 있는 짐’이자 ‘멈춰 선 시간’을 암시한다. 2025년 12월 1주기 추모 기간에 맞춰 공항 1층 로비에 설치됐다. 주변 사람들은 “주인 잃은 신발이 길게 늘어서 있고, 그 옆으로 탑처럼 쌓인 여행가방 더미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고 묘사했다. 일부 유가족은 처음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