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The Largest Coffee Chains in the World – Number of Locations'(Company reports, official brand/investor websites, World Coffee Portal and selected company filings)이라는 제목 아래, 전 세계 매장 수 기준 주요 커피 체인 20위가 나열돼 있다. 1. 세계 커피 체인 지도, 스타벅스와 루이싱이 갈라놓다 세계 커피 체인 판도는 사실상 두 개의 제국으로 갈라진다. 북미·유럽을 축으로 한 미국 스타벅스와, 중국 내수 폭발을 기반으로 성장한 루이싱(瑞幸·Luckin Coffee)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2024년 기준 전 세계 4만199개 매장을 운영한다. 이후 각국 시장조사와 업계 보고서를 종합하면 2025년에는 약 4만990개, 2026년 초에는 4만1000개 안팎까지 점포 수를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지에 제시된 4만992개라는 숫자는 이 추세와 거의 일치한다. 2위 중국 루이싱커피는 질주 속도에서 스타벅스를 압도한다. 회사가 2026년 2월 발표한 2025년 실적자료에 따르면 루이싱은 1년 동안 8708개 매장을 순증시켜 연말 기준 3만1048개 점포를 확보했다. 2020년 회계부정 사태로 상장폐지까지 겪었던 기업이 불과 5년 만에 3만개 체인 브랜드로 복귀한 셈이다. 1971년 창업한 스타벅스가 5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4만여개 매장을 쌓아 올린 반면, 루이싱은 2017년 첫 매장을 낸 뒤 9년 만에 3만개 문턱을 넘어섰다. 단순 계산으로 스타벅스의 누적 연평균 순증 매장 수가 800~900개 수준이라면, 루이싱은 최근 3년간 연 4000~8000개씩 매장을 늘리고 있다. “스타벅스가 구축한 글로벌 표준을, 루이싱은 중국식 속도전으로 뒤쫓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2. 북미·중국 양강 뒤에 숨은 ‘로컬 강자들’ 전 세계 매장 수 3·4위는 각각 미국 던킨(Dunkin’, 1만4112개)과 중국 코티커피(Cotti Coffee, 1만4051개)가 차지했다. 던킨은 미국 시장에서 스타벅스의 가장 강력한 ‘절대 다수 2위’ 체인이다. 데이터 분석업체 스크레이프히어로(ScrapeHero)에 따르면 던킨은 2024년 미국 내에서만 9641개 매장을 운영한다. 미국 시장 기준으로 스타벅스(1만6500~1만6700개 수준)와 덩킨 두 브랜드가 전체 10대 커피 체인 매장 수의 90% 가까이를 차지한다. 중국의 코티커피는 더 극단적인 성장 스토리다. 2022년 루이싱 사태 당시 경영진이 빠져나와 만든 이 브랜드는 출범 2년 만에 중국 전역에 수천개의 직영·가맹점을 열었다는 점만 공개됐을 뿐, 공식 글로벌 영업보고서는 아직 제한적이다. 세계 커피 시장의 ‘TO4’ 가운데 두 곳이 중국 로컬 브랜드라는 점 자체가, 커피 소비 중심축이 전통적인 서구 소비국에서 아시아 신흥 소비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뒤를 잇는 5위 캐나다 팀홀튼(6015개)와 8위 영국 코스타커피(4025개)는 ‘구(舊)영국권’의 탄탄한 로컬 플레이어다. 팀홀튼은 북미와 중동, 영국은 물론 중국까지 진출하며 30여개국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코스타커피는 2018년 코카콜라가 인수 이후 유럽과 중국 시장 위주로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6위 태국 카페아마존(4,652개), 7위 한국 메가MGC커피(4,125개), 8위 영국 코스타커피(4,025개)는 모두 4000개 이상 점포를 갖춘 ‘미드필더’ 라인이다. 카페아마존은 태국 국영석유회사 PTT가 만든 브랜드로, 주유소를 거점으로 동남아를 촘촘히 장악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3. 한국 커피 체인, ‘매장 수’만 보면 세계 최상위권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한국 브랜드의 존재감이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이디야커피, 빽다방(Paik’s Coffee), 더벤티 등 5개 브랜드가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5개 브랜드의 매장 수를 단순 합산하면 1만1423개로, 스타벅스의 글로벌 매장 수 약 4분의 1, 루이싱의 3분의 1을 웃도는 수준이다. ▲Mega MGC Coffee: 4,125개 (7위), ▲Compose Coffee: 3,123개 (9위), ▲Ediya Coffee: 2,821개 (10위), ▲Paik’s Coffee: 1,839개 (13위), ▲The Venti: 1,635개 (14위) 順이다. 통계청과 민간 리서치 기관의 추산을 종합하면, 인구 1000명당 카페 수 기준으로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프랜차이즈 매장이며, 특히 메가커피·컴포즈커피·더벤티 등은 ‘저가·대용량’ 전략으로 20~30대 수요를 빨아들이며 최근 3~4년 새 매장 수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다. 이디야커피는 여전히 국내 내수 중심이지만, 빽다방과 메가커피는 동남아와 미주 일부에 직·가맹점을 내기 시작했다. 아직 해외 매장 수는 수십개 수준에 불과하지만, “한국형 저가·테이크아웃 카페 모델이 고물가 시대 글로벌 소비자에게 통할 수 있다”는 평가가 투자업계에서 조심스럽게 나온다. 4. 베트남·태국, ‘로컬 카페의 반란’이 시작됐다 상위 20위 목록에는 베트남과 태국 브랜드가 각각 2~3개씩 이름을 올린다. 베트남 밀라노커피(11위, 2,575개)와 태국 카페아마존(6위, 4,652개), 푼타이커피(15위, 1,347개), 인타닌커피(18위, 1,124개)가 그 주인공이다. 베트남은 이미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이지만, 오랫동안 로컬 카페 브랜드는 파편화돼 있었다.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베트남 내 최대 체인은 하이랜드커피로 777개, 스타벅스는 110개에 그친다. 밀라노커피는 이들보다 훨씬 많은 25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숨은 거대 체인’에 가깝다. 전국 골목 상권을 중심으로 가맹점을 촘촘히 깔아 낮은 임대료·인건비를 무기로 삼는 구조는, 한국형 저가 프랜차이즈와 상당히 닮았다. 태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카페아마존은 태국 내에서만 35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며,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 등 인접국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인타닌·푼타이 등 다른 로컬 체인까지 더하면 태국 브랜드의 총 매장 수는 7000개를 가볍게 넘긴다. 전문가들은 “스타벅스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표준화 모델과, 로컬 체인의 초(超)분산·저가 모델이 아시아 시장에서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5. 데이터가 말해주는 ‘커피의 미래’ 수치만 놓고 보면, 전 세계 커피 체인 시장은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첫째, 초대형 플랫폼화다. 스타벅스와 루이싱 두 회사의 매장 수를 합치면 7만개를 넘어선다. 미국·중국 양국의 인구와 소비력을 고려하면, 두 브랜드가 향후 5년 동안 각각 5만개, 4만개 매장에 도달하는 시나리오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커피는 더 이상 ‘동네 카페’가 아니라, 글로벌 물류·데이터·구독 비즈니스가 결합된 플랫폼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둘째, 아시아 로컬 체인의 반란이다. 상위 20개 가운데 한국·중국·태국·베트남 브랜드만 12개에 이른다. 소비 트렌드가 서구에서 아시아로 이동하면서, 현지인의 입맛과 생활 패턴을 정확히 이해하는 로컬 브랜드가 ‘양(量)의 승부’에서 글로벌 빅테크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루이싱·코티·메가커피·컴포즈·밀라노·카페아마존 등은 모바일 주문, 배달 플랫폼, 주유소·편의점 등 기존 인프라와의 결합을 통해 매장당 고정비를 낮추고 회전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셋째, 저가·테이크아웃의 부상이다. 미국·유럽 대도시에서 스타벅스 한 잔 가격이 5달러를 넘긴 지 오래지만, 한국·중국·동남아의 로컬 체인 상당수는 2달러 안팎, 혹은 그 이하 가격으로 경쟁한다. 고금리·고물가 시대에 “앱으로 주문하고, 길에서 들고 마시는 커피”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굳어지는 흐름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스타벅스가 북미·중국에서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프리미엄 플랫폼’ 이미지를 지켜낼 수 있을지다. 둘째, 루이싱과 코티 같은 중국 로컬 체인의 초고속 확장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수익성 한계에 부딪힐지다. 셋째, 한국·태국·베트남 로컬 체인이 자국 내수에서 쌓은 저가·고회전 모델을 얼마나 빠르게 해외 시장으로 수출해낼 수 있을지다. 세계 곳곳에서 늘어나는 커피 체인의 간판 수는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모인다. “당신은 오늘 어떤 커피 제국에 한 표를 던질 것인가.” 당신 손에 들린 그 한 잔이, 스타벅스의 4만번째 매장을 키울 수도 있고, 이름조차 생소한 베트남·태국 골목 브랜드를 글로벌 플레이어로 조용히 밀어 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우크라이나가 4월 26일 체르노빌 원전 사고 40주년을 맞는 올해, 인간 출입이 통제된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은 유럽 최대급 ‘의도치 않은 자연보호구역’으로 변신했다. 방사능 오염으로 여전히 상시 거주가 금지된 이 땅에서, 늑대·불곰·멧돼지·프르제발스키 야생마 등 대형 포유류가 사고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개체군을 형성하며 번성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인간이 물러나자 돌아온 대형 포식자들 체르노빌 원전 4호기 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 직후, 주변 20만㎢가 넘는 지역이 오염 판정을 받았고, 원전 반경 30㎞는 강제 소개와 함께 출입금지구역으로 묶였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에 걸쳐 약 4,200~4,500㎢에 이르는 이 구역은 사실상 ‘인간 부재 구역’으로 남아 있다. 이 지역의 야생동물 변화는 수치로 확인된다.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체르노빌 인근 4,200㎢ 조사 구역에서 말코손바닥사슴·멧돼지·늑대 등 대형 포유류 개체수가 사고 이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고, 늑대는 인근 국립공원보다 7배 많은 밀도로 관찰됐다. 영국 BBC는 방사선량이 상당한 ‘붉은 숲’ 일대에서조차 늑대 밀도가 주변 자연보호구역 대비 7배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귀환’이다. 100년 넘게 자취를 감췄던 갈색 불곰이 다시 체르노빌 숲에서 포착됐고, 유럽들소·스라소니·흰꼬리수리 등 상위 포식자와 대형 초식동물이 잇따라 기록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국제 연구진은 현재 출입금지구역 내에서 200종이 넘는 조류가 관찰되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유럽 대륙 차원에서 멸종위협을 받는 종이라고 보고한다. 멸종 위기에서 돌아온 ‘프르제발스키 말’의 실험 체르노빌 생태 회복의 상징은 단연 프르제발스키 야생마다. 중앙아시아 토종 야생마인 이 종은 1990년대에 들어 사실상 야생에서 사라져, 전 세계 번식 개체가 12마리 수준까지 줄어든 멸종 위기 종이었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국제단체는 1998년, 인간의 출입이 거의 없는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이 ‘최후의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소수 개체를 방사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험은 지금까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영국 과학전문 매체와 우크라이나 연구진은 프르제발스키 말 개체수가 방사 이후 약 7배로 증가했으며, 출입금지구역 전역에서 안정적인 번식 및 서식이 관찰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문가는 “원전 건설 이전 수준까지 야생동물 개체수가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지역의 프르제발스키 말은 체르노빌이 단순 ‘폐허’가 아니라, 고위험 지역이면서도 희귀종 보전의 실험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방사능보다 강력한 변수는 ‘인간의 부재’ 핵심 쟁점은 방사능이 야생동물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느냐는 질문이다. 영국 포츠머스대 짐 스미스(Jim Smith) 교수 등은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의 포유류 밀도가 주변 보호구역과 비슷하거나 더 높다는 점을 근거로 “방사능이 동물에게 이롭다는 뜻은 아니지만, 무분별한 사냥·농업·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치명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서류·조류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도 비슷한 메시지를 던진다. 우크라이나 및 국제 연구팀이 수행한 동부 청개구리 연구에서는 출입금지구역 개체와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 개체 간에 건강 상태와 수명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다만 고선량 지역 개구리에서 피부 색소가 더 짙게 나타나는 경향, 고방사선 구역 조류에서 백내장 발생 비율이 높게 보고되는 등 미묘한 부정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이런 데이터를 종합해 “방사능의 만성 노출은 분명 위험 요인”이지만, "체르노빌의 생태계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요인은 인간의 완전한 퇴장"이라고 진단한다. 대규모 농경지였던 지역은 사고 이후 방치되며 자연 천이를 거쳐 숲으로 바뀌었고, 일부 연구에 따르면 사고 이후 체르노빌 일대 산림 면적은 약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살아있는 실험실’이 된 출입금지구역 오늘날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은 군사적 긴장과 방사능 위험이 공존하는 동시에, 전 세계 생태학자들에게는 살아있는 실험실로 기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국제 연구진은 수십 대의 트레일 카메라와 방사선 측정망을 통해 늑대·곰·야생마·수달 등 대형 포유류의 행동을 추적하고, 방사선량과 개체 건강·번식 사이의 상관관계를 장기 모니터링 중이다. BBC와 주요 국제 언론은 체르노빌과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를 함께 조명하며, “인간의 발길이 갑자기 끊긴 고위험 지대가 역설적으로 생물다양성 핫스폿이 되는 현상”을 소개했다. 인간 활동이 집중된 도시와 농경지에서 멸종 위기종이 사라지는 동안, 방사능 오염지에선 상위 포식자까지 포함한 복합 생태계가 재구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체르노빌은 ‘재앙 이후의 자연 회복력’을 가늠하는 장기 관측소로 자리잡았다. 전쟁과 노후화가 던지는 새로운 변수 다만 이 ‘기적의 회복’은 새로운 위험 요인과 맞닥뜨리고 있다. 2022년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체르노빌 일대는 여러 차례 점령과 재탈환을 겪었고, 출입금지구역 상당 부분이 군사적 요충지·통과로로 사용되면서 지뢰, 참호, 콘크리트 장벽 등이 생태계에 또 다른 상처를 남기고 있다. 2025년 2월에는 파괴된 원자로를 덮기 위해 건설된 ‘신안전격납구조물(New Safe Confinement)’이 드론 공격을 받아 손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의 골자다. IAEA는 같은 해 12월 이 구조물이 “방사성 물질 격납을 포함한 주요 안전 기능을 상실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적 안정성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의 방사능 정화와 폐로 작업은 최소 206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생태 교란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체르노빌 40년의 역설은 분명하다. 방사능 재난의 그림자는 여전히 짙게 드리워져 있지만, 인간이 물러난 틈을 타 자연은 자신만의 속도로 무너진 생태계를 재구축하고 있다.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은 ‘원전 사고의 상처’이자, 동시에 ‘인간 부재가 만든 거대한 실험실’로서 앞으로 수십년간 인류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인공지능(AI)이 노동시장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소득·성별·연령·학력에 따라 혜택이 극단적으로 쏠리는 ‘AI 디바이드(AI 격차)’가 빠르게 굳어지는 양상이다. 기술 낙관론이 말하던 “AI가 모두의 생산성을 공평하게 높여줄 것”이라는 서사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통계와 거리가 멀다는 게 국내외 데이터를 종합한 결론이다. 고소득층 60% 이상이 매일 AI 사용…저소득층은 16%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리서치 기업 포컬데이터(Focaldata)가 미국·영국 근로자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노동시장 추적기’ 첫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근로자의 60% 이상이 AI 도구를 ‘매일’ 사용하는 반면, 저소득 근로자 가운데 매일 AI를 쓴다고 응답한 비율은 16%에 그쳤다. 임금 수준이 높을수록 AI 활용 빈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전형적인 ‘K자형 기술 확산’의 단면이다. FT는 이 조사 결과를 두고 “임금과 교육 수준, AI 활용 간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이는 상위 노동자의 생산성을 더 끌어올리는 반면 하위 노동자에게는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소득 격차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별도의 설문조사에서 직장에서 AI를 사용한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 성인의 21%였지만,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고소득 가구에서는 34%로 크게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고학력층이 AI를 더 많이, 더 자주 쓰고 있다는 정황은 여러 조사에서 일관되게 포착되고 있다. 국내 데이터도 비슷한 그림을 그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 기관이 집계한 생성형 AI 이용 실태를 보면, 월 가구소득 500만원 이상 계층의 AI 이용률은 38.7%로, 200만원 미만 계층(12.1%)의 3.2배에 달했다. 학력별로는 대졸 이상 집단의 AI 이용률이 44.0%로, 초졸 이하 집단(20.1%)보다 두 배 이상 높았고, 연령별로는 20대의 이용률이 53.9%에 달한 반면 70대 이상은 7.2% 수준에 그쳤다. 한국 역시 고소득·고학력·저연령층으로 AI 혜택이 쏠리는 구조적 ‘AI 디바이드’가 이미 확인된 셈이다. “여성은 망설이고, 남성은 먼저 쓴다” 성별 격차 고착 조짐 FT–Focaldata 조사에서는 성별에 따른 AI 활용 격차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기술, 교육, 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여성이 AI를 사용할 가능성은 남성보다 약 20% 낮은 것으로 집계됐고, 연구진은 그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성과 여성 사이에 디지털 역량 차이는 크지 않은데도, 실제 AI 사용에서는 일관된 격차가 포착됐다는 점에서 향후 노동시장 성별 격차를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영국 옥스퍼드대 인터넷연구소가 성인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의 조사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이 연구에 따르면 영국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개인적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비율은 여성 14.7%, 남성 20.0%로 5.3%포인트 차이가 났으며, 특히 AI가 정신건강·개인정보·일자리 등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크게 우려하는 집단에서는 여성 14.1%, 남성 31.0%로 격차가 16.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연구진은 “여성의 낮은 AI 활용률은 ‘기술 이해 부족’이 아니라, AI의 사회적 위험에 대한 높은 인식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내 조사에서도 성별 격차가 확인된다. 한 조사에서 “생성형 AI를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성 39.3%, 여성 49.1%로 약 10%포인트 차이가 났고, “매일 사용한다”는 응답은 남성 8.6%, 여성 6.5%로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단순한 접근성 문제가 아니라, 위험 인식·기대효과·조직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AI를 먼저 써 보는 쪽’과 ‘지켜보는 쪽’이 성별로 갈라지고 있는 셈이다. ‘MZ’가 아니라 30대 숙련자가 AI 주도…경력 구조까지 흔든다 이번 FT–Focaldata 데이터가 던지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메시지는 “AI는 젊은 디지털 네이티브가 가장 많이 쓸 것”이라는 통념이 실제와 다르다는 점이다. 조사에 따르면 가장 적극적으로 AI를 사용하는 집단은 막 사회에 진입한 20대가 아니라, 이미 경력을 쌓은 30대 지식노동자들이었다. AI를 업무의 일부로 녹여낼 수 있을 만큼 도메인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도입을 주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FT는 이 흐름이 이른바 ‘커리어 피라미드’의 하단부, 즉 신입·주니어 직군을 정면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에는 초년생들이 반복·기초 업무를 수행하며 도제식으로 일을 배우는 구조였지만, 지금은 AI를 장착한 숙련 인력이 그 업무까지 흡수하면서 신규 인력이 실전 경험을 쌓을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상위 숙련 인력의 생산성을, 장기적으로는 세대 간 기회 격차를 동시에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일부 글로벌 연구에서는 AI에 가장 크게 노출된 직군이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고임금 화이트칼라 직종이며, 이들 직군 평균 임금이 저노출 직군보다 47%가량 높다는 분석도 제시된 바 있다. AI가 고임금·고숙련 화이트칼라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동시에, 그 결과물과 도구를 다시 이들이 선점하는 ‘이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다. “AI로 늘어난 부, 고소득층에 거의 전적으로 귀속”…전 세계적 정책 경고 이 같은 불균등한 AI 확산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정책 논의의 중심 의제로 떠올랐다.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왈레 에둔은 IMF·세계은행 봄 회의에서 “AI와 디지털 금융을 포함한 기술 혁신의 혜택이 폭넓게 공유되도록 국제사회가 보장해야 하며, 특히 신흥시장과 저소득 국가들이 포용적 성장을 위한 도구·인프라·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 확산의 초기 국면에서부터 ‘불평등의 경사’를 완화할 글로벌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경고다. 노동시장 데이터는 우려를 뒷받침한다. 인력 분석업체 레벨리오 랩스(Revelio Labs)는 올해 초 발표한 연구에서 자동화 압력이 저임금 직종의 임금 상승을 불균형적으로 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AI가 주로 고소득 사무직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기존 통념과 달리, 실제로는 하위 임금 계층의 임금 성장률을 먼저 갉아먹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거시경제 차원에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의 이네스 맥피 CEO는 포춘(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AI 도입으로 미국 전체 부가 약 7%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그 혜택은 “거의 전적으로 고소득 가구에 집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의 K자형 경제 궤적이 적어도 2035년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며, “AI가 경제 전체의 파이를 키우더라도 분배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으면 체감 격차는 오히려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본시장에서도 비슷한 인식이 공유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올해 3월 연례 서한에서 “데이터, 인프라, 자본을 갖춰 AI를 대규모로 배포할 수 있는 기업들이 불균형적으로 큰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현 구조가 지속될 경우 AI 혁신의果実이 소수 빅테크와 초대형 자본에 집중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AI 교육·접근성 정책’이 곧 복지·노동정책 국내 데이터와 글로벌 통계를 종합하면, AI는 이미 소득·학력·성별·연령·직군 간 기존 격차를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국 직장인의 AI 활용률은 61.5%로 동아시아 1위를 기록했다는 조사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소득·직무·기업 규모에 따른 도입 격차와, 일반 국민 차원에서 드러난 3배 이상의 소득별 이용률 차이가 동시에 존재한다. ‘AI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이 곧 ‘AI 혜택의 공평한 배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제 AI 정책은 더 이상 산업정책이나 기술진흥정책에만 머물 수 없다. AI는 이미 ‘누가 더 빨리, 많이 쓰느냐’의 경쟁을 넘어, ‘누가 혜택을 가져가고 누가 뒤처지는가’를 가르는 새로운 사회계층 분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AI를 도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논쟁이 아니라, “AI 도입의 방향타를 어디에 맞출 것인가”라는 차원의 정치·사회적 선택이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브라질 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과 칼쉬(Kalshi)를 포함해 28개 플랫폼을 한꺼번에 차단하면서, 그간 ‘회색지대’에 머물던 글로벌 예측 시장 산업이 정면으로 규제의 포화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 베팅과 파생상품 사이의 경계에 서 있던 예측 시장이 “도박이냐, 금융이냐”라는 근본 질문 앞에서 각국 규제당국의 재단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브라질, 28개 예측 플랫폼 일괄 차단…“합법도, 규제도 아니다” reuters, investing, marketscreener, binance, mexc에 따르면, 다리우 두리간 브라질 재무장관은 4월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예측 시장은 브라질에서 합법적이지도 않고 규제를 받고 있지도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히며, 예측 시장 기반 플랫폼 28곳을 일괄 차단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중앙은행, 증권거래위원회(CVM), 법무부, 국가통신청(Anatel) 등 4대 핵심 기관이 공동으로 조율한 ‘정부 합동작전’의 형태로 진행됐으며, Anatel에는 즉시 접속 차단 명령이 떨어졌다. 브라질 정부는 2023년 제정된 고정배당 스포츠 베팅법이 예측 시장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국가통화위원회(CMN)의 최근 결정에 따라 예측 시장 상품을 금융 파생상품으로 분류할 근거도 없다고 못박았다. 다시 말해, 기존 베팅 규제 틀에도, 자본시장 규제 틀에도 들어가지 않는 ‘규제 사각지대 상품’으로 규정한 것이다. 두리간 장관은 최근 수년간 이 시장이 “사실상 무규제(anarquia)에 가까운 상태”에서 성장해 왔다고 평가하며, 제도권 밖에서 고위험 상품이 급팽창한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베팅업계의 로비와 3,000만 헤알 라이선스…“같은 게임, 다른 룰” 이번 칼날은 단순한 도덕적 우려의 결과라기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규제 형평성 전쟁’의 산물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브라질 합법 온라인 베팅 사업자는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해 업체당 약 3,000만 헤알(약 570만 달러)을 정부에 납부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금세탁방지(AML)·고객확인(KYC) 의무 등 각종 규제를 수용했다. 이들 사업자는 예측 시장 플랫폼들이 실질적으로 “결과에 돈을 거는 베팅 상품”을 제공하면서도 라이선스 비용을 내지 않고, 암호화폐·국제카드 결제 등 규제 밖 결제수단을 활용해 운영한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 왔다. 브라질의 베팅법은 온라인 베팅 결제수단을 국내 실시간 지급결제망 픽스(Pix)에 사실상 한정해 신용카드 부채와 자금세탁 위험을 줄이도록 설계돼 있다. 반면 폴리마켓·칼쉬는 암호화폐, 국제 카드, 해외 송금 등을 활용해 외국 서버를 통해 거래를 처리해 온 것으로 알려져, 국내 법체계 밖에서 규제를 회피한다는 비판이 컸다. 라이선스를 취득한 베팅업계 입장에서는 “같은 게임인데 룰이 다르다”는 불만이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온라인 도박은 비극”…가계부채 폭증과 사회적 비용 우려 정치적·사회적 배경도 무겁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달 초 공개 발언에서 온라인 베팅 플랫폼을 겨냥해 “수백만 브라질 가정의 가계부채를 폭발시킨 ‘엄청난 비극’”이라고 규정하며, 필요하다면 전면 금지까지 검토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브라질 온라인 베팅 시장의 연간 매출은 이미 4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세계 최대 규모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브라질 상공서비스연합(Confederação Nacional do Comércio de Bens, Serviços e Turismo)이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 가구의 80%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시장분석가들은 온라인 베팅 확산이 가계부채 악화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 정부가 예측 시장을 단순한 ‘니치 금융상품’이 아닌, 저소득층을 겨냥한 고위험 도박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배경이다. 3만9,000개 불법 사이트 차단…선거 앞두고 ‘금융+정치 리스크’ 경계 이번 예측 시장 차단은 단속 캠페인의 시작이 아니라 ‘마무리 수순’에 가깝다. 브라질 정부에 따르면 통신규제기관 Anatel은 이미 불법 베팅 사이트 3만9,000개 이상을 차단했고, 무허가 앱 203개를 주요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금융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자금세탁·불법 운영이 의심되는 계좌 697개도 폐쇄한 상태로, 예측 시장 플랫폼은 사실상 이 대규모 정화작전의 ‘마지막 퍼즐’에 해당한다. 10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예측 시장이 브라질 대선·의회 선거 결과에 대한 베팅 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한 점도 규제 강도를 높인 촉매로 작용했다. 정부는 선거 관련 예측 상품이 정치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여론조사와 결합될 경우 가격 신호를 통한 ‘정치적 투기’가 선거 공정성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우려했다. 금융 안정성과 민주주의 절차라는 두 개의 민감한 축이 동시에 걸려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셈이다. 글로벌 ‘예측 시장’ 규제 도미노…폴리마켓, 30개국 넘게 막혀 브라질의 결정은 글로벌 차원의 규제 흐름 속에서도 하나의 굵직한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초 법원 판결을 통해 폴리마켓을 불법 온라인 도박 서비스로 규정하고 전국적인 접속 차단을 명령했다. 이 조치로 아르헨티나는 폴리마켓을 전면 금지한 34번째 국가가 됐으며, 폴리마켓은 이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호주, 폴란드 등 30개가 넘는 국가에서 이용 제한 또는 접속 차단 조치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지난해 말 예측 시장을 도박으로 분류하며,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폴란드·태국·호주 등과 함께 폴리마켓 제한국가 명단에 합류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등 주요 선진국 상당수는 예측 시장을 별도의 금융혁신이 아닌 도박 또는 고위험 파생상품으로 보고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이다. 일각에서는 제한·차단·자체적 지리적 블록(geofencing)을 합치면, 예측 시장에 어떤 형태로든 규제가 걸려 있는 관할권이 50개를 훌쩍 넘었다는 추정도 나오지만, 이는 각국 조치 유형이 달라 정확한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추측에 해당, 국가 수는 관할별 분류 기준에 따라 차이). 칼쉬의 브라질 꿈 좌초…“도박이냐 금융이냐” 경계 시험대 브라질발 규제 쇼크는 특히 미국 기반 예측 시장 플랫폼 칼쉬에 타격이 크다. 브라질 출신 공동창업자 루아나 로페스 라라가 이끄는 칼쉬는 브라질 증권사 XP 인베스트imentos(XP Inc.)와 손잡고, 인플레이션·금리·경제지표 등 거시변수에 베팅하는 ‘금융형 예측 시장’을 브라질에 도입하려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칼쉬는 자사 상품을 파생상품이 아닌 ‘CFTC 인가 기반 이벤트 선물 시장’으로 규정하며 미국에서는 규제 당국과 협업을 통해 제도권 편입을 모색해 왔다. 실제 미국에서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주(州) 차원의 금지 움직임에 맞서 칼쉬·폴리마켓에 일정 부분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온 반면, 일부 연방 상원의원들은 스포츠 및 특정 사회·정치 이벤트에 대한 예측 시장 계약 자체를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하는 등 ‘규제 혼선’이 지속돼 왔다. 브라질은 이번 결정으로 예측 시장을 금융혁신보다는 ‘베팅과 유사한 상품(bet-like products)’으로 규정해 파생상품 규율을 강화하고, 예측 시장 상품이 그 틀을 우회하지 못하도록 선을 그었다. 칼쉬의 브라질 진출 계획은 이번 조치로 사실상 좌초됐다. 이벤트 기반 파생상품을 통해 ‘민주화된 헤지 수단’을 제공하겠다는 예측 시장 옹호론이, 규제 당국의 눈에는 가계부채를 부추기는 신종 투기 상품으로 비치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덴마크 프리미엄 매트리스 브랜드 ‘템퍼(TEMPUR)’는 템퍼코리아 신임 대표이사로 박성희 대표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성희 대표는 글로벌 소비재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로, 디아지오, 월트디즈니컴퍼니, 테일러메이드, 리복, 아디다스 등 유수의 기업을 거쳤다. 특히 아디다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스포츠 사업부를 담당하며 성과를 이끌었으며, 혼마골프 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다양한 리더십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박성희 대표는 "템퍼의 철학은 좋은 제품을 넘어 최고의 수면 환경을 제안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 소비자들이 템퍼를 통해 진정한 휴식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브랜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동원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 창업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비롯된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이 26일 착공했다. ‘KAIST 김재철AI대학원’ 판교 연구동은 KAIST(총장 이광형)가 총 예산 542억원을 투입해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건립하는 AI 대학원이다. 대지 6,000㎡에 연면적 1만8,185㎡ 규모로 지어지는 ‘KAIST 김재철AI대학원’은 지하 1층·지상 8층으로 구성된 연구동에 AI 분야 융합연구실과 강의실 등을 갖추게 된다. 오는 2028년 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번 ‘KAIST 김재철AI대학원’에는 10MW(메가와트)급의 도심형 AI데이터센터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등을 연구할 수 있는 로봇 실험실도 갖출 계획이다. 각 층에 마련된 개방형 공간에서는 기상예측, 신약개발 등 과학 AI와 헬스케어 AI, 제조 AI 등 ‘KAIST 김재철AI대학원’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연구한다. 시민 참여를 위한 체험공간도 마련된다. AI의 역사를 한 눈에 아우르는 AI 전시관과 갤러리, 시네마 공간을 기획해 신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공감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대학원 건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이 2026년 2월 2일 이재명 대통령에 의해 신임 우주항공청장으로 임명되며, 한국 우주산업의 행정·정책 전문가가 새 수장 자리에 앉았다. 30년 공직 경력의 정통 관료인 오 청장은 누리호 2·3차 발사 성공을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중심 뉴스페이스 생태계 육성을 앞당길 전망이다. 경력과 업적 요약 오태석 청장은 1991년 행정고시 35회 합격 후 과학기술 분야에서 장관 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획국장,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 및 제1차관을 두루 역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영국 서섹스대 기술경영 석사 출신으로, 2022년 과기정통부 1차관 재임 시 누리호 발사 관리위원장으로 2차·3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우주 개발 정책을 총괄했다. 지난해 4월부터 KISTEP 원장으로 국가 R&D 예산 효율화와 미래 기술 발굴에 주력, 민간 R&D 투자(국가 전체 R&D의 76.4%) 상위 5개사 편중 문제를 지적하며 산업 스케일업을 강조했다. 우주항공청 예산 확대 배경 우주항공청의 2026년 총 예산은 1조1201억원으로, 2025년 9649억원 대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종합홍보대행사 ㈜피알런(대표 이회석)은 5일 김준현 전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김준현 사장은 언론사 기자 및 경영임원과 대기업 홍보임원(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의 풍부한 경력을 바탕으로 피알런의 고객사 PR전략수립,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브랜드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할 예정이다. [김준현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약력] - 1967년 生 - 1993년 중앙일보 입사 - 2020년 한샘 기업문화실장(전무) - 2023년~2025년 12월 JTBC 대외협력총괄 부사장, JTBC미디어컴 대외협력총괄 - 2026년1월 ㈜피알런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사장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 카페의 내부, 한쪽에서는 누군가 페인트칠을 하고 있고, 맞은편에서는 평범하게 커피와 담소를 나누는 손님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언뜻 엉뚱해 보이지만, 이 풍경은 바쁜 일상 속 유쾌한 단면을 생생히 보여준다. 카페 한켠에서는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바닥에 페인트 도구를 늘어놓은 채 묵묵히 벽을 손질한다. 그의 주변은 정돈되지 않은 채, 의자와 탁자들도 이리저리 치워진 모습이다. 반대로 맞은편에서는 비즈니스 미팅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 네 명이 모여 앉아, 진지하게 서류를 확인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 공간은 하나이지만, ‘일’과 ‘쉼’이 물리적으로 동시에 얽혀 있다. 우리는 흔히 작업장과 휴식 공간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카페는 두 영역의 경계를 의외로 부드럽게 허무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리모델링을 위한 페인트칠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평소처럼 삶의 대화와 만남이 이어진다. ‘불편’과 ‘평온’, ‘새로움’과 ‘익숙함’이 한 프레임에 담긴 셈이다. 이런 장면은 일상적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다층적 의미를 던진다. 누군가에겐 급박한 손길이 필요했던 페인트칠이, 다른 이에겐 일상과 비즈니스의 아늑한 쉼터로 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서울 용산 골목의 한 조개구이집 창문에 “쪼 개? 아니… 조 개!”, “조개 제일”, “JUST DO EAT”이라는 손글씨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이 B급 감성 간판은 맞춤법과 디자인을 과감히 포기한 대신, 한글 말장난과 글로벌 슬로건 패러디로 행인을 붙잡는 ‘호객 문학’의 새로운 형식이다. “조개(貝)”와 “쪼개다”를 겹쳐 놓은 언어유희는, 힘든 시대에 지갑은 쪼개지 말고 조개나 굽자는 유머러스한 메시지로 읽힌다. JUST DO EAT, MZ 세대가 웃는 이유 “JUST DO EAT”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유명 카피를 비틀어, 행동 촉구 대신 “먹는 행위”를 삶의 전략으로 끌어올린다. 한국 외식 소비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전체 외식 지출의 약 36%로 추정되며, 이들 세대는 ‘웃긴 가게’, ‘인증샷 맛집’을 고르는 비율이 타 세대보다 1.5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사진 속 가게처럼 간판 자체가 콘텐츠가 되면, 손님은 메뉴보다 먼저 카메라를 꺼내 들고 SNS에 올리며 자발적인 홍보 요원이 된다. 음식은 배를 채우고, 간판은 타임라인을 채우는 구조다. 숫자로 보는 ‘골목 B급 간판’의 힘 한국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 미술 작품은 두꺼운 물감층(임파스토)으로 구축된 보랏빛 산맥과 에메랄드색 호수, 나선형의 태양과 구름이 등장하는 추상적 산수화다. 표면이 거의 부조(레리프)에 가깝게 솟아 있어 평면 회화라기보다 소규모 설치미술처럼 빛과 그림자를 끌어들이며, 보는 위치에 따라 산의 주름과 물결이 달리 읽힌다. 전통적인 원근법 대신 색 대비와 질감의 밀도로 공간을 직조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자연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감각 데이터’로 재구성한 포스트-디지털 풍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꺼운 붓질의 정치학 – 임파스토가 말하는 것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구름, 태양을 형성하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 두꺼운 물감층이다. 미술 이론에서 임파스토(impasto)는 물감을 반죽처럼 두껍게 올려 붓 자국과 팔레트나이프 자국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기법으로, 표면의 요철이 실제 3차원 그림자를 만들며 회화의 물성(物性)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이후 빈센트 반 고흐, 렘브란트 등이 감정의 격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이 기법을 적극 사용했고, 최근에는 아크릴 물감과 젤·모델링페이스트의 발달로 보다 가볍고 빠르게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로비에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 수십 개의 여행용 가방이 탑처럼 쌓인 거대한 조형물이 시야를 압도한다. 이 작품의 제목은 ‘캐리어 179: 못다 한 여행의 기록’으로,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179명의 희생자를 상징한다. 철제 구조물 안팎을 빼곡히 메운 179개의 캐리어 위로 숫자 ‘179’가 선명하게 박혀 있고, 안내문에는 영어 부제 ‘Record of the Unfinished Journey(끝내 마치지 못한 여행의 기록)’가 적혀 있다. 조형물 앞 검은 안내판에는 “게이트를 지나 활주로로 향하던 179개의 여행 가방 행렬이 그날 공항의 벽 앞에서 멈춰 섰다”는 취지의 설명이 한국어와 영어로 병기돼 있다. 케이지 외곽은 파란색 띠로 여러 겹 감겨 있어 ‘묶여 있는 짐’이자 ‘멈춰 선 시간’을 암시한다. 2025년 12월 1주기 추모 기간에 맞춰 공항 1층 로비에 설치됐다. 주변 사람들은 “주인 잃은 신발이 길게 늘어서 있고, 그 옆으로 탑처럼 쌓인 여행가방 더미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고 묘사했다. 일부 유가족은 처음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