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NASA의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화성 로버가 자율주행 기술로 ‘마성 질주’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험준한 “스노우드리프트 피크(Snowdrift Peak)” 바위 지대를 단 6일 만에 자율주행으로 돌파, 크고 작은 바위가 빽빽한 759미터(2490피트) 구간을 인류 탐사차량 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주파한 사실이 스페이스닷컴과 인디아투데이 등 과학 매체와 NASA 공식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스노우드리프트 피크, 속도의 신화 쓰다
2023년 6월 26일~7월 31일, 퍼서비어런스는 고밀도 암석 지대인 “스노우드리프트 피크”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관통하며 총 759미터를 이동했다. 과학 데이터 수집 일정을 제외하면 실제 운행일수는 단 6솔(Sol, 화성일)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거리를 큐리오시티(Curiosity)가 통과할 때보다 12일이나 단축된 기록이다.
본래 520미터가 계획된 직선 코스였지만, 오토내브(AutoNav) 덕분에 현장에서 위험 요소를 감지해 경로를 자율 조정하며 추가 239미터를 우회 주행했다.

오토내브의 ‘주행 중 사고(생각)’, 전례 없는 속도 구현
AutoNav는 3D 지형맵을 실시간 생성, 장애물 식별 및 경로 재설정을 현장에서 스스로 처리한다. 이 기술로 퍼서비어런스는 ‘think-while-driving(주행 중 생각(사고))’가 가능해졌으며, 시간당 최대 120미터의 속도를 달성했다. 이는 큐리오시티의 시간당 20미터 속도 대비 네 배 이상 빠르다.
오토내브 시스템은 전체 이동 거리의 88% 이상에 도입되어 퍼서비어런스는 하루 최대 347.7미터(2023년), 그리고 최신 기록인 411미터(2023년 6월 19일, 단일 솔)에 자율주행을 성공했다. 전임 로버와 비교해 단일 솔 기준으로도 신기록이다.
과학 탐사의 효율성 극대화
NASA 측은 퍼서비어런스가 기존 로버에 비해 탐사 지점 간 이동 시간을 대폭 단축함으로써 실제 관측 및 샘플 채취 등 과학적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음을 강조했다. 특히 목표 탐사 구간에서 장애물을 피해 우회하는 대신, 자율주행으로 ‘돌파’하는 전략 전환이 연구 효율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전지구적 기술 파급: 화성 너머에서의 AutoNav
AutoNav 시스템은 현재 해양 무인선박, GPS 위성 등 다양한 첨단 플랫폼에서도 확장 적용되고 있다. 유사 기술의 발전은 향후 우주·지구 표면뿐 아니라 심해, 극지 등 고위험 환경의 자율탐사에 혁신적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NASA의 퍼서비어런스 로버가 '스노우드리프트 피크'에서 보여준 자율주행 신기록은 인류 화성 탐사사(史)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 혁신적 기술이 지구와 우주를 잇는 자율주행 혁명의 서막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