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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Moonshot-thinking] 부동산 시장의 친환경 인증, 자산 가치의 새로운 나침반이 되다

 

"트리플 A 자산만 검토해주세요." 글로벌 투자 기업 A사의 한국 지사장이 신사옥 후보지를 물색하며 던진 첫 마디였다. 이 '트리플 A'는 세 가지 핵심 조건을 의미했다. 강남권 프라임급 입지(A급 Location), 최신 설계의 대형 오피스(A급 Building), 그리고 LEED Gold 이상의 친환경 인증(A급 Certification)이다.

 

흥미로운 점은 조건 중 하나로 친환경 인증이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이런 요구가 더 이상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라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ESG 경영이 보편화되면서, 친환경 인증은 '선택 사항'에서 '필수 조건'으로 변모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친환경 인증은 건물의 품격과 가치를 결정하는 새로운 나침반이다. 알스퀘어 RA가 최근 5년간 국내 친환경 건축 인증(G-SEED·LEED) 현황을 분석한 결과는 이러한 트렌드를 보여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한 친환경 인증 건물은 부동산 시장의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

 

◆ 친환경 인증, 건물 가치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매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 추진과 함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G-SEED 인증 건물은 2020년 4,290건에서 2024년 6,923건으로 급증했다. 국제 인증인 LEED도 같은 기간 149건에서 237건으로 확대됐다. 주목할 만한 것은 두 인증을 동시에 획득한 '복수 인증' 건물이 2020년 26건에서 2024년 71건으로 173%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친환경 인증은 건물 품질과 가치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이다. 연면적 3만㎡(약 9,000평) 이상 대형 건물 중 약 64%가 LEED Gold 이상 또는 G-SEED 최우수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최우수+Gold 이상' 등급 건물은 전체 프리미엄 자산 중 약 30%를 차지하며, 최상위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 친환경 인증의 지역적 편중, 새로운 부동산 양극화 신호탄

 

친환경 인증 건물의 지역적 분포를 살펴보자. 서울 강남권과 경기 남부(판교·수지·광교) 지역이 전체 G-SEED 및 LEED 인증 건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서울 강남권은 900건 이상의 G-SEED 인증과 87건의 LEED 인증을, 경기도 남부는 약 1,200건 이상의 G-SEED 인증과 64건의 LEED 인증을 획득했다.

 

강남과 판교 지역은 글로벌 기업 본사와 자산운용사의 입주율이 높다. 그래서 외국계 기업의 ESG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LEED 인증 수요가 높다. 반면, 서울 강북권과 지방 대도시는 친환경 인증에 대한 시장 수요와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실정이다. 이는 향후 지역 간 상업용 부동산의 경쟁력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는 요소로 주목해야 한다.

 

◆ 친환경 인증, 마케팅 수단을 넘어 실질적 투자 가치로

 

친환경 인증이 단순한 환경 보호나 마케팅 수단을 넘어 실질적인 투자 가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인증 건물은 동일 입지 대비 7~10% 높은 임대료 프리미엄을 형성한다. 공실률도 낮은 경향을 보인다. 글로벌 투자사와 연기금은 ESG 평가 항목으로 친환경 인증 여부를 필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들은 LEED 인증이 없는 건물 입주를 기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인증 건물은 최첨단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갖춰 운영비 절감 효과가 크다. 내구성 및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인증 등급에 따라 세제 감면, 개발 인허가 가점, 정책금융 우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이로인해 장기적인 투자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 미래 부동산 시장, 친환경 인증이 생존의 키워드로

 

탄소중립 정책이 실질적인 시장 규제 수단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향후 5년은 친환경 인증 유무가 건물의 자산 가치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다. 정부가 스마트시티 및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를 추진하는 2030년을 기점으로, 친환경 인증은 사실상 필수 요건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와 소유주에게 시사점을 제공한다. 건물의 가치는 단순히 입지와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친환경 인증이 '3대 자산 평가 기준' 중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인증 취득 여부는 자산의 생존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

 

수도권과 지방, 대형 건물과 중소형 건물 간 친환경 인증의 격차는 향후 자산 가치의 양극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리모델링이나 증·개축 시장에서도 친환경 인증은 필수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나침반을 통해 미래 지향적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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