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2 (월)

  • 흐림동두천 3.7℃
  • 흐림강릉 4.1℃
  • 서울 5.0℃
  • 대전 5.5℃
  • 대구 7.5℃
  • 울산 7.5℃
  • 광주 7.2℃
  • 부산 8.1℃
  • 흐림고창 7.8℃
  • 제주 11.7℃
  • 흐림강화 3.7℃
  • 흐림보은 5.7℃
  • 흐림금산 5.8℃
  • 흐림강진군 7.6℃
  • 흐림경주시 7.7℃
  • 흐림거제 8.4℃
기상청 제공

Opinion

[공간사회학] 버려진 땅을 친환경 녹지 공간으로…도시재생과 골프장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드넓은 코스, 탁 트인 전망, 깔끔하게 정리된 수목. 골프장은 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골프장을 도시재생 방안으로 채택해 지역민의 건강 증진과 심신 안정을 도모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말 그대로 도시를 다시 살리는 것을 말한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2조에는, 도시재생을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 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적고 있다.


도시재생은 우리가 사는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낙후 지역으로 꼽히던 곳이 MZ세대에게 ‘힙’한 도시로 새롭게 사랑받거나, 청년 작가들의 문화 공간으로 변모한 사례를 우리는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버려진 땅이 생명의 땅, 골프장으로 되살아난 사례도 있다.

 

과거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했던 석탄 산업이 쇠락하고, 지역 경제가 위축되었던 강원도 정선 지역에 하이원리조트가 들어섰다. 하이원리조트는 지역 관광 중심지이자 일자리 창출의 일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매출액은 24조원에 달한다. 강원 폐광지역 연계 관광 활성화는 물론 2019년부터 강원 폐광 지역에 혁신 청년창업기업을 유치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하이원리조트는 매출의 81%를 지역 발전을 위해 쓰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인천 서구 오류동 소재 쓰레기매립장을 골프장으로 탈바꿈시켰다. 1992년 2000년까지 쓰레기를 매립했던 제 1 매립장을 2014 년 아시안게임에 맞춰 대중형 골프장으로 바꾼 것이다. 개장 이후 2022년까지 해당 골프장은 1340억원을 지출하고, 1402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그리고 총 24억원을 주민지원 사업에 사용했다. 또 매립지 영향권 주민에게는 입장료를 할인해준다.


골프장은 버려진 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외국에서도 그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의 센토사섬은 ‘평화’라는 뜻의 ‘센토사(Sentosa)’라는 이름과 달리 과거 ‘등 뒤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섬’이라고 불렸다. 척박한 환경인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요새로, 이후에는 일본군 포로수용소로, 또 그다음에는 영국군 군사기지로 사용되는 등 잦은 유혈사태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들어 싱가포르는 국가사업의 일환으로 버려진 황무지를 개간해,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케이블카, 모노레일 등의 관광시설이 들어서고 호텔, 카지노, 그리고 골프장도 생겼다. 센토사골프클럽은 싱가포르 최고의 골프장이자 세계 79위의 명문 골프장으로 손꼽히며, 올해도 미국 LPGA투어 HSBC위민스 월드챔피언십이 이곳에서 개최됐다. 그뿐만 아니라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친환경 골프장으로 전 세계 골프장의 모범이 되고 있다.


버려진 땅, 혐오 시설 등의 모습을 기억하던 사람들은 드넓은 골프장을 보고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을 실감한다. 아무도 가지 않던 곳이 우리 주변 일상적인 공간이자 녹지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 골프장 개발의 가장 큰 장점이다.


경제적으로도 큰 효과를 얻는다. 우선 쓰레기 매립장을 골프장으로 개발하기 좋은 이유는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골프장과 달리 이들은 다소 평평한 지역에 자리해 땅을 개간하는 데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반면 골프장이 들어서면 지속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관련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주변 관광도 활성화된다.

 

골프장으로 도시의 변신을 꾀하려는 움직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4월 환경시설 밀집지역인 유성구 금고동 일대에 골프장 조성 계획을 제시했다. 총 27홀 규모의 친환경 대중형 골프장을 우선 건설하고, 매립이 종료되는 시기에 맞춰 주민 생활체육시설, 태양광 발전시설 등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한때 오·폐수 유입으로 ‘죽음의 강’이라는 오명을 썼던 태화강 일대 매립장도 2009년 4월 시작한 안정화 기간을 끝내고 생태공원과 전국 최대 규모의 파크 골프장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도시재생의 목표는 주거복지 실현, 도시 경쟁력 회복, 사회 통합, 일자리 창출로 정의된다. 골프장은 도시 경쟁력을 회복시킬 뿐만 아니라, 주민과의 상생을 유도하 고,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골프장이 지역과 환경을 되살리는 효자 노릇을 계속해 주길 기대한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8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래비의 커리어 블렌딩] 벼랑 끝에서 쓴 기적, "논문 대신 케이스 스터디"

일과 학업,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생각했다. 회사에서도 나름 인정받고 있었고, 대학원에서는 마지막 관문인 '졸업 논문' 착수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논문만 딱 끝내고, 예쁜 쌍둥이 낳아서 완벽하게 졸업해야지." 모든 계획은 내 머릿속에서 완벽했다. 하지만 삶은 결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졸업 논문 주제 선정 후 본격적으로 착수하려던 찰나, 몸에 이상이 생겼다. '임신성 고혈압'. 몸이 비명을 질렀고, 아이들은 예고도 없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예정일보다 3개월이나 빠른, 1kg 남짓한 칠삭동이 쌍둥이였다. 태어나자마자 내 품이 아닌 차가운 인큐베이터 속으로 들어가는 아이들을 보며 나는 무너져 내렸다. 내 계획, 내 커리어, 그리고 엄마로서의 기쁨까지 산산조각 난 것 같았다. '내가 너무 내 욕심만 부렸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대학원을 오갔던 날들, 회사 일을 놓지 못해 자처했던 야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나를 괴롭혔다. 아이를 가진 채로 내가 너무 무리해서, 내 욕심이 아이들을 저 차가운 유리 상자 안에 가둔 건 아닐까? 말로 하기 어려운 죄책감이 나를 숨 막히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논문이 발목을 잡았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기업 현장에 나가 설

[콘텐츠인사이트] 브라운관 복귀한 이나영, 보는 것만으론 2% 아쉬움… <아너: 그녀들의 법정> 1–3화 리뷰

“아, 이 작품이었구나.” 당대 톱스타였던 배우 이나영의 복귀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호기심이 먼저 일었다. 결혼 이후 오랜 시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녀의 선택이 어떤 이야기와 만났을지 궁금했다. 솔직히 말하면, CF 속 이미지로만 소비되던 그의 근황에는 거리감도 있었다. 그러나 다시 연기를 통해 마주한 이나영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훤칠한 체구와 또렷한 이목구비, 장면을 밀고 가는 딕션과 눈빛의 집중력까지. 시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안정적인 존재감을 보여준다. 함께 출연한 이청아, 정은채 역시 각자의 결이 분명한 배우들이지만, 초반부에서는 이나영의 아우라에 다소 가려지는 인상이다. 문제는 설정이다. 재벌가 후계자가 공익변호사 단체에 헌신한다는 서사는 이상적으로는 매력적이지만, 드라마적 설득력은 아직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느낌이다. 세 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사연을 품고 있고, N번방을 연상시키는 어두운 범죄 서사, 사회 지도층의 뒷배까지 겹겹이 얹히며 무게를 더하지만, 초반 전개는 다소 ‘가져올 수 있는 요소를 모두 끌어온’ 인상을 준다. 원작이 있는 작품임을 감안하더라도, <비밀의 숲>처럼 초반부터 밀도 높은 서사로 몰아붙이는 힘은

[콘텐츠인사이트] 찌질해도 아름다워 보이는 건 ‘청춘’… 〈파반느〉를 보고

설 연휴 동안 가족과 호캉스를 즐기고, 전시도 보고, 근사한 식사도 했지만, 틈틈이 업무를 놓지 못한 탓인지 몸과 마음이 제법 지쳐 있었다. 그렇게 금요일을 간신히 버텨낸 뒤, 퇴근길에 첫째 학원 픽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넷플릭스를 켰다. 늘 그렇듯, 화면 한켠에 신작이 눈에 띄었다. 〈파반느〉. 제목의 뜻은 차치하고, 원작이 소설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동했다. 그렇게 120분이 채 되지 않는 ‘착한 러닝타임’에 몸을 맡겼다. 이 영화는 청춘 성장기라 쓰고, 어쩌면 ‘루저들의 이야기’에 가깝다. 대단한 반전도, 충격적인 결말도 아니다. 그저 보고 있노라면 은근히 따뜻해지는, 모닥불 앞에서 툭툭 튀는 불씨를 바라보는 듯한 감정에 가깝다. 다만 요한이라는 인물이 맞닥뜨리는 성공의 전개는 다소 급작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관객을 결말로 끌고 가기 위한 서사의 속도가 조금은 서두른 인상이다. 주연 배우의 우수 어린 눈빛 연기는 인상적이다. 〈미생〉 속 임시완이 떠오를 만큼, 촉촉하고 여린 표정 연기가 영화의 정서를 잘 받쳐준다. 다만 ‘원톱 스타’가 주는 존재감의 무게는 여전히 느껴진다.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대중에게 각인된 얼굴의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게

[콘텐츠인사이트] 왜 ‘착한 영화’는 흥행에 실패할까… <넘버원>을 보고

너무 안타깝다. 참 가슴 따뜻해지는, 말 그대로 ‘착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흥행 전선에서는 일찌감치 이탈했지만, 연휴의 끝자락에 이 영화를 선택한 건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고백을 하나 하자면, 아주 오래전 동생을 먼저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 이제는 가슴 먹먹함을 넘어, 기억조차 세월의 저편으로 희미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현듯 눈시울이 붉어지는 순간이 있다. 이런 영화를 마주할 때는 예외 없이 그렇다. 그래서 먼저 말해두고 싶다. 가족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시거나, 어쩌면 이번 작품은 피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추신도 아니지만, 이 말은 꼭 남기고 싶었다.) 주인공(최우식)은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을 때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숫자가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을 겪는다. 이 숫자는 오직 그에게만 보이고, 결국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공승연)와의 관계에도 균열을 만든다. 주위에서 팔자가 사납단 소리를 듣는 엄마는 이미 남편과 큰아들을 떠나 보냈다. 이제 남은 혈육은 둘째 아들 하나뿐인데, 그마저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앞에 놓인다. 영화는 이렇게 다소 말이 안 되는

[콘텐츠인사이트] 말도 안 되는 설정이지만, 말이 되게 만들려는… 디플 <블러디 플라워> 시즌1 리뷰

여기 한 의사가 있다. 그는 살인자다. 그가 죽인 이들은 모두 범죄자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의사의 피가 치료 불가능한 불치병 환자들을 살릴 수 있다. 유죄인가, 무죄인가. 혹은 무죄 같은 유죄인가, 유죄 같은 무죄인가. 넷플릭스 신작을 거의 섭렵하다 보니, 오랜만에 다시 디즈니플러스에 접속하게 됐다. 말도 안 되는 설정처럼 보였지만, 스릴러 장르를 워낙 좋아하는 터라 설 연휴 잠깐 짬을 내어 보기엔 총 4부작 구성의 시즌1이 부담 없었다. 솔직히 2화까지는 다소 지루했고, 3화부터 그럭저럭 볼 만해졌으며, 4화에 이르러서야 호기심을 자극하는 지점에서 마무리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킬링타임용 작품’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만, 짧게나마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는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 말도 안 되는 설정에, 몰입할 수 있을까 “이게 현실도 아니고 영화인데, 그냥 그렇다고 여기고 보면 되지. 뭘 그리 따져?” 가끔 함께 사는 사람이 내뱉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영화일지라도 ‘개연성’을 꽤 중시하는 편이라, 그 고리가 느슨해지는 순간 몰입이 확 깨져버린다. 불치병을 살려낼 수 있다는 설정, 그 치료제가 살인

[콘텐츠인사이트] 진실과 거짓, 그 경계선… <레이디 두아> 최종 리뷰

“언제나 찾아오는 부두의 이별이 아쉬워 두 손을 꼭 잡았나~…” 단지 ‘부두’라는 단어의 차용 때문만은 아니다. 이 노랫말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심수봉의 애잔한 목소리가 영화의 OST처럼 뇌리를 스쳤다. ‘부.두.아.’ 제목만 봤을 때, 그리고 처음 접했을 때 이 단어 자체가 주는 어감은 흥미로웠다. 다만 ‘재미있겠다’보다는 ‘이게 뭐지?’에 더 가까웠다. 철저하게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심리학 박사는 아니지만 인간 본연의 감정을 건드리는 가스라이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스스로 진화하는 괴물이 되어가는 인물. 그녀가 바로 주인공 신혜선이 연기한 ‘두아’다. 마지막 질문은 많은 생각을 남긴다. (*사실 그녀가 거짓말을 일삼는 사기꾼이라는 사실은 보는 내내 인지하게 되지만, 마지막 8화에서 그녀의 변론(?)을 듣고 나면 생각이 한순간 혼미해진다.) “이름이 뭐예요?” 무명씨도 있지만, 모든 이에게는 이름이 있다. 사람뿐 아니라 사물조차 그렇다. 기독교 신자로서 운명을 믿는다고 말하면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나는 태어난 팔자, 숙명(여기서는 명운까지 포함해)을 어느 정도 믿는 편이다. 매회 1시간을 넘지 않는 총 8부작. 올 설 연휴 안방을 ‘후끈’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