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국내 미용의료 대표기업 파마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인적분할 및 사실상 중복상장 추진 결정에 대해 소수주주와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결정이 대주주인 정상수 이사회 의장 이익에 집중된 ‘지배구조 강화’ 수단이라는 비판과 함께, 기업가치 훼손과 시장 신뢰 저하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적분할 명분 불투명…실질적 중복상장 우려”
파마리서치는 6월 13일, 존속회사 ‘파마리서치홀딩스’(가칭)와 신설회사 ‘파마리서치’(가칭)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분할 비율은 존속회사 75%, 신설회사 25%로, 기존 사업은 신설회사로 이관된다.
회사 측은 “인적분할은 주주 전체에 신주인수권을 부여해 물적분할과 다르다”고 강조했으나, 시장에서는 “결과적으로 모회사·자회사 모두 상장하는 중복상장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머스트자산운용(지분 약 1%)은 16일 공개 의견서에서 “인적분할 이후 현물출자를 통해 모회사와 자회사를 모두 상장시키는 구조는, 자본시장에서 문제됐던 물적분할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머스트운용은 “지주회사 필요성이 있었다면 100% 자회사 물적분할 후 재상장을 피하는 방식이 더 바람직했다”며 “이번 결정이 전체 주주가 아닌 대주주만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주가 17% 급락…기업가치 할인 우려”
파마리서치 인적분할 소식이 전해진 직후,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분할 발표 이후 주가는 17% 이상 급락했다. 이는 중복상장 구조에 따른 기업가치 희석, 지배구조 불확실성, 소수주주 보호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SK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가에서도 “지주사-사업회사 동시 상장은 일반적으로 기업가치가 할인되는 요인”이라며 “특히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지는 반면 소수주주 권익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배구조 강화, 소수주주 이익 침해 논란”
전문가들은 이번 인적분할이 대주주 지배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소지가 높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분할 후 대주주 지분율은 기존 30%에서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법 전문가인 김성욱 변호사(법무법인 율촌)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주사-사업회사 동시 상장은 대주주가 적은 자본으로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라며 “소수주주 이익 침해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파마리서치의 지분구조…정상수 이사회 의장 등 34.5% 보유
정상수 이사회 의장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약 3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25년 3월 25일 기준, 최대주주 등(본인+특별관계자)이 보유한 보통주는 3,628,769주로 전체 지분의 34.53%에 해당한다. 또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은 119,952주(1.14%)다. 파마리서치프로덕트 우리사주조합이 112,219주(1.07%)를 보유하고 있다.
그외에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소수 지분(각 1% 미만~1.5% 내외)을 분산 보유하고 있다. 전체 보통주 중 유동주식수는 6,648,660주로, 전체의 63.26%에 해당한다.
정상수 의장이 이끄는 최대주주 그룹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소수주주 및 기관투자자 지분이 분산된 구조다. 최근 인적분할 및 지주회사 체제 전환 추진 과정에서 최대주주 지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주요 우려로 지적되고 있다.
“증권가 일부는 ‘성장성’ 주목…그러나 본질적 문제는 미해결”
일부 증권사(삼성증권, 현대차증권 등)는 “리쥬란 등 글로벌 성장성과 신설법인 수익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의 본질적 우려인 지배구조 불확실성, 소수주주 권익 보호 미흡, 기업가치 할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상법 개정·주주권 강화 논의 촉진할 듯”
이번 파마리서치 사태는 향후 상법 개정, 소수주주 권익 보호 강화 등 제도 개선 논의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트자산운용은 “향후 상법 개정시 회사의 의사결정이 전체 주주에 충실했는지 따져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 및 중복상장 추진은 대주주에게 유리한 지배구조 강화 수단이라는 비판과 함께, 소수주주 이익 침해 및 기업가치 할인 우려로 시장 신뢰를 흔들고 있다.
리쥬란을 앞세운 글로벌 성장성 기대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 문제 해결 없이는 지속적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