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가 올해 안에 디지털 결제 기능 등을 포함한 금융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린다 야카리노 엑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엑스 계정에 "모든 것의 앱을 위한 또 다른 이정표"라며 "비자가 올해 데뷔하는 X머니(XMoney) 계좌를 위한 우리의 첫 번째 파트너"라고 발표했다.
앞서 야카리노 CEO는 새해를 몇시간 앞두고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X 머니를 X TV, 인공지능(AI) 챗봇 그록(Grok) 등과 함께 소개하며 “2025년도의 엑스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방식으로 여러분을 연결할 것”이라면서 금융 서비스 X머니의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엑스는 세계 최대 신용카드 회사인 비자와의 제휴를 통해 X머니 계좌에서 글로벌 송금 기능 '비자 다이렉트'로 안전하고 빠른 자금 이체, 이용자의 직불 카드에 연계된 개인 간 금융거래(P2P) 지불·결제 등이 가능하게 된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X머니 서비스가 올해 1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며, 더 많은 금융사와 제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X머니의 서비스는 단순히 엑스에 금융기능만 붙인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미국에서 디지털 P2P 거래에 주로 사용되는 젤(Zelle)이나 벤모(Venmo)뿐만 아니라 모바일 결제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애플 월렛의 금융 서비스 시장까지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에서 엑스의 금융 서비스 허가를 지역마다 신청해 엑스의 자회사인 X페이먼츠는 현재 미국 내 41개 주에서 송금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이는 시스템 출시를 위한 법적 기반을 끝마쳤음을 의미한다.
머스크 역시 2022년 10월 트위터를 440억달러에 인수해 엑스로 바꾸기 전부터 소셜미디어에 더해 금융 결제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 앱', '모든 것의 앱'(Everything App)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즉 엑스를 단순 SNS 네트워킹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를 갖춘 '올인원' 플랫폼, 슈퍼앱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위해 한걸음 나아간 셈이다. 이제 엑스의 경쟁사가 더이상 메타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가 아니라는 것이다.
X머니는 인공지능, 금융, 미디어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플랫폼으로 구축하고 싶다는 비전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으로, 플랫폼에서 거래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데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빅테크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막강한 자금력과 테크놀로지 리소스가 결합된다면 엑스가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기관이 될 수 있다"면서 "엑스가 그동안 감소한 광고 수익을 대신해 송금·결제 등 금융 서비스를 통해 수수료·이자 등의 이득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은 X머니 결제 시스템에 가상화폐도 쓸 수 있을 지 여부다.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전문 매체 크립토슬레이트는 “암호화폐 애호가들은 X머니가 도지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한다. 머스크가 오랫동안 블록체인을 지지해 왔기 때문이다"면서 “이미 머스크의 테슬라는 자사 상품에 대해 도지코인 결제를 허용하고 있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가 온라인 결제 사업에 손을 대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CEO로 유명세를 떨치기 전 머스크 CEO는 이메일 기반의 송금 시스템의 온라인 은행 플랫폼 '엑스닷컴'을 설립한 경험이 있다. 이후 엑스닷컴은 맥스 레브친과 피터 틸이 설립한 온라인 송금 서비스 업체 컨피니티와 합병해 2001년 글로벌 결제 플랫폼인 페이팔을 탄생시켰다.
엑스가 X머니를 통해 암호화폐와 전통 결제 시스템을 통합하는 데 성공한다면, 글로벌 결제 시장에 또다른 계열의 새로운 혁신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