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6 (화)

  • 흐림동두천 0.0℃
  • 흐림강릉 5.6℃
  • 흐림서울 1.7℃
  • 맑음대전 0.6℃
  • 맑음대구 0.5℃
  • 맑음울산 2.3℃
  • 맑음광주 2.9℃
  • 맑음부산 5.8℃
  • 맑음고창 0.8℃
  • 맑음제주 6.0℃
  • 흐림강화 2.3℃
  • 맑음보은 -1.6℃
  • 맑음금산 -0.1℃
  • 맑음강진군 -0.1℃
  • 맑음경주시 -1.3℃
  • 맑음거제 2.1℃
기상청 제공

산업·유통

[공간사회학] 25달러 생수·헤일리비버 스무디로 월마트 4배 매출…에레혼, '마트'를 넘어 '문화'가 된 성공비결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미국 LA에서 시작된 유기농 슈퍼마켓 체인 ‘에레혼(Erewhon)’이 전 세계 유통업계와 마트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히 식료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소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한 에레혼의 성공 전략과 그 의미를 다각도로 분석한다.

 

에레혼(Erewhon)은 무엇인가

 

에레혼(Erewhon)은 1966년 일본계 이민자 미치오 쿠시(Michio Kushi)와 아벨린 쿠시(Aveline Kushi) 부부가 보스턴에서 설립한 유기농 식품점에서 출발했다. 브랜드명은 영국 소설가 새뮤얼 버틀러의 소설 『Erewhon』에서 따왔는데, 이는 ‘Nowhere(어디에도 없음)’를 거꾸로 배열한 단어로, 현실에서는 찾기 힘든 유토피아적 이상향을 지향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현재 에레혼은 캘리포니아주 LA를 중심으로 10개 매장을 운영하며, 미국 내에서 가장 프리미엄한 유기농 슈퍼마켓 체인으로 자리잡았다. 매장당 평균 매출은 1억7000만 달러(2023년 기준)로, 이는 미국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의 4배에 달하는 평당 매출을 기록하는 수준이다.

 

 

에레혼의 비즈니스 모델과 차별화전략…초프리미엄 전략과 브랜드경험 공간

 

에레혼의 가장 큰 특징은 ‘초고가 프리미엄 전략’이다. 매장에서는 물 한 병에 25달러, 스무디 한 잔에 20달러 등 일반 마트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격의 제품들이 판매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은 늘 인파로 북적이고, 주요 제품은 품절 사태를 빚는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브랜드 경험’에 대한 철저한 전략이 있다. 에레혼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건강·웰빙·윤리·지속가능성 등 현대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매장 경험에 녹여냈다.

 

매장 내에는 영양사 상담, 토닉바, 비건 화장품, 친환경 패키징 등 다양한 체험 요소가 마련되어 있다. 고객간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하는 매장 구조와 친절한 직원 배치도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 형성에 일조한다.

 

셀럽 마케팅과 인플루언서 협업


에레혼 성공의 또 다른 핵심은 ‘셀럽 마케팅’과 ‘인플루언서 협업’이다. 할리우드 스타와 인플루언서들이 에레혼 매장에서 인증샷을 올리는 것이 일종의 문화가 됐다.

 

특히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 등 유명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출시한 ‘스타 스무디’는 월 4만잔 이상 판매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게다가 해당 스타(인플루언서)의 스무디가 많이 팔릴수록 해당 원작자에게 더 많은 수익을 셰어하는 비즈니스모델도 진행하고 있다.

 

헤일리 비버는 저스틴 비버의 와이프이며, 켄달 제너의 절친으로 더욱 유명세를 얻었다. 이들 금수저 모델들과 어울려 다니며 막강한 인스타그램 파워를 얻게 되었다.

 

알렉 볼드윈, 대니얼, 윌리엄, 스티븐 4형제가 헐리우드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볼드윈 패밀리 중 막내인 스티븐 볼드윈의 딸로 태어났다. 어머니 케냐 데오다토는 브라질 음악의 전설 에위미르 데오다토의 딸로 외가 또한 친가 못지않게 쟁쟁한 집안이다.

 

이러한 SNS 바이럴 마케팅은 젊은 세대의 유입을 견인하며, 에레혼을 ‘힙스터의 성지’로 만들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에서는 ‘에레혼 인증샷’이 끊임없이 업로드되고 있다.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진화

 

에레혼은 단순히 유기농 식품을 파는 마트가 아니라,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경험공간'으로 진화했다. 에레혼은 최근 자체 의류 컬렉션까지 출시하며, 슈퍼마켓을 넘어 ‘디자이너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발렌시아가(Balenciaga)와의 협업, LA 로컬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 등은 에레혼을 단순 유통업체가 아닌,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이처럼 에레혼은 식료품점이 ‘문화적 공간’이자 ‘커뮤니티 허브’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객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건강·가치관·사회적 지위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기존 마트와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한국 유통업계에 던진 화두


에레혼의 성공은 국내외 유통업계에 다양한 시사점을 던진다.

 

경험의 계급화와 초프리미엄 전략이다. 단순한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경험의 계급화’를 통해 부유층과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초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했다. 또 폭발적인 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과 인플루언서 협업이 젊은 세대의 유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역 특화와 로컬리티를 강조한 점도 성공요인이다. LA라는 지역성과 로컬 식재료, 건강식, 지속가능성을 강조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또 매장 내외에서 고객간 네트워킹과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브랜드 충성도를 극대화했다.

 

가격과 가치의 역설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극단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과 ‘셀럽의 선택’이라는 상징적 가치를 소비하는 현상이 흥미롭다.

 

 

사회·문화적 의미와 흥미로운 포인트


유토피아적 이상과 현실의 접점을 뜻하는 에레혼은 ‘Nowhere’의 반어적 의미처럼, 현실에서는 쉽게 찾기 힘든 완벽한 건강·윤리·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을 소비자 경험에 녹여냈다.

 

극단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과 ‘셀럽의 선택’이라는 상징적 가치를 소비하는 현상은 유통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한때 지역 슈퍼마켓에 불과했던 에레혼이 패션쇼, 글로벌 브랜드 협업 등으로 문화적 아이콘이 된 점은 유통업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에레혼은 단순한 식료품점이 아니라, ‘경험·문화·가치’를 파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초프리미엄 전략, 인플루언서 마케팅, 커뮤니티 구축 등은 기존 유통업계의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혁신적 시도다. 국내외 유통·마트업계가 에레혼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기업 에레혼 벤치마킹…신세계 마켓, 마켓컬리, 시몬스

 

한국에서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마켓, 마켓컬리, 초록마을 등에서 에레혼식 전략의 일부가 구현되고 있다. 초프리미엄 식품관, 맞춤형 VIP 서비스,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은 분명 에레혼의 성공 방정식을 한국 시장에 맞게 변주한 결과다.


다만, 에레혼이 보여준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경험의 극대화’, ‘셀럽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한 브랜드 아이콘화’ 등은 아직 국내 유통업계에서 본격적으로 구현되었다고 보긴 어렵다.

 

향후 국내 유통업계가 에레혼의 모델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한국적 맥락에 맞게 발전시킬지 주목된다.

 

특히 시몬스의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등 소셜라이징 팝업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소비층인 MZ세대를 중심으로 두터운 팬덤을 구축하려는 시도도 에레혼과 비슷한 결을 갖고 있다. 브랜드 스토리를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는 대신, MZ세대의 눈높이와 관심사에 맞춰 그들이 흥미롭게 여기는 요소를 친근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66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매출·시장점유율 껑충" 한·일 합작기업 동아오츠카, 13년만에 47세 일본인 대표 세대교체…포카리스웨트, 시장점유율 50% 넘었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국내 대표 한·일 합작 음료사 동아오츠카가 일본인 공동대표를 13년 만에 교체하며 새로운 경영 시대를 열었다. 1978년생 일본인 코나가이켄(47세) 대표이사가 새해 초부터 공식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며, 한국 측 박철호 대표(1968년생)와 함께 공동 경영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기존 일본인 대표였던 타치바나토시유키(1965년생)는 정년을 맞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경영 구조 및 지분 현황 동아오츠카는 한국 동아쏘시오그룹과 일본 오츠카제약이 각각 49.99%, 5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법인이다. 이에 따라 양사가 각각 1명의 대표이사를 선임해 공동 경영을 실시해왔다.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 나랑드사이다, 오로나민C, 데미소다, 오란씨, 데자와 등 국내 대표 음료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으로, 2024년 기준 매출액은 3,821억원, 영업이익은 280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3년간 매출 성장률이 9.3%에 달하는 등 외형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력 제품 포카리스웨트 시장점유율 및 매출 포카리스웨트는 동아오츠카의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2024년 매출만 2,0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이온음료 시장 점유율은 50%를

[The Numbers] 이마트, 신세계푸드 공개매수 앞두고 선행매매 논란…거래량 급증에 ‘정보 유출’ 의혹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이마트가 자회사 신세계푸드의 완전자회사 편입과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하며 공개매수에 나서자, 공시 직전 거래량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해 선행매매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12일 신세계푸드의 거래량은 34만9157주로 올해 1월 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일평균 거래량(2만1000주)의 1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날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은 최근 월평균과 비슷했지만, 신세계푸드만 유독 거래량이 급등하며 선행매매 의혹이 제기됐다. 공개매수가는 주당 4만8120원으로, 공시 전 영업일(12일) 종가(4만100원) 대비 20% 프리미엄이 적용됐다. 이마트는 이번 공개매수로 유통주식 전량을 취득해 지분율 93.36%를 확보할 계획이며, 총 공개매수 대금은 약 706억원이다.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공개매수 발표 전 선행매매 논란은 반복적으로 발생해왔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월에도 상장사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한 선행매매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통보한 바 있다. 신세계푸드 종목토론방에서는 주주들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도 안 되는 낮은 가격에 공개매수를 한다는 것도 불만인데, 정보까지 새고 주가를 누르

동국제약, 흡수까지 고려한 액상 제형의 ‘로얄 알부민 골드’ 출시…"엄격한 품질 관리 적용해 안전성·신뢰성 확보"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동국제약(대표이사 송준호)이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단백질을 챙길 수 있는 ‘로얄 알부민 골드’를 출시했다. ‘로얄 알부민 골드’는 동국제약의 독자적인 배합으로 만든 고함량의 알부민혼합액DK를 포함하고, 빠른 흡수와 체내 이용을 고려해 액상 제형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벨기에산 난백 알부민과 국내산 실크 펩타이드 등 프리미엄 원료를 사용한 알부민혼합액DK(함량 98%, 19,600mg)를 담았으며, 그 외 비타민 B1·B2·B6, 아연, L-아르기닌, L-아스파트산 등을 더해 일상에서 부족해지기 쉬운 다양한 영양 성분을 공급하도록 설계됐다. HACCP 인증 시설에서 생산해 엄격한 품질 관리 기준을 적용했으며, 빛을 차단하는 갈색 유리 용기를 적용해 내용물의 안정성을 높였다. 또한, 백화점에서는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출시 전 사전예약을 진행하였으며, 초도물량이 완판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확인했다. 동국제약 건식사업부 담당자는 “알부민은 영양분이나 호르몬을 운반하는 우리 몸의 ‘택시’ 역할을 수행하고, 체내 영양 균형과 생리 기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장 단백질”이라며, “새콤달콤한 사과 맛으로 부담없이 섭취할

[공간혁신] 롯데, 뉴욕팰리스호텔 건물 이어 호텔부지 인수 계약 체결…"해외 핵심자산 기반 글로벌 전략 속도"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롯데가 뉴욕 대교구의 롯데뉴욕팰리스(LOTTE New York Palace) 호텔 부지를 인수한다. 롯데뉴욕팰리스를 운영 중인 롯데호텔앤리조트(이하 롯데호텔)는 호텔 건물에 이어 토지까지 인수하며, 장기적인 투자 및 운영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토지 인수 금액은 4억9000만 달러(한화 약 7000억원)다. 롯데호텔은 2015년 뉴욕 맨해튼의 상징이자 뉴욕 최초의 5성급 호텔인 ‘더 뉴욕 팰리스 호텔(The New York Palace Hotel)’을 인수해 ‘롯데뉴욕팰리스’로 이름을 변경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당시에는 건물만 매입하고 토지는 임차하는 구조였으나,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상승과 미래 자산 가치를 고려해 토지 인수를 추진해왔으며, 뉴욕 대교구와 장기간 협상을 거친 끝에 토지 거래가 성사됐다. 롯데뉴욕팰리스 호텔 부지는 뉴욕 카톨릭 대교구가 보유하고 있으며 25년마다 임차료를 갱신하는 구조다. 25년 전과 비교해 토지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이번 임차료 갱신 시 큰 폭의 임차료 인상이 예상됐지만 이번 인수를 통해 불안전성을 해소했다. 이번 토지 인수는 재무 건전성 개선을 포함한 그룹 포트폴리오 전

"속근육까지 자극하는 경락 디바이스"…에이피알, 메디큐브 에이지알 ‘부스터 브이 롤러 헤드’ 출시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글로벌 뷰티 기업 에이피알(대표이사 김병훈)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이 차세대 EMS 기술을 탑재한 얼굴 윤곽 관리용 신제품 ‘부스터 브이 롤러 헤드’를 출시하며 결합형 디바이스 라인업을 강화했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온라인 공식몰을 통해 신제품 ‘부스터 브이 롤러 헤드’를 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제품은 ‘부스터 프로 미니 플러스’와 결합해 사용하는 헤드 형태의 디바이스다. 에이피알은 지난 7월 ‘부스터 진동 클렌저 헤드’와 ‘부스터 프로 미니 플러스’를 출시하며 브랜드 최초로 ‘결합형 뷰티 디바이스’를 선보였는데, 이번 ‘부스터 브이 롤러 헤드’를 추가 출시함으로써 클렌징부터 기초 케어, 탄력까지 한 번에 관리하는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번 ‘부스터 브이 롤러 헤드’는 에이피알의 최초 뷰티 디바이스이자 1세대 인기 제품이었던 ‘에이지알 더마 EMS샷’을 소비자 니즈에 맞춰 리뉴얼한 제품이기도 하다. 에이피알은 그간 축적해 온 뷰티 디바이스 R&D 인프라와 자체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제품보다 더 강력하고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부스터 브이 롤러 헤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