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며 서유럽 패키지 가족여행을 통해 살펴본 공간 스토리는 이제 마무리 할까 합니다. 패키지의 특성상 전날 늦게 마무리 할 경우엔 상대적으로 아침 시간이 여유롭고(그래봐야 한 시간 정도지만), 반대의 경우는 새벽부터 분주한데 감안해서 마지막은 일찍 숙소를 나섭니다. 말로만 듣던 이탈리아의 피렌체! 르네상스가 시작된 도시 정도로만 인지중이었는데 곳곳이 고풍스러웠고, 다비드상과 온동네를 감싸는 가죽 스멜은 아직도 제 몸에 마치 삼겹살 내음처럼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 어딜 가도 가죽공예가 일품, 여기서 구찌와 프라다가 탄생했군요.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영화 기억하시죠? 바로 여기서 촬영했군요. 작은 공방이지만 명화의 숨결이 숨쉬는 공간이라 생각하니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점심땐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식당에서 스테이크도 맛보고, 함께 나온 파스타는 왜이렇게 맛난지 개눈 감추듯 순식간에 뱃속으로 집어넣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작은 녀석이 멀미를 했는지 속을 좀 개워내서 다혈질의 이탈리안 버스 기사님이 화를 무척 내셨는데 저희도 일부러 그런건 아니랍니다~ .패키지 여행 특성상 기사님들도 숙박을 해가면서 일정 내내 동행중인데 그
“창공에~ 빛난 별~ 물 위에 어리어~” 중학교 때인가 그냥 가사의 내용을 음미함도 없이 무조건 외워 음악 기말고사 때 불렀던 그 노래, 바로 ‘산타루치아’였죠. 드디어 그 가사를 제대로 음미하며 바로 그 장소 ‘베네치아‘에 입성했습니다. 가이드 선생님 왈 “보고 놀라지 마시라~ 물 위에 그냥 물도 아니고 바다(아드리아해) 위에 지어진 수중도시 입니다”라는 설명에. 모 그냥 그렇겠지~ 영화에서 많이 봐서 느낌 아니까...라고 치부했는데 이내 제 자신이 미워졌습니다. 보통 건축물이라고 하면 땅 위에 짓는 걸로 의례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거 참, 얕은 천위에 기둥을 세워 빌딩 하나 올린 것도 아니고 도시 전체가 수중도시라니. ‘공간’이란 녀석의 활용은 무궁무진한 듯 합니. (이런 생각을 해낸 인간이란 동물은 참으로 위대하구요.) 안젤리나 졸리의 별장도 여기 있었군요. 그리고 세계 3대 영화제라 불리우는 베니스 영화제도 여기서 개최된 거고(칸느 영화제는 운좋게도 예전 영화 홍보맨 시절 가봤답니다~ 에헴) 그저 물 위라는 1차원적 해석을 넘어 스토리를 입히고, 그에 걸맞는 뭔가를 만들어 낸 베네치아 사람들이야말로 위대한 상인이란 호칭이 그냥 나온게 아님을 또 한번 느
어느덧 5일째를 맞이하며, 이제 이 곳에서 보낸 날 보다 돌아갈 날이 더 짧게 남아 아쉬움이 커가고 있습니다. 이 플렉스 생활에서 다시 미생으로 복귀한다고 생각하니 그저 한숨만이 가득하네요. 하지만 아직 남은 일정도 제법이니 다시 마음을 비우고 부처님 미소 한번 지어 봅니다. 참, 오늘 아침 와이프가 자고 일어나며 “오빠~ 나, 코피….(그럼에도 웃음)” 짧은 시간 몰아서 봐야하니 연일 강행군…그게 바로 ‘코피지? 패키지(투어)!’ 입니다. <융프라우의 경제학> 자연의 신비로움, 경외감 그 앞에 무릎 꿇지는 않았으나 동경을 넘어 경이로운 몸과 마음가짐으로 그 곳을 접했습니다. 군대 다녀오신 우리 남자분들, 부동자세라고 기억하시죠? 움직이지 않는 자태가 어찌나 웅장하던지~ 비웠을 때의 공간미도 있지만, 이 곳에서는 차지하고 있는 공간미가 압권입니다. 마케팅의 끝판왕, 알아서 전세계에서 찾아 오는 손님들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더한 비경으로 돈을 싹쓸이(?)하는 끝판왕…저는 (융프라우)를 감히 그렇게 설명하고 싶네요.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지 근처까지 이어지는 기차 / 내려올 땐 360도 파노라마 장관이 펼쳐지는 곤돌라 / 무엇보다 ’신 컵‘이라 불
시작이 반이다란 속담을 사실 좋아하는데 이제 싫어지네요~ 어느덧 넷째날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패키지 여행에 감사하고(이동, 치안, 발권, 예약 등) 한편으론, 실망하며(노자유, 빡셈, 통제, 획일) 그럼에도 다시 선택한다면 전 ‘패키지‘파 일 듯 합니다. 스위스로 가는 떼제베를 타야 하기에 (cgv 아니죠~ tgv 맞습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숙소에서 발걸음을 관광버스로 옮겼네요. 유럽은 비행기와 선박이 아닌 육로를 통해 국경을 통과하면 다른 나라기에 차로 이동하는 시간도 길고 그래서 기사님들의 중간 휴식은 물론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대비, 차 안에도 화장실(간이)을 갖췄습니다. 작다면 작은 버스 내부 공간 한켠에 그래도 화장실을 설치한 걸 보면 정말 ‘공간’이 주는 매력은 어디까지 일 지 되새겨 봅니다. 살아가며 많은 언덕을 가봤지만 막 도착한 몽마르뜨 언덕은 목마른 저의 갈증을 달래는 단비 같았습니다. 사실 별 것 없는 듯 하나 반 고흐와 같은 생전엔(아마도) 무명씨의 화가들, 아기자기한 카페골목, 대학 캠퍼스와 같은 잔디밭을 뒤로 한 채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사크레 쾨르 대성당 등 정말 엄지척인 Hill로 여기 앉아 따사로운 볕을
이렇게 황금같은 이 시간도 곧 끝나겠죠? 엔데믹을 맞아 어렵사리 가족 구성원 모두 시간을 내서 함께 서유럽이란 공간을 이동하고 있습니다. <크로와상> 영국을 찍고 찾은 프랑스는 정말 ‘크로와상’의 나라가 맞나 봅니다. 4성급 호텔이라 기대도 안했건만 조식뷔페서 만난 이 놈은 어찌나 실하던지... 한국에서 그렇게 맛있게 흡입한 파리바게뜨 빵은 “훠~이”라며 저리 가라고 외치고 싶었답니다. 그러고보니 단지 밀가루를 잘 포개서 오븐에 굽고 버터에 발라 나오는 줄만 알았는데 이 크로와상 맛의 비밀 역시 폴딩 속 차지하는 ‘공간’이고 그 장소에 스며든 굽기와 찰짐이 맛을 좌지우지 하는 걸 깨달았습니다. 확실히 여행은 뭔가를 일깨워주는 특별한 매직을 갖고 있네요. <개선문> 먼 발치서 바라보며 그저 한자의 ‘門 문’을 닮았다 치부했는데, 가까이 다가설수록 내뿜는 위용은 어렸을 적 부루마블 게임에서만 봤던 일반문이 아니었습니다. 점심 식당도 나폴레옹 형님께서 자주 애용하던 오래된 식당의 명당 자리라 들었는데(연어가 어찌나 맛나던지…)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이 문앞에 서있으니 제가 마치 연개소문이라도 된 느낌이 팍! 들었답니다. 도시의 한 가운데 공간
“빡세다 빡세~“ 드뎌 한숨 푹 자고, 시차에 적응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둘째날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예전 직장 10년 근속 후 부여되는 안식월 때 큰아들과 갔던 동유럽 대비 역시 서유럽은 달라도 많이 다르네요. (호텔 퀄러티 및 조식뷔페 또한 매우 만족) 오늘은 일명 ‘런던‘ 뽀개기 입니다. 많이 배웠고(Learn done) 여기저기 달렸습니다. (Run done) 우리나라도 도심 속 한강공원을 비롯해 남산 등 여러곳의 공원(park)이 있지만, 영국은 정말 곳곳에 파크와 자연이 숨쉬는 ‘공간 천국(space paradise)’같습니다. 발 길을 옮길만 하면 공원이고, 잠깐 쉬려고 하면 귀신처럼 등장하는 곳이 공원이었습니다. 크로아티아 옛성처럼 도시 어딜가도 만나볼 수 있는 위인들의 동상 그리고 박물관과 각종 공원(Park)은 제가 서 있는 이 공간이 마치 시공을 초월해 존재하는 ’닥터스트레인지 유니버스’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공간이 영감을 줬을 것이고 이에 영국에 문인들이 넘쳐나고 예술인이 많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군요. 타워브리지의 위용, 성당의 종소리 보다 성스러운 빅벤 타종사운드 아울러 버킹엄 궁전 & 웨스트민스터 사원 등은 과거 교과서
“패키지라고? 그것도 (서)유럽을 (시작되는) 주말+평일5일+(이어지는) 주말 포함 고작 9일간? 한 나라도 아니고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를…?” 이구동성으로 쏟아진 주위 지인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이건 아니다~”였습니다. 하지만 저희 패밀리는 수동으로 보여지겠지만 편함, 뭔가 자체 기획한 것들의 실행이란 뿌듯함 대신 기성품이 주는 만족감, 그리고 어차피 여행은 사랑하는 가족이 지금 이순간 함께 모여 사진도 찍고 담소도 나누며 원활하게 이동하자는 극강의 이기주의(?)에 길들여 진 채 패키지 여행을 선택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내내 붙어 있어야 하고 / 삼시세끼를 같이 먹어야 하며 / 여행 기간 내내 함께하니 우리는 정말 ‘한 공간’에 있게 된 것이지요 (*이게 뭐 대단하냐고 물으실 수도 있으나, 바야흐로 핵가족을 넘어 1인가구 전성시대에 4명이 온전하게 함께하는 것은 쉽지 않음이 분명합니다.) [출발] 그나마 근면하게 예약한 건 바로 ‘호출형 모빌리티’ 통행료 포함 10만원이 넘는 부담스런 가격이었으나 비오는날 지하 주차장에서 트렁크(3개) 등 다 싣어주시고, 4명이 편리하게 인천공항까지 이동했으니 만족합니다. 비용이 주는 부담감 대신 저흰 여유 넘
한 때는 한쪽 귀에만 착용하고 있어도 얼리어답터처럼 보이기도 했던 에어팟, 갤럭시버즈 등으로 대표되는 무선 이어폰(ear phone). 헤드셋과 달리 사이즈도 컴팩트하고, 말 그대로 선이 없는 무선이니 걸리적거림도 없고... 시장 지배력이 큰 몇몇 제품 일색에서 이제 브랜드도 다양화되고 가격도 많이 내려가면서,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구식으로 보이는 이른바 ‘무선 이어폰 전성시대’ 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가요, 친구가 알려준 팝송, 차분한 마음가짐을 위한 클래식 등등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이동하는 시간 음악에 푸~~욱 빠지게 만들어 준 고마운 ‘장치’. 어젯밤 놓친 영화와 드라마도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해서 볼 수 있게 해 준 ‘주인공’. 팟캐스트는 물론 유튜브와 오디오북까지 ‘내 귀에 캔디’처럼 달콤하게 속삭여주는 ‘고막 애인’. 그런데 이처럼 각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양손의 자유와 함께 공간적 번거로운 없이 지내게 만들어 준 이 친구는 사실 경청과 애청의 아이콘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에티켓이 중요시되면서 또 개인의 권리가 소중히 되면서, 이름 모를 남들의 ‘잡담’ / 그들만의 ‘아우성’ / 타인들의 ‘고성방가’ / 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