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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강남비자] 강남사람들이 '집 안 숨은 공간' 찾는 이유…피트공간 많은 아파트, 더 비싸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에도 강남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강남 환상’ 혹은 '강남의 찐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비강남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 때론 강남을 우상화하고, 때론 강남을 비하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강남의 가치가 급등해 비자를 받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강남VISA'라 명명한다. 나아가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디바이드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허상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니 오해없이 그냥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아파트의 피트(PIT) 공간을 아시나요? 이 용어를 아신다면 그래도 부동산 고수라고 할 수 있겠다. 인테리어 입주박람회와 신규 입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는 가전 등 물품구입은 물론 인테리어 공사로 “집 안의 숨은 공간을 확장해 드립니다”라며 홍보하는 업체가 많다.

 

강남 부자들은 이 공간을 매우 선호하며 이를 적극 활용한다. 일부 부유층은 피트공간 있는 아파트를 매수하기도 하고, 신축 분양 아파트에서 피트 공간만 찾아내 청약하기도 할 정도로 열성을 보인다.

 

피트공간은 건축 설비나 각종 배관을 설치하거나 통과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6~15㎡ 정도의 공간으로, 지하부터 맨 꼭대기 층까지 수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공간은 통신배선실(TPS, Telephone Pipe Shaft), 전기배선실(EPS, Electrical Pipe Shaft), 파이프실(PS, Pipe Shaft) 등을 포함하며, 설비 유지 보수 시 이용되고,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와 불길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세대 내와 피트 공간 사이의 벽은 철근콘크리트로 만든 내력벽이 아닌 합판이나 벽돌로 막아놓은 가벽 형태가 많아 확장도 용이하고, 확장해 개인공간으로 사용한다.

 

아파트 평면도(도면)에서 피트 공간은 일반적으로 'X'자로 표시돼 있다. 이러한 표시는 해당 공간이 피트 공간임을 의미하며, 전용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공용면적이다. 강남 부자들은 이 숨은 공간을 찾아 이를 전용공간으로 확장해 드레스룸, 개인금고, 팬트리, 창고, 와인보관소는 물론 미니 서재, 개인 취미실과 같이 방처럼 활용한다.

 

특히, 층별로 독립된 난방 및 급수 시스템이 있는 고급 아파트에서 피트 공간이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또 평수가 크고, 초고층인 아파트일수록 설비 배관이 길어지고, 내부 설비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피트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강남 부자들을 이 공간을 매우 선호하며 심지어 찾아다닌다. 부유층은 공간 활용에 유연한 옵션을 중요시하며, 특히 피트 공간은 실질적인 면적 확대의 기회로 여겨진다. 피트 공간은 기본적으로 비워져 있거나 공용으로 설계된 여유 공간이기 때문에, 확장할 경우 실질적인 주거 공간을 늘릴 수 있다.

 

강남의 고가 아파트는 평당 가격이 높아 피트 공간 몇평은 바로 몇억원의 가치상승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즉 피트 공간을 활용한 추가 공간은 법적으로는 전용면적에 포함되지 않지만, 실사용 면적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부동산 매도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매수자 입장에서도 피트 공간이 있는 아파트를 매수할 경우, 같은 면적 대비 더 넓은 면적을 갖게 되는 셈이다.

 

또 피트 공간을 확장해 활용하면, 고급스러운 주거 환경을 만들수 있어 럭셔리 인테리어 연출에 유리하다. 특히 고가 주택에서는 피트 공간을 와인 셀러, 개인 서재, 금고 보관소 등으로 활용해 부가 가치를 높인다.

 

강남권 한 공인중개사 A 대표는 "강남 최고급 아파트의 대명사격인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경우에도 피트 공간이 많이 나온 아파트에 속한다"며 "피트 공간있는 매물을 알아봐 달라는 고객이 가끔 있다"고 전했다.

 

강남권의 또 따른 부동산중개업소 B 대표는 "피트공간이 있는 아파트 매물을 미리 공부하고 와서 거래문의하는 고객도 있을 정도로 강남 사람들은 피트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서 "이런 매물의 경우 선호도가 높아 거래가 빨리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개인개사 C 대표는 "피트공간이 있다고 그 평수만큼 반드시 매매가가 더 높아지지는 않는다. 매매가는 시기와 부동산 경기 상황에 따라 더 많이 달라진다"면서도 "하지만 피트 공간이 있다면 없는 매물보다 훨씬 더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엄연한 불법이다. 건축 구조상 설비 유지 보수와 화재시 안전을 위한 필수 공용 공간인 피트 공간을 개인이 확장해 사용하면 건축법 및 공동주택관리법 위반으로 간주돼 적발 시 원상회복 명령과 함께 이행강제금과 과태료 부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사법기관 고발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2019년 경남 창원 의창구 유니시티 아파트에선 피트 공간 확장 공사를 하던 한 인테리어 시공업자가 벽이 무너지며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법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런 사례가 늘어나면, 다른 입주민들과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공용 공간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면 공정성 문제를 초래하고, 입주민간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설계와 다르게 개조된 피트 공간은 건축물 전체의 구조적 안전성을 약화시킬 수 있어 큰 위험요인이다.

 

인테리어 업체들은 "몰래 하면 적발할 방법이 없다"며 "확장해도 전혀 문제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경고한다.


건축전문가 A씨는 "피트 공사를 하면 전기배선, 통신쪽 문제가 발생하거나 만약 화재가 발생하면 아주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며 "화재가 났을 때 피트를 통해 유해가스가 빠져나가는 굴뚝 역할을 해야하는데, 이런 기능이 제 역할을 못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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