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6 (토)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빅테크

[빅테크칼럼] “윈도우와 리눅스, 두 세계가 한 테이블에"…빌 게이츠와 리누스 토발즈의 첫 만남, 50년 적대의 벽을 넘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025년 6월, 전 세계 IT 업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리눅스(Linux) 창시자 리누스 토발즈가 마침내 한 자리에서 만난 것이다. 이 역사적 만남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CTO 마크 루시노비치(Mark Russinovich)의 초대로 이뤄졌으며, 윈도우 NT의 아키텍트 데이비드 커틀러(David Cutler)도 함께했다.

 

Times of India, MoneyControl, DigiTrendz, Igor’s Lab 등 글로벌 IT 전문매체와 루시노비치 링크드인(LinkedIn) 게시글에 따르면, 루시노비치는 “빌 게이츠, 리누스 토발즈, 데이비드 커틀러와 저녁을 함께했다. 리누스는 빌을, 데이브는 리누스를 처음 만났다. 핵심 커널 결정은 없었지만, 다음 만찬을 기대한다”는 유쾌한 소감을 남겼다.

 

“적대에서 공존으로”…소프트웨어 철학의 충돌과 변화

 

이 만남의 상징성은 단순한 ‘첫 대면’에 그치지 않는다. 두 인물은 지난 30년간 상반된 소프트웨어 철학의 상징이었다. 빌 게이츠는 MS-DOS와 윈도우, 오피스 등 폐쇄형(프로프라이어터리) 소프트웨어로 시장을 장악하며 ‘소프트웨어를 상품으로 만든’ 대표적 기업가다. 그는 라이선스와 통합, 종속을 통해 시장을 지배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반면, 리누스 토발즈는 1991년 리눅스 커널을 공개하며 “소프트웨어는 모두의 도구”라는 오픈소스 운동의 기수로 떠올랐다. 그는 “최대의 적응성, 라이선스 없는 자유, 투명한 협업”을 강조하며 전 세계 개발자 커뮤니티를 이끌었다.

 

이 두 철학은 2000년대 초까지 극한의 대립을 이어왔다.

 

MS의 전 CEO 스티브 발머는 “리눅스는 지적재산권적 의미에서 모든 것을 잠식하는 암(cancer)”이라며 공개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다. 토발즈 역시 “윈도우는 열면 쓸모없어지는 에어컨 같다”는 촌철살인으로 MS를 비꼬았다.

 

 

“적은 사라지고, 협업이 남았다”…MS의 오픈소스 대전환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MS는 2010년대 들어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리눅스를 적극 도입하고, 2018년에는 오픈소스 개발의 허브인 깃허브(GitHub)를 인수하며 오픈소스 진영과의 거리를 좁혔다. .NET Core, Visual Studio Code 등 자체 기술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현재 애저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OS는 리눅스다.

 

이러한 변화는 사티아 나델라 CEO 체제에서 더욱 가속화됐다. 그는 “MS는 이제 오픈소스의 친구”임을 천명했고, 실제로 MS는 리눅스 커널 개발에도 기여하고 있다.

 

“만찬의 대화, 기술을 넘어 인류로”


이번 만찬에서 두 거장은 소프트웨어 논쟁이 아닌 보다 폭넓은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토발즈는 “대화는 거의 운영체제나 소프트웨어 공학과 무관했다. 빌은 아프리카에서의 자선활동과 소듐 원자로 및 핵융합 등 차세대 에너지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게이츠는 2008년 테라파워(TerraPower)를 공동 설립해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매진 중이다.

 

AI에 대한 시각도 엇갈렸다. 게이츠는 “10년 내 대부분의 일자리를 AI가 대체할 것”이라 전망한 반면, 토발즈는 “AI는 90%가 마케팅, 10%가 현실”이라며 과도한 기대에 선을 그었다.

 

“적대의 시대를 넘어, 공존과 협업의 미래로”


이 만남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기술 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준다. 폐쇄와 독점, 오픈과 협업의 대립이 ‘공존과 융합’으로 진화한 것이다. 실제로 MS와 리눅스 진영 모두 클라우드, AI, IoT 등 미래 산업에서 더 많은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토발즈는 “이제 MS와의 이념적 전쟁은 끝났다”고 말한다. 루시노비치는 “다음 만찬에서는 진짜 커널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빌 게이츠와 리누스 토발즈의 만남은 ‘적대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두 거인의 악수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폐쇄와 독점’에서 ‘개방과 협업’으로 넘어가는 거대한 흐름의 상징이다.

 

이들의 만남이 앞으로 어떤 협업과 혁신을 이끌지, 전 세계 IT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76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빅테크칼럼] 중국, 세계 최초 고속 수직 이착륙(VTOL) 드론 개발 "모든 군함이 항공모함 가능"…해군력의 판도 흔들다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중국이 세계 최초로 제트 엔진을 탑재한 고속 수직 이착륙(VTOL) 드론을 개발하며 해군 항공 기술에서 또 한 번의 진일보를 이뤘다. 이 획기적 기술은 기존의 활주로 의존에서 벗어나 모든 군함을 소형 항공모함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군사 전문가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SCMP, 신화통신, The War Zone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항대학교의 왕야오쿤과 추유팅 부교수 연구팀이 10년에 걸친 독자적 연구로 완성한 해당 드론은 거친 해상 상황에서도 일반 군함 갑판에서 발사, 고속 장거리 순항 비행으로 전환될 수 있어 국내외에서 ‘플랫폼 혁신’을 이끌었단 평가다. 기술 혁신과 설계 역량 이 VTOL 플랫폼은 적층 제조(3D 프린팅) 기술의 적극적 도입으로, 기존 금속 가공 방식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복합 구조·경량 설계가 가능해졌다. 실제로 드론 내부에는 무게 분배와 구조적 안정성, 공기역학적 효율을 극대화한 디자인이 적용됐으며, 이는 극한의 수직 이착륙 및 고속 전환 스트레스에도 뛰어난 안전성을 확보해준다. 또한 디지털 통합 프로세스와 사이버-물리 시스템의 융합 덕분에 추력 벡터링 등 비행모드 제어가 실시간으로

[빅테크칼럼] 땀이 나면 자켓 두께가 자동 조절된다고?…체온조절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의류 新기술 나왔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몸에서 나는 땀에 반응해 체온 조절을 위해 자동으로 두께를 조절하는 겨울 재킷 기술이 개발됐다. TechXplore, Yahoo News, ITC 등의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난징항공우주대학교 연구진(책임자 리슈창)은 땀에 반응해 자동으로 두께가 변하는 혁신적인 겨울 재킷을 개발하며, 기존 체온 관리 한계를 극복하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 기술은 최근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발표됐다. 핵심 기술과 수치적 성과 이 재킷의 충전재는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멤브레인을 사용한다. 이 멤브레인은 저온 건조 상태에서는 13밀리미터 두께로 최대 단열을 제공하며, 사용자가 땀을 흘려 습도가 상승하면 두께가 2밀리미터까지 극적으로 얇아져 열이 효과적으로 빠져나가 과열을 방지한다. 실제 실험에 따르면 이 멤브레인 기술을 활용한 의류는 기존 겨울 의류 대비 체온조절 능력을 82.8%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개 주요 도시에서 평균 7.5시간 동안 ‘열 스트레스 없는 구간’을 연장해주는 효과가 검증됐다. 이는 야외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환경미화원, 택배원, 경찰관 등에게 매우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빌 게이츠, 3년 만에 방한…‘275조원 백신 프로젝트’로 K-바이오와 글로벌 공익 동행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이자 세계적 자선가인 빌 게이츠가 오는 8월 21일, 3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이번 방한의 핵심 목적은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글로벌 백신 협력 확대에 있다. 게이츠 재단은 지난 20여년간 저소득 국가 백신 공급 및 의료 시스템 강화에 집중해 온 인류애적 모델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방한 기간 중 국회, 정부 및 주요 바이오기업 등과 세부 일정을 조율하며, 한국의 백신·의료 플랫폼을 활용한 개발도상국 지원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대표적 협력 후보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SD바이오센서, 유바이오로직스 등이 꼽히며, 보건복지부와 국립보건연구원도 글로벌헬스 부문 관계자와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게이츠 재단은 2000년 GAVI(세계백신면역연합) 설립을 주도, 2023년 기준으로 1.1억명의 아동에게 백신을 보급해 세계 5세 미만 사망률을 23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였다. 게이츠가 내건 ‘마이크로니들 백신 전달·자가투여형 백신 개발’은 냉장 유통망과 전문인력 없이도 빈곤국에 백신을 대량 보급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K-바이오의 기술력과 글로벌 인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