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서울 성수동에서는 오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풍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짧은 기간 열리는 팝업 스토어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팝업 스토어를 통해 고객에게 색다른 즐거움과 만족을 선사하고, 브랜드를 홍보하려는 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 브랜드 정체성과 타깃 고객층에 꼭 맞는 공간을 찾는 기업에 골프장도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봄이 되면 마케팅 업계도 기지개를 켠다. 특히 바깥 활동을 나서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패션, 음료, 뷰티 관련 마케팅이 점차 강화된다. 신제품 홍보를 위해 팝업 스토어를 고려하는 기업도 많아진다.
팝업 스토어(Pop-up Store)란,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에 특정 제품을 일정 기간 판매하고 사라지는 임시 매장을 말한다.
고객에게 제품을 홍보 및 판매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된다. 인플루언서나 젊은 세대의 SNS 인증을 통한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따라서 젊은 세대를 비롯해 사람들의 이동이 잦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영등포, 송파구 등이 주로 팝업 스토어의 성지로 꼽힌다.
팝업 스토어 전문 기업 스위트스팟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플랫폼에 업로드된 데이터를 분석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열린 팝업 스토어 수는 1431개였다.
스토어 성격은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비주얼 콘텐츠 중심의 ‘전시형’이나 방문객 참여를 유도하는 ‘체험형’보다는 제품 판매에 초점을 맞춘 ‘판매형’이 많았다. 체험과 판매를 합친 복합형 팝업 스토어, 한 공간에 여러 브랜드가 같이 팝업하는 팝업타운, 버추얼 아이돌, 인플루언서, 유튜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 팝업 스토어의 증가세도 눈에 띈다.
스위트스팟은 2025년에도 팝업 스토어가 브랜드 마케팅의 핵심 채널로서 그 영향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회사가 지난해 9월 팝업 스토어 방문객 33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에 의하면, 응답자의 91.5%가 “팝업 스토어 방문 이후 해당 브랜드 호감도가 상승했다”라고 밝혔고, 이는 실제 브랜드 소비와 정보 검색으로 이어졌다.

올해 팝업 스토어 마케팅의 핵심 트렌드는 ‘엔터테인먼트 강화’와 ‘공간 확장’으로 꼽을 수 있다. 방문객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확대되고, 브랜드 정체성과 타깃 고객층에 맞는 새로운 지역이나 공간을 발굴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기업들은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지역보다 타깃 고객의 성향에 맞는 지역을 찾아 나서고 있다.
골프 관련 브랜드의 행보는 조금 다르다. 골프 브랜드의 경우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백화점이나 프라이빗 공간에서 팝업 스토어가 열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들 브랜드도 거리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엔씨소프트 MMORPG ‘리니지M’과 골프 브랜드 피엑스지(PXG)가 컬래버레이션해 서울 성수동에 게임과 골프를 결합한 색다른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골프웨어에 스트리트 패션의 감성을 접목한 일본 골프웨어 브랜드 러셀르노도 성수동에 ‘도심 속 어반 클럽하우스’라는 콘셉트로 음악과 예술이 어우러진 독특한 골프 문화 공간을 선보였다.
스포츠 공간에서도 팝업 스토어가 열린다. 특히 야구 경기장이나 골프장 등에서 주류, 스포츠 웨어 브랜드 등의 홍보가 이루어지곤 한다. 스포츠가 열리는 공간 특유의 생동감과 건강함은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골프장의 경우 주로 프로골프대회 기간 팝업 스토어가 열린다. 스포츠 브랜드 오클리는 골프대회를 후원하면서, 대회 기간 갤러리들을 위해 팝업 스토어 운영과 함께 현장 이벤트를 진행하곤 한다. 지난해에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4’가 열린 서원밸리컨트리클럽 서원힐스에서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골프장은 번화가와 비교해 유동 인구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는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스포츠, 건강 등에 관심이 많은 확실한 고객층과 특별한 공간, 경험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분명 매력적이다. 따라서 제품 판매 실적을 올리기보다는 브랜드를 홍보하고 고객에게 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에 더 걸맞다.
골프장 또한 고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팝업 스토어 입점을 고려해 볼 만하다. 팝업 스토어를 계기로 SNS 를 통해 자연스럽게 골프장을 홍보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시설 사용, 제품 퀄리티 등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
골프장의 협조와 브랜드의 니즈가 맞아떨어진다면, 골프장은 팝업 스토어의 성지이자 MZ세대의 놀이터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