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다란 속담을 사실 좋아하는데 이제 싫어지네요~ 어느덧 넷째날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패키지 여행에 감사하고(이동, 치안, 발권, 예약 등) 한편으론, 실망하며(노자유, 빡셈, 통제, 획일) 그럼에도 다시 선택한다면 전 ‘패키지‘파 일 듯 합니다.
스위스로 가는 떼제베를 타야 하기에 (cgv 아니죠~ tgv 맞습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숙소에서 발걸음을 관광버스로 옮겼네요. 유럽은 비행기와 선박이 아닌 육로를 통해 국경을 통과하면 다른 나라기에 차로 이동하는 시간도 길고 그래서 기사님들의 중간 휴식은 물론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대비, 차 안에도 화장실(간이)을 갖췄습니다.
작다면 작은 버스 내부 공간 한켠에 그래도 화장실을 설치한 걸 보면 정말 ‘공간’이 주는 매력은 어디까지 일 지 되새겨 봅니다.
살아가며 많은 언덕을 가봤지만 막 도착한 몽마르뜨 언덕은 목마른 저의 갈증을 달래는 단비 같았습니다. 사실 별 것 없는 듯 하나 반 고흐와 같은 생전엔(아마도) 무명씨의 화가들, 아기자기한 카페골목, 대학 캠퍼스와 같은 잔디밭을 뒤로 한 채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사크레 쾨르 대성당 등 정말 엄지척인 Hill로 여기 앉아 따사로운 볕을 맡는 동안 Healing 그 자체 입니다.
도심 자체가 큰 예술공간이라고 할까요? 우리나라에도 헤이리마을 처럼 계획된 예술도시가 있긴 하나 이처럼 천연 그 자체로 예술미를 안겨주는 곳은 아마도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 나라의 스타벅스 머그잔을 모으는 친구를 위해 컵 한개 구매하고, 에펠탑 그림도 한 점 사고, 와이프는 값싸지만 멋진 에코백도 구입하는 등 기념품 삼매경도 가졌지요.
참, 오늘은 이동으로 거의 반나절 이상 보내는 날인데 웬걸 이게 참 묘한 또 휴식을 주네요~ 극기훈련을 방불케한 지난날을 반추하며 스위스행 기차에서, 단체 버스에서 졸고 / 깨고 / 졸고 / 깨고 반복하며 충전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제 mobility는 점점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으로 가는 추세고, 머지 않아 다가올 미래에선 그저 넓은 스페이스가 아닌 차 안에서 엔터테인먼트도 즐기고 맛사지는 물론 수면도 가능하게 할 공간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이 ‘공간’이란 녀석은 어디든 함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외 하면 비행기 이동만 생각했는데 여권 수속도 없이 스위스 로잔역에 도착하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참 신기했습니다. (*중간에 샌드위치도 폭풍흡입하고 4명의 가족이 마주 앉아 오손도손 가진 담소의 시간 역시 일품)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스위스가 왜 스위스인지 오늘에서야 알았답니다. 전방과 좌우 험준한 산맥과 호수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만년설에 일초도 눈을 뗄 수 없었고 연거푸 폰카를 찍어댔습니다.
한 자리에서 비유적 표현이나 1만년이란 시간동안 자태를 뽑내는 저 파라마운트를 바라보니 불변의 공간이 주는 절대미에 상대적 인간인 저는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답니다. 예상보다 맛없던 퐁듀 저녁이 옥의 티 였지만 스위스에서의 첫 날이자 서유럽 가족여행 4일차는 이렇게 마무리 중입니다.…. (To be continued)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자동차-엔터테인먼트&미디어-식음료-화학/소재를 거쳐 아이티 기업에 종사하며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