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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지구칼럼] 동물원 없는 나라가 있다?…에버랜드 '푸바오'가 준 선물 3가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동물원이 없는 나라가 있을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동물원이 있었는데, 없앤 나라가 드디어 생겼다. 

 

중미에 위치한 코스타리카는 ‘공영 동물원’을 10년의 법적 분쟁끝에 전부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 등 공공부문에서 운영하는 동물원을 모두 없앤 첫 나라,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다만, 사립 동물원에는 해당 법이 적용되지 않아 코스타리카에는 아직 18개의 사립 동물원이 운영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코스타리카 환경에너지부와 스페인 소재 동물보호단체인 'FAADA'에 따르면, 코스타리카 정부는 지난 주말부터 수도 산호세의 시몬 볼리바르 동물원과 산타아나주(州)의 보전센터 등 시설 두 곳에 대한 폐쇄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1921년 설립된 시몬 볼리바르 동물원은 103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코스타리카 환경부가 공영 동물원을 운영해 온 푼다주 재단과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코스타리카가 운영해 오던 두 곳의 공영 동물원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코스타리카 환경에너지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동물원 폐쇄결정은 동물원 운영자와의 계약 종료에 따른 것"이라며 동물들을 옮기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게시했다.

 

당국은 두 시설에 있던 동물 287마리를 재활 보호센터로 옮기고 건강 상태와 행동 양태 등을 살핀 뒤 야생으로 돌려보낼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동물원에서 태어났거나 오래 머무른 동물들의 경우 야생 적응 훈련 등 준비 기간에 따라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프란트 타헨바흐 코스타리카 환경에너지부 장관은 "보호시설 수용은 동물의 건강 문제나 행동 문제로 야생에서 자유롭게 살 수 없을 때만 정당화될 수 있다"며 "이번 동물원 폐쇄는 야생동물을 보호하고자 하는 코스타리카의 비전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앞서 1994년 코스타리카 정부는 비영리단체인 '푼다주(Fundazoo)'에 시몬 볼리바르 동물원 운영을 맡겼다. 그러나 푼다주 측은 미비한 시설 투자와 동물들에 대한 허술한 관리 등으로 '동물들의 열악한 환경'이 논란이 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코스타리카 정부는 2003년 푼다주와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고, 푼다주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고 당시 법원은 "정부가 계약 해지 통보를 적법하게 하지 않았다"라고 판단함에 따라 동물원 운영권 계약이 연장됐다. 결국 10년 소송끝에 코스타리카 환경부는 2013년 야생동물 포획·사육 금지법을 제정해 야생동물을 가둬두는 국·공립 동물원의 운영을 금지하고, 2014년 공영 동물원 폐쇄 수순을 밟아왔다.

 

FAADA는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에서 "코스타리카는 세계 최초로 공영 동물원을 두지 않는 국가가 됐다"며 "비록 18개의 사립 동물원은 법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공영 동물원의 폐쇄는 중요한 진전이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했다.

 

동물원을 없앤 최초의 나라가 생기면서 전세계 동물단체들을 중심으로 '동물원 폐쇄'운동이 본격화될 지도 관심사다.

 

 

◆ 푸바오가 우리에게 준 선물 3가지 

 

반면 한국에서는 에버랜드 동물원의 한마리 동물이 한동안 '푸바오 효과', '푸바오 경제'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뜨거운 이슈를 만들어냈다.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올 1분기 '푸바오' 효과에 힘입어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높은 실적을 거뒀다.

 

푸바오는 2016년 에버랜드 개장 40주년을 기념해 한국에 들어온 두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가 4년 만에 낳은 ‘국내 1호 아기 판다’다. 판다의 가임기간은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데, 그 기간도 4일로 짧다 보니 임신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 그야말로 기적 같은 확률로 아기 판다가 탄생했다. 이름도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을 담아 푸바오라는 불렸다. 푸바오는 자신의 이름처럼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행복을 나눠줬다.

 

판다 푸바오는 아쉽게도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이에 에버랜드는 푸바오의 성장기를 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공개하며 고객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갔다. 이후 2021년 푸바오가 오프라인으로 대중에 공개된 이후 에버랜드와 판다월드에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판다월드 입장객,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 구독자와 조회수, 굿즈 판매량,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등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푸바오가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관람객과 만난 기간(2021년 1월4일~2024년 3월3일)은 1155일에 불과하지만, 그 효과는 수치로 정확하게 환산하기 어렵지만 코로나19로 힘들었던 한국인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1155일동안 에버랜드 방문객 수 550만명 돌파, 400여종 굿즈 300만개 판매, 푸바오 에디션 협업 등도 NYT도 주목한 부분이지만, 판다 경제효과는 그 이상의 유무형적 가치를 우리에게 안겨줬다. 푸바오 이모티콘은 그해 인기순위 TOP100에 진입했으며, 푸바오의 일상은 5권의 책으로 발간, 15만권이 판매되며 동물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일본 우에노동물원 역시 판다 임대를 위한 각종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새끼 판다가 가져다주는 경제효과는 약 267억엔(약 24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샌프란시스코도 미국에 흔치 않은 자이언트 판다를 앞세워 지역 경제 활성화, 관광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때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샌프란시스코는 팬데믹 이후 급격한 도심 공동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심 빌딩에는 빈 건물이 넘치고 거리에 노숙자, 마약중독자 등이 확인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줄어들었다. NYT는 "브리드 샌프란스시코 시장은 자이언트 판다가 팬데믹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사기, 경제를 끌어올려 주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태진 삼성물산 에버랜드 커뮤니케이션 그룹장은 푸바오라는 친구가 우리에게 주고 간 선물은 크게 3가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동물의 관점에서 동물원을 인간들이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 동물원의 동물을 넘어 인격화 혹은 팬텀화시켰다는 점, 개고기와 동물학대등의 한국인에게 편견을 가진 외국인들이 한국사람들의 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푸바오 이후 동물관람객들의 관람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동안은 인간우위의 관점에서 동물에게 먹이나 돌을 던지거나, 소리를 질렀다면, 동물의 입장과 생존환경에 인간이 맞춰가며 관람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특정동물이 연예인 아이돌처럼 팬덤화되는 것도 이상한 현상 중의 하나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놀이공원이나 동물원의 특정 동물을 향한 팬덤이 생기는 건 지극히 이례적”이라며 “푸바오가 아니었다면 기대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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