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알라메다에서 바닷물 입자를 분사해 인공적으로 구름을 밝게 만드는 기후 실험이 비공개로 추진되다 시민과 당국의 제지로 20분 만에 중단된 사실이 알려졌다.
워싱턴대와 실버라이닝, SRI 인터내셔널이 주도한 ‘해양 구름 밝히기(MCB, Marine Cloud Brightening)’ 실험은 기후변화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소통 부족과 대형 확장 계획이 드러나면서 논쟁이 격화됐다고 NOAA, SRM360 등 연구기관의 발표를 근거로 Politico, CBS 등의 매체들이 보도했다.
대기·기후 조작 아닌 ‘기술 검증’ 해명…그러나 신뢰 흔들
연구팀은 지난해 4월 퇴역 항공모함(USS 호넷) 위에서 바닷물 미세입자를 분사하며 “실제 기후 개입 목적이 아닌, 기술작동 검증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들과 시의회는 사전 고지·동의 없이 프로젝트가 기습 추진됐음을 문제 삼았다.
내부 메시지에 “시민을 겁먹게 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까지 밝혀져 비공개 추진 논란도 커졌다.
“푸에르토리코급” 대형 실험까지 추진
더 큰 반발을 산 건 1만100㎢(푸에르토리코 면적·서울의 17배) 해역에 바닷물 입자를 살포하는 후속 대형 실험 계획까지 문건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었다.
해당 실험은 수십 억 원의 민간 기부(라슨, 프리츠커, 사카, 퀘드러처 등)와 연방 자산 활용을 전제하며, 위성으로 구름 변화를 관측 가능할 만큼 이례적으로 큰 규모로 추진됐다.

시민·정치권 강력 반발…기후 음모론 확산
알라메다 시의회는 “실험 목적 자체가 의심스럽진 않지만 지역사회와의 투명한 소통이 필수”라며 실험 중단을 결정했다.
플로리다·테네시 등은 이미 대기 조작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텍사스에선 기술 영향으로 홍수가 났다는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각종 여론과 정치권 비판에 직면하며 기후조작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실제 날씨 변화 미미해도…정보 은폐, 신뢰만 악화”
기후·대기과학계 일부는 소규모 실험 자체는 “지구의 30% 이상이 이미 구름으로 덮여 있어 영향이 미미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계획의 대형화·은폐 분위기가 오히려 대중 신뢰를 떨어뜨리고, 기후 기술 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 알라메다 MCB 실험 사태는 기후 개입 기술의 필요성과 동시에, 무엇보다 ‘공공 신뢰’와 투명한 소통, 민주적 절차가 미래 기후 대응 기술 연구에서 필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