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첫 10만달러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가총액이 전 세계 자산 중 7위에 올랐다.
12월 6일 기준, 기존 7위였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격차를 1330억달러까지 벌렸다.
시가총액 순위 집계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총은 1조9330억달러(한화 2745조원)다. 올해 11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은(銀) 시총(현재 1조7700억달러)을 추월하며 자산 전체 8위에 올랐던 비트코인은 최근 랠리가 이어지며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렸다.
자산 순위 1위는 압도적인 격차로 ‘금’이다. 시총 17조7340억달러로, 자산 순위 2위부터 7위 비트코인까지 시총을 모두 더해도 금에 못 미칠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2위부터 6위까지는 모두 미국 증시에 상장한 빅테크 기업이다.
2위 애플(3조670억달러)과 3위 엔비디아(3조5540억달러)가 엎치락뒤치락 순위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4위 마이크로소프트(3조2900억달러)도 2위권 경쟁군이다. 뒤를 이어 5위 아마존(2조3190억달러), 6위는 구글 운영사 알파벳(2조1430억달러) 순이다.
7위 비트코인의 뒤를 이어 8위 아람코, 9위 은, 그리고 10위는 페이스북 등을 운영하는 메타(1조5490억달러)가 차지했다.
세계 증시를 주도하는 미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7개기업인 '매그니피센트7' 중 테슬라를 제외한 6곳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1위를 두고도 경쟁이 치열하다. 테슬라(1조1860억달러),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1조590억달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1조90억달러) 등이 치열하게 순위 경쟁중이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도 최근 순위를 26위까지 끌어올렸다. 자산 시총이 4649억달러로 코스트코, 홈디포, P&G 같은 글로벌 유통사를 모두 제쳤다.
넷플릭스는 30위로 자산 시총은 3924억달러다. 한국 기업 중에는 삼성(2548억달러)이 44위로 유일하게 10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한편 비트코인 시총은 1위 금의 10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금과 경쟁하기에는 아직 적수가 안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시총은 국내 증시의 코스피(2008조원)·코스닥(337조원)·코넥스(3조3000억 원) 시총 합계인 2348조원도 웃돈다.
앞서 비트코인은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5일 오후 9시40분께(미 동부시간) 10만달러를 돌파했다. 2009년 1월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온 지 15년, 2017년 11월 사상 처음 1만달러를 돌파한 지 7년 만이다.
지난 1월 미 규제당국의 문턱을 넘은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에 등장하며 7만3800달러까지 급등했다. 이어 '친(親)코인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에 힘입어 10만달러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올해 들어 130%, 11·5 미국 대선 이후 45%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5일 차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폴 앳킨스를 지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랠리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가상화폐 기업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목격하고 있다"며 "지난 4년간의 정치적 고난 끝에 비트코인과 전체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금융 주류로 진입하기 직전"이라고 평가했다.
홍콩의 가상화폐 분석가인 저스틴 다네탄도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돌파한 것은 단순한 이정표가 아니라 금융, 기술, 지정학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라며 "판타지로 치부되던 비트코인의 숫자가 이제 현실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