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알파벳(Alphabet Inc.)과 구글(Google)의 수장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가 드디어 세계 억만장자 클럽에 입성했다.
economictimes, fortune 등의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2025년 7월 말 기준, 피차이의 순자산은 약 11억 달러(약 1조4300억원)에 달한다. 포브스의 추정치도 12억 달러로, 주요 글로벌 금융지 모두 공식적으로 피차이의 억만장자 등극을 확인했다.
창업자가 아닌 ‘비창업자 억만장자’의 탄생
피차이가 주목받는 이유는 창업자가 아닌 전문 경영인(Professional CEO)이면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엔비디아의 젠슨 황 등과 달리, 피차이는 회사 창업자가 아니었음에도 10년 넘는 리더십과 투자 수완, 막대한 임원 보상을 통해 자산을 축적했다.
그의 자산 구성은 ‘알파벳의 0.02% 지분(약 4억4000만 달러)’과 장기 임원 보상 및 주식 보상으로 축적한 ‘현금성 자산’이 핵심이다. 2025년 7월 현재 피차이는 알파벳 클래스 A(보통주), 클래스 C(무의결권주) 등 총 252만주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알파벳 ‘AI 랠리’, 부의 지렛대
피차이의 자산 폭증을 이끈 직접적 원인은 이른바 ‘AI 랠리’라고 불리는 알파벳 주가의 폭등이다. 2025년 7월 알파벳 주가는 한 달 새 13% 올랐고, 연초 대비로는 4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3년 이후로는 무려 120%의 투자 수익률을 제공했다. 2025년 8월 1일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2조3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유튜브와 구글 클라우드 등은 2025년 연간 매출만 1100억 달러를 기록하며 회사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전략적 주식 매각, 보수적 자산관리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음에도 피차이는 매우 보수적인 주식 매각 전략을 유지해왔다. CEO 취임 이후 10년간 약 6억5000만 달러 어치의 알파벳 주식을 매각했고, 2025년 6~7월에도 각각 약 3만3000주를 주당 169~185달러에 매각해 550~600만 달러를 실현했다.
이런 매각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인정한 Rule 10b5-1 규정에 따라 사전 계획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내부자 거래 의혹을 원천 차단하며 투명한 경영인의 이미지를 강화한다.
만일 팔지 않았다면?… ‘25억 달러’ 시나리오
흥미로운 점은 피차이가 지난 10년간 매각한 주식을 대부분 보유했더라면, 현재 순자산이 25억 달러를 넘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절제된 자산 운용은 리스크 분산과 세금 최적화에 기인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체나이 2룸 아파트에서 실리콘밸리 정상까지
피차이 CEO는 인도 남부 체나이의 좁은 2룸 아파트에서 성장해 실리콘밸리 최대 기업을 이끄는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2015년부터 10년 넘는 기간 동안 그의 리더십 아래 알파벳은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혁신 분야에서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며 시장가치 1조 달러의 경이적 성장세를 보였다.
알파벳·구글의 미래와 피차이의 영향력
피차이의 억만장자 등극은 창업자 위주의 ‘테크 리치 리스트’에 실력 기반의 경영인이 신규 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알파벳은 앞으로도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신흥 기술 등 디지털 전환의 대명사로 성장할 전망이며, 피차이의 전략 리더십이 그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