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엑스) 사용자가 xAI의 오로라에 '격투기 대결을 벌이는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을 그려줘'라는 명령어를 입력해 만든 이미지 [엑스(X)]](http://www.newsspace.kr/data/photos/20250207/art_17392738061958_d66b91.jpg)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오랜 악연, 영원한 앙숙, 빅테크업계 라이벌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챗 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이 오픈AI 인수를 둘러싸고 또다시 맞붙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974억 달러(141조4443억원)로 오픈AI 비영리 단체를 인수하겠다고 오픈AI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결국 오픈AI의 창업멤버인 머스크가 다시 인수하겠다는 것이다. 머스크 CEO의 변호사 마크 토버로프가 투자입찰 제안서를 오픈AI 이사회에 제출했다고 전해졌다.
머스크는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오픈AI가 다시 오픈 소스, 그리고 안전에 초점을 맞춘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때"며 투자입찰 제안서를 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머스크는 "우리는 오픈AI가 그렇게 되도록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보도가 알려진 뒤 올트먼 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사양한다"면서 "당신이 원한다면 트위터를 974억 달러의 10분의 1 가격으로 사겠다"고 비꼬았다.
이어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의 구조상 누구도 오픈AI를 장악할 수 없다”며 “우리가 큰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우리를 약화하려는 전술”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와 올트먼의 첫 번째 대립은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트먼과 머스크는 지난 2015년에 일리야 수츠케버, 그렉 브록먼 등과 함께 오픈AI를 공동 설립했다. 상업적인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인류에게 안전하고 유익한 인공지능(AI)을 만들겠다는 게 설립 취지다.
하지만 두사람간 갈등이 불거졌다. 머스크는 AI 기술의 위험성 등을 이유로 강력한 통제와 공익 추구를 위한 오픈소스 등을 원했다. 반면 올트먼은 AI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이를 통한 이익 추구를 원했다. 머스크는 올트먼과의 철학적인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2018년 오픈 AI를 떠났다.
2019년 머스크가 회사를 떠난 후 올트먼이 CEO에 등극한 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영리 자회사를 만들었다. 현재 올트먼은 영리 자회사를 전통적인 회사로 전환하고 비영리 단체를 분사, 새로운 영리 자회사의 지분을 소유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오픈AI는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해야 한다”며 공익법인(PBC)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PBC는 전통적인 영리 기업과 비영리 단체의 중간 형태다. 사회적 환경적 공익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윤추구도 할 수 있다. 친환경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대표적인 PBC다. 특히 오픈 AI는 지난해 10월 660억달러 투자를 유치한 이후 투자자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고 향후 상장을 위한 수단으로 기업구조 개편을 서둘러왔다.
머스크는 이 과정에서 미국 연방법원에 오픈AI의 영리법인으로의 전환을 차단해달라는 요청을 담은 서류를 지난해 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오픈AI는 머스크가 과거 오픈AI를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에 동의했다는 걸 보여주는 문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오픈AI를 떠난 것도 철학 차이가 아니라 자신이 통제권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의 이번 오픈AI 인수 제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인수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소송에서 유리한 국면을 형성하고, 투자를 방해하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WSJ은 이같은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오픈AI의 투자자 유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두 사람이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정부효율부장관을 맡는 등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보듯 AI 정책은 올트먼과 진행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