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2 (금)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Opinion

[방구석은 우주] ‘인간 가우디를 만나다’, 천재 예술가의 조건

AZ 임부장의 방구석 문화 체험기 (7)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입사 20주년이 됐습니다. 집에서 뒹구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지만, 큰 맘 먹고 스페인으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방 안에서 즐겨 봤던 유튜브 채널 ‘쑈따리(Showddary)’에서 소개한 산티아고 순례길도 걷고, 연간 1000만명이 방문한다는 바르셀로나 시내도 누볐습니다. 영상으로 봤던 것과는 다른, 생동감 넘치는 경험이었습니다. 마음은 아직 청춘인가 봅니다. (2주간 스페인을 다녀온 몸은 피곤 속에 무척 지쳐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투어 상품이 존재합니다. 타인에게 끌려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웬만한 상품은 지나쳤지만 가우디 투어는 끌렸습니다.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니까요. 특히 그저 걸어서 이동하지 않고 택시를 이용하는 상품이 눈에 띄어서 ‘옳다구나’ 선택했지요. 


여름철 햇살은 무척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까사밀라, 까사바트요, 구엘공원,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등 가우디가 지은 (또는 아직도 짓고 있는) 건축물들은 햇볕이 주는 짜증을 잊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사그리다 파밀리아는 압권이더군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나타낸 성당의 외부 조형물만으로도 놀랍고, 안으로 들어서게 되면 왠지 모를 경이로움까지 느끼게 됩니다. 붉은 스테인드 글라스와 오후의 빛이 조화를 이뤄서 그랬던 것일까요? 종교에 상관 없이 감동을 받는 공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우디 서거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된다고 하던데, 그 때 꼭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스페인 현지의 건축물 몇 곳을 방문하니 왠지 가우디와 가까워진 듯하더군요. 가우디를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어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길에 가우디의 생애를 다룬 책을 한 권 주문했습니다. 현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짐을 풀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있는 소파에 앉아 책을 펼쳤습니다. 대장장이 가문의 병약한 아들로 태어나 70여년의 삶을 살다 간 가우디의 일생이 그의 곁에 있던 사람들, 그가 설계하고 만들었던 작품들과 함께 지면 속에 펼쳐집니다. 가우디를 잘 몰랐던 상태로 현지에서 느꼈던 건축물의 아름다움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인물의 사연과 엮여 풍성한 경험으로 채워졌습니다.

 

책에 나타난 가우디 모습은 부럽기보다는 불쌍합니다. 허약한 몸으로 태어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수업에도 빠지기 일쑤였고, 류마티스로 어릴 때부터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했습니다. 불행히도 5남매 중 자신을 제외한 넷과 부모님, 조카 등 가족 모두가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지요. 또 평생을 독신으로 산 데다가, 성당에서 기도하고 나오는 길에 전차에 치여 별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습니다.

 

사람들과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나 봅니다. 대학 총장이 설계한 강당 문제점을 지적하는 작품을 제출했다가 교수들의 격론 끝에 간신히 졸업장을 받았지요. 졸업식에서 총장이 가우디를 향해 “우리는 천재 혹은 미치광이에게 건축사 자격증을 줬다”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마음 바쳐 사랑한 여자에게는 매몰차게 거절당했습니다. 고집이 세서 건축물 의뢰주와 갈라서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지요. 참 운 없고 외로운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랬기 때문에 가우디는 ‘신의 건축가로 이 땅에 온’ 가우디가 됐습니다. 아파서 요양하던 중 더 많은 자연을 체험했으며, 가족들 모두가 죽고 재산을 물려줄 아내와 자녀가 없었기에 사람이 아닌 신을 바라보며 건축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약하고 홀로될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이 예술적 건축물을 만들어내는 거장을 낳은 것이지요.

 

만약 그가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많은 것을 갖췄더라면, 가우디만의 특성인 자연과 곡선의 미를 살린 건물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처럼 많은 이들을 감동에 빠지게 하는 작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앞서 가우디를 참 운 없고 외로운 사람이라곤 했지만, 어쩌면 반대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깊이 있게 들여보면 어릴 적부터 삼총사처럼 지낸 두 친구,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구엘 같은 후원자도 있었고요, 죽는 순간까지 신과 함께했으니 말입니다. 중년 아재의 방구석이 쓸쓸해 보이지만 사실 가장 풍요로운 공간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 책을 읽으니 다시 스페인에 가고 싶어집니다.


* ‘AZ 임부장’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적응 못한 채 자기 멋에 빠져 있는 아재로, 공대 졸업 후 전공을 바꿔 20년차 기업 홍보맨으로 근근이 밥벌이 중이다. 책과 음악, 영화, 드라마 등에 파묻혀 한량처럼 사는 삶을 꿈꾸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플라이미투더문] 초지능 시대의 필수 역량은 '데이터 해석 능력'

얼마 전 흥미로운 인터뷰 영상을 접했다. 메타의 “수퍼 인텔리전스 팀”을 이끌고 있는 스케일 AI의 창립자 “알렉산더 왕”의 팟캐스트 영상이었는데, 올해 나이 28세인 그는 출산을 보류하고 있다고 했다. 이유인 즉 최근 인간의 두뇌에 칩을 심어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 후 뇌의 신호를 해석하고 이를 명령이나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이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데, 만약 이것이 상용화 된다면 이후 태어나는 아이는 이를 통해 진정한 초지능 시대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태어날 아이를 위해 출산을 미루고 있다고 했다. 인간은 생후 7세 이전 까지가 두뇌 가소성(neuroplasticity)이 가장 높은 시기이기 때문에, 이 때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 (BCI)를 활용한다면 놀라운 방식으로 학습과 인지 방식 측면에서 우위에 설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 그럼에도 코칭은 필요하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두뇌 칩의 시대가 도래한다면 인간은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를 빠른 시일 내에 습득할 수 있으며, 현상 및 상황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에게 굳이 코칭이 필요할까? 필자는 이러한 시대일 수 록 코칭의 중요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

[마음 회복 연구실] 이름을 부르는 힘…"당신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가요"

◆ 이름이 가진 마법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 「꽃」 中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이름이 가진 힘을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다는 건, 잠시 그 사람에게 시선을 옮기는 일이다. 그 순간 상대는 ‘꽃’이 된다. 그런데 나는 다른 사람 이름은 잘 부르면서, 정작 내 이름을 마지막으로 불러본 게 언제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릴 때는 나를 가리키며 “래비는요~” 하곤 했다. 세상에서 내가 중심이고 소중한 존재라는 걸 당연하게 알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나를 부르는 말은 점점 사회적 역할로 바뀌었다. 나는 여전히 ‘와이프’, ‘엄마’, ‘팀장’, ‘며느리’, ‘자식’이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운다. 그 이름들은 때로는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때로는 진짜 내 모습을 가렸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불리우고 싶은 내 진짜 이름은 무엇일까. ◆ 코칭이 시작한 이름 찾기의 여정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길에서 코칭을 만났다. 코칭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있다. “오늘 호칭은 뭐라고 불러드릴까요?” 이

[Moonshot-thinking] 길 위에서 길을 찾는 자들…'대동여지도' 김정호가 스타트업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그대들이 사는 이 시대를 둘러보니 참 묘하다. 내가 한 평생 바친 '지도 만들기'가 이제는 '데이터 구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자리에는 하늘을 나는 철새 같은 것들이 사람을 실어 나른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길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 지도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어 가는 것 내가 '대동여지도'를 그려나갈 때, 사람들이 자주 비꼬듯 물었다. "죽기 전에 볼 수 있느냐"고. 그때마다 답했다. "지도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어 가는 것"이라고. 오늘날 그대들이 만드는 '프롭테크'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완벽한 플랫폼, 치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며 출발하지만, 막상 시장에 나가보면 예상과 다른 일들이 벌어진다. 고객들은 상상하지 못했던 기능을 원하고, 경쟁자는 예상 밖의 움직임을 보인다. 그래도 괜찮다. 내 지도도 처음에 틀린 곳 투성이였다. '청구도'를 만들 때는 백두산의 위치도 정확하지 않았고, 섬의 크기도 실제와 달랐다. 하지만 그때마다 다시 걸었다. 다시 물었고, 다시 그렸다. 그렇게 30년을 거쳐 비로소 '대동여지도'가 나왔다. ◆ 기술을 따르되, 두 발을 믿어라 그대들의

[눈치코치] 이직 후 힘든 당신에게 필요한 단 하나…‘기다림’

안녕하세요, 여러분! 올림코치입니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커리어(Career)’에 무게 중심을 둔 코칭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이직'을 고민하죠. 사람들은 다양한 목적과 이유로 이직을 선택하곤 합니다. 물론 한 직장을 오래 다니는 분들도 계시지만, 특히 커리어 초반에는 ‘이직’이란 단어에 대한 기대와 고민이 공존하죠. 장미빛 미래를 꿈꾸며 이직을 결심하지만, 막상 옮기고 나면 현실은 기대와 다를 때가 많습니다. 생각보다 마음 같지 않고, 실망과 좌절, 때론 우울감까지 겪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죠. 정말입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제 이야기, 조금만 들려드릴게요. 저는 45세에 네 번째 직장으로 이직했습니다. 이직 첫 달은 솔직히 말해 후회 막심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당시엔 코로나19가 한창이라, 출근한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죠. 아무리 인사를 나눠도 얼굴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화장실은 어디지?” “인트라넷은 왜 이렇게 낯설고 복잡하지?” “잠깐 커피 한 잔 하고 와도 되나...?” 모든 것이 어색했고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날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침대로 쓰러졌고, 다음 날까지 거의

[플라이미투더문]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남편 사용 설명서

요즘 TV를 보면 부부사이 관련 상담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그럴 때 마다 머릿속에 드는 의구심이 있다. “과연 저 분은 부부사이가 좋을까? 조언해주는 행동과 마음가짐을 본인의 삶에서도 실제로 행하고 있을까?” 부부상담 뿐 아니라 코칭에서 역시 마찬가지의 의문이 드는데, 코칭 업계 에서는 공식적으로 부부사이에 있어 코칭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필자도 실제로 다툼이 있을 때 코칭 질문 방식을 써본 적이 있다. “많이 당황했겠다. 그럼 혹시 지금 기분이 어떤 지 조금 더 자세히 알려 줄 수 있을까?” 배운 자가 지식을 뽐내듯 양껏 포장한 필자의 섬세한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그걸 지금 몰라서 묻니?” 라는 흔한 와이프의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코칭의 기법들 중 일부는 부부사이의 긍정적 관계 형성에 유효한 것들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감히 대한민국 남편들을 대표하여 와이프 분들께 부탁드린다. 남편을 대하기 전에 꼭 이 글을 기억해 주기를. 물론 남편 역시 응당 와이프에게 코치 적 자세로 이해와 존중의 화법을 구사해야 하지만, 오늘의 주제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남편 사용 설명서이다. [남편 사용 설명서] - 모델명: HUSBAND 1.0 - 제

[지구칼럼] 늑대의 날(8월13일)…로맨티스트·리더십과 집단생활·하울링과 치악력·개와 늑대의 시간·옐로스톤 미루나무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매년 8월 13일은 ‘국제 늑대의 날(International Wolf Day)’로, 늑대가 생태계에서 맡는 중요한 역할과 보호 필요성을 알리는 날이다. 2003년 제정된 이 날은 전 세계적으로 늑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이들의 사회적 특성과 생태적 중요성, 그리고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념된다. 늑대는 북반구를 중심으로 약 25만 마리의 회색늑대와 희귀한 에티오피아 늑대 등 여러 종이 존재한다. 이들은 알파 수컷과 암컷이 우두머리를 맡는 무리를 이루며, 각자의 하울링 소리는 사람의 지문처럼 고유해 서로를 식별한다. 늑대 무리는 가족 단위의 사회적 단위로서, 상호 협력해 사냥, 영역 방어, 새끼 양육을 담당하며 높은 사회적 유대와 민주적 의사소통 체계를 가진다. 특히 늑대는 매우 강력한 치악력(최대 약 1,200psi)을 가지고 있어 두터운 피부와 뼈를 뚫고 대형 초식동물을 사냥한다. 셰퍼드 개의 치악력(약 750psi)보다 거의 두 배 강하며, 덩치 역시 최대 86kg에 달하는 개체가 발견된다. 한편, 베르그만의 법칙에 따라 추운 북부 지역 늑대가 더 크고 강하다. 또한, 늑대는 시속 60km 내외의 속도와 뛰

[마음 회복 연구실] 욕망의 혈당 그래프…"욕망은 적이 아니라 가장 솔직한 친구"

◆ 욕망은 억눌러야 할 적이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가장 정직한 메시지다. 오늘 난 내 욕망에 완벽하게 져버렸다. 솔직히 말하면,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달콤한 아이스크림의 맛이 혀끝에 맴도는 것 같다. 며칠 전, 내 팔에 작은 원형의 ‘스파이’를 하나 붙였다. 바로 연속혈당측정기(CGM). 가족력 때문에 혈당에 대한 걱정을 늘 안고 살았는데, 이 장치는 24시간 내 몸의 변화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보여준다. 이제 데이터에 기반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겠구나 기대가 컸다. 역시 기계는 성실하고 똑똑하다. 내가 뭘 먹고, 언제 스트레스를 받는지에 따라 혈당 그래프는 춤을 추듯 오르내렸다. 마치 내 몸 안에 24시간 나를 지켜보는 작은 코치가 생긴 기분이랄까. 그런데 금세 깨달았다. 나는 혈당의 주인이 아니라, 숫자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착한 숫자'를 보려고 먹고 싶은 걸 억지로 참고, 예상치 못하게 수치가 튀어 오르면 죄책감과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아이러니하게도, 건강을 위한 도구가 새로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 셈이다. 그리고 오늘, 사건이 터졌다. 유난히 힘든 하루를 보낸 저녁, 이미 식사 후 혈당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었다. 내 몸이 보내는 명백한

[Moonshot-thinking] 폐기물이 자원이 되는 시대, 산업을 다시 짓는 실험

8개월 전쯤 한 통의 연락을 받았다. 과거 공유킥보드 서비스 ‘하이킥’을 창업했던 여모 씨였다. 시장이 침체되기 전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인물로, 한때는 경쟁자였다. 당시 나는 ‘씽씽’을 운영하던 피유엠피에서 대외협력 업무를 맡으며 현장에서 종종 그를 마주쳤다. 세계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현재 천일에너지의 친환경 브랜드 ‘지구하다’에서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낡은 것을 버리는 대신 생명을 불어넣는 사업을 한다며, 폐자재를 에너지로 전환하고 건설·인테리어 산업의 잉여 자원을 순환 가능한 자원으로 바꾸는 실험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의심이 들었다. ‘폐자재의 에너지 전환’, ‘자재 순환’ 같은 말들은 그럴듯해 보였지만, 내 머릿속에는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올랐다. 당시 우리 회사는 실적, 세일즈, 고객사 관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괜히 친환경 타이틀을 잘못 붙였다가 오히려 손해를 보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섰다. 상업용 부동산과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ESG 실천 사례 자체가 드물었고, 우리가 먼저 나설 이유도 명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테스트 시뮬레이션은 그런 의심을 무너뜨렸다. 환경을 위한 선택

[눈치코치] 같아 보이지만 다른 마음…‘공감‘과 ’동감‘

겉보기에는 참 쉬워 보이지만, 막상 마주하면 어렵고, 비슷해 보이지만 분명히 다른 것—그것은 바로 ‘마음’입니다.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결코 같지 않은 것.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공유하더라도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것. 그 역시 ‘마음’입니다. 코칭 현장에서 우리는 고객과 함께 맥락을 이해하고, 수평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동행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이 ‘마음’을 혼동하여 잘못된 방향으로 코칭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공감’과 ‘동감’, 단 한 글자 차이지만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코치는 고객에게 ‘공감’해야지 ‘동감’해서는 안 됩니다. 왜일까요? ◆ 共感(공감): 함께 느끼되, 내 감정은 다름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 同感(동감): 감정의 동일화 타인의 의견이나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여 동일하게 느끼는 것 사전적 정의는 위와 같지만, 실무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Case Study> ‘이직을 고민하는 후배, 필요한 건 공감일까 동감일까? / 아까비 부장의 이야기’ “부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이 나오면 대부분 짐작이 갑니다. 누군가 회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