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9 (화)

  • 맑음동두천 13.5℃
  • 맑음강릉 15.6℃
  • 맑음서울 14.5℃
  • 맑음대전 13.4℃
  • 맑음대구 14.1℃
  • 맑음울산 14.7℃
  • 맑음광주 11.8℃
  • 구름조금부산 16.0℃
  • 맑음고창 11.9℃
  • 맑음제주 15.0℃
  • 맑음강화 13.6℃
  • 맑음보은 11.3℃
  • 맑음금산 12.1℃
  • 맑음강진군 13.2℃
  • 맑음경주시 14.3℃
  • 맑음거제 15.2℃
기상청 제공

Opinion

[강남비자] 반포 아파트 사우나 수건·소모품 年 1.1억…'공유지의 비극'이 낳은 씁쓸한 투표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에도 강남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강남 환상’ 혹은 '강남의 찐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비강남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 때론 강남을 우상화하고, 때론 강남을 비화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강남의 가치가 급등해 비자를 받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강남VISA'라 명명한다. 나아가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디바이스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허상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니 오해없이 그냥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한 동네 대중목욕탕을 방문한 한 지인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목욕탕 안에 비치된 모든 수건에 큼지막한 글자로 ‘훔친 수건’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목욕하러 온 손님들이 수건을 너무 많이 가지고 간다"며 "이렇게 라도 해야 창피해서라도 안가져갈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요즘 새롭게 짓는 아파트에는 사우나, 수영장, 헬스장, 골프장, 독서실, 카페 등을 갖춘 커뮤니티시설은 필수다. 하지만 사우나, 수영장에 수건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이유는 이용객들이 워낙 많이 가져가거나, 마구 써버려 세탁비용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강남의 반포동 A아파트에서 재미있는 투표가 진행됐다.

 

<커뮤니티센터 수건 및 소모품 지급종료 입주민 동의(찬/반) 투표>라는 제목처럼 커뮤니티센터(남, 여 사우나, 헬스장, 골프장)에서 사용하던 수건 및 소모품(거품타올, 로션, 스킨, 치약, 헤어젤등) 지급종료에 대한 입주민 동의(찬/반) 투표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입주자대표회의의 투표취지에서  "일부 주민의 수건 및 소모품 남용 관련해 민원이 지속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 2023년 1년 비용이 1억1300만원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관리비 증가로 이어졌다.

 

5일간의 투표를 거친 결과 '지급종료 반대세대가 과반수 이상을 득표해 현행 제도가 그대로 유지한다'는 결론이 났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1603세대가 투표에 참여(투표율 65.6%)했으며, 이중 지급종료 찬성은 720표, 지급종료 반대(현상태 유지) 883표, 투표세대 대비 찬성률은 44.9%로 나타났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일부 몰지각한 이용자들은 무료로 수건을 쓸 수 있으니까 개인적인 이기심으로 수건을 가져가거나, 1~2장이면 충분한데도 3장 이상씩 사용하는 일이 벌어진다. 결국 수건은 점점 바닥나게 되고, 세탁비용등의 증가로 인해 결국 목욕탕은 수건제공을 중단한다. 수건을 휴대하지 않고 목욕탕을 사용했던 수많은 이용자들이 결국 피해를 입게 된다.

 

수건 뿐만 물도 마음껏 사용한다. 집에서 샤워할때는 딱 씻을 때만 물을 사용하지만, 목욕탕에서는 샤워기를 틀어놓고 다른 볼일도 보러가고, 씻고 또 씻고, 이른바 '물펑펑 재벌'로 변신한다. 왜냐하면 더 사용한다고 당장 나에게 비용지불이나 특별한 불이익이 없어서다.

 

만약 목욕탕에서 수건을 무료로 나눠주는 대신 집에서 수건을 가지고 오도록 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우선 목욕탕 입장에서는 수건구입비용과 관리세탁비용이 없어진다. 이전에는 수건을 구입하고, 세탁하고 개어 놓아야 했다. 아울러 목욕탕의 세탁하는 물과 전기세도 아낄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잃어버린 수건을 되찾을 수 있다. 집으로 수건을 가지고 간 몰지각한 이용객들이 다시 그 목욕탕 수건을 가지고 올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렇게 공짜 수건을 가지고 가고, 목욕탕 물을 펑펑 쓰는 이유는 나쁜 손버릇과 이기주의, 몰지각한 시민의식으로도 충분히 설명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 경제학적 이유 ‘공유지의 비극(公有地의 悲劇, 영어: The Tragedy of the Commons)’이란 개념이 있다.

 

 

공유지의 비극이란, 모든 사람이 함께 사용해야 할 공공자원을 제한없이 마구잡이로 사용해 고갈될 위험에 처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갈치 값이 오른다고 갈치를 마구잡이로 포획한다면, 결국 갈치가 바다에 더 이상 잡히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또, 공동으로 쓰는 초원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소를 방목하게 되면, 그 초원은 결국 황무지가 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즉, 개인의 이익을 최대로 얻기 위한 행동으로 인해 결국 다른 모든 사람이 피해를 입게 되는 현상을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한다.

 

이 개념은 1833년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포스터 로이드(William Forster Lloyd)가 쓴 에세이에서 유래됐다. 그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규제되지 않은 방목의 영향을 가상의 예로 사용했다. 이 개념은 1968년 개릿 하딘(Garrett Hardin)에 의해 쓰여진 기사 이후 1세기 후에 '공유지의 비극'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용어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논쟁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개발, 경제 성장, 환경 보호와 관련해 자주 인용된다. 경제, 진화 심리학, 인류학, 게임 이론, 정치, 조세, 사회학 분야의 행동 분석에도 사용됐다.

 

하딘은 또한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공동의 자원을 사용한다면, 모든 자원이 결국 고갈될 것이라고 주장함으로써 합리적인 사리사욕을 가지고 행동하는 개인의 문제를 지적했다. 전반적으로 하딘은 양심에 의지하는 것을 반대하며, 이것이 더 이타적인 사람들보다 이기적인 사람들(흔히 무임승차자)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암시했다.

 

자연에서 발생하는 공유지의 비극이론은 지식자원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인터넷에서 우리가 얻는 지식은 공짜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많은 노력을 들여 좋은 지식을 만들었어도 공짜로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잘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지식에 대해서는 지적 재산권을 허용해야 사회적으로도 양질의 지식콘텐츠가 생겨나게 된다.

 

반면 '반공유지의 비극'이라는 것도 있다. 마이클 헬러가 1998년에 사용한 이 개념은 "생의학 연구분야에 지나치게 높은 수위의 지적재산권제도와 특허과잉으로 오히려  활용도 못하고 방치"된 상황을 말한다.

 

이렇게 작은 허점을 방치하면 더 큰 범죄가 이어진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교수 필립 짐바르도 교수가 1969년에 발표한 이론)'에 따라 작고 사소한 것을 방치하고 등한시하면 결국 전체가 무너진다. 공유지의 비극도 마찬가지다.

 

즉  개인의 이익 추구가 결국 전체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각자가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행동할 때, 그 결과는 종종 전체 집단에게는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내 행동 하나가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공동체 의식을 항상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공유지의 비극〉 이전에 나온  생태학자 레이철 카슨이 1962년 발간한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란 책이 있다. '사람들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DDT를 남용하고 있고, 이 결과로 본래 의도했던 잡초나 병충해의 제거 수준을 넘어서 모든 곤충과 나아가 조류와 동물들까지 모두 사라지고 생태계가 파괴되어서 봄이 와도 아무런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상황을 우화로 묘사'한 것이다. 현대의 환경운동과 환경윤리학의 시초가 된 책으로,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 역시 이 연장선에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과도 유사한 점이 많다. 다만 그레샴의 법칙은 품질이 동등하지 않은 화폐의 폐해를 논한 것이고, 공유지의 비극은 비사유지의 비애에 대해 논했다는 점이 차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86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마음공간] "‘너무’라는 두 글자에 너무 빠지지 마세요"…안분지족과 대충대충의 균형사이

여러분은 마음 속 어떤 공간을 갖고 계신지 궁금해집니다. 풍요롭나요? 아님 빈약한가요? 실질적 물질적 공간도 아닌데 측정할 수 있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고 나름의 주관적 잣대로 상대적 계량을 충분히 하실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음… 저는 시시각각 유동적인 것 같은데 그래도 여전히 광활해지고 싶은 그 공간이 한동안은 풍성하진 않아도 윤택했으나 지금은 좀 줄어들어 허한 느낌입니다. 다시 차곡차곡 또 저만의 노하우와 마음가짐으로 여길 채워야겠죠. <쇼펜하우어 인생수업>(쇼펜하우어 저 / 김지민 엮음,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 그 38번째 주제는 ‘더 많은 부를 얻으려 너무 노력할 필요는 없다’ 입니다. 전광석화의 속도는 아니나 쓱 눈을 흘겨본 첫 느낌은 ‘오늘은 사서삼경 맹자공자인가~ 이게 뭐야’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정독의 속도로 시선을 집중해보니 ‘너무’라는 두 글자가 확 와닿긴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책은 말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의 자산은 세 등급인데 첫째는 건강, 도덕, 인경 등 둘째는 재산과 소유물 그리고 셋째는 명예, 명성같은 타인에게 주는 인상‘으로 정의했습니다. 이 세가지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상호 조

[마음공간] 소유가 주는 행복의 척도…비교가 잉태한 불행의 씨앗

이제는 다시 올 수 없는 대학교 학창 시절, 유행했던 노래 중 유독 좋아했던 가요 제목은 바로 ‘소유하지 않은 사랑’ 이었습니다. 김성면의 애절한 목소리에 더 애절한 음정은 정말 취하지 않아도 취하게 만들 정도로 제 심금을 울렸었죠. 보통 사랑을 한다고 하면 당연한 말이지만 그 상대가 있을테고 그 둘이 알콩달콩 이러쿵저러쿵 옥신각신하며 애정을 키워가기 마련이죠. 그렇기에 내가 좋아하는 상대를 더 원하고 더 소유하고 싶을텐데 이 노래의 제목은 이와 반대인 소유하지 않은 사랑이니 어찌보면 정말 위대하다 볼 수도 있고 또 너무 슬픈 나머지 반어적으로 썼다고 해석도 되긴 합니다. 신이 인간에게 무조건 주는 절대적 사랑인 아가페, 그리고 남녀의 육체적 사랑인 에로스, 또한 상호 교감하며 정신적 애정을 나누는 플라토닉까지 ‘사랑(love)’을 ’소유‘ 관점에서 놓고 본다면 여러 상황이 나옵니다. <쇼펜하우어 인생수업>(쇼펜하우어 저 / 김지민 엮음,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 그 37 번째 주제는 ‘소유에 대한 만족은 모두에게 상대적이다’ 입니다. 최근의 풍토는 ’급‘을 나누길 즐기고, 사람이건 사물이건 ’계급‘을 부여하며 이를 당연시 한다고 책은 우선 꼬집습

[Moonshot-thinking] 데이터 없이 '오징어 부동산'에 달려든 당신, 탈락, 탈락입니다

"이 시장, 제가 다 알고 있어요. 난 이 게임을 해봤다고요."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15년차 글로벌 투자사 한국법인 김모 씨는 우리나라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표현하다가 실없는 농담을 던졌다. 그의 말마따나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오랫동안 '블랙박스'로 불려왔다. 영화 '월스트리트'에서 고든 게코가 "정보가 곧 돈이다"라고 했듯, 부동산 시장에서 정보의 힘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한국 시장은 제한된 정보와 비표준화된 데이터, 불투명한 거래 관행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마치 안개 속을 걷는 듯한 경험을 해왔다. 최근 데이터 기반 분석 플랫폼의 등장으로 불투명한 상자에 밝은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투자 의사결정 시간이 단축되고 수익률이 향상되는 성과가 나타난 뒤, 데이터는 한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한국은 국격 대비 '정보의 사각지대'였다. 미국이나 유럽의 투자자들은 RCA, 블룸버그, 코스타 같은 플랫폼을 통해 풍부한 데이터를 얻는 반면, 한국 시장은 이런 글로벌 플랫폼에서도 커버리지가 제한적이었다. 이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큰 장벽으로 작용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마음공간] 물질과 정신 중 당신의 선택은…어떤 선택이 더 행복할까?

물질과 정신 중 둘 중에서 당신의 선택은? 사실 이 둘은 상반되는 것으로 매우 해묵은 명제 입니다. 논쟁거리도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고도화되고 풍요로워진다해도 등장하는 단골손님이지요. <쇼펜하우어 인생수업>(쇼펜하우어 저 / 김지민 엮음,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을 탐독하며 나름의 생각을 펼치고 있는데 그 36 번째 주제는 ‘물질이 주는 행복에는 한계가 있다’ 입니다. 후반 챕터는 소제목처럼 정말 ‘물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읽자마자 다소 반감이 들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고, 지극히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가르침이기 때문이었죠. 다만 반대쪽의 생각 기술 없이 거의 모든 책들은 ‘정신’을 강조하는데 진짜 ‘물질’ 때문에 삶을 포기하는 이들이 나왔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반대가 아닐까란 자문도 해봤습니다. 책은 말합니다. ‘삶의 최우선 가치에 물질을 두고 살아간다면 불행할 것이라고…만약 물질만이 행복의 최우선 조건이라면 세계적인 부자들은 아무런 고통도 겪지 않아야 정상일 것’이라고 적시합니다. 저는 반대파란 측면이라 가정하고 한번 말해봤습니다. ”삶의 최우선 가치에 정신을 두고 살아간다면 행복할 것이냐고…만약 정신만이 행

[마음공간] 재소자의 복지 vs 소외층의 복지, 과연 어떤 것이 맞을까요?

아주 가까운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마음공간]이란 테마로 쓰고 있는 칼럼이 어느덧 60번째라 개인적으론 그래도 뭔가 꾸준히 써내려가고 있음에 작지만 커다란 뿌듯함이 있네요. 미천한 졸문이나 읽어주신 분들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올립니다. 이번 챕터를 읽자마자 그냥 떠오른 여화 제목 하나가 있었습니다. 바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입니다. 그게 여기 해당하는지 잘 부합하는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그저 첫 느낌으로 다가온 문장인데 읽어보면 순간 저 문장이 주는 첫 의미 자체는 어느정도 맞아 떨어지는 것 같네요. <쇼펜하우어 인생수업>(쇼펜하우어 저 / 김지민 엮음,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 그 35 번째 주제는 ‘과연 소외층을 위한 복지는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입니다. 평온하고 소소한 전반부와 달리 우리 하우어 형님의 일침이 작은 물결에서 성난 파도로 옮겨가고 있음이 절로 느껴져 읽는 맛(?)이 더욱 생겼습니다. 해묵은 논쟁일 수 있는데 우리 사회 소외계층보다 어찌보면 우리가 낸 혈세로 대접받고 있는 재소자를 위한 교도행정이 맞는 지에 대한 도전적 질문을 책은 던집니다. 지난 2023년 기준 재소자 1인당 연간 수용비가 평균 3100만원

[마음공간] 무인도에 간다면 무엇을 가져가고 싶으신가요?

영화 <김씨표류기>를 기억하시나요? 밤섬이었죠? 지하철도 머리 위로 지나고 한강변에…암튼 낄낄대며 때론 박장대소하며 그 작품이 안겨준 페이소스에 참으로 즐거워하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셀프 고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물론 영화 속이라 망정이지 정말 실제 현실이었다면 웃음 대신 눈물만 가득했을 듯 합니다. 여러분, 혹시 무인도에 가셔야 하고 뭐 하나를 갖고 갈 수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요? 본래 뭐 하나 갖고 싶냐는 질문이라면 대뜸 열에 아홉은 ‘돈’이라고 하겠으나 이 질문 막상 받아보면 쉽사리 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무인도라는 환경과 복수가 아닌 단수로 딱 하나를 챙겨야 하니 묘안이 딱 떠오르진 않더라구요 (물론 통신이 터진다면 단연 휴대폰일 듯 합니다) <쇼펜하우어 인생수업>(쇼펜하우어 저 / 김지민 엮음,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 그 34 번째 주제는 ‘가장 강력한 즐거움의 원천은 건강’ 입니다. 우리가 행복을 느끼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정도는 주관적인 것이 객관적인 것보다 비교 불가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책은 말합니다. 그리고 그 즐거움의 원천 중 가장 강력하고 거대한 것이 바로 ‘건강’이라고 일깨워줍니다. 사실 건강해야 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