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업계에서 '안전'은 단순한 규제 준수 항목이 아닌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프롭테크 기업들에게 안전관리 역량은 수익성이나 혁신성보다 우선하는 '시장 진입의 첫 관문'이다. 고객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얼마나 저렴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안전한가?"로 바뀌었다. 객관적 안전평가 지표는 프롭테크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를 여는 마스터키로 작용하고 있다. 알스퀘어디자인의 사례는 이러한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회사는 최근 나이스디앤비의 건설안전관리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A1'을 2년 연속 획득했다. 특히 동종 업계 상위 0.1%에 해당하는 1000점 만점을 기록했다. 건설업계에서 SA1 등급 획득 비율이 1.2%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룬 값진 성과다. 나이스디앤비의 건설안전관리평가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기반으로 한 전문평가다. 발주처와 대형 건설사들이 파트너사 선정의 핵심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안전보건 관리체계, 유해·위험요인 관리, 안전보건 예산 투자, 종사자 의견 청취, 재해 예방, 안전·보건 교육 등 다양한 항목을 평가한다. ◇ 글로벌 안전경영의 표준화: 국내외 평가제도 비교 국내에는 이외에도 안전
“이건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거잖아요. 구글드라이브 링크, 두 번째 시트에 있어요.” 대면 회의 시간, 평소에는 입도 뻥끗하지 않던 3년차 직원이 갑자기 회사 업무용 메신저 채팅창에 쓴소리를 던졌다. 당황한 팀장은 5초간 침묵하다 농으로 받아쳤다. “그... 링크, 다시 한 번... 음성으로도 공유해줄래?” 회의실은 웃음기 없는 정적에 잠겼다. 자리에 둘러앉았지만,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대면 회의였지만, 진짜 ‘소통’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새로운 사무실 풍경이다. ◇ ‘돌아온’ 게 아니다, ‘처음’ 사무실을 경험 중인 것이다 Z세대는 사무실에 돌아온 것이 아니다. 애초에 사무실을 제대로 겪어본 적이 없다. 코로나 시기 원격 수업과 비대면 인턴십으로 사회에 첫발을 디딘 이들은, 조직 문화와 일하는 리듬을 체득할 기회를 놓쳤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네이티브인 그들에게 오프라인 사무실은 ‘익숙한 곳’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의 장이다. 한 매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부동산 기업 JLL이 세계 44개국 근로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24세 이하 근로자의 주당 평균 사무실 출근 일수는 3.1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지방 물류창고, 요즘 많이들 물어보시네요.” 지난 3월 중순, 한 중견 물류업체 담당자가 전한 말이다. 경기 남부는 물론이고, 창원·천안·광주까지 물건이 나오는 족족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몇 년간 얼어붙었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회복의 신호는 항상 ‘수요자 움직임’보다 숫자에서 먼저 나타난다. 그리고 이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곳이 데이터다. 알스퀘어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알스퀘어 애널리틱스(RA)’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3월 전국 공장·창고 거래 건수는 489건, 전월(464건) 대비 5.4% 증가했다. 거래액은 9903억원으로 1.7% 소폭 감소했지만, 대형 거래 변동에 따른 일시적 조정으로 해석된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지방 시장의 뚜렷한 반등세다. 경남: 거래 71건(+29.1%), 거래액 1320억 원(+62.8%) 충남: 거래 37건(+19.4%), 거래액 525억 원(+104.5%) 광주: 거래 10건(+42.9%), 거래액 315억 원(+59.1%) 이는 제조업 중심 산업단지 인근 수요 증가와 저온·냉장 물류 수요 확산, 수도권 이외 입지로의 투자
10년 전, 한 부동산 개발사 대표의 하루는 끝없는 현장 답사의 연속이었다. 수백억 원대 오피스 빌딩 투자 앞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발로 뛰며 정보를 수집하는 것뿐이었다. 현장을 돌며 임대료와 공실률 정보를 수집하고, 브로커들의 단편적 정보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글로벌 투자사 애널리스트는 뉴욕 사무실에서 서울 강남 오피스 시장의 임대료 변동과 투자 수익률을 실시간 분석하고, 한국의 자산운용사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전국 물류센터의 상세 정보를 파악한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세계에서 데이터는 이제 GPS가 되었다. 투자자들이 경험과 직관에 의존했다면, 오늘날에는 정교한 데이터 분석이 투자 결정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RCA, 블룸버그, 코스타라는 '빅3'가 각자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했으며, 한국에서는 알스퀘어의 RA가 로컬 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단순한 데이터 제공을 넘어 투자자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진화했다. 특히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투자가 일상화된 오늘날, 각 플랫폼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인사이트는 투자 성공의 열쇠가
부동산 등기 조회 업무가 변하고 있다. 위치 기반 검색 기능으로 원하는 건물의 등기정보를 클릭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복잡한 주소 입력 과정이 필요했던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혁신이다. 업무 시간을 대폭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종로 사직로에 있는 건물 10개의 등기를 조회하려면 보통 30분은 걸립니다. 일일이 주소를 확인하고 입력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새로운 위치 기반 서비스는 클릭만 하면 돼요. 5분이면 충분하죠." 종로구의 한 법무법인 실무자 A씨는 매일 수십 건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하며 부동산 권리관계를 확인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에게 이 새로운 서비스는 드라마 '파친코'에서 선자와 고한수가 일본에서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작업을 반복하며 견뎌내던 인고의 시간에서 벗어나게 해준 현대적 해결책과 같다." 위치 기반 검색은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건물의 소유주, 담보권 설정 여부, 권리관계 등을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금융권, 법조계도 변화에 주목한다. 시중은행 여신심사역 B씨는 "담보 평가를 위해 하루 수십 건의 등기를 확인하는데, 대량 검색 기능은 업무 시간을 크게 줄여줄 것
"트리플 A 자산만 검토해주세요." 글로벌 투자 기업 A사의 한국 지사장이 신사옥 후보지를 물색하며 던진 첫 마디였다. 이 '트리플 A'는 세 가지 핵심 조건을 의미했다. 강남권 프라임급 입지(A급 Location), 최신 설계의 대형 오피스(A급 Building), 그리고 LEED Gold 이상의 친환경 인증(A급 Certification)이다. 흥미로운 점은 조건 중 하나로 친환경 인증이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이런 요구가 더 이상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라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ESG 경영이 보편화되면서, 친환경 인증은 '선택 사항'에서 '필수 조건'으로 변모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친환경 인증은 건물의 품격과 가치를 결정하는 새로운 나침반이다. 알스퀘어 RA가 최근 5년간 국내 친환경 건축 인증(G-SEED·LEED) 현황을 분석한 결과는 이러한 트렌드를 보여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한 친환경 인증 건물은 부동산 시장의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 ◆ 친환경 인증, 건물 가치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매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 추진과 함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G-SEED 인증 건물은 2020
“3층부터 8층까지 전체가 공실이에요. 분양 당시에는 ‘대박’이라며 투자자가 몰렸는데, 발길이 뚝 끊겼죠.” 경기도 고양시의 한 지식산업센터 관리소장 김모씨(52)의 한숨이 깊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지식산업센터 분양을 추진했던 중개사무소 박모 대표는 “2022년 분양가 3.3㎡당 1500만원 이상으로 거래되던 호실이 11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며 “매물은 쌓이는데 매수 문의는 말랐다”고 토로했다. 한때 ‘황금알을 품었던 거위’ 지식산업센터가 지금은 겨울잠에 빠진 아기 곰처럼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깊은 동면에서 봄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호텔 등 다른 상업용 부동산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동안, 지식산업센터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탈바꿈하며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알스퀘어애널리틱스(RA)의 ‘2024년 4분기 지산 매매 지표’에 따르면 서울 지식산업센터 매매 지수(ROSI)는 191.1포인트로, 전 분기(201.2포인트) 대비 4.9% 하락했다. 이는 전년 동기(217.0포인트) 대비 11.9% 낮은 수준이다. 고점이었던 2022년 3분기와 비교하면 가격이 25%나 떨어진 수치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급 과잉이다. RA 최근 시장 동향에 따
"이 시장, 제가 다 알고 있어요. 난 이 게임을 해봤다고요."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15년차 글로벌 투자사 한국법인 김모 씨는 우리나라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표현하다가 실없는 농담을 던졌다. 그의 말마따나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오랫동안 '블랙박스'로 불려왔다. 영화 '월스트리트'에서 고든 게코가 "정보가 곧 돈이다"라고 했듯, 부동산 시장에서 정보의 힘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한국 시장은 제한된 정보와 비표준화된 데이터, 불투명한 거래 관행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마치 안개 속을 걷는 듯한 경험을 해왔다. 최근 데이터 기반 분석 플랫폼의 등장으로 불투명한 상자에 밝은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투자 의사결정 시간이 단축되고 수익률이 향상되는 성과가 나타난 뒤, 데이터는 한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한국은 국격 대비 '정보의 사각지대'였다. 미국이나 유럽의 투자자들은 RCA, 블룸버그, 코스타 같은 플랫폼을 통해 풍부한 데이터를 얻는 반면, 한국 시장은 이런 글로벌 플랫폼에서도 커버리지가 제한적이었다. 이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큰 장벽으로 작용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초여름의 기운이 완연하다. 카페 테라스에 사람들이 넘쳐난다. 디지털 노마드인 나는 회사나 미팅 장소 근처 카페를 자주 찾는다. 늦은 오후에도 야외에서 커피 한잔을 나누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인적 활기가 넘치는 도심 풍경처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따사로운 햇살 아래 활력을 되찾는 모습이다. 알스퀘어 애널리틱스(RA)가 제공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업무·상업용 건물 거래액은 1조 7693억 원으로 전월 대비 무려 167.9% 급증했다. 거래 건수 역시 118건으로 전월(97건) 대비 21.7% 증가했다. 이는 부진했던 연초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는 반전의 신호탄이다. 특히 수도권 공장·창고 시장은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2025년 2월 전국 공장·창고 거래는 498건, 거래액은 1조 836억 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43.1%, 77.9% 증가했다. 경기도와 인천 지역에서는 더욱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이며, 거래액이 전월 대비 각각 92.7%, 277.2% 급증했다. ◇대형 거래 재개, 시장 활력의 이정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주목할 점은 1000억원 이상 대형 거래의 재개다. 중구 삼일대로의 대신파이낸스센터(6620억원)와 청계천로 크리스탈스
2000년 겨울, 서울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매달 같은 고민에 빠졌다. 수백 세대의 관리비를 정산하고, 고지서 발행을 위해 플로피디스크를 들고 전산회사를 방문해야 했다. 불과 20여 년 전 일이다. 이제 그 풍경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관리비를 조회하고, 커뮤니티 시설을 예약하며, 주차관제까지 한번에 해결하는 시대다. 우리나라 아파트 관리는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형태를 보인다. 일본의 경우, 대형 맨션도 경리 직원이 상주하거나 전문 전산 회계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반면 우리나라는 공동주택관리법과 정부의 '공동주택회계처리기준'에 따라 매월 엄격한 관리비 정산과 재무제표 작성이 의무화됐다. 여기에 전기료, 수도료 등 각종 공과금의 세대별 부과와 납부 대행, 연체료 관리, 전출입 세대 중간정산까지 관리사무소의 업무 범위는 꾸준히 확장됐다. 이런 특수성은 전세계 유례없는 아파트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장을 만들어냈다. 현재 전국 2만여 단지, 월 2조 5천억 원에 달하는 관리비가 이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 연간 32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국내 인구의 70%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한 회계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