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지구에서 가장 멀리 있는 자연천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인간이 만든 인공 물체 중 지구에서 가장 멀리 있는 것은 무엇일까?
2025년 현재 인류가 관측한 '가장 먼 자연 천체'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발견한 은하 JADES-GS-z14-0이다.
이 은하는 빅뱅 이후 약 2억9000만년 만에 형성된 것으로, 적색편이(z)가 14.32에 달한다. 이는 지구에서 약 134억~135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관측된 은하보다 더 먼 기록으로, 우주의 나이와 팽창을 감안하면 현재 이 은하와 지구 사이 거리는 460억 광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전까지는 135억 광년 거리의 HD1, 134억 광년 거리의 GN-z11 등이 '가장 먼 은하'로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JADES-GS-z14-0의 발견으로 우주 초기 은하 형성 이론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이 은하는 빅뱅 직후 우주가 아직 어두웠던 '우주의 여명' 시기에 이미 대형 은하가 존재했다는 점에서 천문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천문학자인 수네 토프트 덴마크 코펜하겐대 닐스보어연구소 교수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성능 덕분에 우주 탄생 직후의 은하를 직접 관측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은하의 존재는 우주 초기 별과 은하의 진화에 대한 기존 이론을 재고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지구에서 가장 멀리 있는 인공 물체는 무엇일까?
인간이 만든 물체 중 현재까지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것은 NASA의 보이저 1호(Voyager 1) 우주탐사선이다.
1977년 9월 5일 발사된 NASA의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는 2025년 5월 기준, 지구로부터 약 249억~250억 km(166AU, 1AU=지구~태양 거리) 떨어진 곳에 있다. 2012년에 태양계를 벗어 성간 공간을 비행 중이다. 이는 태양과 지구 사이 거리의 약 167배에 해당하며, 인간이 만든 물체 중 가장 멀리 있는 사례다. 이 거리는 빛의 속도로도 약 22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보이저 1호는 목성과 토성, 그리고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탐사한 뒤 태양권(Heliosphere)을 벗어나 2012년 인류 최초로 성간 공간에 진입했다. 현재도 미약하게나마 지구와 교신이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반년 만에 데이터 송신이 복구돼 다시 우주 데이터를 보내오고 있다.
보이저 1호는 플루토늄-238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기 발전기(RTG)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고 있으며, 전력 생산량은 매년 약 4W씩 감소하고 있다. 다만 이 발전기는 약 2025년까지 충분한 전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전력 감소로 인해 과학 장비들이 순차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그 이후 보이저 1호는 더 이상 신호를 보내지 못하는 ‘죽은 탐사선’이 되지만, 여전히 우주를 떠돌게 된다. 약 4만 년 후 글리제 445(Gliese 445) 별에 약 1.6광년 거리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외계 문명이 이 탐사선을 발견한다면, 황금 레코드(Golden Record)에 저장된 지구 생명과 문화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될 수도 있다.
보이저 1호에 이어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2호는 200억 km 이상을 비행 중이고, 파이어니어 10호도 한때 154억 km까지 도달했으나 교신이 끊긴 상태다.
우주과학 전문가들은 보이저 1호는 2012년 태양권(헬리오스피어)을 벗어나 성간 공간에 도달한 최초의 탐사선으로, 태양풍과 성간 매질과 관련된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즉 2012년 8월, 태양풍 입자의 감소와 성간 우주에서 오는 고에너지 우주선의 증가를 통해 보이저 1호가 헬리오포즈를 넘어섰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인류가 태양의 직접적인 영향권을 벗어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이 연구로 태양풍 입자는 급격히 감소한 반면, 은하계에서 기원한 우주선(고에너지 입자)의 밀도는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이는 성간 공간이 훨씬 더 강한 방사선 환경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연구소 엘레나 프로보르니코바 박사는 "보이저 1호는 인류가 만든 물체 중 우주에서 가장 멀리, 가장 오랫동안 임무를 수행한 탐사선"이라며, "보이저의 여정은 인류가 우주에 남긴 가장 위대한 흔적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우주는 여전히 미지의 공간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은하와 인간이 만든 탐사선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끝'을 향해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과학의 눈과 인간의 도전이 만나는 그 지점에서, 우리는 우주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