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타이어뱅크(대표이사 이재진)가 하이브리드 항공사(HSC) 에어프레미아의 새주인이 됐다. 타이어뱅크는 김정규 회장 자녀들이 보유한 AP홀딩스를 통해 에어프레미아 지분 약 46%를 이미 보유중이었고, JC파트너스-소노가 확보한 지분 22%를 인수하면서 총 68% 지분을 갖게 됐다.
1991년에 설립된 타이어뱅크는 ‘타이어, 신발보다 싼 곳’이란 광고문구를 앞세워 전국 500여 대리점을 보유한 타이어 유통·판매 전문기업이다. 타이어뱅크는 중소기업을 넘어 매출 5000억원대의 탄탄한 중견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타이어뱅크의 주주구성은 김정규 92.99%, 와이프 조순희 5%, 자녀인 김승연 1%, 김성연 1%, 김수연 0.01%로 사실상 가족기업이다. AP홀딩스 지분 80%는 김정규 회장(1965년생) 자녀인 김승연(2001년생), 김성연(2003년생), 김수연(2006년생)씨가 나눠서 들고 있다. 20%는 문보국 레저큐 대표가 갖고 있다.
게다가 김 회장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토지·건물 등 엄청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나대지를 매입해 건물을 올리고 이 부동산에 타이어뱅크 대리점을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매년 쏠쏠한 임대수익까지 얻고 있다.
실제로 타이어뱅크는 여러 지점의 부동산을 직접 소유 중인데, 그중에는 ‘알짜’로 평가받는 부동산 자산들도 꽤 있다. 서울 신월점, 종암점이 타이어뱅크 소유 부동산이며 전국 각지에 엄청난 부동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뱅크가 소유 중인 부동산(토지, 건물등)은 장부가만 따져도 2927억원에 달한다.
특히 김 회장 소유 건물 11채와 가족소유 건물에 타이어뱅크 대리점을 입점시키고, 법인에서 연간 수억원의 임대료를 지급하는 구조가 다수 확인된다. 2019년에는 김 회장이 보유한 상표권을 타이어뱅크가 500억원에 매입한 사실도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타이어뱅크의 2024년 매출액은 5563억원으로 전년(4839억원) 대비 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49억원으로 전년(560억원) 대비 33.8% 늘어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721억원으로 전년(435억원) 대비 65.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3.5%로, 전년(11.6%) 대비 1.9%p 상승했다.
법정소송은 총 4건이며, 현재 회사가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은 2건, 원고로 진행 중인 소송은 2건으로 파악됐다.
피고 소송사건은 ㈜디케이글로벌에스씨엠이 제기한 손해배상으로 소송가액은 3억9900만원이다. 또 명승건설산업(주)이 제기한 공사대금으로 소송가액 19억9216만원이 1심 계류중이다.
원고 소송사건은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세종세무서를 상대로 2013년 소득금액변동토지건(소송가액 24.8억원)과 2014년,2015년 소득금액변동토지건(소송가액 111.4억원)에 대해 무효소송과 취소소송이 진행중이다.

이익잉여금은 5364억원으로 집계됐다. 타이어뱅크는 2021년 300억원의 배당을 실시한 적이 있을 뿐 그 이후 배당을 하지 않았다.
기업 재무분석 전문가는 "타이어뱅크는 김정규 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인 만큼,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고액배당이 가능했을 것"이라면서 "2024년 기준 당기순이익이 700억원을 넘고, 쌓인 이익잉여금만 5364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 회장이 또 다시 배당을 통해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위한 실탄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차입금은 831억원, 유동부채는 1931억원, 현금성자산은 371억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무형자산은 11.7억원 수준이며, 로열티 지급액은 별도 항목으로 공시되지 않았다.
부채비율은 37.4%로 나타났다(부채총계 2855억원, 자본총계 7635억원 기준). 유동비율은 92.9%(유동자산 1793억원, 유동부채 1931억원)로 집계됐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1862억원으로 전년(1710억원) 대비 8.9%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광고선전비는 54.8억원, 급여는 54.8억원, 지급수수료는 185억원으로 조사됐다. 위탁판매수수료는 1183억원으로 전년(1015억원) 대비 16.5% 증가했다.
특수관계자와의 자금거래, 즉 ‘특수관계자 대여금’은 기업이 오너, 경영진, 가족, 계열사 등 ‘관계가 밀접한’ 당사자 간에 이루어지는 금전대차, 매매, 용역, 임대차 등 일체의 거래를 말한다. 이러한 거래는 일반적인 공정 시장(arm’s length) 거래와 달리, 내부의 이해관계에 따라 비정상적 조건이 적용될 수 있어, 회계와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다.
타이어뱅크의 경우, 2024년 한 해 동안 특수관계자에게 100억5000만원을 대여했고, 7억5000만원을 회수했다. 전년에는 16억8000만원을 대여한 바 있다. 이처럼 특수관계자 대여금이 해마다 증가하는 현상은 주의가 필요하다.
기업 재무분석 전문가는 "특수관계자와의 자금거래는 이해상충 및 사익편취 우려, 회계 투명성 저하, 재무구조 악화와 같은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기업은 거래의 조건, 목적, 회수 가능성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승인 등 내부통제 절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타이어뱅크의 사례처럼, 특수관계자 대여금이 매년 증가한다는 것은 회사 자금이 경영진·오너일가 등 내부로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약 이 대여금이 정상적인 상환 없이 쌓이거나,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이는 곧바로 재무 건전성 악화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

특이사항으로는 2024년 토지·건물 등 유형자산에 대한 대규모 재평가가 이루어져,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2261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토지·건물·투자부동산 재평가이익(투자부동산재평가이익 157억원, 토지재평가이익 1437억원, 건물재평가이익 679억원)만 2273억원에 달한다.
기업 재무분석 전문가는 "타이어뱅크는 유동비율이 100%를 밑돌아 단기 유동성 부담이 상존한다. 또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고, 위탁판매수수료 등 판관비가 꾸준히 상승하는 점도 수익성 악화 요인이다"면서 "무엇보다 특수관계자 대여금이 꾸준히 증가하는 점은 투명성 관리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소송 건수와 금액이 늘어난 점, 그리고 부동산 재평가에 따른 자산가치 변동성도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탈세 혐의로 2017년 기소후 현재 2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타이어뱅크 일부 판매점을 점장들이 운영하는 것처럼 명의를 위장해 실제로는 본사가 직접 운영하면서도 소득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세금을 축소·회피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 같은 명의위장 수법을 통해 종합소득세 약 80억원을 포탈한 것으로 드러나 2017년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백 개의 대리점을 통해 사업을 영위했음에도 불구하고 명의위장의 수법으로 사업수익을 분산해 조세를 포탈했다”며 "사실상 1인 회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2019년 2월 1심에서 김 회장은 징역 4년과 벌금 100억원을 선고받았으며, 포탈한 세금은 모두 추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세무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세금 증빙 서류를 파기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다만, 김 회장이 포탈한 세금을 모두 납부했고, 2016년 이후 사업방식을 합법적으로 전환한 점, 방어권 보장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 측은 "정상적인 영업 방식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으나, 법원은 명의위장과 소득 분산을 통한 조세포탈을 인정했다.
이후 김 회장 측은 항소와 함께 과세당국을 상대로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행정소송에서 대리점 근로관계 위장이 인정되면서 형사재판 역시 1년 4개월 만에 재개됐다. 행정소송 결과 탈세액이 80억원에서 55억원으로 감액되었고,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는 세액 규모와 법 적용 조항(특정범죄가중처벌법 vs 조세처벌법) 변경이 쟁점이 되고 있다.
2025년 5월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최종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위 내용과 관련해 타이어뱅크 관계자는 "탈세혐의에 대해 재판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회장님 소유 건물에 대리점을 입점시킨 부분에 대한 내용도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