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3 (목)

  • 구름많음동두천 15.5℃
  • 맑음강릉 14.8℃
  • 구름많음서울 15.6℃
  • 구름많음대전 15.0℃
  • 구름많음대구 15.5℃
  • 흐림울산 14.7℃
  • 구름많음광주 15.8℃
  • 부산 14.7℃
  • 구름많음고창 14.0℃
  • 흐림제주 14.4℃
  • 구름많음강화 14.7℃
  • 구름많음보은 13.7℃
  • 맑음금산 15.2℃
  • 흐림강진군 13.8℃
  • 흐림경주시 16.5℃
  • 흐림거제 14.0℃
기상청 제공

Opinion

[공간사회학] 이도·이산·이유·이혼 아시나요?…3개 이름 가진 조선 왕, 진짜 이름과 외자 쓴 이유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조선 왕조는 태조 이성계가 고려를 멸망시키며 건국했다. 1392년 조선건국 태조를 시작으로 1910년 순종을 마지막으로 27명의 왕이 승계하면서 519년간 존속됐다.

 

조선 국왕에게는 세 가지 공식 이름이 주어졌다. 태어나며 작성된 이름은 휘라고 했고, 사후에 묘호와 시호가 헌정됐다. 조선 국왕은 대개 묘호로 불린다. 조선 왕조 계보 '태정태세문단세~예성연중인명선~'이라는 것은 임금의 묘호고, 진짜 이름은 바로 휘다. 묘호는 임금이 죽은 뒤에 생전의 공덕을 칭송하고자 붙인 호칭이고, 위의 표에서 묘호 옆에 있는 것이 진짜 이름이다.

 

한자 문화권의 군주제에서는 임금의 이름에 사용된 글자의 사용을 기피했는데, 이를 피휘라 한다. 생전에는 물론 사후에도 일반 백성들의 이름에 임금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금기시됐다. 사후에는 묘호와 시호 등의 존호를 따로 지어 추모했으며, 묘호는 사후 해당 국왕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명칭으로 사용됐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조선의 왕들의 실제 이름 모두 외자(성씨를 제외하고 이름이 한 글자인 것. ‘혼자인’, ‘하나인’의 뜻을 가진 접두사 ‘외-’에 글자를 의미하는 자(字)가 협쳐졌다)다. 고려시대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의 외자 이름의 비율은 특정 성씨(복성, 허씨)를 제외하면 약 100~200명 중 1명 정도로 희귀하다. 

 

하물며 유교숭상의 시대, 전통적 양반가 성명에는 외자가 흔치 않다. 왜냐하면 이름 안에 항렬자를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조선사회에서 조선 최고의 권위를 지닌 왕들의 이름이 외자였다는 것은 놀랍다. 조선 시대에는 임금의 이름을 모두 외자로 썼다.

 

조선 왕들 중 재위 중에 두 글자 이름을 가지고 있던 왕은 다섯 명 뿐이다. 두 글자 이름을 갖고 있던 왕들 중 3명은 즉위 후에는 외자로 개명했다. 태조 이성계는 즉위 후 이름을 이단(李旦)으로 개명했고, 정종 이방과는 이경(李曔)으로, 고종 이재황은 이희(李㷩)로 개명했다. 결국 태종 이방원과 단종 이홍위를 제외한 모든 왕의 이름은 외자다.

 

태종과 단종이 끝까지 외자로 안 바꾼 이유는 각각 다르다. 우선 태종은 자신의 의지로 즉위 전부터 사용하던 이름을 계속 썼을 뿐이다. 대신 자신의 이름을 휘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단종 이홍위의 경우 3년 정도만 왕위 재위기간이 짧고,  왕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정도로 왕권이 취약하고 어렸을 때이므로 논할 겨를도 없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휘 풍습은 임금의 이름 외에도 존경하는 사람이나 현자의 이름자와 호에 적용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영남지역 대구의 한자는 원래 대구(大丘)였는데, 구(丘)자가 공자(본명 '공구(孔丘)') 이름의 같다는 이유로 대구(大邱)로 바꾸어 불렀다. 

 

또한, 가휘(家諱, 또는 사휘)라고 해서 자기 부모나 조상의 이름이 포함된 관직명이 있으면 관직을 거부하거나 아예 과거시험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피휘는 현재 재위 중인 국왕 뿐만 아니라 선대 국왕의 휘에도 적용되었기 때문에 이름을 짓는 왕실의 입장에서도 사람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되도록 쓰이지 않는 한자를 골라 외자로 이름을 붙였다.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는 "조선시대 왕들의 이름이 외자인 것은 기휘제도 때문으로 유교문화권은 왕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하고 글자로 쓰는 것도 금기시해 왕위에 오른 임금의 이름자는 일반 백성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면서 "만약 많이 사용하는 글자, 혹은 두 글자로 이름을 사용하면 일반 백성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글자가 제한되기 때문에 이름을 외자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후에 붙여지는 묘호는 태조나 세종과 같이 두글자로 이루어진다. 앞의 글자는 국왕의 구분을 위해 여러 글자를 쓰지만 뒤의 글자는 조(祖) 아니면 종(宗) 두 글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 조선 국왕이 사망하면 신하들이 모여 공(功)과 덕(德)을 살펴 공이 크다고 할 수 있으면 "조"를, 덕이 많다 할 수 있으면 "종"을 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묘호는 후임자와 신하들의 정치적 결정에 따라 정해지곤 하였는데 예를 들어 세조의 경우 신하들이 신종(神宗), 예종(睿宗), 성종(聖宗)을 묘호의 후보로 올렸으나 예종이 끝내 "조"가 들어가야 한다고 하여 세조가 됐다.

 

묘호는 한번 정하였더라도 사후에 다시 추존해 변경도 한다. '조'의 권위가 '종'보다 높기 때문이다. 고종은 대한제국의 황제임을 선언한 뒤 영종, 정종, 순종을 각각 영조, 정조, 순조로 추존했다.

 

 

한편 시호는 업적을 기리기 위해 붙이는 이름이다. 태조의 시호는 "강헌지인계운성문신무대왕"(康獻至仁啓運聖文神武大王)이다. 뜻을 풀이하면 "하늘이 내린 천운을 받들어 성인의 문화와 신과 같은 무위를 갖춘 대왕"으로 태조 이성계가 새로 나라를 세웠음을 강조한 시호가 된다. 이 가운데 "강헌"은 명나라에서 내린 시호이고 뒤의 것은 조선에서 자체적으로 헌정한 시호다.

 

이외 이름과 관련한 '명칭'을 알아보면, 아명, 초명, 휘, 자, 호 등이 있다.

 

아명(兒名)은 어릴 때 정식 이름을 짓기 전에 부모가 자식을 부르는 친근한 이름이다. 세종대왕 아명이 막동(莫同)이었다. 초명(初名)은 처음 이름, 휘(諱)는 태어날 때 받은 진짜 이름이다. 자(字)는 성년이 되는 관례 때 받는 이름인 관명과 함께 스스럼없이 부를 수 있도록 짓는 새로운 이름이며, 호(號)는 본명이나 자 이외에 따로 지어 부르는 이름(별칭, 필명, 별호, 아호)으로 보면 된다.

 

역대 조선 왕 중에 이름이 가장 유명한 임금 두 분은 세종(이도)과 정조(이산)다. 다른 왕의 이름은 몰라도 이 두 왕의 이름은 TV 드라마 덕분에 대부분이 알고 있다. 경종은 숙종 때(사후 약 250년 후)에 와서야 경종이라는 묘호를 얻었고, 조선의 왕 중 유일하게 왕릉이 북한에 있다. 대부분 왕릉이 서울과 경기(구리, 파주, 남양주 등) 지역에 있는 것과는 다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72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콘텐츠인사이트] 이거 완전 물건이잖아! 하드함 없이도 충분히 하드한 성인물… <윗집사람들>

제목만 보면 어딘가에서 한 번쯤 본 듯한 익숙함이 스친다. 옆집도, 아랫집도 아닌 <윗집사람들>이다. 하정우, 공효진, 그리고 이하늬. 이 조합이면 사실 고민은 끝이다. 안 볼 이유가 없다. 늦잠과 침대 위 나른함에 빠지고 싶던 주말 아침, 어김없이 07시 무렵 눈이 떠졌다. 한참을 멍하니 시선을 흘리다 결국 넷플릭스로 향한다. ‘이런 영화가 있었어? 러닝타임도 적당하네. 별다방 모닝세트 딜리버리 주문 넣기 전, 가족들 깨기 전에 딱 한 편 보기 좋겠군.’ 결론부터 말하자면, 투 썸즈 업. 제작비가 5억은 들었을까 싶다가도 배우들 몸값을 떠올리니 그 이상이었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그런데 중요한 건 돈이 아니다. 무대 전환 하나 없이, 아파트 한 채 실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오직 대사와 연기만으로 이렇게까지 밀도 있는 웃음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미소, 실소, 폭소를 오가며 관객을 쥐락펴락한다. 안 넘어가고 버티기 어려운 종류의 웃음이다. 다시 말하건데 이건 분명 ‘물건’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지만, 단순한 등급 이상의 수위다. 성인 코드가 곳곳에 촘촘히 박혀 있다. 그럼에도 성인들 입장에선 불쾌하거나 과하지 않다. 오히려 적절한 선을 지키며

[Future Hands up] 경도모임의 중심에서 사회성 진화를 외치다

“저 이번주에 당근에서 경도모임 가볼까 합니다. 부장님.” 가까스로 ‘당근’을 알아들은 나자신을 칭찬하느라 뒤의 ‘경도모임’을 예상조차 하지 못한 필자의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육아의 꽃이라 불리는 당근 중고마켓 어플의 heavy 유저였던 39도 매너남에게도 ‘경도모임’은 금시초문이었다. 촌스럽게 ‘경영도서관 모임’ 같은 고리타분한 단어를 떠올리다가 는 머쓱한 표정으로 그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 경찰과 도둑 90년대 생들이 학창시절에 즐겨하던 게임 중에 ‘경찰과 도둑’ 이라는 게임이 있다고 한다. 참가자들이 경찰 팀과 도둑 팀으로 나뉘어 서로를 추적하거나 숨으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역할 기반 게임인데, 이것이 작년 말부터 ‘소셜링’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로 유행을 타고 있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모여 놀던 기성세대의 집합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경도(경찰과 도둑)모임은 당근과 같은 소셜 플랫폼에서 출발한다. 서로 검증되지 않은 낯선 타인들이 성별, 나이 만을 포함한 공지 글 하나로 모여, 짧은 시간동안 게임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며 자유로이 교류한다. 물론 온도를 통해 매너 확인이 가능한 당근 platform을 통해 모집한다는 1

[콘텐츠인사이트] 권상우 주연의 <히트맨>인 줄 알고 보려다 못봤던…<하트맨>을 보고

올해 초로 기억한다. 투자·배급사 홍보팀장과 영화관장을 지내다 퇴직한 형이 본인이 몸담았던 회사에서 선보이는 영화 <하트맨> 시사회에 초대받았다는 얘기였다. “형, 권상우 주연이라며. 그럼 <히트맨> 시리즈겠지. 무슨 <하트맨>이야?” 형의 답은 단순했다. “그런가? (내가 뭐 그렇지…웃음) 암튼 보고 올게.” 결론적으로 형이 맞았다. 주연이 권 배우인 건 맞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흥행작 <히트맨>과는 스토리도, 캐릭터도, 결도 전혀 다른 완전히 별개의 작품이었다. 제목 하나로 오해가 만들어낸 작은 해프닝이었다. 순간 서로 빵 터졌다. 그렇게 둘의 에피소드를 뒤로 한 채 시간이 흘렀다. 여느 때처럼 지친 몸으로 맞은 금요일 귀가길, 넷플릭스를 훑다 보니 이 작품이 신작으로 올라와 있었다. 묘한 인연이다. 결국 보게 되는 영화는 이렇게 돌아온다. 최대한 호의적으로 표현하자면 “이 영화는 착하다.” 순수한 감정을 끝까지 밀어붙이려는 의도가 읽힌다. 아역 배우의 연기, 그리고 권상우 특유의 표정 연기에서 오는 소소한 온기가 기억에 남는다. 다만 솔직한 감상은 다르다. ‘아직도 이런 방식의 영화가 만들어지는구나.’ ‘폭력

[래비의 커리어 블렌딩] 전문가라는 함정, 'Content Free'로 넘어서다

학습혁신담당으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팀원에게 질문을 받았다. "담당님은 이 업무를 안 해보셨잖아요. 근데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적응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세요?" 칭찬보다는 순수한 궁금증으로 보였다. 본인이 수년간 다뤄온 교육 실무 영역이 나에게는 처음 맡는 영역이라 생소할 텐데, 어떻게 맥락을 금방 파악하고 속도감 있게 움직이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잠깐 생각해보다가 꽤 명확하게 대답했다. "기획의 본질은 콘텐츠, 그러니까 내용물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요. 콘텐츠는 매번 달라지지만, 구조를 세우고 맥락을 읽고 사람들을 움직이는 흐름을 설계하는 건 어떤 아젠다든 동일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는 주니어 때부터 '무엇의 전문가'가 아닌, 콘텐츠에서 자유로운 기획 전문가가 되는 게 목표였어요." 팀원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마 그 말이 바로 와닿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나도 처음부터 이렇게 생각한 건 아니었으니까. ◈ 첫 번째 블렌딩: Content Free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교육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 교재에서 본 한 문장을 잊을 수 없다. '비즈니스 민감성에 기초한 Content Free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여

[Future Hands up] 빼앗긴 들에 도파민 루프가 오는가…자녀 도파민, 부모 세대로 도파민 역이전중

“요즘 운동회는 무조건 무승부로 마무리한데요. 지는 팀이 생기면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생기고 자존감이 하락한다고 엄마들이 컴플레인 한다더라구요.” “저도 들었는데 요즘엔 상장도 교실에서 안 주고 따로 교장실로 불러서 개별적으로 전달한대요. 못 받은 애들이 상처받고 위축 될까봐.” 회사 점심시간, 예비 초딩 엄마들의 도파민 터지는 대화에 절로 귀가 기울여진다. 얼마 전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는 지인에게 ‘망원경으로 교실을 감시하는 학부모’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적잖이 충격이었는데, 이건 새로운 결의 충격이다. ◆ 빼앗긴 들의 학생들 아무리 학창시절이 즐겁다 해도 학교생활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학업과 사회성 두 측면에서 끊임없이 성장해야 할 아이들에게는 지속을 위한 자극제가 필요한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도파민’이다. 필자의 과거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참 많은 도파민 유발 인자들이 있었다. 점심시간 대충 밥을 털어 넣고는 운동장으로 뛰어나가 반 대항 축구시합을 하곤 했는데, 한 운동장에서 열 팀의 경기가 동시에 이뤄지는 혼돈의 카오스지만 기어이 골을 넣어 이겼을 때의 짜릿함은 오후 수업 내내 가라앉질 않았다. 선

[내궁내정] “코끼리 뼈 없는 상상은 몽상일 뿐"… AI 시대 新인재 조건 ‘견골상상’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상상(想象)은 언제부터인가 “아무 근거 없이 떠올리는 자유로운 공상”과 거의 동의어처럼 쓰이고 있다. 하지만 한자 상상(想象)의 뿌리를 더듬어 올라가면, 그 본래 의미는 정반대에 가깝다. ‘견골상상(見骨想象)’이라는 고사에서 보듯, 상상이란 허공이 아니라 코끼리의 뼈라는 단단한 팩트 위에서만 비로소 작동하는 인식 능력이었다. 코끼리 뼈를 보고 코끼리를 그리다…‘견골상상’의 원형 중국 전국시대 법가 사상가 한비가 쓴 『한비자』에는 “견골상상(見骨想象)”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뼈를 보고 코끼리의 형상을 그린다”는 뜻이다. 전국시대 사람들은 실제로 살아 있는 코끼리를 볼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인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