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30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Opinion

[지구칼럼] '백중'을 아시나요?…근로자의 날·농민들의 추석·천도재(薦度齋)·동양의 할로윈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4절기에서 초복, 중복, 말복, 경칩, 처서 등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생소하지만 의미있는 세시풍속이 있다. 바로 백중이다.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은 백중을 중요한 명절이라 여기지 않는다.

 

백중은 24절기 중 하나인 백로(白露)와 추분(秋分)사이에 있다. 한여름이 저물고 가을이 점점 깊어지는 시기로, 낮과 밤의 길이가 점점 더 비슷해지는 추세를 보인다. 날씨가 서서히 시원해지고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시기다. 농사일을 비롯한 일상 생활에서는 '백중'을 기준으로 농작물의 수확이나 가을 작업을 준비하는 시기다.  

 

백중날, 백중(百中 또는 百衆)은 백종(百種), 망혼일(亡魂日), 중원(中元)이라고도 하며, 음력 7월 15일이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음력 7월이 귀신의 달인 귀월이며 중국 남부지방에서는 음력 7월 14일이 백중이다. 우리나라에서 백중은 경상북도 성주 지역에서 음력 7월 15일에 지내는 세시풍속에서 유래됐다.

 

‘백중’이란 명칭은 음력 7월 15일이 24절기의 중심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일백 백(百) 자에 가운데 중(中) 자를 써서 백가지가 모두 중앙에 모인다는 의미도 있다. 여기서 일백 백(百)은 단순히 숫자 100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많은 수를 뜻한다.

 

또 이 무렵에 과실과 채소가 많이 나와, 옛날에는 백 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고 해서 백종(百種)이라 불려졌다. 백중날이 되면 대다수 농민들은 음식을 장만해서 나누어 먹으면서 즐겁게 놀았다.  또한, 망혼일이라고부르는 것은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서 조상의 혼을 위로했기 때문이다. 2024년 백중은 8월 18일이다.

 

 

백중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

 

첫째, 백중(百中)은 농민들이 세벌 김매기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날이다. 이무렵 풍성한 과일과 채소를 수확해놓고, 농민들은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으며 하루를 보냈다. 주인이 음식을 마련해 머슴을 위로하는 잔치를 베풀기도 하고, 머슴에게 돈을 주기도 했다.

 

농민에게 백중은 노동의 고단함을 달래고 잠시 쉬는 휴식의 의미가 큰 날이다. 하지만 제주도 지방에서는 오히려 바다에 나가 일을 많이 한다. 백중날에 살찐 해산물이 많이 잡힌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날 잡힌 해산물을 가지고 한라산에 올라가 산신제를 지냈다. 머슴들은 그 돈으로 시장에 가서 음식을 사 먹고 물건도 샀다. ‘백중장(百中場)’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이것 때문이다.

 

그 의미로 따지면 일종의 근로자의 날이며, 농민들의 추석인 셈이다. 

 

둘째, 백중은 유독 종교와 관련이 깊다. 도교는 물론 불교와도 인연이 깊다.

 

백중은 중원이라고도 하는데, 중원은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삼원(三元) 중 하나다. 상원, 중원, 하원으로 나누어 상원은 음력 1월 15일, 중원은 음력 7월 15일, 하원은 음력 10월 15일이다. 하늘의 선관(仙官)이 일 년에 세 번 인간의 선악을 살핀다고 하는데 이것을 원(元)이라 했다. 

 

백중날(중원)에는 선관이 선악을 살피기 위해 내려올 때 지옥문을 열어놓고 내려온다고 전해진다. 지옥에 있던 모든 조상들이 이 날 나오기 때문에 이 날 제사를 지내면 그 조상님들이 복을 주고 간다고 믿었다.

 

백중은 불교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불교 신자 상당수는 절을 방문하고, 절에서도 큰 제사를 많이 지낸다. 백중날에 사찰에서는 하늘로 승천하지 못한 조상 영혼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의식을 치른다. 조상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음식·과일·술을 차려놓고 천신(薦新)을 하였으므로 '망혼일'이란 명칭으로도 불린다.

 

승려들은 이날 각 사찰에서 천도재(薦度齋, 돌아가신 분들이 생전에 지어놓은 악업이나 부정적인 행동들을 부처님의 법력을 빌어  떨쳐버리고 깨끗하고 맑은 마음을 회복해 좋은곳에 태어나기를 발원하는 의식)를 올리며 농촌에서는 차례를 지내고 산소를 찾아 벌초와 성묘를 한다.

 

불가에서의 백중은 목건련의 전설과 관련이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 중 신통력이 제일이었던 목련존자는 어머니가 죽어서 아귀도에 빠진 것을 알았다. 목련존자의 부탁과 석가의 신통력으로 어머니는 개의 몸으로 태어났다. 

 

석가는 "매년 음력 7월 15일에 승가내 비구와 비구니들에게 오곡백과와 다양한 음식을 나눠주면 과거·현생의 7대 부모까지 큰 복을 받을 것"이라고 알려줬다. 이후 부유한 사람들은 사찰에 음식을 시주했고, 일반인은 돌아가신 부모를 기리며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불교에서는 '백중날 꼭 제사를 지내야 하는 사례로 다음과 같은 경우를 든다. ▲제사를 지내다가 안 지내는 분들(공줄이 끊어진 집) ▲다른 종교로 전향하신 분들 ▲객사 등 안 좋게 돌아가신 조상이 계신 분들 ▲전쟁이나 다른 사유로 생사여부를 모르는 분들 ▲평상시 제사를 지낼 수 없는 분들 ▲결혼하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자식이 없는 분들 ▲조상의 제삿날과 이름을 모르는 경우 ▲집안에 아픈 사람 때문에 제사를 지내지 못할 경우 ▲제삿날을 놓친 경우 등이다.

 

 

세째, 백중은 달이 가득 차는 날이란 의미로 동양의 할로윈이라 불린다. 달이 가득 차 하늘의 문이 열려 혼령이 출몰한다 해서 ‘귀신의 날’, ‘망혼일’로 불렸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의 기록에 따르면, 백중은 스님들이 우란분(盂蘭盆, 범어로 거꾸로 매달려 고통을 당하고 있는 중생)을 위해 우란분회(盂蘭盆會, 불교에서 지옥과 아귀보를 받은 중생을 구제하는 제사)를 여는 큰 명절이다.

 

불교가 융성했던 신라, 고려 시대에는 일반인까지 참석해 백중을 대신해 우란분회를 열었지만, 조선 시대 이후로는 사찰에서만 행해져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는 그 풍습이 많이 소멸됐다. 일부 지방에서와 사찰에서는 백중제를 지낸다. 

 

반면 중국과 일본 그리고 베트남에서는 아직도 비교적 백중날을 성대하게 지내는 관습이 있다. 중국에서는 악귀를 쫓는 제사를 크게 지내는데, 추석 한 달 전의 행사로 유명하며, 이는 서양에까지 소개되어 영어권에서도 'Ghost Festival' 등의 이름으로 차이나타운 등지에서 행해져 상당히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눈치코치] 알아차림만 잘해도 달라집니다

“저 사람, 눈치가 참 빠르네. 누가 보면 여기 3년은 다닌 사람 같아.” 하지만 그는 이제 막 입사 3개월 차인 이직자였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쉽지 않은 시간도 있었지만, 그는 회사를 둘러싼 분위기와 동료들의 관계를 세심하게 살피며 조용히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덕분에 그는 자연스럽게 조직에 녹아들었고, 전 직장에서보다 훨씬 빠르게 온보딩에 성공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알아차림(awareness)’입니다. ◆ 눈치의 본질은 ‘알아차림’ ‘눈치’라는 단어는 사전적으로 “남의 마음이나 상황을 헤아리는 감각”을 뜻합니다. 결국 핵심은 ‘알아차리는 힘’입니다. 주변의 변화를 감지하고, 맥락을 파악하며, 흐름을 읽어내는 능력이죠. 코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코치는 고객을 세심히 ‘알아차리는 사람’입니다. 조직에 새로 합류한 이직자 또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알아차릴수록 더 빨리, 더 부드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 알아차림은 ‘본능’보다 ‘훈련’ 물론 어떤 사람들은 타고난 감각이 뛰어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알아차림은 의도적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는 역량입니다. 잘 듣고, 깊이 질문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인정하며, 피드백을

[마음 회복 연구실] 당신은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진주다

◆ 어느 보석이 가장 아름답냐고? 나는 진주라 말한다 최근 결혼을 앞둔 지인이 특별한 보석으로 무엇이 좋을지 물어왔다.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보석을 찾고 있다는 그녀의 말에 나는 주저 없이 진주를 추천했다.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와는 다른 진주만이 가진 특별한 가치를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세상의 시선은 늘 가장 화려하고 반짝이는 것에 집중한다. 완벽하게 세공되어 눈부신 빛을 발하는 다이아몬드만이 가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진정한 가치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이 아니라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며 채워가는 시간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진주처럼 말이다. 진주는 조개 안에 들어온 작은 상처를 오랜 시간 품고, 스스로 겹겹이 쌓아 올린 층을 통해 마침내 고유의 은은한 광채를 띠게 되는 보석을 만든다. ◆ 우리는 가끔, 스스로를 돌멩이처럼 여긴다 오래전, 어떤 땅에서는 다이아몬드가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해 돌멩이처럼 버려졌다고 한다. 가치를 모르면 가장 귀한 것도 본래의 의미를 잃기 마련이다. 삶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상처와 마주한다. 타인의 오해와 편견, 끝없는 비교 속에서 점점 위축되어간다. '그냥 이 정도면 됐다'며 내 안의 가능성을 포기

[Moonshot-thinking] “금리라는 파도·심리라는 돛, 회복신호”…상업용 부동산, 2년 정체 지나 항로 찾았다

시장은 냉랭했다. 거래는 줄고 가격은 하락했다. 금리 인상이라는 거센 파도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덮쳤고, 투자자는 망설임 속에서 관망세를 택했다. 그러나 데이터가 보여주는 작은 변화를 현장은 놓치지 않는다. 수치가 먼저 변하고, 그다음에 분위기가 바뀐다. 2025년 2분기, 서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미묘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와 오피스, 두 축 모두에서 가격 반등 신호가 포착됐다. 2년간 이어진 정체의 터널 끝에서 희미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수치로 확인하는 변화의 신호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지수 분석 결과는 시장의 저점 통과 가능성을 시사한다. 서울 지식산업센터 매매지수(ROSI)는 201.1포인트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3.9% 상승했다. 2011년 1분기 기준점 100포인트에서 2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가격 하락세가 처음으로 멈췄다는 사실이다. 지식산업센터 시장의 과거 궤적을 되짚어보면 현재 상황의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는 매년 3% 안팎의 안정적인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0년부터 상황이 급변했

[눈치코치] 강점과 약점,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법

경력을 쌓아 이직한 당신에게 면접관이 던지는 익숙한 질문 하나가 있습니다. “당신의 강점은 무엇이고, 어떤 점이 약점인가요?” 단순해 보이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답을 망설입니다. 솔직함이 답일까요, 아니면 모범답안이 정답일까요? 저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솔직함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답변”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 실제 면접에서도 이 방식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 강점: ‘더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 강점은 절대적 우월이 아니라 비교 속에서 드러나는 우위입니다. 따라서 강점을 바라볼 때는 “나는 누구보다 무엇을 잘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코치들은 고객의 본래 강점을 기반으로 잠재력을 극대화합니다. 억지로 약점을 바꾸려 하기보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죠. 리더십도 같습니다. 팀을 이끄는 관리자는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을 기반으로 전략을 세워야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비난과 질책은 동기를 꺾지만, 강점 기반 리더십은 조직에 시너지를 만듭니다. ◆ 약점: 관리하면 약점이 아니다 약점은 곧 ‘결핍’이 아니라 “덜 강한 부분”일 뿐입니다. “덜 강한 재능이 약점은 아니다” “부족해 보여도 잘 관

[마음 회복 연구실] 캠핑, 불편함 속 예상밖 선물…두려움과 마주할 용기를 배우다

◆ 사실 나는 캠핑이 두렵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캠핑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두렵다.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은 사랑하지만,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내게 강한 햇볕 아래 온전히 노출된다는 것은 늘 망설임을 불러온다. 불편함 때문이라기보다, 햇빛이 있는 자연을 즐기는 과정 자체가 나에게는 하나의 관문인셈이다. 그럼에도 최근 여름밤의 캠핑을 감행한 건 아이들 때문이다. 텐트에서 자고, 바깥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싶다는 반짝이는 눈빛 앞에서 나는 도망치기 어려웠다. 부모라는 이름은 때때로 두려움을 감내하는 힘이 된다. ◆ 불편함, 그리고 예상 밖의 선물들 친척 동생네가 대형 텐트와 에어컨까지 갖춘 장비를 준비해 주었지만, 시작은 여전히 고역이었다. 땀을 흘리며 짐을 나르고 거대한 텐트의 뼈대를 세우는 동안, ‘역시 캠핑은 나랑 맞지 않아’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맴돌았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흐르자 의외의 순간이 찾아왔다. 타프 그늘 아래 앉자 38도의 폭염이 무색하게 시원한 바람이 불었고, 평범한 음식이 야외에서는 별미가 되었다. 늘 손에서 놓지 않던 스마트폰 대신 웃음과 대화가 공간을 채웠다. 불편함이 오히려 선물을 만든 셈이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은 든든한

[눈치코치]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요? ‘What else’ 질문을 활용하라

새로운 프로젝트가 주어지고, 낯선 미션이 떨어질 때 우리는 가장 먼저 부담감이라는 녀석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직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걸 시키지?’ ‘궁금한 게 산더미인데 물어봐도 될까?’ ‘괜히 물었다가 이것도 모르냐는 소리 들으면 어쩌지?’ 익숙하지 않은 동료들, 다른 업무 환경, 처음 접하는 사내 시스템…. 심지어 이메일 한 통 쓰는 것도 서툰 상황에서, 입사 한 달도 채 안 된 이직자에게 업무가 주어지는 현실. 사실 이직은 대부분 기존 경력을 기반으로 하지만, 막상 새로운 조직에서는 신입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나 조직은 이들을 곧바로 숙련된 전문가로 기대합니다. 물론 ‘허니문 기간’이라는 말처럼 초반에는 서툰 부분을 이해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먼저 그 관용을 기대하기보다, 스스로 배움의 자세를 유지하는 편이 훨씬 건강합니다. ◆ 코칭에서의 ‘What else’ 질문 기법 “말씀해주신 것 외에 또 다른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뭐라도 좋습니다. 하나만 더 말씀해주시겠어요?” “끝으로 한 번만 더 짚어보실래요?” 겉으로는 다소 집요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질문은 고객의 창의적 사고와 실행을 자극하는 강력한 코칭 기법입니다. ◆ 이직자에게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