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이에게 잠들기전 루틴이 있듯 딸아이에게도 늘 동일한 패턴이 있다.
거실쇼파에 앉아 맘에 드는 책 세권 읽기. 늦게 잠들고 싶은 아이의 심리를 공략한 애엄마의 비상한 전략답게, 밤마다 세권을 모두 읽고 나면 더 많은 책을 갈구하는 기이한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마지못해 한권 더 읽어주며 대단한 호의를 베푸는 척하는 아빠의 백상예술대상급 명연기 역시 한 몫을 한다.
그런데 인생의 매순간이 깨달음이라 했던가. 오늘은 동화책을 읽어주는 순간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그날의 깨달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 코칭동화 하나. 햇님과 구름 이야기
길가던 나그네를 두고 햇님과 구름이 내기를 한다. 누가 저 나그네의 외투를 벗길것인가. 두명의 상이한 스타일의 코치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고객의 외투를 벗기고 내면을 들여다보려 한다.
구름 코치는 바람과도 같이 직설적이고 거친 말들로 시도한다. 마치 "넌 도대체 뭐가 그렇게 힘들어서 표정이 그모양이야? 말해보래두? 뭔지 알아야 해결을 해주든 할꺼아니야?" 라고 외치는 어느 대기업 모 부장님처럼 말이다. 그 어디에도 나그네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없는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이다.
반면의 햇님코치는 어떠한가. 따스한 햇빛이 내리쬐듯 온화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나그네가 스스로 탈의의 필요성을 느끼게끔 만들어준다. "요즘 별일없지? 열심히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던데 참 대단하단 말이야. 늘 응원하게 된단 말이지." 햇님 부장님이 있다면 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대화의 중심은 고객에게 있으며 존중과 배려, 그리고 인정과 지지마저 느껴진다. 이 동화의 끝을 알고 있는 당신이라면 어떠한 코치, 어떠한 매니저가 되어야할지 이미 눈치챘으리라 본다.
◆ 코칭동화 둘. 호랑이와 곶감
호랑이는 조용히 방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호랑이가 잡아간다 해도 울음을 그치지 않던 아이가 "곶감"이라는 엄마의 말에 갑자기 울음을 그치는 모습을 본 우리의 호랑이 코치. 무릎을 탁치면서 에고를 듬뿍담아 소리친다. "아 고객님에게는 곶감이라는게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군요!"
코칭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코치의 "판단"이다. 고객의 언어는 고객의 삶을 담고 있기 때문에 얕은 이해로 접근한다면 낭패를 볼 수있기 때문이다. 이는 회사생활에서 역시 마찬가지이다. 만약 당신이 "김대리. 원래 그땐 다 힘든거야. 나도 그랬다니깐. 지나고보면 별거아니니깐 신경쓰지마!" 라고 이야기하는 호랑이 부장님이라면 조심하자. 곶감을 등에 업은채 줄행랑을 치게 될지도 모른다.
※ 칼럼니스트 ‘쿠자’는 소통 전문가를 꿈꾸며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였고, KBS 라디오 DJ를 거쳐, 외국계 대기업의 인사업무를 담당하며 역량을 키워왔습니다. 다양한 강의와 공연을 통해 소통의 경험을 쌓아온 쿠자는 현재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과 더불어 코칭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의미 있는 소통 전문가가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