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요즘 동네에서는 못 구하는 게 없다. 중고 상품은 물론이고 아르바이트생이나 운동 파트너도 구한다. 심지어 “같이 고기 먹으러 가실 분”도 구할 수 있다.
이웃 간 동반 라운드가 잦아진 지금 골프장도 동네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애플리케이션 ‘당근’이 2024 연말 결산을 발표했다. 당근은 중고 거래부터 동네 정보까지, 이웃들이 함께하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다. 전국 6577개 지역의 이웃을 연결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4000만명을 돌파했다. 주요 서비스인 ‘중고 거래’로 맺어진 연결 건수는 1억 8300만건, ‘동네 생활’을 통해 이뤄진 소통 수는 3900만건에 달했다.
‘모임’ 서비스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당근 모임은 동네에서 공동 관심사를 가진 이웃이나 동네 친구들이 글과 사진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있도록 만들어진 서비스다. 2023년 7월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을 시작으로 정식 론칭한 당근 모임은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끌며 오픈 3개월 만에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장했 고, 1년 만에 이용자 1500만명을 돌파했다.
대세가 된 당근 모임 속 대세 중 대세는 운동이다. 2024 당근 연말 결산에 따르면, 동네 생활 모임 중 가장 인기 있는 활동은 운동(29%)이었다. 이어 동네 친구(21%), 취미·오락 (11%), 자기계발(8%), 아웃도어·여행(5%) 등이 인기를 끌었다.
운동 중에서는 20대가 클라이밍, 30대 풋살, 40대 스키 등 겨울 스포츠, 50대는 골프를 가장 많이 즐겼다. 또 풋살·스키는 남성, 클라이밍·골프는 여성 참여율이 높았다.
당근 ‘동네 생활’에서 운동 모임을 찾아보면, 다수의 골프 모임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지역 내 운동 모임에서는 30여 개 리스트 중 스크린골프를 포함한 골프 모임이 3분의 1을 차지했다. 2030 골프 모임이나 미혼, 돌싱만 가입을 허용하는 골프 모임도 눈에 띄었다.
가입자 수만 수백 명에 이르는 모임도 있다.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 골프 모임은 해외 골프 여행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지역 골프 모임의 가장 큰 장점은 같은 취미를 즐기는 사람이 ‘근처’에 산다는 데 있다. 동네 친구가 곧 라운드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언제든 부담 없이 만나 스크린 골프를 즐길 수 있다. 필드 골프장에 갈 때도 동반자가 있는 지역까지 멀리 돌아갈 필요 없이 가까이 에서 만나 차 한 대로 움직이기에 좋다. 또 ‘동네 사람’이라는 것은 결국 생활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생활환경과 관심사를 가진 회원들은 더욱더 편하게 어울릴 수 있다.
물론 동네 사람이기 때문에 주의할 점도 있다. 이웃일수록 매너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강남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골프 모임 ‘편하게 공치는 모임(편공모)’의 모임장 블루머린은 “동네 모임에서 가장 지켜야 할 것은 순수성”이라고 꼽았다.
회원 간 서로 존중하며 순수하게 골프를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고, 영업을 목적으로 접근해 모임 분위기를 해치는 회원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임 활성화를 위해 “골프장에서 지역 모임을 대상으로 연단체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를 제공하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전했다.
골프장은 그 어느 곳보다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대표적인 활동이 기부 및 봉사다. 지역민을 대상으로 그린피를 할인해 주는 골프장도 있다. 또 지역 축제와 같이 주민들이 모이는 행사를 후원하기도 한다. 모바일 속 ‘지역’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네이버에 따르면, 2024년 10월 ‘N골프 라운드 패키지’ 출시 이후 소규모 골프 모임용 ‘라운드’ 개설 수는 한 달 만에 1500건에 이르렀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모임을 운영하는 일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모바일 커뮤니티를 구심점으로 하는 모인 골퍼들은 모바일을 활용하는 데 익숙하고, 정보 수집과 전파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골프장의 깜짝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를 알고 참여 하고, 독려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골프 모임들을 공략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이유는 충분하다.
앞서 언급한 지역 생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골프 모임이 활발한 지역에 골프장을 홍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동시에 동네 모임의 ‘순수성’은 지켜줘야 한다. 영업을 목적으로 회원인 척 접근하거나 모임 활동에 과도하게 개입하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골프장이 속한 ‘동네’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 그것은 골프장의 몫이다. 모바일을 통해 골프장 이웃의 범위를 넓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