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간만입니다.
어렴풋한 기억으론 한 10년쯤 됐나 아니 그 정돈 아니겠지라고 여겼는데 세어보니 맞는 듯 합니다.
작일 와이프랑 운동도 할 겸 도보로는 약 45분 정도 소요되는 이마트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멈춘 손목시계 약(배터리)을 갈아 끼우려고 가는 것인데 굳이 운동에 의미부여하며 우리 부부는 차가 아닌 걸음을 택했습니다.
쿠팡, 마켓컬리에 익숙해져 버린 지금 시대에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것은 정말 전설의 구닥다리가 된 모양새더라구요.
얼리어답터도 아니고 정작 디지털노매드도 아니지만 몇번의 클릭질과 앱결제에 익숙해진 제 몸뚱아리는 젋을 때 그렇게 찾고 또 찾았던 이 마트를 그동안 외면했습니다
추억팔이도 아니고 복고를 논하고자 함도 아니고,
애뜻하게 손을 잡고 눈 마주쳐가면서 가진 않았지만,
아이들 한 창 키울 때 소아과도 가고, 장도 보고, 이발도 시키고, 일주일치 먹거리를 장만하던 그때가 아련하게 떠올랐습니다.
내일이 입춘이죠? 그래서인지 아지랑이 스멀스멀은 아니었지만 햇살은 비교적 따사로웠고 충분히 걸을만한 날씨라 이래저래 모든 게 좋았습니다.
도착한 후 그래도 걸었다고 송골송골 맺은 땀방울을 닦아낸 채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는데 그때 제 눈을 사로잡은 이것들이 보였습니다.
바로 꼬리에 꼬리를 문 채 방치에 가깝게 한구석에 포개져있는 카트들.
그렇게 잘 나가던 시절 꽉 꽉 채우고 또 담고 마치 누가 더 많이 담냐고 경쟁이라 하듯 빈 공간 없이 구매하고 나면 뿌듯해졌던 우리.
계산대 줄도 지루하긴 해도 뭔가 사냥터에서 먹잇감을 잘 골랐다는 흡족함과 아이들 종알대는 소리에 그저 웃음지던 그 시절이 그립기까지 하더라구요~
빈 손으로 왔다 빈 손으로 간다는 ‘공수래 공수거’
빈 카트로 와서 빈 카트로 간다는 ’공수레 공수거’
그렇게 다시 돌아가는 바늘을 확인하고 손목에 시계를 감 싼 채 우린 빈 손으로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주말단상 #카트 #대형마트 #추억 #공수래공수거 #공수레공수거 #부부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자동차-엔터테인먼트&미디어-식음료-화학/소재를 거쳐 아이티 기업에 종사하며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