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이종화 기자]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배우 김수현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쿠쿠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최근 사망한 배우 김새론과의 논란으로 인해 김수현을 손절하고 '신규 프로모션 중단'을 결정했다.
김수현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외시장 공략전략에 차질이 생긴 셈.
이런 상황에도 쿠쿠전자(대표이사 구본학)의 실적지표는 흔들림이 없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쿠전자는 2024년 매출은 한자릿수 성장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두자리수로 크게 증가했다.
2024년 매출은 7479억원으로 전년 7007억원보다 6.7% 늘어났다. 또 영업이익은 960억원으로 전년 760억원 대비 26.3% 성장, 순이익은 877억원으로 전년 766억원 대비 14.5% 증가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48.2%로 나타나 환율 헤징 효과도 거뒀다.
부채비율은 22.88%로 전년 27.96%에서 5.08%p 개선됐다. 이는 동종업계 부채비율 평균(40~50%) 대비 절반 수준이다.
현금성자산 역시 1182억원으로 전년 794억원에서 48.8% 급증했다. 외부차입금도 없으며, 300억원 규모 단기 금융상품과 수익증권 1142억원을 보유중일 정도로 안정을 넘어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보여줬다.
수익성 지표들도 양호한 상태를 나타냈다. 매출총이익률 35.8%(전년 33.6%), ROE 18.6%(전년 18.7%), R&D 투자도 751억원으로 전년(736억원) 보다 2% 증가했다.
다만 재고자산 654억원이 전년(556억원) 대비 17.6% 증가해 관리 효율화가 필요해 보인다. 또 고객 반품과 관련된 환불부채가 전년 대비 증가(33억원 → 37억원)했는데, 이는 판매 후 반품율 상승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일부 채권에 대한 손실충당금 88억원이 설정됐는데, 이는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보여준다.
임직원 급여 및 보상으로 이사진에게 총 4억5780만원(전년 5억800만원)을 지급했다. 기부금은 전년과 동일한 8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임원진은 쿠쿠홈시스는 4인, 쿠쿠홀딩스는 5인이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1720억원이며, 이 중 급여는 148억원, 지급수수료 103억원, 광고선전비 501억원, 용역비 347억원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급수수료 항목이 전년 86억원에서 103억원으로, 광고선전비도 전년 408억원에서 501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급수수료는 법률 자문 및 회계 감사 수수료, 외부 용역 및 컨설팅 비용, 마케팅 및 홍보 대행 수수료 등과 같이 외부 전문가나 기관에 의뢰한 서비스 비용을 말한다.
제품매출은 5284억원, 상품매출 1898억원을 기록했다.
제품매출은 기업이 직접 제조 공정을 거쳐 생산한 재화를 판매해 발생하는 매출이다. 즉 회사가 원료를 이용해 제품을 제조하고 이를 판매하면 해당 매출은 제품매출로 분류된다. 제품매출은 기업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한 매출로, R&D 투자와 관련성이 높다.
반면 상품매출은 외부에서 구매한 완성된 제품을 추가 가공 없이 판매해 발생하는 매출이다. 유통업체가 다른 회사에서 완성된 제품을 구매해 판매하면 해당 매출은 상품매출로 분류된다. 즉 상품매출은 영업력과 유통망에 의존하며, 수익성은 제품매출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계약보증이행 등과 관련해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30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받고 있다. 또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따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84억원의 경제협력사업보험금 및 피해지원금을 수령했다. 다만 해당 보험금은 추후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사업을 재운영할 경우 반납해야 한다.
쿠쿠전자는 2024년 말 기준으로 총 3건의 소송에 피소된 상태다.
첫째는 개인에 의한 손해배상 소송(수원지방법원)으로 소송가액은 5억1458만원이다. 두 번째 소송은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소송가액은 3812만원이다. 세 번째 소송은 개인에 의한 손해배상 소송(울산지방법원)으로 소송가액은 6억7716만원이다.
특히 수원지방법원의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쿠쿠전자는 패소 가능성을 반영해 약 3억8525만원의 충당부채를 설정해 둔 상태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3건의 소송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드리기 어렵다. 다만 소송 결과가 연결회사의 영업, 재무, 경영 상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주당 배당금은 전년 5000원에서 5500원(액면가 500원 기준 1100%)으로 증가함에 따라 총 배당금 지급액도 전년 250억원에서 275억원으로 확대됐다.
쿠쿠전자측은 "최근 배당금 지급액을 꾸준히 늘렸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배당 정책에 따라 배당확대 정책의 일환"이라면서 "배당금은 쿠쿠전자의 미처분 이익잉여금에서 처분된 금액으로, 차기 이월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350억원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쿠쿠홀딩스의 주주는 구본학(대표이사) 45.11%, 구본진(오너 일가) 15.22%, 쿠쿠홀딩스(자사주) 12.61%, 구경모(오너 일가) 3.15%, 쿠쿠사회복지재단 1.37%이다. 오너 일가와 쿠쿠홀딩스의 지분을 합산하면 약 63.5%에 달하며, 이는 사실상 오너 일가가 기업 경영권을 행사하는 구조다. 자사주는 기업 내 유동성을 확보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엔탑은 쿠쿠전자의 밥솥 부품을 공급하며 매출의 상당 부분이 내부거래에서 발생한다. 이를 통해 배당 재원을 마련해 오너 일가로 배당금이 흘러가는 구조다. 즉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구본학 대표는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에서 각각 배당금을 받는다.
구 대표는 쿠쿠홀딩스 지분 45.1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배당금으로 192억원을 받는다. 또 쿠쿠홈시스 지분 20.53%를 보유하고 있어 46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쿠쿠 관계자는 "쿠쿠전자는 100% 쿠쿠홀딩스 소유로 구본학 대표가 받는 배당금은 없다.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에서 받는 총 배당금은 238억원"이라며 "엔탑 역시 종속 회사도 아니고 자회사도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