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7 (화)

  • 맑음동두천 2.0℃
  • 맑음강릉 6.7℃
  • 맑음서울 3.3℃
  • 맑음대전 3.5℃
  • 맑음대구 6.4℃
  • 맑음울산 8.9℃
  • 맑음광주 4.3℃
  • 맑음부산 11.9℃
  • 맑음고창 3.8℃
  • 맑음제주 9.1℃
  • 맑음강화 2.4℃
  • 맑음보은 3.0℃
  • 맑음금산 3.7℃
  • 맑음강진군 6.2℃
  • 맑음경주시 8.2℃
  • 맑음거제 8.0℃
기상청 제공

공간·건축

[공간사회학] 경주 문무대왕릉은 왜 무속촌이 됐을까

'왕릉이 ‘굿판'으로 변질된 곳 '세계 유일'…문무왕 노하실듯
10년 전부터 ‘기도발’ 센 장소 소문에 무속인들 우후죽순
횟집이 기도방, 방생집으로 변질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에 위치한 문무대왕릉은 국가 지정 사적(158호)이자 세계 유일 바다 위 수중왕릉으로 유명한 곳이다. 대왕암이라고도 불리는 문무대왕릉은 통일신라 제30대 문무왕의 능으로 해변에서 약 200m 떨어진 바다에 있다. 당시 문무왕은 불교 법식에 따라 화장한 뒤 동해에 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무왕은 “내가 죽거들랑 동해 바다에 장사를 지내라. 나는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고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문무왕(文武王·재위 661~681)은 신라의 삼국통일을 완성한 왕이다. 김유신, 김춘추가 당나라와 함께 백제, 고구려를 멸망시켰지만 문무왕은 최종적으로 이 땅에서 당나라 군대까지 몰아내는 데 성공해 통일신라를 완성한 왕으로 평가받는다. 삼국통일 후에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생각했고, 왜(일본)가 통일신라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존재라고 예언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죽으면 화장해 간소하게 장례를 치르고, 대왕암에서 뿌려 달라고 유언한 것. 결국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는 ‘호국대룡(護國大龍)’이 되겠다는 호국정신인 셈이다.

 

하지만 이곳은 언제부터인가 '무속촌'으로 변질됐다. 바닷가 주변의 10여곳의 횟집도 간판만 횟집일 뿐, 기도방이나 혹은 방생고기를 파는 방생집으로 변형돼 영업중이다. 방생은 불교에서 사람에게 잡혀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 물고기 등을 풀어줘 공덕을 쌓는 것을 말한다. 기도용품이나 오색천·조상 옷 판매와 기도방 대여를 알리는 광고문구를 붙인 횟집도 많다. 횟집에서 100여m 떨어진 바닷가 소나무숲에는 비닐하우스 형태의 불법 가건물 20여곳이 있다. 쌀이나 정화수를 올려놓는 평상, 촛불을 넣어두는 철제 보관함도 설치됐다. 이 가건물들은 모두 무속인이 설치한 굿당이다.

 

10여년 전부터 이른바 ‘기도발’이 좋다는 소문에 나면서 무속인들이 모여들었다. 일종의 무속산업이 형성되며 기도방과 방생등 관련 산업까지 흥행하게 된 셈이다.

 

근처 한 상인은 “문무대왕이 동해의 수호신이 됐다는 이야기 때문에 무속인들 사이에는 '기도발’이 센 곳으로 유명해졌다"며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자녀의 결혼, 승진, 대학합격등을 기원하는 굿을 벌일 때도 많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과 무속인들은 "문무왕의 호국정신과 미래예언, 그리고 바다에 수장된 점, 용이 되겠다 등의 메시지와 전설들은 무속인들과 토속신앙을 믿는 우리 민족에게 강하게 각인된다"면서 "이런 점들이 결국 소원을 빌면 이뤄줄 것이란 무속산업과 만나서 변질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문제는 국가 사적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문화재가 위치한 해변 곳곳에서 제사에 쓰고 남은 음식과 제사용품 등이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또 바위에 불을 피우거나 페인트 등으로 이상한 글씨를 쓰는등 일부 무속인들의 무분별한 행위로 자연이 훼손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물론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지정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칠 무허가 행위를 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무속인들의 강한 반발로 지자체의 단속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광객 A씨는 "경주에 놀러왔다가 일출맛집으로 유명한 인근 바닷가의 문무왕릉 문화재를 보러왔는데 무속촌으로 변한 모습에 놀랐다"며 "워낙 분위기가 이상해 바로 떠났다. 세계 유일 수중왕릉, 우리의 문화유산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16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Moonshot-thinking] 안전, 경영진 책상 위에 올라야 할 가장 무거운 서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의 긴장감은 분명 높아졌다. 그러나 사고 발생 소식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법의 실효성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이제는 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과연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법인가, 아니면 기업 경영 수준을 점검하는 기준인가. 현장에서 안전관리 실무를 오래 경험해온 입장에서 보면, 이 법의 본질은 처벌이 아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대표이사와 경영진에게 안전을 어떤 구조로 관리하고, 어떤 기준으로 의사결정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다시 말해 안전을 비용이나 규제가 아닌, 경영 시스템의 일부로 설계했는지를 확인하는 법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에서 안전은 여전히 현장의 문제로만 인식된다.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근로자나 관리자 개인의 과실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리고 추가 교육이나 점검 강화가 대책으로 제시된다. 그러나 중대재해의 상당수는 단순한 현장 실수가 아니라 인력 배치, 공정 일정, 외주 구조, 안전 투자 여부 등 경영 판단의 결과로 발생한다. 안전이 경영진의 의사결정 테이블에 오르지 않는 한, 사고 예방에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의 경쟁력은 더 이상 재무 성과만으로 평가되지 않

[공간사회학] 이혜훈에 빛바랜 원펜타스, 최가온이 金으로 빛냈다…"주민의 자랑" 현수막 '화제'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사상 첫 설상 종목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 최가온 선수의 대형 축하 현수막이 화제다. 2월 14일 온라인상에서는 최가온의 금메달 소식과 함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급 아파트 단지 래미안 원펜타스에 걸린 대형 현수막 사진이 빠르게 확산중이다. 원펜타스 현수막: '자랑' 외침 속 재력 추측 이 현수막에는 “(래미안 원펜타스의 자랑) 최가온 선수! 대한민국 최초 설상 금메달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신반포15차아파트를 재건축, 2024년 입주한 ‘래미안 원펜타스’는 총 6동 641가구 규모 단지로 최근 실거래는 전용면적 84㎡(33평형) 한 채가 47억원에 거래됐다. 대형타입인 전용면적 155㎡(60평형)이 100억원~120억원, 191㎡은 150억원가량에 달한다. 2024년 분양당시 ‘20억 로또’ 아파트로 알려져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에 13만여명이 청약하며 국민의 관심을 끈데 이어, 최근에는 이혜훈 전 의원의 부정청약 의혹이 알려지며 다시 한번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경기 분석: 악바리 정신으로 쓴 새 역사 18세 스노보드 천재 최가온(세화여고)이 1·2차 시기 연속

[공간사회학] 장애인 주차표지 부정 사용으로 감옥까지? 3년새 4배 급증…시민제보로 200만원 금융치료 '시급'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경기 화성 시장 인근 마트 주차장에서 주차요원이 한 가족 승용차 앞에서 멈설 때, 그 차 유리에는 장애인자동차표지(장애인 주차표지)가 붙어 있었다. 이 표지의 등록자가 된 시아버지는 이미 사망했고, 부부는 약 3년간 이 ‘죽은 남자의 권리’를 빌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반복 주차한 정황이 드러났다. 수원지법은 이 사건을 형사사건으로 보고, 아내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80시간, 남편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에만 장애인 주차표지 부정 사용 적발 건수는 7,897건으로, 2021년 1,479건 대비 3년 만에 4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과된 과태료 총액은 2021년 19억9,200만원 → 2024년 112억1,400만원으로, 463% 이상 폭증했다. 이 불편한 수치는 도심·마트·아파트단지에 걸린 장애인 주차표지가 사실상 일반 주차자의 ‘우대권(優待券)’으로 전락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공공주차장, 상업시설 주변에서 유사 적발이 쌓이면서, 제도 자체가 순기능을 잃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한 번쯤은 괜찮겠지” 모드, 과태료 200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