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4 (일)

  • 맑음동두천 -3.3℃
  • 맑음강릉 1.4℃
  • 맑음서울 -0.3℃
  • 구름많음대전 0.7℃
  • 구름조금대구 2.9℃
  • 맑음울산 2.4℃
  • 비 또는 눈광주 3.5℃
  • 맑음부산 3.4℃
  • 흐림고창 2.6℃
  • 흐림제주 8.9℃
  • 맑음강화 -2.3℃
  • 맑음보은 -0.3℃
  • 구름많음금산 0.5℃
  • 흐림강진군 4.5℃
  • 맑음경주시 2.2℃
  • 맑음거제 4.2℃
기상청 제공

공간·건축

[지구칼럼] 동물원의 존립에 대한 인간의 고민…코스타리카 폐쇄부터 ‘푸바오 선물'까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코스타리카가 세계 최초로 공영 동물원을 모두 폐쇄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동물원의 존재 이유와 필요성에 관한 논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에버랜드 판다 ‘푸바오’가 가져온 경제적·문화적 파급 효과가 재조명되는 등 동물원에 대한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내외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물원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각도로 조명해 봤다.

 

1. 동물원의 역사와 진화

 

동물원의 시초는 기원전 3500년 고대 이집트 히에라콘폴리스 지역에서 발견된 동물 유골에서 추정된다. 이후 고대 로마 제국에서는 검투사 훈련과 유희를 위해 동물을 가두어 전시했으나, 19세기부터 동물 보호와 연구 목적의 동물원이 출현했다. 1829년 런던동물원이 현대적 동물원의 출발점으로 꼽히며, 여기서 ‘Zoo’(동물원)라는 말이 고유명사가 됐다.

 

한국 최초의 동물원은 1909년 창경원이었고, 2024년 기준 현재 국내에는 약 114개의 동물원이 운영 중이다.

 

2. 동물원의 필요성과 긍정적 측면


현대 동물원은 멸종위기종 보호와 번식, 야생환경 복원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동물원이 멸종위기 육성 및 복원 프로그램의 거점임을 공식 인정하고 있다. 또한 밀렵이나 서식지 파괴 위협으로부터 동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국내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 관할하에 2023년부터 동물원 및 수족관 운영이 허가제로 전환돼 동물복지 법적 기준 강화가 추진되고 있다. 무분별한 동물 접근 행위 금지와 체험 콘텐츠 규제가 포함되어 관람객과 동물 모두의 안전과 복지가 증진되고 있다.

 

 

3. 코스타리카 사례: 공영 동물원 전면 폐쇄


2024년 7월, 코스타리카 정부는 10년에 걸친 법적 분쟁 끝에 공영 동물원을 공식 폐쇄했다. 수도 산호세 시몬 볼리바르 동물원 등 2개 시설이 문을 닫았으며, 동물 287마리는 재활 보호센터로 이전해 건강 상태와 야생 복귀 가능성을 평가받고 있다.

 

이는 공영 동물원이 가진 동물복지 문제와 생태환경 변화에 대응한 선례여서 동물보호단체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다만 사립 동물원 18곳은 해당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4. 동물원존립 논쟁과 동물복지 문제


동물원 동물들은 실제 서식지보다 극히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이로 인해 스트레스와 이상행동이 빈번하다. 캡스(Captive Animal's Protection Society) 조사에 따르면 호랑이와 사자는 원래 거주지 대비 약 1만8000배 좁은 공간에, 북극곰은 100만 배 좁은 공간에 갇혀있다. 동물들의 심리적·신체적 고통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다.

 

그나마 큰 규모 동물원이나 사파리 공원은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제공하지만, 여전히 울타리와 전압선 등 인위적 제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몰입 동물원’의 경우 조류의 비상 날개 절단 등 동물학대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국제동물원수족관협회(AZA)는 영장류에 대한 쇼와 인위적 복장을 금지할 것을 권고하며,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강력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5. ‘푸바오 효과’와 동물원의 긍정적 역할 사례


한국 에버랜드 판다 ‘푸바오’는 2016년 국내 최초 중국산 판다 새끼로 태어나 2021년 시민 앞에 공개된 이후 방문객 550만명 돌파, 300만개의 굿즈 판매 및 SNS 상 유행어 생성 등 큰 문화·경제 파급력을 보여줬다.

 

판다 푸바오의 존재는 동물 인격화를 촉진하고, 국민들의 동물복지 인식 향상에도 기여했다. 이는 ‘동물을 단순한 관람 대상이 아니라 생명체로서 존중하는 시각’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국제적으로 일본 우에노동물원의 판다 신규 유입이 연간 약 2400억원(267억엔)의 지역 경제 효과를 기록하는 등, 동물원이 경제·관광 산업에도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도 다수 보고된 바 있다.

 

 

6. 앞으로의 동물원: 공존과 혁신의 길


전문가들은 동물원의 존재 이유에 대한 ‘찬반’ 입장을 넘어서, 동물복지와 환경조성에서 지속 가능한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간과 야생동물이 ‘동반자’로 공존할 수 있는 공간 창출과 동물의 본능·행동을 최대한 보존하는 환경 구축이 시급하다.

 

코스타리카 사례를 계기로 법적·사회적 동물복지 기준이 강화되고, 동물원의 ‘제2의 고향’으로서의 공간 마련 노력도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동물원은 여전히 멸종위기종 보존과 연구, 교육적 가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코스타리카가 보여준 '공영 동물원 폐쇄'라는 역사적 결정은 전 세계에 동물복지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 ‘푸바오’가 상징하는 바와 같이 동물원의 미래는 ‘생명 존중’과 ‘상생’에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해 동물원 운영자, 정부, 시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공간혁신] 화장실이 이렇게 예뻐도 되나...강남구, 도산공원·세곡천 공중화장실의 화려한 변신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강남구(구청장 조성명)가 도산공원과 세곡천 물맞이공원 내 공중화장실 두 곳을 전면 개선해,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강남형 공공화장실’로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사업은 어둡고 기피 대상이던 기존 공원 화장실의 이미지를 벗고, 누구나 안심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 핵심이다. 공중화장실은 오랜 기간 어둡고 불안한 분위기, 위생 취약 문제로 인해 특히 여성과 보호자 동반 이용자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이 되어왔다. 강남구는 이러한 주민 의견을 반영해, 단순한 시설 보수를 넘어 공공디자인을 통해 체감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도시 품격을 높이는 공공공간 조성’을 목표로 안전성, 디자인, 포용성을 중심에 두고 화장실을 개선했다. 도산공원 화장실은 패션 명품거리에 위치해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 이용이 많은 장소다. 외관은 낮에는 고급스러운 파스텔 톤의 구조물이지만, 밤이 되면 조명 아래 은은한 빛이 벽면을 감싸며 하나의 조형물처럼 빛난다. 기능성과 도시미관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로, 공원을 찾는 이들에게 강남의 도시 디자인 수준을 보여주는 공간이 됐다. 세곡천 물맞이공원 화장실은 곡선형 디자인으로 시선을

[공간사회학] 청각장애인 위한 日 시즈오카 패키지 나왔다…놀 유니버스 “무장애 관광 상품 늘린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놀유니버스(대표 이철웅)가 농인의 여행 접근성을 높이는 농인 맞춤형 관광 플랫폼 ‘데프누리’와 손잡고 포용적 관광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놀유니버스가 운영하는 ‘NOL’, ‘NOL 인터파크’는 데프누리와 함께 ‘눈으로 보는 여행, 시즈오카 힐링로드’ 3박 4일 홀릭 패키지를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상품은 청각장애인을 비롯한 다양한 여행자를 위한 ‘무장애 힐링 관광’으로, 이동 불편을 최소화하고 시각·문자 기반 안내 서비스를 강화해 시즈오카의 자연과 문화를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 일정에 한국어·일본어 농가이드가 동행하며, 문자 및 시각 안내 자료도 제공한다. 또한 제주항공 항공기 탑승 시, 기내 특화 수어 교육을 이수한 객실승무원이 탑승해 기내 안전 시연과 방송 안내를 수어로 지원하며 항공 여정 전반에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지원한다. 여행 일정은 일본 전통 건축미가 살아 있는 ‘가케가와 성’, 시즈오카 전경을 360도로 볼 수 있는 ‘유메테라스’를 비롯해 세계문화유산 구성자산인 ‘미호노마츠바라’, 후지산 전망 명소인 ‘타누키 호수’, 슈젠지 온천마을의 심볼 ‘톳코노유’에서의 족욕체험 등 후지산 절경과 시즈

[공간혁신] “오로라 시즌 맞아 버킷리스트 현실로”…교원투어 여행이지, 아이슬란드 오로라 투어 패키지 '인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교원투어 여행이지가 오로라 시즌을 맞아 아이슬란드 오로라 투어 패키지를 새롭게 선보인다. 아이슬란드 오로라 시즌은 관측 최적기인 내년 3월까지다. 지금 아이슬란드로 떠나면 보다 선명한 오로라를 만날 수 있다. 이번 ‘꿈꾸는 여행자의 땅, 아이슬란드 9일’은 아이슬란드의 대자연과 오로라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오로라를 보고 싶어 하는 2030세대는 물론, 특별한 허니문이나 버킷리스트 여행을 계획하는 고객에게 제격이다. 북유럽으로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핀에어를 이용하며, 아이슬란드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핵심 일정으로 구성됐다. 옵션과 쇼핑 없이 여행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오로라 크루즈와 바트나요쿨 얼음 동굴 투어는 이 상품이 자랑하는 매력 포인트다. 크루즈를 타고 오로라 관측 포인트로 이동해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오랜 시간 자연이 빚어낸 바트나요쿨 빙하 아래 얼음 동굴을 직접 탐험하며 자연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다. 오로라 관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오로라 헌팅이 2회 진행되며, 롯지 2박 숙박으로 숙소에서도 오로라를 감상할 수도 있다.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핫픽] AI 작사, BC(밸런스·컬러) 작곡 '포스트 디지털 산수화'…<무의식 산맥 위로 떠오른 알고리즘 태양>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 미술 작품은 두꺼운 물감층(임파스토)으로 구축된 보랏빛 산맥과 에메랄드색 호수, 나선형의 태양과 구름이 등장하는 추상적 산수화다. 표면이 거의 부조(레리프)에 가깝게 솟아 있어 평면 회화라기보다 소규모 설치미술처럼 빛과 그림자를 끌어들이며, 보는 위치에 따라 산의 주름과 물결이 달리 읽힌다. 전통적인 원근법 대신 색 대비와 질감의 밀도로 공간을 직조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자연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감각 데이터’로 재구성한 포스트-디지털 풍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꺼운 붓질의 정치학 – 임파스토가 말하는 것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구름, 태양을 형성하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 두꺼운 물감층이다. 미술 이론에서 임파스토(impasto)는 물감을 반죽처럼 두껍게 올려 붓 자국과 팔레트나이프 자국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기법으로, 표면의 요철이 실제 3차원 그림자를 만들며 회화의 물성(物性)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이후 빈센트 반 고흐, 렘브란트 등이 감정의 격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이 기법을 적극 사용했고, 최근에는 아크릴 물감과 젤·모델링페이스트의 발달로 보다 가볍고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