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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지구칼럼] 한강 결빙 기준점은 어디? 서울 강수량 기준 장소?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1970년대까지 겨울에 한강이 꽁꽁 얼면 그 위에서 다양한 놀이를 즐겼다. 한강다리를 걸어서 건넌 것은 기본이고, 많은 사람들이 한강얼음위를 뛰어다녀도 끄떡 없을 정도로 완전히 결빙됐다. 당시 그 얼음의 두께가 무려 성인 무릎 높이에 이를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상상도 안되는 일이지만 그때는 그랬다.

 

‘한강’은 표준국어 대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부를 흐르는 강으로 태백산맥에서 시작해서 서해로 흘러 들어가는 강을 말한다. 북한강과 남한강의 두 물줄기가 남양주시에서 합류해 총 길이는 494.44km다. 

 

역대 가장 추운 겨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추워지면 올해도 어김없이 한강은 얼 것이다. 그렇다면 큰 한강의 어디가 얼어야 공식적으로 한강이 얼었다고 발표하는 것일까? 그냥 한강 아무 곳이나 얼면 무조건 결빙된 것일까? 살얼음도 얼음으로 봐야할까? 얼음두께도 기준이 있을까? 아니면 494.44km 전체가 얼어야 한강이 얼었다고 볼까?

 

노들섬을 걷다보면 강가에 '한강결빙 관측 지점'이란 표지석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기상청 '계절관측지침'에 따르면 ​공식적인 한강 결빙 기준장소는 1906년부터 노량진 앞(현재 제1한강교(한강대교) 남단에서 둘째와 넷째 교각 상류 100m 부근)을 기준으로 관측해 판단한다. 즉  이 공간을 기준으로 십자모양으로 남북간 얼음이 생겨 물 속을 완전히 볼 수 없는 상태를 기준으로 한강 결빙을 판단한다.

 

 

겨울철에는 종로구 송월동 서울관측소에 근무하는 관측자가 매일 아침 출근길 이곳에 들러 결빙 여부를 눈으로 확인한다. 지금은 CCTV가 역할을 대신한다.

 

그렇다면 많고 많은 한강 다리 중 왜 한강대교일까? 역사를 거슬러 처음 한강결빙 관측을 시작한 1906년의 경우, 한강은 지금과 같은 다리가 없었다. 나룻배를 이용해 한강을 건넜는데, 그중 현재 노량진(당시 노들나루)는 옛부터 한강 주요 나루 가운데 가장 중요한 교통의 요지였다. 결국 한강 결빙관측을 위해 접근이 용이한 당시 기준으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한강변 번화가(?)였기 때문에 관측 기준 장소로 선정된 것으로 보여진다.

 

지금보다 기온이 낮았던 20세기 초반에는 관측이 시작된 1906년부터 1928년까지 23년 연속 12월에 한강 얼음이 관측될 정도로 결빙이 일렀다. 가장 빨리 한강 결빙이 관측되었던 해는 1934년 12월 4일이며, 가장 늦게 얼었던 해는 1963년 겨울인 1964년 2월 13일이다. 2021년 새롭게 계산된 1991년~2020년 30년 동안 평균 한강 결빙일은 1월 10일이며, 해빙일은 1월 28일이다.

 

해빙은 결빙되었던 수면이 녹아 어느 일부분이라도 노출되어 재결빙하지 않는 경우를 말하며, 결빙 시작일과 마지막 해빙일 사이에는 몇 번의 결빙과 해빙이 있을 수 있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는 만큼 한강의 결빙 횟수와 강도 역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한강의 결빙일수까지 영향을 준 것이다. 한강 결빙일수는 1940년대 연평균 69일을 기록한 뒤 1950년대 43일, 1960년대 35일, 1970년대 32일, 1980년대 21일로 계속 감소중이다. 1990년대에는 10년 단위로는 처음으로 연평균 8일을 기록했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철 기온이 오르면서 최근 들어 12월에 한강이 언 경우는 1980년대 이후 4차례뿐이었다. 대부분 1월에 얼었고 1988년, 1991년, 2006년에는 한강이 얼지 않았다. 

 

무결빙, 즉 한강이 얼지 않은 해는 1906년부터 지금까지 총 8차례가 있었다. 서울의 겨울철 평균 일 최저기온은 뚜렷하게 올라가면서 최저기온 영하 10도 이하 일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은 2019년 겨울로 이때 한강이 얼지 않았다. 2019년 겨울은 서울 평균 최고기온이 6.1도로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을 달성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다보면 우리 후세들에게 '한강결빙'은 역사적인 모습, 교과서에서만 보게 될 지도 모른다.

 

기상 관련 통계를 낼 때는 과거의 자료를 측정한 곳과 같은 곳에서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기준값'이 같아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115년 전인 1907년에 일본이 송월동에 기상청을 세운 이후 송월동 관측소 측정치가 '기준값'으로 아직까지 쓰이고 있다.

 

기상청은 1998년 동작구 신대방동으로 이전했지만, 일관성있는 자료를 위해 서울의 기상 자료는 송월동에서 계속 관측하고 있다.

 

참고로 강수량, 강우량, 강설량의 차이는 무엇일까.

 

강수량과 강우량 그리고 강설량의 차이는 수(水) 우(雨) 설(雪)의 차이점이 있다. 눈이야 전혀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와 우는 물과 비 둘 다 비슷한 말로 다소 헷갈린다.

 

우선 강설량은 '눈을 녹이거나 무게를 측정해 물의 양으로 환산해 표시한 것'으로, 30㎝ 적설량은 약 25㎜ 강설량에 해당해 적설량을 강설량으로 환산하면 약 1/10이 된다. 비슷한 말로 보이는 적설량이란 관측소 주변 지면의 50% 이상이 쌓인 경우 '땅 위에 쌓여 있는 눈의 양'을 뜻한다. 적설량은 측정하기 위해서는 적설계나 초음파 적설 심도계로 눈의 깊이를 재어 센티미터로 나타낸다.

 

강우량은 순수하게 비만 내린 것을 측정한 값이다. 강우량(降雨量)은 우량계 등의 도구를 통해 비가 내린 양을 측정한 정보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측정 방식은 1시간에 몇 mm의 비가 내리는가, 즉 '시간당 강우량'을 주로 사용한다.


강수량은 비나 눈, 우박 등과 같이 구름으로부터 땅에 떨어져 내린 강수, 강우, 강설의 양을 말한다. 어느 기간 동안에 내린 강수가 땅 위를 흘러가거나 스며들지 않고, 땅 표면에 괴어 있다는 가정 아래 그 괸 물의 깊이를 측정한다. 즉 강수량 = 강우량 + 강설량 + 우박, 서리, 안개 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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