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2월 9일 오전 7시쯤 관측한 한강 결빙 모습. 한강 결빙은 한강대교 두 번째 및 네 번째 교각 상류 100m 부근이 완전히 얼음으로 덮여 강물이 보이지 않는지 여부를 보고 판단한다. [기상청]](http://www.newsspace.kr/data/photos/20250206/art_17390677294581_a7bebc.jpg)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연일 강추위가 계속되더니 결국 한강도 얼었다.
입춘(立春)인 지난 3일 시작한 한파가 일주일 동안 이어지면서 올 겨울 첫 한강 결빙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번 겨울(지난해 12월∼올해 2월) 들어 한강에서 첫 결빙이 확인됐다고 9일 발표했다.
기상청은 서울 동작구와 용산구를 잇는 한강대교 두 번째와 네 번째 교각 사이 상류 100m 지점에 설정한 가상의 직사각형 구역이 완전히 얼음으로 덮여 강물이 보이지 않으면 한강이 결빙됐다고 판단한다.
보통 한강은 ‘닷새 이상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에 머물고, 일 최고기온도 영하’인 수준의 추위가 나타나면 얼었다. 최근 닷새(4~8일) 서울 최저기온은 영하 11.8~11.5도, 최고기온은 영하 5.3~0.2도였다. 이날 서울 최저기온은 영하 9.6도다.
올해 한강 결빙일은 평년(1월 10일)보다 30일, 지난해 겨울(2023년 12월~2024년 2월)보다 14일 늦다.
올해 한강 결빙은 관측이 시작된 후 역대 두 번째로 늦게 얼었다. 가장 늦은 한강결빙은 1964년 2월 13일이었다. 반대로 가장 일찍 한강이 결빙된 해는 1934년으로 12월 4일에 얼었다.
관측이후 한강이 결빙되지 않은 겨울은 총 9차례 있었다. 겨울이 시작한 해 기준으로 1960년, 1971년, 1972년, 1978년, 1988년, 1991년, 2006년, 2019년, 2021년이다.
지금보다 기온이 낮았던 20세기 초반에는 관측이 시작된 1906년부터 1928년까지 23년 연속 12월에 한강 얼음이 관측될 정도로 결빙이 일렀다.
해빙은 결빙되었던 수면이 녹아 어느 일부분이라도 노출되어 재결빙하지 않는 경우를 말하며, 결빙 시작일과 마지막 해빙일 사이에는 몇 번의 결빙과 해빙이 있을 수 있다.
![노들섬을 걷다보면 강가에 '한강결빙 관측 지점'이란 표지석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뉴스스페이스DB]](http://www.newsspace.kr/data/photos/20250206/art_17390684539655_ccd817.jpg)
한강 결빙 관측은 1906년 시작됐다. 당시에는 한강의 노들(노량진)나루에서 관측했다.
당시 한강은 지금과 같은 다리가 없었다. 나룻배를 이용해 한강을 건넜는데, 그중 현재 노량진(당시 노들나루)는 옛부터 한강 주요 나루 가운데 가장 중요한 교통의 요지였다. 결국 한강 결빙관측을 위해 접근이 용이한 당시 기준으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한강변 번화가(?)였기 때문에 관측 기준 장소로 선정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후 이 곳에 들어선 다리가 한강대교다. 약 120년간 한 장소에서 관측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신정과 구정 전후를 제외하고 예년보다 포근한 날이 계속 이어져 한강이 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는 만큼 한강의 결빙 횟수와 강도 역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서울의 겨울철 평균 일 최저기온은 뚜렷하게 올라가면서 최저기온 영하 10도 이하 일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가 한강의 결빙일수까지 영향을 준 것이다. 한강 결빙일수는 1940년대 연평균 69일을 기록한 뒤 1950년대 43일, 1960년대 35일, 1970년대 32일, 1980년대 21일로 계속 감소중이다. 1990년대에는 10년 단위로는 처음으로 연평균 8일을 기록했다.
또 과거와 비교해 ‘늦고 짧게’ 어는 경향이 있다. 1980년대 제2차 한강종합개발사업으로 수심이 깊어지고 하상의 변동이 적어지는 등 한강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구온난화가 서서히 진행되다보면 우리 후세들에게 '한강결빙'은 역사적인 모습, 교과서에서만 보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