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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버티go의 show pen hour 탐구] (3) “세살 의지 여든 간다“

 

세 챕터만에 하우어 형님의 말씀이 솔깃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그 분은 그저 염세에 가까운 허무주의자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물론 더 읽어봐야겠으나~) 딱 3챕터만에 제 마음을 이렇게 훔치시고, 선입견을 깨주시네요.

 

주제만 보고 이거 무슨 심오한 철학일까?라고 또 속단했습니다. ‘의지가 없는 배움이라 그리고 그럴경우 자아도 없다’라고 하셨으니 말이죠.

 

저는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뭐든지 하고자 하는 의지(will)가 있어야 하고, 특히 공부가 주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청소년기에는 반듯한 하고잡이 마인드가 없다면 사실 공부와 친해지기 쉽지 않다고 여깁니다. (*안믿으시겠지만 시키지 않아도 공부했고, 하지 말라고 해도 공부했습니다…만, 사회적 성공과는 별개겠지만 ㅎㅠ)

 

엄마가 ”공부해! 공부해야해!!”라고 ‘해해‘ 거려도 내가 안할려고 맘만 먹으면 어떻게든 안하는게 공부고 그저 ’헤헤‘ 거리며 시간낭비하기 십상입니다.

 

하우어 형님께서 말씀 하십니다. “청소년기의 경험은 인간의 두뇌가 활동을 그칠 때까지 소중하게 보관된다”라고.

또 한번 제창했습니다. 며칠전 “둘째 녀석이 아빠 영어로 ‘의식’이 뭔지 알아?”라고 묻는데 순식간에 저는 “consciousness 아냐?”라고 답했고, 아이는 놀랐습니다. 이 어려운 단어도 아네? 라면서요.

 

사실, 저도 깜놀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외운 듯한 느낌은 있었는데 바로 제 입밖으로 튀어나왔기 때문이죠. 정말고 지금은 둔탁해진 제 머릿속이지만 그때 외웠던 기억은 이 뇌에도 소중히 보관됐었나 봅니다.

 

must(주입)라하면 웬지 싫고, 강압적 느낌이고 may(허락)는 제법 좋고, 자율적 기분인데 하우어 형님께선 ‘교육의 기본은 가치판단의 강제적 주입’이라고 해석해주셨습니다.

 

나아가 ‘인식만이 존재하는 시기는 불안정하고, 의지만이 존재하는 시기는 야만적’이란 멋진 평까지 말이죠. 그리곤 이 두 조화가 이뤄질때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꺼라고 해석하셨습니다.

 

명품 드라마 <나의 아저씨> ost를 들어보면 타이틀곡이 바로 ‘어른’이죠! 익을대로 익었지만 설익은 우리! 의지만 갖고는 좌절할 수밖에 없는 나이! 좌충우돌하면서도 펼쳐보이기 위해 발버둥치는 지금이야말로 물리적 어른이지만 진짜 어른으로 향하는 발걸음의 연속 같습니다.

 

오늘도 끝날 것 같지 않은 이 무겁디 무거운 한발짝 두발짝을 달나라 닐 암스트롱도 아니지만 내딛어 봅니다 …. (to be continued) 

 

*필자소개 : 지천명을 향해 달리고 또 달리며 버티는 중생. 철학을 사랑하고, 엘피를 즐겨 들으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를 외치는 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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