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가져야 하고 가질 것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뿐 아니라 국제안보 위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거듭하면서 노골적으로 그린란드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다양한 비즈니스를 영위하면서 프로 전략적 협상가 답게 그는 '한번 가지기로 욕심을 내면 반드시 가져야만' 직성이 풀리는 공격적인 비즈니스행태를 가졌다는 점에 비쳐볼 때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가 그리란드를 이렇게 적극적으로 탐내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란드가 어떤 곳이길래, 어떤 전략적 가치를 가졌는지를 알아봤다.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으로, 북극권에 위치하며 대부분이 빙하로 덮여 있다. 이 섬은 덴마크의 자치령으로, 216만6086㎢ 면적으로, 이는 한반도 면적(약 22만㎢)의 약 10배에 해당한다. 또 미국 역사상 최대의 영토 확장인 1803년 루이지애나 매입(약 214만㎢)보다도 넓다. 현재 5만70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광대한 면적에 비해 인구 밀도가 매우 낮다.
그린란드는 약 4500년 전 이누이트 부족이 최초로 정착했으며, 10세기에는 노르웨이 출신의 바이킹 탐험가 에릭 더 레드가 정착했다. 18세기에는 덴마크의 식민지가 됐으며, 1953년부터 덴마크의 자치령으로 존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의지는 지리적 위치, 풍부한 천연자원, 그리고 전략적 중요성에 기인한다. 그는 이를 미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강화하는 기회로 보고 있는 것.

그린란드는 북미, 유럽, 아시아를 연결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냉전 시기부터 미국은 그린란드에 군사 기지를 유지하며 러시아의 대서양 진출을 감시해 왔다. 특히 피투픽 공군기지(구 툴레 공군기지)는 미국의 탄도미사일 경고 시스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그린란드는 석유, 가스, 희귀 광물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미래의 자원 강국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이러한 자원의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그린란드 북부 해역에는 500억 배럴 이상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 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러시아, 노르웨이, 캐나다 등의 에너지 전략에도 변화를 줄 수 있는 규모다.
특히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REEs)를 포함한 광물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미국과 유럽이 그린란드의 자원을 개발한다면 중국의 희토류 독점이 깨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군사 장비 등에 필수적이며, 현재 전 세계 공급의 80% 이상을 중국이 통제하고 있다.
게다가 기후 변화로 북극해의 얼음이 녹으면서 새로운 해상 무역로가 열리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포인트다. 이 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기존의 수에즈 운하 경로보다 항해 거리를 약 40% 단축시킬 수 있어 운송 시간과 비용 절감에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에서 네덜란드까지의 항로가 기존 34일에서 약 20일로 단축될 수 있다. 그린란드는 이러한 북극항로의 중심에 위치해 국제 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 정부는 이미 "그린란드는 판매 대상이 아니다" 라고 단호하게 거부했다. 덴마크 헌법상 그린란드는 특별한 자치권을 갖고 있으며, 주민들의 동의 없이 영토를 양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덴마크 국민들 역시 미국의 개입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그린란드의 매입이 국제법상 자결권 원칙에 위배될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한다. 또한 그린란드 주민들은 독립에 대한 열망이 있지만, 경제적으로 덴마크에 의존하고 있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그린란드의 원주민인 이누이트족을 포함한 주민들은 덴마크로부터의 완전한 자치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덴마크가 시행하는 일부 정책이 그린란드의 경제·사회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그린란드의 경제는 덴마크 정부의 지원금(연간 약 7억 달러, GDP의 20% 이상 차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주요 산업인 수산업 외에는 마땅한 대체산업이 부족하며, 독립할 경우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섬 주변의 해빙이 진행되면서, 석유·가스·희토류 등의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자원 개발이 이루어지더라도 상당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며, 자체적으로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단기적으로 독립이 어려운 상황이며, 덴마크와의 자치 확대 쪽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자원 개발이 가속화된다면 미국의 자본과 리소스가 대량 투입된다는 전제하에 독립 논의가 다시 불붙을 수도 있다.

국제사회의 반응도 냉담하다. 유럽연합(EU)과 나토(NATO) 등 서방 동맹국들은 미국의 이런 움직임이 북유럽 지역에서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과 러시아 같은 국가들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동" 이라며 강하게 반발의견을 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린란드 매입에 대해 "100% 진지하다"고 밝혔으며,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관심은 농담이 아니다.
이는 북극 지역에서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고 말했고, 켄 하우어리 주덴마크 미국 대사 역시 "그린란드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 주민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처럼 이번 액션은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강화하기 위한 그동안의 행태와 궤를 같이한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1803년 루이지애나 매입, 1867년 알래스카를 러시아로부터 720만 달러에 매입한 바 있으며, 그린란드 매입은 이러한 영토 확장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시도는 단순한 영토 확장을 넘어, 경제적 자원 확보와 군사적 전략 강화라는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의 연장선에 위치한다.
21세기 국제 관계에서는 영토 매입보다는 협력을 통한 자원 개발과 안보 강화가 더 일반적인 방식이라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승부사' 트럼프의 그린란드 야욕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국제관계 이해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