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업비트 상장 폐지(상폐)를 보름가량 앞둔 코인의 가격이 200% 넘게 폭등했다가 다시 급락하는 '상폐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6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오는 1월 23일 업비트 원화마켓에서 상폐될 예정인 비트코인골드가 지난 주말 228% 폭등했다. 지난 4일 1만3000원대까지 무너졌다가 업비트에서 하루 만에 4만2750원까지 뛴 것이다.
하지만 주말 새 230% 가량 상승했던 비트코인골드(BTG)가 오전 대비 14% 이상 급락하고 있다. 6일 오후 10시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골드 가격은 이날 오전보다 14.88% 떨어진 2만797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골드는 주말 동안 이른바 '상폐 빔' 현상으로 크게 올랐다. 상장 폐지를 앞두고 가격변동성이 커지면서 오히려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상폐빔이란 세력과 같은 일부 투자자가 단기 수익을 노리고 개미 투자자를 유혹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띄우는 전략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매매 기술이 부족한 개인 코인투자자가 섣불리 매수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상폐 이후에는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된다는 점에서 상장빔 손실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다.
업비트는 2024년 12월 24일 비트코인골드의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거래 종료 시점은 2025년 1월 23일이다. 상폐가 확정됐지만 가격이 급등한 데는 업비트의 상폐 공지와 함께 시작된 코인원의 이벤트도 영향을 미쳤다.
코인원은 업비트가 비트코인골드 상폐를 결정한 지난달 24일부터 '코인원 비트코인골드 입금 이벤트'를 진행했다. 코인원에 비트코인골드를 4개 이상 입금하면 최대 111만원 상당 비트코인(BTC)을 주는 이벤트다.
앞서 업비트가 비트코인골드 상폐를 결정하면서 빗썸, 코인원 등 다른 거래소들도 비트코인골드를 상폐할지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그런데 상폐 대신 입금 이벤트를 실시하자 비트코인골드가 다른 거래소에서는 상폐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시장에 기대감이 형성됐다.
한편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한 거래소에서 상폐된 코인으로 다른 거래소에선 이벤트를 실시한다면, 이는 거래소들의 상폐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고, 결국 투자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골드 결정적 상폐 사유는 유의 종목 지정 사유 미해소다. 업비트는 지난달 24일 ▲중요사항에 대한 공시 여부 및 정도 ▲가상자산 운영의 투명성 ▲사업의 실재성과 지속 가능성 등이 미진하다는 이유로 비트코인골드 상폐를 확정했다.
실제로 비트코인골드는 최근 운영진이 부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지난 2018년 5월과 2020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해킹 공격을 당하면서 보안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다. 글로벌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등은 이를 이유로 지난 2022년 비트코인골드를 상폐했다.
이후 비트코인골드 거래량 대부분은 업비트를 비롯해 빗썸과 코인원 등 국내 거래소에서만 발생했다. 이에 비트코인골드는 사실상 김치코인으로 불려 왔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들도 영리목적의 사기업이지만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적정선을 지키는 것은 필요하다"면서 "한 코인을 두고 거래소간 서로 다른 정책을 취하는 것은 객관성, 공정성, 투자자 윤리등 모든 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