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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플라이미투더문] 코칭은 AI와 도플갱어?…좋은 질문이 멋진 해답을 가져온다

쿠자의 플라이미투더문 ③

 

얼마전 사내 AI강의를 진행하던 중 한 참가자가 이해했다는 듯이 읊조렸다.

 

“와. 질문이 진짜 중요하네요.”

 

정교하게 설계된 질문이 원하는 답을 얻는다는 Prompt Engineering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같다는 의아함과 함께 “코칭”이라는 단어가 불현듯 머리를 스쳤다.

 

지난 컬럼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하나의 사물이나 현상을 다른 하나와 비교하며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로 하여금 본질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러한 측면에서 “AI를 잘 활용하는 법”과 “좋은 코칭을 하는 법”은 닮아 있다. 오늘은 이 둘의 닮음에 집중해 보고자 한다.

 

“질문이 중요하다” 라는 말은 코칭과 AI 모두에게 출발점이다. AI업계에서 꽤나 유명한 말 중 하나인 “Input garbage, Output garbage.” 를 보더라도 정교하게 질문하지 않으면 원하는 답을 얻어낼 수 없다.

 

이는 코칭에서 역시 해당되는데 무분별하게 질문을 나열한다면 상대의 그 어떠한 내면의 모습도 들여다보지 못한 채 실패하고 말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질문기법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연관 지식 습득”이다. 알아야 질문할 수 있듯이 질문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해 기반적 이해가 있다면 더욱 정교하게 설계된 질문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 주식이 오를까?” 라는 질문과 “삼성전자의 HBM4 개발 측면에서의 기업 전망은 어떨까?” 라는 질문의 차이라 하겠다. 코칭에서는 그것이 우수한 전문코치의 연륜으로 발현되는데, (주제가 사전에 협의된 코칭의 경우) 고객과의 코칭에 앞서 코치가 고객의 현재 상황 및 전후 사정 그리고 주제와 관련된 기반 지식을 사전 습득하는 행위가 그 예라 할 수 있다.

 

AI가 가장 잘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학습”과 “추론” 이다.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활용하여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과 예측을 한다. 코치 역시 이러한 AI를 닮아 “학습”과 “추론” 능력을 체득하고 코칭 세션 중에 치열하게 활용해야 한다.

 

고객의 언어로 표현되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빠르게 학습해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날카롭게 추론하여 유의미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지금 말씀하신 내용이 고객님의 목표 실행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혹시 방금 말씀하시면서 살짝은 서운함이 느껴졌는데, 어떤 기분이실 지요?” 등의 질문들이 적절한 예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AI와 코치 모두가 지녀야 할 소양은 “문해력”이다. 문해력이 없으면 데이터를 데이터로서 온전히 받아들이지 조차 못하고 엉뚱한 추론을 하게 될 것이다.

 

AI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에는 “Diffusion model” 이라는 방식이 활용된다. 쉽게 설명하자면, AI가 그림을 학습할 때 기존의 고양이 사진에 노이즈를 단계별로 추가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의 과정을 학습하고, 이를 역순으로 재생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단계에서 고양이를 그려내는 방식이다.

 

과거의 경험을 역순 재생함으로써 의미 있는 답을 찾는 방식은 코칭의 질문 기법과도 유사하다. “이전에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성공했을 때 어떠한 행동들을 하셨을까요?” 라는 질문에 이은 “그렇다면 그때의 행동들을 지금 한다면 어떻게 결과가 달라질까요?” 라는 질문 콤보는 코칭의 디퓨전 모델이다.

 

또한 AI 사용 질문 중 “Persona 지정” 이라는 기법이 있는데, “너가 대학교수라고 가정하고, 이 내용에 대해서 강의하듯 설명해줘.” 와 같이 가상의 인물이 되어 답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법이다. 코칭에서 역시 이 기법은 유효하며, 때로는 강력한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만약 내가 팀장이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까요?”

 

AI가 인간을 지배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근원은 바로 AI가 블랙박스적 성향을 가졌다는 점일 것이다. AI가 만족할만한 답변과 결과를 도출하였으나 어떠한 구체적인 사고과정을 통해 해당 결론을 내렸는지는 AI 개발자조차 알지 못한다.

 

그래서 AI 업계의 대가인 “앤드류 응”은 Explainable AI 즉 설명가능한 AI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코칭 역시 그러하다. 고객이 어떻게 그러한 생각으로 다다랐으며, 왜 이번 코칭은 성공하였고 지난 코칭 세션은 실패하였는지 명확하게 인과관계를 파악하기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코칭은 이렇게 하세요.”에 대한 범용적 지침서를 정의하기 상당히 까다롭다. 하지만 수많은 경험을 통해 나만의 Explainable Coaching을 정립한다면 더욱 훌륭한 코치가 되리라 믿는다.

 

AI활용에 있어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개인정보 관련 보안이다. 한번 입력되고 학습된 개인정보는 데이터화 되어 전세계 모든 사용자에게 공유될 소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AI는 자체적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하다. Sovereign AI (자국 주권에 기반한 인공지능) 등이 그러한 예다.

 

코칭을 시작할 때 “한국코치협회의 윤리규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하여 비밀 유지가 보장됩니다.” 라는 언급이 필수인 이유는 이것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지키고자 하는 코치의 내적 다짐이자 공개적 약속이며 고객을 보호하는 장치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다는 것은 그만큼 AI와 코칭 모두 개인화와 개별화에 능한 tool이기 때문일 것이다.

 

AI와 코칭은 너무나도 닮아 있으며, 각자의 강점을 공유한다. 글을 쓰면서도 굉장히 많은 부분이 공명하고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AI에게 코칭과 AI의 공통점을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까? 십 수개의 답변 중 하나가 나의 가슴을 탁 친다. 그 답변으로 오늘의 컬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코치의 선한 의도와 강력한 질문이 결합되어 고객과 함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코칭인 것처럼, AI도 사용자의 의도와 AI모델의 능력이 결합되어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는 시너지 모델입니다.”

 

* 칼럼니스트 ‘쿠자’는 소통 전문가를 꿈꾸며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였고, KBS 라디오 DJ를 거쳐, 외국계 대기업의 인사업무를 담당하며 역량을 키워왔습니다. 다양한 강의와 공연을 통해 소통의 경험을 쌓아온 쿠자는 현재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과 더불어 코칭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의미 있는 소통 전문가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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