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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Moonshot-thinking] ESG, 왈츠에서 스타트업의 살사로 : 새로운 혁신적 춤사위

 

ESG(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는 호화로운 연회장에서 울려 퍼지는 우아한 왈츠 음악 같았다. 거대 기업들의 독무대였다.

 

그런데 이 멜로디는 열정적인 살사(Salsa) 리듬에 얹어져 새로운 곡조를 뽑아내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박자에 맞춰 혁신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 무대에서 흥미로운 것은, 각 기업이나 단체가 고유한 춤 동작을 ESG라는 음악에 맞춰 재해석하는 모습이다.

 

알스퀘어라는 작은 무용수를 보라. 'UN 글로벌 콤팩트'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이 프롭테크 기업은 ESG라는 춤의 동작 하나하나를 자기 스타일로 해석하며 상업용 부동산 무대를 재창조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안무는 건물들을 양질의 임차인으로 채우고, 탄소 배출이라는 거친 동작을 부드럽게 다듬어낸다.


안전보건경영 시스템이라는 의상을 걸친 알스퀘어는 '사회'라는 넓은 무대로 발을 넓힌다. 중대재해처벌법이라는 까다로운 심사위원 앞에서도, 독특한 퍼포먼스로 갈채를 받는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ESG 위원회'는 새로운 안무를 가르치는 댄스 스쿨과 같다. 그리고 판교 테크노밸리 소재 기업들이 결성한 '판교ESG얼라이언스'는 무용수들이 서로의 기술을 교환하고, 동반 성장하는 즉흥 댄스 파티장이 된다.

 

주의할 점이 있다. 이 ESG 춤이 단순한 모방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기업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안무를 개발해야 한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에너지엑스'를 보자. AI 기술을 활용한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내놨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이는, 환경(E)과 혁신적 기술(G)을 아우르는 우아한 발레 동작이다.


알스퀘어나, 에너지엑스가 부동산 데이터, AI라는 동작으로 환경 효율성이라는 화려한 피루엣을 선보이듯, 스타트업은 자신만의 시그니처 무브를 개발해야 한다.

 

ESG는 스타트업에게 무거운 족쇄가 아니라 날개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안무를 창조하는 영감의 원천이다. 더 많은 관객과 후원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요소다. 공공 무대에서도 ESG 춤 실력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무용수들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ESG와 스타트업의 만남은 단순한 파트너 댄스를 넘어, 혁신이라는 새로운 안무를 창조하는 계기다. 프롭테크와 SW기업들은 고유한 동작으로 ESG라는 음악에 맞춰 춤추면서, 비즈니스라는 무대에서 더 큰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이러한 '운명적 만남'은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아내는 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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