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국 LA 베버리힐스에 보유하던 고급 주택을 올해 3월 2400만 달러(약 330억원)에 매각하며 4년여 만에 67억원(485만 달러)의 차익을 실현했다.
정 회장이 매입한 저택의 주소는 ‘813 노스 알파인 드라이브, 베버리힐스 캘리포니아’로, 대지가 0.5에이커로 600평, 건평이 1만1000스퀘어피트로 310평에 달한다.
2021년 10월 인도네시아 석탄광산 재벌 안 시난타로부터 1915만 달러(약 263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매입 후 3년 6개월 만에 약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정 회장은 이 주택을 전액 현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대출 부담 없이 순수익을 확보했다는 점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세계그룹 경영승계, ‘정용진·정유경 분리체제’…계열분리 공식화, 공정위 친족독립경영 신청 예정
이번 매각은 신세계그룹의 경영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올해 5월 이명희 총괄회장이 신세계 지분 10.21%(약 1556억원)를 딸 정유경 회장에게 증여하면서,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SSG닷컴 등 유통 사업 총괄,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백화점·면세점 등 럭셔리 사업 주력으로 각자 사업부문을 완전히 분리해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확보한 현금 자산이 향후 이마트와 SSG닷컴 등 유통·물류 사업의 재투자, 혹은 추가 해외사업 확장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사업 확장·K-푸드 전략…PK리테일홀딩스의 미래
정 회장의 LA 주택 매입과 매각은 단순한 자산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마트는 2018년 미국 굿푸드홀딩스(3074억원 인수)를 통해 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 미국 유통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PK리테일홀딩스는 브리스톨팜스, 메트로폴리탄마켓, 레이지에이커스 등 5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3년 1~3분기 매출 1조4428억원에서 2024년 1~3분기 1조6059억원으로 11.3% 성장했다. 다만, 2024년 1~3분기 순손실은 104억원으로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PK리테일홀딩스는 K-푸드 비중을 확대하며 미국 내 한류 열풍에 편승, 브랜드 정체성 변화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정 회장이 LA 주택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이 미국 내 추가 인수합병(M&A)이나 현지화 전략 강화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향후 행보 관심…로컬 넘어 ‘글로벌 유통 공룡’ 도약 위한 실탄 마련
정용진 회장의 LA 주택 매각은 단순한 부동산 투자 성공을 넘어, 신세계그룹 경영승계와 글로벌 사업 확장이라는 두 축에서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확보한 현금 자산이 이마트의 미국 사업 강화, K-푸드 중심의 신사업 진출 등 향후 행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이번 거래로 확보한 현금은 미국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향후 미국 사업 확장 및 그룹 경영 전략에 중요한 실탄이 될 전망이다”고 평가했다.
美 트럼프 행정부와 이재명 정부 가교역할 '관심'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장남의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월 20일 트럼프대통령 취임식 날 열린 최고위층 무도회에 참석할 정도의 끈끈한 사이다.
게다가 정 회장은 트럼프대통령 취임 전에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리조트를 방문, 트럼프대통령과 면담도 했다. 지난 4월 29일 트럼프대통령의 장남 트럼프주니어의 방한을 주선하고, 방한당일 밤 단독 만찬까지 어렌지할 정도로 현재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가장 가까운 사이의 재계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 친분이 오히려 과거 민주당과 껄끄러웠던 관계회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이재명 정부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가교역할을 정용진 회장이 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