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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공간사회학] 드라마 '협상의 기술'에 등장한 '포도호텔'…제주 7대 건축물·이타미 준·비오토피아·포도뮤지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종영된 Jtbc 이제훈 주연의 드라마 '협상의 기술'에 제주도 고급리조트인 '포도호텔'이 등장에 관심을 끌었다.

 

극 중에서 제주도 고급 리조트로 등장하는 '다도 호텔'은 송 회장이 딸 송지오에게 선물한 호텔로 설정되어 있다. 이 설정은 실제 사례인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의 사건과 일부 유사점이 있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김희영 이사장에게 제주도에 위치한 포도뮤지엄 운영을 맡긴 바 있으며, 이는 SK그룹이 회사 차원에서 해당 공간을 인수하고 리뉴얼한 뒤 김희영 씨에게 총괄을 맡긴 사례와 유사하다. 드라마 속 설정은 이러한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포도호텔은 SK그룹의 자회사인 SK핀크스가 소유하고 있다가 2020년 '휘찬'(SK(주) 자회사)이 인수했다.

 

원래 일본 기업 핀크스가 소유했던 이 호텔은 SK네트웍스가 2010년에 인수했으며, 이후 제주 서귀포 지역의 럭셔리 리조트로 자리 잡았다.

 

2001년에 개관한 포도호텔은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이 제주의 오름과 민가의 초가집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으며, 지역성과 자연 친화성을 극대화한 '풍토건축'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또 제주도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특히 외관이 포도송이를 닮아 '포도호텔'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당시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리조트 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으로, 제주의 풍토를 살린 혁신적 건축물로 '가장 제주다운 건축혁명'이란 찬사까지 받았다. 

 

 

호텔은 단층 구조, 26개의 객실만을 갖춘 소규모 럭셔리 호텔로 프라이빗한 휴식을 제공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내부는 자연 친화적인 디자인과 함께 중정을 활용해 여백의 미를 살렸으며, 일본 전통 건축 방식과 한국적 미학이 공존한다. 

 

제주의 돌, 흙, 나무를 사용해 지역 특유의 감성을 살렸다는 점, 호텔 내부로 자연을 끌어들여 공간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 제주의 빛과 바람을 고려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가장 제주스러운 호텔로 명성이 자자하다. 제주도 호텔에서도 드물게 투숙객들이 히노키탕 온천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워낙 건축학적 가치가 높아 호텔 내에서 건축 예술 가이드 투어도 제공된다. 

 

 

포도호텔은 단순한 숙박 시설을 넘어 하나의 건축 예술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제주 7대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제주 7대 건축물은 제주도의 자연, 전통, 현대 건축미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전문가 심사와 설문조사를 거쳐 선정된 명품 건축들이다.

 

7대 건축물은 포도호텔(이타미 준 설계, 제주 오름과 초가를 형상화한 독창적 호텔), 해심헌(海心軒, 서현 교수 설계, 제주 현무암을 활용한 주거용 주택), 제주현대미술관(저지문화예술인마을 내, 현무암을 활용한 공립 미술관), 성읍민속마을(500년 역사의 전통 민속마을, 국가민속문화재), 제주목관아(조선시대 제주 관아, 전통 관청 건축의 대표양식), 제주월드컵경기장(2002년 월드컵 경기장, 제주 자연과 문화 반영), 다음커뮤니케이션 본사(스페이스닷원,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성을 반영한 IT기업 사옥)이다.

 

 

이 외에도 수풍석박물관, 방주교회, 본태박물관, 유민미술관, 글라스하우스 등도 건축적 가치가 높아 자주 언급되지만, 공식적으로 선정된 7대 건축물은 위의 7곳 리스트가 가장 널리 인정받고 있다.

 

건축물의 가치로는 포도호텔 인근에 위치한 제주도의 최고급 주택 단지 비오토피아도 빼놓을 수 없다. 제주도의 '비벌리 힐스'라 불릴 정도로 상위 0.1%를 겨냥한 고급 별장형 럭셔리 타운하우스로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세컨드하우스(별장), 힐링캠프로 소유하거나 거주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했으며, 이곳 역시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한 디자인이 돋보이나. 총 면적 약 72만㎡에 달하며, 단지 내에는 생태공원, 호수, 미술관(4개), 커뮤니티 센터 등이 조성되어 있다.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보장하며, 세대별 노천탕과 온천 시설을 갖추고 있을 정도다.

 

 

비오토피아 소유·거주 유명인으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김희애(배우), 김수현(드라마 작가), 故 김정주(넥슨 창업주, NXC 대표), 이행자(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 부인,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 시어머니, 제주 본태박물관 고문), 이창석(삼원코리아 대표, 소유했으나, 2014년 경매로 매각) 등이다.

 

한편 포도호텔의 건축가인 이타미 준(유동룡)은 자연, 사람, 공간의 조화를 중시하며 독창적인 건축 세계를 펼친 재일 한국인 건축가이다. 이타미 준은 제주도를 자신의 제2의 고향으로 삼고 말년을 보내며 여러 걸작을 남겼다.

 

 

그의 대표작들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에 걸쳐 있으며, 특히 제주도의 자연을 활용한 작품들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들은 단순히 건축물이 아니라 예술적이고 철학적인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주요 건축 작품은 포도호텔 (2001) 외에도 수·풍·석 박물관 (2004, 물, 바람, 돌이라는 제주의 자연 요소를 테마로 한 박물관으로, 자연과 인간의 교류와 치유를 의도한 공간), 방주교회 (2010,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디자인을 가진 교회), 두손박물관(산방산을 향해 기도하는 형상을 가진 박물관)가 제주도에서 유명하다.

 

 

일본에서도 석채의 교회 (1991, 홋카이도 토마코마이에 위치하며, 혹독한 자연 환경에 견디도록 설계된 대형 구조물. 돌의 물성과 추상성을 활용해 성스러운 공간을 창조), M Building (1992, 도쿄 긴자에 위치한 상업 건물로, 섬처럼 떠 있는 이미지를 표현하며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탐구), Izu Guest House (1990, 시즈오카 이즈 숲속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로, 강풍과 사계절의 변화를 고려한 설계가 특징)가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한국에서는 각인의 탑 (1988, 서울 방배동에 위치하며, 산에서 캐낸 원석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살려 땅과 하늘에 기원하는 의미), 온양 민속박물관 신관 (1982, 한국 전통미와 자연미를 조화롭게 표현한 건축물)이 유명하다.

 

 

이타미 준의 건축 철학을 살펴보면, 그는 건축을 통해 자연과 인간 사이의 매개체 역할을 강조했으며, 제주도의 바람과 돌, 물 등 자연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의 작품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의도적으로 변화하도록 설계됐으며, 재료 본연의 물성과 온기를 중시했다.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역시 이타미 준처럼 제주도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2021년 4월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개관한 ‘포도뮤지엄’의 총괄 디렉터를 김희영 이사장에게 맡긴다. 포도뮤지엄은 SK그룹이 기존 ‘다빈치박물관’ 건물을 인수해 리뉴얼한 뒤, 김 이사장에게 전시 기획과 운영을 전적으로 맡긴 복합문화공간이다.

 

김 이사장은 미술 전공자이지만 포도뮤지엄에서 ‘너와 내가 만든 세상’,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 등 사회적 공감과 치유를 주제로 한 기획전을 선보이며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명소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했다.

 

 

전시에는 김 이사장의 개인적 경험과 스토리가 일부 반영되어 있으며, 딸이 어린이 도슨트로 참여하고, 제주 현지 주민 및 예술가들과의 교류, 지역사회 공헌 활동(예: 중산간지역 할머니들과 텃밭 가꾸기 등)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즉 이타미 준이 건축을 통해 제주 자연과 소통했다면, 김희영 이사장은 포도뮤지엄이라는 공간에서 ‘공감’과 ‘치유’를 주제로 제주 지역사회와 예술적 교감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제주와의 인연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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