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0 (수)

  • 구름많음동두천 2.0℃
  • 맑음강릉 8.7℃
  • 구름많음서울 3.4℃
  • 구름조금대전 4.1℃
  • 흐림대구 3.2℃
  • 구름많음울산 6.6℃
  • 구름많음광주 4.5℃
  • 구름많음부산 10.7℃
  • 구름많음고창 2.6℃
  • 구름많음제주 12.4℃
  • 맑음강화 4.6℃
  • 구름많음보은 0.0℃
  • 구름조금금산 0.4℃
  • 구름조금강진군 5.4℃
  • 구름많음경주시 5.4℃
  • 구름조금거제 8.4℃
기상청 제공

Opinion

[공간과 색채] 역발상 끝판왕 佛 '퐁피두 센터', 색깔도 기능적 관점으로 '해석'

컬러리스트 노정민의 ‘색채공간(Color Space)’이야기 (1)

 

예술과 문화의 도시 파리에서 제33회 하계올림픽이 화려하게 문을 열었다. 올림픽 역사 상 최초로 오픈 스타디움으로 별도의 경기장 없이 아름다운 도시 전체를 배경으로 전 세계 화합의 장이 열린다. 기존 방식과 형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와 발상의 전환이 왜 프랑스 파리에서 가능한 것일까.  

 
◆ 퐁피두 센터(Pompidou Center) 

 

남들과는 다른 역발상과 창의적인 발상이 발현된 공간 중 하나는 바로 파리에 위치한 조르주 퐁피두 센터(Georges Pompidou Center)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과 함께 파리의 3대 미술관으로 프랑스의 대통령 조르주 퐁피두의 이름을 따서 1977년에 완공됐다.

 

퐁피두 센터는 문화예술 복합 공간으로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앙리 마티스의 이카루스 시리즈와 마르크 샤갈의 작품 등 20세기 초반의 현대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마르셀 뒤샹이 남성용 소변기를 몰래 전시해 당시 예술계를 발칵 뒤집은 것으로 유명한 작품 ‘샘’도 감상할 수 있다.

 

 

◆ 마르셀 뒤샹(Marcel Dushamp)

 

퐁피두 센터는 포스트모던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조형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색채를 미학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컬러는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장식적인 요소로 사용되지만, 퐁피두 센터의 외관 컬러는 색채를 기능적인 관점에서 사용했다는 점에서 역발상이 돋보이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퐁피두 센터의 외관은 내부에 있어야 할 파이프와 구조물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데, 비비드톤(Vivid Tone)의 빨강, 노랑, 파랑과 초록 등으로 배관의 색상이 이루어져 있다. 에스컬레이터와 승강기 등 관람객의 이동 수단에는 빨강, 전기 배관과 관련된 곳은 노랑, 공조 배관은 파랑 그리고 수도 배관은 초록으로 색채의 미학적 측면 뿐만 아니라 기능적 사용이 고려된 공간이다.

 

 

◆  퐁피두 센터 외관 파이프 색채의 의미

 

파리의 에펠탑이 처음 공개됐을 당시에도 부정적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퐁피두 센터 또한 개관 당시 ‘네스호의 괴물’에 비유될 만큼 비판적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도시에 활력을 주는 비비드톤의 선명한 색상과 그 기능적인 사용이 돋보여 지금은 파리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를 넘어 전 세계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여겨지고 있다.

 

역발상이 돋보이는 배색 계획과 내부에 있어야 할 배관 파이프의 외관 노출 등 시대를 앞선 디자인이 바로 세계적인 건축물로 주목 받는 이유다. 세계적인 올림픽을 경기장 없이 치룰 수 있다는 발상이 나온 배경에는 색채와 공간에 대한 열린 사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 노정민 아르떼색채연구소 대표 프로필

 

-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디자인공예학부 섬유예술 전공 
- 홍익대 일반대학원 색채 전공, 석사 및 박사
- 한국산업인력공단 발행 컬러리스트 기사(1급) 자격증 


- 고양특례시 시정소식지 편집위원 
- ㈜한국색채디자인개발원 부설 C&D 연구소 팀장
- ㈜SI&G 부설 디자인연구소 책임 디자이너  
- 홍익대 색채디자인연구센터 선임연구원 
- 홍익대 조형대학, 국립강릉원주대, 세명대 등 강사 역임 

 

- 주요 저서 : COLORIST 이론편(예림출판사, 2012년), 색채론(한국색채디자인개발원, 2012년), 색채론 Work Book(한국색채디자인개발원, 2012년), 색과 생활 Color & Life Work Book(한국색채디자인개발원, 2012년)

배너
배너
배너



[콘텐츠인사이트] 무엇을 얻기 위해선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정신없이 한 주를 보내고 다음 주를 맞이하는 직장인들에게 넷플릭스 신작 콘텐츠는 가뭄에 단비처럼 찾아옵니다. 새로 올라온 작품 한 편을 보고 나면, 과거 ‘개그콘서트’로 월요일을 버티던 시절처럼 지친 일상에 잠시나마 회복제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연말이고 월초라 그런지, 몸과 영혼이 서로를 밀어내듯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연극, 때로는 뮤지컬 감상을 페이스북과 브런치에 짧은 리뷰로 올려왔는데, 여기에 제가 배운 ‘코칭’을 결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소파에 기대 리모컨을 넘기던 중, 마침 한 작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백의 대가> 전도연, 김고은 주연의 12부작 스릴러. 오프닝이 주는 겨울의 스산함이 오히려 나쁘지 않았습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영어 제목이었습니다. The Price of Confession. ‘Price’를 ‘대가’로 번역한 점이 인상적이었죠. (참고로 올바른 표기는 ‘댓가’가 아닌 ‘대가’입니다.) ◆ ‘대가’ 없이 ‘열매’는 없다 지난해는 예기치 못한 일이 연달아 닥친 해였습니다. 제가 옮겼던 회사의 재정이 급격히

[플라이미투더문]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큰 이유…복잡계의 창발적 현상

얼마 전 AI 관련 포럼을 양일간 다녀왔는데 상당히 기억에 남는 만남이 있었다. 바로 ‘창발적 현상’ 이라는 녀석과의 만남이었다. ‘벌목’이라는 단어를 벌의 머리아래 목 언저리 부위로 이해하는 요즘 세대의 어느 친구라면 발이 달린 창문을 떠올렸을 수도 있겠으나, ‘창발’이라는 단어는 기대 이상으로 심오한 뜻을 지녔다. “창발(Emergence)이란 개별 구성요소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부분 수준에서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속성, 구조, 패턴, 혹은 기능이 전체 수준에서 자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창발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복잡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복잡계란 ‘많은 구성요소들이 서로 비선형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전체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패턴이나 질서가 스스로 형성되는 시스템’을 뜻한다. 즉 ‘복잡계’라는 ‘과정’을 통해 ‘창발적 현상’이라는 ‘결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 경제의 창발적 현상 주위를 둘러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온 국민이 글로벌 경제에 관심을 가지는 듯하다. 각자가 개별 경제주체로써 올바른 투자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일 텐데, 신기하게도 각 개인은 오로지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만 독립적으로

[마음 회복 연구실] 코칭은 깊은 호기심…진심어린 호기심에 대한 20번의 실험을 마치며

◆ 당신은 지금 무엇을 듣고 있습니까 회의실에서 팀원이 말한다. “우린 늘 이렇게 해왔는데요?.” 그 순간, 당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스치는가? “관행을 고집하는 완고함”? “변화를 두려워하는 저항”? 혹은 “검증된 방식에 대한 신뢰와 안전에 대한 욕구”? 같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전혀 다른 세 개의 의미가 숨어 있다. 나는 코칭을 배우며 깨달았다. 말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려면 단어가 아니라 맥락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변화는 지난 20주 동안 한 편씩 글을 써오며 내 안에서도 일어났다. ◆ 스무 번째 글, 그리고 나를 마주한 시간 어느덧 스무 번째 칼럼이다. 처음엔 ‘일주일에 한 번 글을 쓴다’는 약속이 작지만 버거웠다. 주말이면 노트북을 열고 생각을 정리하려 할 때마다 피곤이 몰려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글을 쓰면 쓸수록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맑아졌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내 안의 흐트러진 생각을 한 줄로 세우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왜 이렇게 느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 되었고, 그건 셀프 코칭의 과정으로 발전했다. 이 시리즈를 써오며 나는 ‘코칭의 정의’를 머리로가 아니라 손끝으로 익혔다.

[눈치코치] ‘자기계발’과 ‘자기개발’

스무 번째 칼럼을 앞두고 문득 저 네 글자가 떠올랐습니다. 함께 필진으로 참여한 두 명의 동기 코치와 ‘각자 20편씩, 도합 60편의 칼럼으로 1단원을 마무리하자’며 ‘도원결의’를 했는데, 정말 그 시간이 다가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자기계발’과 ‘자기개발’의 차이를 여러분은 알고 계신가요? 어학사전과 챗GPT를 찾아보니 이렇게 정의되어 있더군요. ‘자기계발’은 내면을 닦는 과정이고, ‘자기개발’은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즉, 자기계발은 사람으로서의 성장, 자기개발은 전문가로서의 성장을 뜻합니다. 코칭을 공부하며 첫 단계 인증코치(KAC)가 된 저는 여러 분야 중에서도 ‘커리어(Career)’에 천착했습니다. 5번의 이직, 성격과 업태가 모두 다른 기업들 -대기업, 외국계, 중견기업까지 - 약 20여 년 동안의 다양한 경험이 있었기에, 나름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깨달았습니다. 정작 저는 ‘자기계발’과 ‘자기개발’을 명쾌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요. 그 순간, 다시 고개를 숙이게 되었습니다. 많은 직장인은 조직 안에서 좋은 구성원(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핵심인재(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고 싶어 합

[마음 회복 연구실] 상처는 흉터가 아닌, 성장의 나이테

◆ 설악산의 기억, 그때 나는 나를 이겼다 지금도 '산'하면 15년 전 회사 팀워크숍으로 갔던 설악산이 생각난다. 그때 우리 팀은 무려 1년을 준비했다. 각자 주말마다 작은 산을 오르며 체력을 다졌고 함께 회사 계단을 오르내렸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새벽에 한계령에서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됐다. 초반엔 웃으며 사진을 찍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허벅지는 천근만근, 머릿속에는 조직장에 대한 원망과 함께 '왜 사서 고생하지?'라는 생각만 맴돌았다. 정상까지 가야 한다는 목표보다 지금의 고통을 그만 멈추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지금도 선명하게 남은 것들이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 장만했던 등산복이 땀에 흠뻑 젖은 느낌, 얼굴에 엉긴 소금기, 그리고 대청봉 정상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날이 내 인생에서 분명한 이정표가 되었다는 것이다.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결국 해냈다는 사실. 그 이후로 나는 가끔 마음속에서 되뇌곤 한다. "그때 내가 설악산을 올랐잖아. 그러니 이번에도 할 수 있겠지." ◆ 상처는 흉터가 아닌, 나이테가 된다 삶도 산을 오르는 일과 닮았다. 정상에 오르기 전, 누구나 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