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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버티go의 show pen hour 탐구] (8) “자기 외에는 관심이 없다"

 

좋아하는 형이 있습니다. 십여년 전 업계에서 같은 일을 하다 만났고, 현재까지도 안부를 주고 받으며 시간이 나면 술잔도 기울이고 대소사도 함께 나누며 인간적인 정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이 형이 지난해 말 안타깝게도 직장으로부터 권고사직을 당했습니다. 안타까웠고, 함께 분노했고, 같이 슬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건 그 형의 일이었습니다. 50대 초반에 겪은 난데없던 건 분명하나 엄밀히 말해 형이 당면한 형 일이었죠.

시련을 앞에 두고, 고민을 반복하던 형이 내린 결론은 ‘초연해지자~ 비교하지 말자~ 내 행복을 추구하자~ 그러기 위해 마음을 비움을 넘어 아예 없는 마음을 갖자’는 일명 ‘무심’을 외쳤습니다.

 

이번 챕터 하우어 형님의 말씀은 일반 군중들은 너도 그들도 아닌 오직 나외에 인간은 관심이 없다는 명언입니다.

기독교의 십계명 중 제1계명이 ‘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마라’로 기억하는데, 신(god)의 절대론을 외치는 건 아니지만 가장 상대적인 인간이 가장 주관적이고 개인화에 몰두하고 있다는 그의 주장에 저는 완전 동의합니다.

 

“대부분은 자기 자신 외에는 그 어느 것에도 관심이 없다”는 불변의 진리. 사실은 이타주의를 외치면서도 속내는 이기주의였고, 남을 위하는 삶을 사는 정말 훌륭한 이들도 있으나 대다수는 나에 집중하는 개인주의이며, 홀로 처연한 고독을 넘어 독고의 길을 걷는 이들도 부지기수 입니다.

 

쇼펜하우어 형님은 덧붙이십니다. “위대한 삶을 만들어가는 시작점은 바로 보통으로서의 자신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라구요.

갑자기 그 양반이 생각났습니다. “저 보~통 사람~ 믿어주세요~”라고 외쳤던 전직 대..통.령 말이죠.

 

저 또한 이기적이고, 저 밖에 모르는 경향이 크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때론 이 사악한(?) 감정을 버리고 선한 사람으로 재탄생해야한다고 스스로 채찍질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애써 그러지 않을래요. 타인에게 고통과 피해를 줘선 안되겠으나 우린 모두 자기뿐인 나르시즘을 타고난 인간들이니까요.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 바로 별자리, 타로, 점성술과 같은 미신들인데 정말로 별의 움직임이나 몇백, 몇천 년에 이르는 시간의 주기가 자신의 운명과 관련이 있는지 묻고 싶다는 하우어 형님이 꼬집어준 평범하지만 비범한 세계관이 정답이라고 또 속는 척 하며 믿어봅니다.

 

오늘 퇴근길엔 학창 시절 영어공부 할 때 제일 먼저 외웠던 그 문구를 주문처럼 중얼거리며 집에 가야겠습니다 ‘아이(i), 마이(my), 미(me), 마인(mine)’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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