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3 (일)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경제·부동산

[내궁내정] ‘비자·특허·강남·회원제’는 어떻게 계급을 만드나…배제와 권력의 언어, 그 사회학적·철학적 해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비자(Visa), 특허(Patent), 강남(Gangnam)과 같은 단어들은 단순한 행정적, 법적 용어를 넘어 사회적 계급과 배제, 소유와 권력의 구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 단어들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접근 가능한 자와 배제된 자를 구분하는 경계선이자, 사회적 자본과 권력의 분배 구조를 반영하는 핵심 개념으로 작동한다.

 

사회적 담론에서 계급 차별적 단어들이 갖는 철학적 의미는, 언어가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를 넘어 사회적 배제와 구별, 권력과 위계의 구조를 재생산하고 정당화하는 수단이라는 데 있다.

 

 

1. 계급적 언어의 사회학적 맥락

 

언어는 사회적 집단간의 경계와 위계를 명확히 하며, 특정 계층이나 집단을 배제하거나 소외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특정 계급이나 집단만이 사용하는 용어, 혹은 특정 신분·자격을 전제하는 단어(비자, 특허, 엘리트 등)는 사회적 접근성의 차이를 언어적으로 드러낸다.

 

철학자 루스 이리가레이(Irigaray)는 언어가 남성 중심적 로고스에 의해 여성이나 타자를 배제하는 구조를 갖는다고 지적한다. 이는 언어가 무의식적으로 사회적 불평등과 권력 구조를 재생산하는 도구임을 보여준다.


계급은 경제적, 사회문화적 자산 및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 등 삶의 물적 조건상의 불평등에 기초한 사회적 관계에서의 대립적 지위로 정의된다. 마르크스는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를, 베버는 자본과 권력의 다차원적 불균등 분배를, 부르디외는 문화자본과 하비투스(habitus) 등 상징자본의 분배까지 포괄해 계급을 설명한다.

 

부르디외의 ‘구별짓기’는 취향, 문화, 자본의 분배가 계급적 위계와 결합해 사회적 이익과 배제를 재생산함을 보여준다. 상류층의 문화적 취향, 중산층의 애매한 동요, 민중계급의 실용적 선택 기준 등은 모두 계급구조에 내재된 구별짓기의 실천이다.

 

특권계급(엘리트)은 공적 토론과 정책 의제 설정, 사회적 규칙의 제정 등에서 주도권을 쥐며, 배제된 계층은 제도적 접근성 자체에서 차별을 경험한다.

 

 

2. 비자·특허 등 ‘계급적 단어’의 사회적·철학적 담론


비자(Visa)는 국가간 이동의 자유를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구분한다. 이는 글로벌 불평등, 국경의 정치, 시민권과 비시민권의 경계, 그리고 ‘접근 권력’의 문제로 이어진다. 비자는 단순한 입국 허가증이 아니라, 세계 체계 내에서의 계급적 위치와 이동성의 상징이다.

 

특허(Patent)는 지식, 창의성, 기술 등 비물질적 자원의 소유권을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부여한다. 이는 ‘아이디어의 사유화’를 통해 소수에게 독점적 이익을 보장하고, 다수의 접근을 제한하는 구조를 만든다. 특허권은 ‘배타적 권리’로서, 지식의 공유와 공공성보다 사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자본주의적 질서의 산물이다.

 

이런 단어들은 사회적 자본, 문화자본, 경제자본 등 다양한 자본의 분배와 접근성에 따라 계급적 위계와 배제를 강화한다.

 

언어는 본질적으로 구별(discrimination)을 내포하며, 나아가 차별로 발전한다. 문제는 그 구별이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때 발생한다. 즉, 언어가 사회적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은폐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 

 

계급 차별적 언어는 단순한 개인적 편견을 넘어, 제도적·문화적 차원에서 사회 전체의 규범과 가치관을 내면화시키고, 차별적 구조를 지속시키는 철학적·이데올로기적 장치로 기능한다.

 

 

3. 철학적 논의: 자유, 소유, 배제


칸트의 재산권 철학에 따르면, 인간의 자율성과 자유의지는 재산권 형성의 기초가 된다. 특허권 역시 일정 기간 동안 아이디어를 사유화할 수 있는 권리로 정당화되지만, 결국 그 권리가 만료되면 ‘공유지(the public domain)’로 돌아가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는 개인의 창의성과 자유를 보호하면서도, 사회 전체의 이익과 공공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딜레마를 내포한다.

 

마르크스의 계급론은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에 따라 계급이 구분되며, 특허와 같은 배타적 권리는 곧 ‘착취 관계’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즉, 소유하지 못한 자는 소유한 자에게 종속된다.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는 계급적 언어가 사회적 분열과 갈등의 산물임을 강조한다. 계급 차별적 단어는 생산수단의 소유, 사회적 지위, 권력의 분배 등 구조적 불평등을 반영하며, 언어 자체가 사회적 계급구조를 고착화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 사회에서 ‘능력’은 또 다른 계급적 기준이 된다. 리처드 세넷은 ‘계급의 숨은 상처’에서 능력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이 결정되는 현실을 비판한다. 비자, 특허 등은 ‘능력’과 ‘자격’이 없는 이들을 배제하는 도구로 기능한다.

 

 

4. 사회적 논쟁과 변화의 가능성


인터넷 토론 등에서 계급 담론은 빈익빈 부익부, 노동 착취, 계급 차별, 대물림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된다. 직접적 용어와 완곡한 표현이 혼재하며, 사회적 정의와 분배의 정치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철학자 들뢰즈는 자발성·비자발성의 개념을 통해, 인간의 욕구와 선택지가 사회적 구조에 의해 제한됨을 지적한다. 즉, 비자·특허 등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욕구마저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계급적 장치로 작동한다.

 

결국 비자·특허와 같은 단어들은 계급적 위계와 배제를 내포한 사회적·철학적 장치로, 소유와 접근, 자격과 배제의 구조를 언어적으로 드러낸다. 이는 자본주의적 질서와 능력주의, 그리고 자유와 평등의 딜레마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중요한 사회학적·철학적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계급 차별적 언어는 계급뿐 아니라 성별, 인종, 국적 등 다른 억압 구조와 교차적으로 작동한다. 이는 단일한 차별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중첩된 억압의 언어적 표현임을 의미한다. 데보라 킹(Deborah King)의 ‘다중 위험(multiple jeopardy)’ 이론은 이런 교차적 억압이 단순히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증폭시키며 독특한 억압 조건을 만든다고 설명한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2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주식부문 새 수장에 박지은…한국 주식시장 ‘글로벌 허브’ 부상 신호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박지은 본부장을 서울지점 주식부문 대표로 공식 선임했다. 이번 인사는 한국 주식 및 파생상품 시장의 위상이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에서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동시에, 글로벌 IB(투자은행) 업계의 ‘한국 키맨’ 교체로 주목받고 있다. 박지은 대표, “기관·연기금 파생상품 혁신 주도” 박지은 신임 대표는 국내 주식과 주식 기반 파생상품 사업을 총괄하며, 아태지역 주식 비즈니스 리더십 팀과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2018년 골드만삭스 홍콩 아태지역 본사에 부문장으로 합류한 뒤, 같은 해 서울지점으로 자리를 옮겼고 2021년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 전에는 국내 기관투자자, 국부펀드, 연기금을 대상으로 주식 기반 파생상품을 제공하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제학·수학 학사(2010), 뉴욕대학교 금융수학 석사(2011)를 마친후 홍콩 소재 글로벌 IB에서 파생상품 분야 전문성을 축적하고, 2018년 골드만삭스에 합류한 금융분야 전문가이다.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글로벌 자금’ 한국시장에 47억 달러 이상 투자 골드만삭스는 1992년

[이슈&논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1억원 수수 '의혹'에 경찰 내사 '착수'…핵심인물과 유찬형 부회장의 접촉 정황 드러나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이종화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억원의 현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사건은 단순한 금전 수수 의혹을 넘어 농협 조직 내 권력구도, 인사 갈등 등 다양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어 더욱 세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경기신문 단독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강 회장이 A씨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전달받았다”는 구체적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돌입했다. 해당 첩보를 뒷받침하는 참고인 조사가 이미 일부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1억원을 건넨 것으로 지목된 용역업체 대표가 강 회장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냈고, 이로 인해 농협유통의 입찰 공고가 무산됐다는 정황도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특히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A씨와 강 회장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최근 별도로 접촉한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복수의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유 전 부회장은 사건 무마 또는 진술 회유 목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 전 부회장은 처음에는 “A씨를 만난 적 없다”고 부인했으나, 이후 “개인적으로 안부를 나눈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랭킹연구소] 2분기 시총증가율 상위 TOP10…두산에너빌리티·HD현대중·삼성電·SK스퀘어·HD한국조선해양·한화에어로 順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2025년 3월말 대비 6월말 기준 2분기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시총)은 상승 바람을 탄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전체 시총 외형은 1분기 대비 2분기에만 530조원 넘게 늘었고, 개별 주식종목으로 살펴보더라도 10곳 중 7곳 이상이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에만 시총 외형만 70조원 이상으로 가장 많이 불었고, 두산에너빌리티는 시총 순위 톱5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올 2분기에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종목은 284곳으로 1분기 때보다 40곳 이상 많아졌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7일 ‘2025년 3월말 대비 6월말 2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주식종목(코스피+코스닥+코넥스)은 우선주를 제외한 2758곳이고, 올해 3월말(3월 31일)와 6월말(6월 30일) 시총 변동 금액과 순위 등을 비교해 살펴봤다. 시총은 한국거래소 자료를 참고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해 6월말 기준 국내 시총 규모는 2856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말에는 2324조원 정도였는데, 올 2분기(3월말 대비 6월말) 시총 체격은 532조

"중국인 집주인에게 월세 내야 하나요?"…한국 부동산, 외국인 투기 '역차별' 논란에 외국인 투기 차단법 '입법' 시동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최근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인 투자자들의 투기적 매수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내국인에 대한 고강도 대출 규제를 시행한 반면, 외국인에겐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가 열려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외국인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는 등 대책 마련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인, 한국 부동산 '쇼핑'…투기성 매수 집중 최근 5년간 한국에서 부동산을 매입한 외국인 중 중국인의 비중은 60~70%에 달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024년 한 해 동안만도 중국인 1만1346명이 국내 부동산을 사들여 전체 외국인 매수의 64.9%를 차지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매수세가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이들은 대부분 본국(중국)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현금으로 고가 주택을 일시에 매수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해가고 있다. 실제로 120억원 상당의 단독주택을 30대 중국인이 전액 현금으로 매입한 사례, 8살 중국 어린이 명의의 아파트 매수 등 비상식적인 거래도 적발됐다. 또, 다주택자로 임대사업을 하며 세금 탈루까지 시도하는 등 투기성 행위가 빈번하다. 내국인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