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지구의 생명이 얼마나 남았는지, 즉 인류 문명이 파멸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생존시계(지구종말시계, Doomsday Clock)’와 유사한 개념으로 기후위기에 특화된 ‘기후위기시계(Climate Clock)’가 있다.
지구생존시계는 인류 전체의 복합적 위기 상황을 총체적으로 반영한다면, 기후위기시계는 지구의 위기 중 특히 기후변화 한 분야에 포커스를 맞춰 인류에게 보내는 마지노선 경고다.
서울에도 기후위기시계(Climate Clock)가 여러 곳에 설치되어 시민들에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대표적인 설치 위치는 다음과 같다.

용산구 후암동 헤럴드스퀘어 옥상
서울 용산구 후암로4길 10, 헤럴드스퀘어(헤럴드 본사) 옥상에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의 대형 기후위기시계가 2021년 5월 설치됐다. 이 시계는 베를린, 뉴욕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설치된 기후위기시계로, 남산타워로 향하는 길목에서 볼 수 있다. 가로 8~8.5m, 높이 1.8m의 대형 디지털 시계로, 지구 평균기온 1.5℃ 상승까지 남은 시간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건물의 기후위기시계에서 해당 숫자가 의미하는 건 전세계 평균 기온 1.5도 상승까지 남은 시간이다.
이 시간은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를 기초로 뉴욕에 있는 클라이밋 클락(Climate Clock) 본부가 독일 메르카토르 기후변화연구소(MCC)와 초당 탄소 배출량 변동수치를 계산해 전세계 기후위기시계 모듈에 송출한 결과다.
1년에 2~4차례 시간이 업데이트되면 일반 시계의 속도로 초침이 떨어지는 방식으로 돌아간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뜰
2024년 9월, 기후위기시계가 국회수소충전소 인근에서 국회의사당 앞뜰로 이전 설치됐다. 이곳은 국회를 방문하는 시민과 관계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위치로, 산업화 이전 대비 1.5℃ 상승까지 남은 시간을 디지털로 표시한다. 국회 기후위기시계는 접근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장소다.
원래 이 시계는 2024년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국회수소충전소 인근에 설치되었던 것으로 기후위기시계에 대한 국민들의 접근성과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2024년 9월 4일 국회를 상징하는 의사당 앞뜰로 이전했다.

이날 기후위기 시계 전광판에는 4년 321일 남은 것으로 표시되고 있다. 표시되는 시간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지구 평균기온인 12.9℃ 였던 평균 기온이 1.5℃ 상승하는데 남은 시간을 의미한다.
만약 시계가 0으로 표시될 경우 폭염 발생은 8.6배, 가뭄은 4.4배증가하고 해수면은 최대 77cm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산호초의 90%가 멸종되는 등 동식물 서식지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왕십리역 광장
유동인구가 많은 왕십리역 광장에도 대형 기후위기시계가 설치되어 있다. 이 시계는 시민들에게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서울의 기후위기시계는 용산구 헤럴드스퀘어 옥상,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뜰, 왕십리역 광장 등 시민들이 자주 찾는 주요 거점에 설치되어 있다.
이 시계들은 단순한 상징물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의 시급성과 지구의 마지노선을 시민들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