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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유럽 폭염에 인텔 CPU도 무너졌다"…‘빅크래시’로 냉각기 맞은 인텔, 사용자 이탈·브랜드가치 훼손 '가속'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어떤 EU 국가에 폭염이 왔는지는 반도체 크래시 리포트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유럽 전역을 뒤덮은 기록적 폭염이 반도체 시장에 뜻밖의 후폭풍을 안겼다. 인텔의 13세대, 14세대 랩터레이크(Raptor Lake) 데스크톱 CPU에서 크래시(충돌)가 폭증하며, 전 세계 사용자와 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Tom’s Hardware, PCWorld, TechRadar, ExtremeTech 등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 현장에서는 “CPU가 더위에 무너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브라우저 크래시로 ‘지도’처럼 드러나는 실상

 

모질라 파이어폭스의 수석 엔지니어 가브리엘레 스벨토(Gabriele Svelto)는 최근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의 크래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텔 랩터레이크 시스템이 폭염이 덮친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다운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유럽에서만 2025년 6~7월 평균기온이 40℃(104°F)를 넘은 국가(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등)에서 랩터레이크 기반 PC 크래시가 집중 보고됐다. 특히 올해 6~7월, 모질라 내부에서 자동 크래시 신고 시스템이 과부하로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기계적으로 수집되는 크래시 리포트가 거의 전부 폭염 피해 지역의 랩터레이크 크래시였다”는 설명이다.

 

수치로 보는 랩터레이크 크래시 실태


인텔 13·14세대 CPU에서 발생한 게임 크래시 및 웹브라우저 크래시 비중(일부 게임 개발사, 모질라 리포트 종합)이 무려 90%이상으로 나타났다. 또 90일 동안 기록된 전체 1584건의 게임 데이터베이스 내 13·14세대 CPU 오류 건수는 1431건으로 나타났다.

 

해당 CPU 사용자가 평균 1회 이상 크래시를 경험하는 게이밍 세션 간격은 평균 2시간이었다. 인텔이 랩터레이크 CPU 대상 공식 워런티를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2년 더 연장했다.

 

특히 중·상위 라인업 ‘Core i7-14700K’는 크래시 보고가 유달리 많았다. 전체 데스크톱 CPU 중 14700K와 14900K, 13900K/KS 등이 결함 신호를 집중적으로 보여줬으며, 노트북용 저전력 라인업이나 AMD CPU의 오류 비율은 1% 미만이었다.

 

 

근본 원인: 전압·타이밍 결함, 미봉책에 그친 마이크로코드


인텔은 문제의 원인을 “CPU 마이크로코드 오류로 인한 비정상적 고전압”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이 현상은 실리콘의 장기적 열화(데그라데이션)와 결합해, CPU가 한계 전압과 온도를 넘기면 사실상 돌이킬 수 없는 손상으로 이어진다.


2025년 5월 최신 패치인 0x12F 마이크로코드 업데이트는 오히려 일부 시스템에서 오류를 더욱 악화시킨 사례도 나와, 엔지니어들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심지어 이미 손상된 CPU는 BIOS 패치만으로 복구가 불가능하다.

 

해법은 ‘냉각’과 ‘환불’뿐

 

인텔은 워런티 보증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했지만, 실제 교환 절차에서 “정상품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환불이 거절되거나, 대기업 PC 제조사·리테일러 간 책임 떠넘기기가 빈번하다는 사용자 불만도 확산되고 있다.


정책적으로도 “마이크로코드 패치, 전압제한, 베이스라인(BIOS) 적용 등 다각적 가이드가 내려졌지만, 물리적으로 데그라데이션이 발생한 CPU는 교체 또는 환불 외에 길이 없다”는 것이 대체적 업계 평가다.

 

‘PC 혹한’ 맞은 인텔, 신뢰 어떻게 회복할까


인텔은 “중장기적으로 환기/냉각 개선, 올바른 BIOS 적용, 최신 펌웨어 도입”을 권고 중이나, 유럽과 같이 에어컨 보급률이 20% 미만인 환경에서 실효성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칩 신뢰도 하락과 브랜드 데미지가 불가피하다”며, “AMD·애플 등 대안 CPU로 전향하는 대규모 서버·개인 사용자 이탈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모질라의 가브리엘레 스벨토 엔지니어는 “인텔 랩터레이크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파이어폭스 크래시 리포트의 위치 정보만 봐도, 유럽의 어떤 국가가 폭염을 맞았는지 고스란히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텔은 최장 5년 워런티 연장과 ‘데미지 컨트롤’에 몰두하고 있으나, 지난해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 신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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