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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이슈&논란] “가맹점주 희생양, 상생은 메아리" ‘수수료 지옥' 치킨산업…배민·쿠팡이츠에 뜯기고, 교촌·BBQ·bhc에 바치고 ‘이중고’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배달플랫폼과 본사의 이중 착취에 시달리며, 수익성 악화의 늪에 빠지고 있다. 배달앱 시장의 독과점 구조와 치킨본사의 고율 유통마진, 그리고 가격정책 통제까지 겹치며, 정작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점주만이 모든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부담은 매출의 절반가량이 배달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면서 플랫폼 종속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다. 배달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때문에 치킨업체들의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매출 절반이 ‘배달앱’…24%가 수수료로 증발


서울시가 2024년 프랜차이즈 실태조사를 통해 발표한 결과, 치킨·햄버거 등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매출 절반(48.8%)이 배달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킨과 햄버거 업종은 배달 플랫폼 매출이 각각 75.7%, 51.7%로 높았다.

 

모바일상품권 매출(7.9%)까지 합치면 온라인 기반 매출 비중은 56.7%에 달한다. 치킨집 등 자영업자들은 이제 오프라인 매장보다 배달앱에 더 크게 의존하는 구조로 전환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치킨집의 매출 24%가 배달플랫폼 수수료로 빠져나간다. 2023년 10월 17.1%였던 수수료 비율은 2024년 10월 24.0%로 7%포인트 가까이 급증했다. 수수료는 배달수수료(39.2%), 중개수수료(30.8%), 광고수수료(19.7%)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상위 노출 경쟁이 심화되며 광고수수료 부담이 빠르게 늘고 있다.

 

 

치킨집, 인건비보다 수수료가 더 크다

 

치킨 업종의 경우 플랫폼 수수료 비중이 17.5%로, 인건비(15.2%)를 넘어섰다. 이는 햄버거(9.8%), 커피(6.0%) 등 다른 업종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치킨집 평균 영업이익률은 6.5%로, 커피(9.5%), 햄버거(9.4%)보다 낮다. 

 

한 치킨집 점주는 “1만원을 배달로 판매할 경우,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료로 4000원이 넘게 나갈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윤홍근 한국외식산업협회장(BBQ그룹 회장)은 6월 13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주재의 ‘밥상물가 안정 간담회’에서 “매출의 30~40%가 배달앱에 빠져나가 팔면 팔수록 적자”라며, 공공 배달앱 지원과 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 “임차료, 인건비, 원자재값 등도 오르지만, 최근 외식업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배달앱 수수료”라며 “외식 소상공인 폐업률이 높아진 가장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배달앱 수수료는 매출의 30~40%에 달해, 음식값을 올려도 적자가 불가피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치킨본사-가맹점주-플랫폼, 책임공방과 구조적 딜레마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배달 비중이 높은 소규모 가맹점 입장에선 체감 수수료율이 훨씬 높다”며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를 지적한다.

 

실제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플랫폼의 독과점 현상은 더욱 심화돼, 2024년 10월 기준 배민 42.6%, 쿠팡이츠 42.1%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본사와 플랫폼이 맺은 계약 때문에 가맹점주가 수수료 체계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렵다.

 

반면 배달플랫폼 업계는 “본사가 원재료비에 마진을 붙여 받으면서 가맹점주가 마진을 내기 힘든 구조”라고 맞선다. 즉 배달플랫폼의 수수료보다 가맹점주들의 폭리가 더 심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치킨과 햄버거는 재료비 비중이 전체 영업비용의 절반에 달한다. 배달플랫폼 관계자는 “과거 배달 인력을 점주가 직접 관리할 때보다, 지금은 플랫폼이 용역화해주는 구조인데 인건비 전이에 대한 설명 없이 수수료가 인건비보다 높다고 지적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반박한다.

 

 

본사 유통마진, 연간 6500만원…점주만 ‘깜깜이’


문제는 배달플랫폼만이 아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원부자재를 공급하며 연간 평균 6500만원의 유통마진을 챙긴다. 이는 가맹점 평균 매출액의 10~17%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점주는 본사의 유통마진 내역을 알 길이 없다.

 

정보 비대칭성 탓에 본사가 물류마진, 리베이트 등으로 얼마나 이익을 남기는지 파악조차 어렵다. 실제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로열티 대신 물류마진과 특수관계인 거래, 납품업체 리베이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챙기고 있다.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은 교촌치킨을 상대로 차액가맹금 소송을 진행중이다. 배경으로 권원강 회장의 높은 지분율과 고배당 정책을 우선 지목하고 있다. 권 회장의 교촌에프앤비 지분율은 69.2%(1728만7554주)며, 지난 2021년 약 75억원의 배당금 중 약 52억원을 수령했다.

 

2023년에도 배당금 40억원을 받았다. 회사 수익성이 악화된 시기에 상당한 배당금을 가져가면서 오너의 사익 편취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중가격제’ 확산…점주에 떠넘겨진 부담


수수료 부담이 커지자 일부 프랜차이즈는 배달앱 전용 가격(이중가격제)을 도입했다.

 

멕시카나치킨 등은 가맹점주가 시장 상황에 맞춰 가격을 조정할 수 없게 해, 점주들의 고유한 가격 결정권마저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임대료와 배달비가 지역마다 달라 일괄적으로 가격을 통일하기 어렵다”며, 본사의 일방적 가격정책이 점주 손발을 묶는다고 지적한다.

 

bhc 등은 본사 차원의 일괄 인상 대신 가맹점주가 자율적으로 배달 메뉴 가격을 정할 수 있게 했으나, 사실상 가격 인상 부담을 점주에게 떠넘겼다는 비판도 있다.

 

배달앱은 이중가격제조차 통제하며, 가맹점주가 자체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려 해도 플랫폼 정책에 막히는 경우가 많다.

 

‘상생’ 외치는 정부와 업계…실효성은 미지수


정부와 서울시는 ‘상생협의체’ 운영, 수수료 상한제 검토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배민 등 일부 플랫폼은 매출 규모에 따라 차등 수수료(2.0~7.8%)를 도입하고, 포장 주문에도 중개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요금체계 개편을 시도했다.

 

하지만 실질 부담은 여전하고, 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배달앱 3사 간 갈등은 심화되는 중이다.

 

 

가맹점주 "치킨본사도, 배달플랫폼도 모두가 돈벌이 혈안…점주만 ‘희생양’"

 

치킨집을 10년째 운영 중인 한 점주는 “2만원짜리 치킨 세트의 원가가 1만~1만2000원인데,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비를 빼면 실제 남는 돈은 1000~2000원에 불과하다”며 “매출의 절반이 배달앱에서 나오지만, 정작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치킨 가맹점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6.5%로, 커피(9.5%), 햄버거(9.4%)보다 현저히 낮다. 점주 인건비까지 제외하면 체감 수익은 더 낮을 수밖에 없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배달앱 수수료와 광고비, 노출 경쟁에 울고, 배달플랫폼은 본사의 원재료 마진 구조를 탓한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가맹점주만이 배달플랫폼의 독과점 수수료와 치킨본사의 고율 유통마진이란 구조적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의 상생정책, 수수료 인하 합의 등도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가맹점주의 절반(42.5%)은 모바일상품권 수수료도 전액 부담하고 있다. 정부의 미온적 규제 속에서 치킨산업의 고통은 점점 커지고 있다. 

 

치킨본사와 플랫폼, 정부 모두가 '앞에서' 상생을 외치지만, 정작 주인공인 현장 점주는 '뒤에서' 희생양이 되고 있다.


“매출의 절반은 배달앱이 가져가고, 그 절반은 본사가 가져가면 남는 건 없다”는 점주들의 한숨이 업계의 현실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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