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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지구칼럼] 美 공군, 스페이스X '로켓 화물배송' 태평양 환초 시험 중단…"생태계보전이 기술혁신보다 더 중요"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미국 공군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공동 추진하던 ‘극초음속 로켓 화물 배송’ 실험을 태평양 존스턴 환초에서 전격 중단했다.

 

군사·우주기술 혁신의 상징이던 이 프로젝트는, 14종의 열대 바닷새와 300여 종의 어류가 서식하는 세계적 생태계 보호구역을 위협한다는 환경단체와 생물학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다.

 

“100톤 화물, 90분 만에 전 세계 배송”…실험 취소의 배경


공군과 스페이스X가 추진한 ‘로켓 카고 뱅가드(Rocket Cargo Vanguard)’ 프로그램은 최대 100톤의 군수물자나 구호품을 지구 어디든 90분 내에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물류 혁신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았다. 이를 위해 존스턴 환초에 2개의 로켓 착륙장을 건설하고, 4년간 연 10회씩 로켓 재진입·착륙 실험을 계획했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본격화되자, 환초 생태계 파괴 우려가 급속히 확산됐다. 존스턴 환초는 하와이 남서쪽 약 1300km(800마일) 떨어진 2.6㎢(1제곱마일) 크기의 미국령으로, 태평양 외딴섬 해양국립기념물(Pacific Remote Islands Marine National Monument)과 국립야생동물보호구로 지정된 곳이다.

 

이곳은 세계 붉은꼬리바다제비(Red-tailed Tropicbird) 개체의 절반에 가까운 1만3000쌍 이상이 번식하는 최대 집단서식지로, 붉은발부비새(Red-footed Booby)도 5000쌍 이상이 서식한다. 최근 10년간 보호·복원 노력이 이어지며 바닷새 개체수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2021년 기준 붉은꼬리바다제비 둥지 수는 1만2956개로, 2020년 대비 19% 증가했다.

 

로켓 시험, 바닷새 번식지·산호초·희귀종에 치명타


환경단체와 생물학자들은 로켓 발사와 착륙이 소음, 진동, 낙하물, 오염물질 유입 등으로 인해 바닷새 번식 패턴을 교란하고, 둥지와 알을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착륙장 건설과 항공기 이착륙은 이미 복원된 바닷새 번식지를 직접적으로 훼손할 우려가 크다. 환초 주변 3만2000에이커(약 13만㎡)의 산호초와 300여 종의 어류, 멸종위기 초록바다거북, 하와이 몽크바다표범 등 희귀 해양생물도 위협받는다.

 

실제로 2023년 텍사스 보카치카에서 스페이스X 스타십 발사 때는 플로버 도요새(멸종위기종) 둥지와 알이 파괴됐고, 인근 야생동물보호구역 68에이커가 불에 타는 등 환경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스페이스X는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법적 다툼까지 겪었다.

 

“생태계냐, 군사혁신이냐”…4000명 반대 서명에 결국 중단


환경영향평가(EA) 초안은 반대여론 확산으로 공개가 반복적으로 지연됐다. 2025년 7월 초까지 프로젝트 반대 청원에는 3884명이 서명했다. 미 공군은 “존스턴 환초 환경평가가 완료될 때까지 프로젝트를 보류하고, 대체 시험지를 모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결정은 2022년 스페이스X가 미 국방부로부터 1억200만 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5년 계약을 따내며 본격화된 ‘로켓 카고’ 사업의 첫 대형 시험이었기에, 군사·우주기술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26년까지 스페이스X 스타십을 활용한 실증 임무를 계획 중이었으나, 당분간 대체 시험지를 찾을 때까지 일정이 지연될 전망이다.

 

“기술 진보와 환경 보전, 공존 해법 필요”

 

이번 중단 사태는 첨단 우주·군사기술 실험과 세계적 생태계 보전의 충돌이라는 상징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 공군과 스페이스X는 “환경적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체 시험지를 찾겠다”고 밝혔지만, 환경단체들은 “로켓 시험 자체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군사·우주기술 혁신이 ‘지구의 마지막 야생’을 희생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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