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0 (목)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우주·항공

[이슈&논란] 보령의 우주 베팅 3년, "미래는 없고 이벤트만 남았다”…1200억 쏟아부은 우주, 실적·전문성·전략 ‘미지수’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김정영 기자] 보령(구 보령제약)이 김정균 대표 체제에서 우주 의학을 신성장동력으로 천명하며 3년간 1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우주사업에 투입했으나, 뚜렷한 사업 성과와 전략적 방향성, 전문성 모두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900억 투자, ‘미래 먹거리’ 선언…성과는 어디에

 

김정균 대표는 2022년 “보령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류에게 꼭 필요한 회사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할 지 내부적으로 고민하던 중 우주라는 공간에서 그런 회사가 되면 어떨까라는 도전적이고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됐다”면서 CIS(Care In Space)를 매년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령은 2022년부터 미국 민간 우주정거장 기업 액시엄스페이스(Axiom Space)에 두 차례 총 816억원(6000만 달러)을 투자해 지분 2.68%를 확보하고,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를 설립하는 등 11건의 우주사업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까지 보령이 액시엄 스페이스에 투자한 금액은 12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까지 가시적인 수익이나 실질적 사업성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대표적 프로젝트로 내세운 것은 ‘Care In Space(CIS) 챌린지’ 등 우주 헬스케어 아이디어 경진대회와, 초등학생 그림을 우주로 보내는 교육·홍보성 이벤트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우주에서 신약을 개발하거나, 우주 의학 플랫폼을 상용화한 사례는 전무하다.

 

◆ 실적 부진 속 ‘우주’ 외치지만…주주·시장 신뢰는 하락

 

2025년 1분기 보령의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33.2% 감소했다. 매출은 2406억원으로 3% 증가했으나, 연구개발비 증가와 일반의약품 시장 침체, 그리고 우주사업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자 신뢰가 하락했다.

 

주가는 김정균 대표가 우주사업을 신사업으로 제시한 직후 20% 가까이 급락했고, 이후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주들은 “제약회사가 왜 우주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하느냐”, “실질적 성과 없는 홍보성 이벤트에 자원을 소모한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기존 제약·바이오사업에서도 국내 1위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우주사업이 경영권 승계와 존재감 부각용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 ‘우주전문가’·멘토그룹 실체 불투명…우주사업 전략·비전도 '안개속'


보령은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2020년부터 내부 TFT를 꾸리고, 2023년부터는 글로벌 우주기업·스타트업과 협력하는 CIS 챌린지를 매년 개최한다고 밝혔으나, 내부에 우주산업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나, 독립적인 멘토그룹이 실질적으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공개된 바 없다. 잦은 인력교체와 입사후 단기 퇴사의 반복으로 우주사업 전문가들이 뿌리 내릴 조직문화조차 갖춰지지 못했다는 평이다.

 

보령이 추진하는 우주 멘토링 프로그램도 외부 글로벌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Starburst)와 액시엄스페이스에 의존하는 구조다. 

 

우주사업의 전략적 목표와 중장기 비전 역시 ‘우주에서 신약 개발’, ‘우주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등 추상적 선언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우주정거장에서 신약을 개발하거나, 우주인의 건강관리 솔루션을 상용화한 구체적 로드맵은 제시되지 않았다.

 

◆ ‘우주 홍보’는 남발…이미 유사 사업 다수 존재


보령이 최근 강조하는 ‘우주인재 양성’, ‘청소년 우주 그림 보내기’ 등은 이미 한국과학창의재단, 항공우주연구원 등에서 수년 전부터 추진해온 사업과 유사하다. 보령이 이 분야에서 독보적 차별성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보령의 본업인 제약바이오사업에서 조차 제대로 자리잡았다고 보기 어려운 기업이 '우주의학'이라는 엄청난 성장동력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초등생 그림을 우주에 보내는 것'이 고작이었다"며 "우주사업을 앞세워 보여주기식 선도적인 이미지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한 것 외엔 너무 실체도 성과도 없어 보령의 미래가 걱정될 정도"라고 평가했다.

 

◆ 바이오사업 성과도 제한적…‘우주’로 돌파구 찾을 수 있나


보령은 항암제 사업 등에서 4년 만에 매출 3배 성장(2019년 798억→2023년 217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바 있으나, 이는 기존 합성의약품·제네릭 중심의 전략에 기인한 것이다. 바이오 신약, 글로벌 신약개발 등에서 두드러진 성과는 아직 없다. 오히려 바이오 계열사(보령바이오파마) 매각 추진 등 바이오사업 비중을 축소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 업계 중론 "한국 우주산업 핵심 되기엔 전략·전문성 모두 부족"

 

보령의 우주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언한 후 이뤄진 활동은 교육적·사회적 가치,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실질적 사업 성과(신약 개발, 플랫폼 상용화, 수익 창출 등)로 이어졌다고 볼 객관적인 아웃풋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즉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단계’로 평가되며, 향후 실질적 연구개발 성과와 구체적 사업화 사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시장 안팎에서 지속되고 있다.


보령의 우주사업은 현재까지 ‘장기적 비전’과 ‘홍보성 이벤트’에 치중돼 있을 뿐, 실질적 성과와 전문성, 전략적 로드맵 모두에서 미흡함이 드러난다. 내부 우주전문가·멘토그룹의 실체도 불분명하다. 한국 우주산업의 미래를 견인할 ‘기둥’이 되기엔, 보여주기식 투자와 이벤트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정균 대표의 ‘우주 베팅’이 진정한 미래 성장동력이 되려면, 실질적 연구개발 성과와 전문성 확보, 그리고 명확한 전략적 비전 제시가 시급하다.

 

한편 김정균 대표는 1985년생으로 미국 미시건대학교 산업공학 전공을 졸업한 뒤 중앙대학교 의약식품대학원 사회행정약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11년 1월 삼정KPMG를 거쳐 2014년 보령에 입사해 2022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22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스페이스린텍, 시리즈B 투자 유치 성공… '메이드 인 스페이스 신약시대' 가속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우주의약 전문기업 스페이스린텍(Space LiinTech, 대표 윤학순)이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비공개다. 이번 투자를 통해 스페이스린텍은 저궤도 기반 우주 바이오 제조 플랫폼의 상용화와 지상 드롭타워 인프라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스페이스린텍은 미세중력 환경을 활용한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연구 및 생산 플랫폼을 개발하는 국내 유일의 우주의학 기업이다. 2021년 설립 이후 우주단백질 결정화 등 고부가가치 의약품 제조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을 축적해왔으며, 올 8월 말 국내 최초 우주의약 연구 모듈 발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기존 투자자인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선보엔젤파트너스를 비롯해, 스틱벤처스, 신용보증기금, 디캠프 등 신뢰도 높은 기관이 신규로 참여했다. 회사의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 시리즈B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스페이스린텍의 주요 기술은 미세중력 상태에서 약물 결정이 더욱 균일하고 정밀하게 형성되는 물리적 특성을 활용해, 기존 지상 실험 대비 고순도·고정밀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는 데 있다. 특히 구조 기반 신약 디자인이나 면역항암제

스페이스X, 550조원 시대 연다…비상장 기업 역대 최고가치로 우주산업 '빅뱅' 신호탄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인 약 4000억달러(한화 약 550조원) 기업가치로 내부자 주식 매각 및 신주 발행을 추진하며 글로벌 금융·우주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스페이스X는 미국 비상장 기업 중 역대 최고 기업가치에 오르게 되며, 상장사와 비교해도 시가총액 20위권 내에 진입하게 된다. 4000억달러 평가, ‘비상장 기업의 왕좌’ 오르나 블룸버그, 야후파이낸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내부자(임직원·초기 투자자) 주식 매각과 함께 신규 자금조달(신주 발행)을 병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번 거래의 기준 기업가치는 4000억달러로, 2023년 12월(3500억달러) 대비 500억달러가 상승했다. 이 수치는 미국 대표 상장사인 홈디포, 프록터앤드갬블(P&G), 팔란티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미국 비상장사 중에서는 단연 독보적 1위이며, 글로벌로도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오픈AI 등과 경쟁하는 ‘초거대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기업가치 급등 배경: 스타링크·스타십의 폭발적 성장 이번 평가액에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부 ‘스타링크’

HD현대인프라코어, K2 전차 엔진 923억원 대규모 수주…자체 기술로 국내 방산 주도권 확보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HD현대인프라코어가 K2 전차용 대규모 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독자적인 기술력과 공급 역량을 입증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최근 방위사업청과 총 923억 원 규모의 K2 전차 엔진(DV27K)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방위사업청에 단계적으로 엔진을 납품할 예정이다. 이 엔진은 주요 방산국의 주력 전차 엔진과 동급 출력인 1500마력으로, 56톤(t)급 K2 전차를 최대 70km/h로 주행시킬 수 있다. 또한, 배기가스를 활용해 압축한 공기를 실린더 내부로 밀어 넣는 설계로 출력과 연소효율을 극대화했고, 최적의 구조설계를 통해 진동을 줄이면서 동력을 고루 전달할 수 있어 전장 환경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K2 전차 엔진은 기술력과 경제성은 물론,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동급의 고속·고출력 엔진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실전에 배치한 국가는 미국, 한국, 독일, 프랑스 등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차 엔진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10년에 걸친 연구개발

[이슈&논란] 보령의 우주 베팅 3년, "미래는 없고 이벤트만 남았다”…1200억 쏟아부은 우주, 실적·전문성·전략 ‘미지수’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김정영 기자] 보령(구 보령제약)이 김정균 대표 체제에서 우주 의학을 신성장동력으로 천명하며 3년간 1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우주사업에 투입했으나, 뚜렷한 사업 성과와 전략적 방향성, 전문성 모두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900억 투자, ‘미래 먹거리’ 선언…성과는 어디에 김정균 대표는 2022년 “보령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류에게 꼭 필요한 회사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할 지 내부적으로 고민하던 중 우주라는 공간에서 그런 회사가 되면 어떨까라는 도전적이고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됐다”면서 CIS(Care In Space)를 매년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령은 2022년부터 미국 민간 우주정거장 기업 액시엄스페이스(Axiom Space)에 두 차례 총 816억원(6000만 달러)을 투자해 지분 2.68%를 확보하고,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를 설립하는 등 11건의 우주사업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까지 보령이 액시엄 스페이스에 투자한 금액은 12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까지 가시적인 수익이나 실질적 사업성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대표적 프로젝트로 내세운 것은 ‘Care In Space(CIS) 챌린지’ 등 우주 헬

18km 화산재 기둥, 항공대란…인도네시아 화산폭발 ‘불의 고리’ 경보음에 일본 쓰나미 '촉각'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7월 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의 레워토비 라키라키 화산이 대규모로 분화하며, 화산재 기둥이 최대 18km 상공까지 치솟는 극단적 현상이 발생했다. 이번 폭발은 2024년 11월 9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던 대폭발 이후 가장 강력한 규모로 기록됐다. 항공편 최소 24편 결항, 발리-한국 등 국제선 직격탄 화산재는 인도네시아 최대 관광지인 발리와 호주, 싱가포르, 한국을 잇는 국제선 항공편 최소 24편의 결항 사태를 불러왔다. 국내선 4개 노선도 운항이 중단됐다.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 대변인은 “항공편 결항뿐 아니라 다수 항공편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호주 버진오스트레일리아, 콴타스, 젯스타, 한국 에어부산, 인도네시아 에어아시아 인도네시아 등 다수 항공사가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화산재, 30분간 햇빛 차단…출입금지구역 7km로 확대 분화 당시 엄지손가락 크기의 자갈과 화산재가 분화구에서 최대 8km까지 흩날렸으며, 인근 마을은 30분간 햇빛이 완전히 차단됐다. 인도네시아 지질연구소는 “화산 비탈길을 따라 최대 5km까지 암석과 용암이 섞인 뜨거운 가스 구름이 흘러내렸다”고 발표했다. 화산학

남미 마약 카르텔, 스타링크에 무인 잠수정까지 동원…콜롬비아 당국과 군비경쟁 '후끈'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콜롬비아 해군이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장착된 무인 마약 잠수정을 최초로 압수했다. 이번 사건은 남미 마약 카르텔과 국제 법집행 당국 간의 기술 군비경쟁이 본격화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압수된 선박은 최대 1.5톤의 코카인을 실을 수 있는 첨단 반잠수정으로, 현지 최대 마약 조직인 ‘걸프 클랜(Clan del Golfo)’이 신기술을 시험 운항한 것으로 추정된다. 첨단 IT로 무장한 ‘나르코 잠수정’, 해상 밀수 판도 바꾼다 InSight Crime 보고서와 AF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콜롬비아 해군은 7월 2일(현지시간) 카리브해 산타마르타 인근 해역에서 스타링크 안테나와 원격 조종 시스템이 장착된 무인 반잠수정을 압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부에는 마약이 실려 있지 않았으나, 해군은 “범죄조직이 실전 투입 전 시험 운항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압수된 선박은 최대 800마일(약 1300km) 작전 반경을 갖추고, 수면 위에는 공기 흡입구와 통신 장비만 노출되는 저피탐 설계가 적용됐다.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원격 조종과 감시, 항로제어가 가능하며, 내부에는 항로·장애물 감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