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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내궁내정] 왼손잡이의 모든 것…인구의 10%·8월 13일·PCSK6와 TUBB4B 유전자·왼손잡이 지원법·우리도 왼손잡이·놀라운 능력과 특징

1. 왼손잡이의 비율…세계 10%, 한국 2%
2. 8월 13일, ‘세계 왼손잡이의 날’…딘 켐벨 생일 기념해 제정
3. 왼손잡이 왜 생기나… PCSK6와 TUBB4B 유전자
4. 정몽준 의원, '왼손잡이 지원법' 발의
5. 왼손잡이, 역사와 문화에서 ‘소수’의 운명을 걷다
6. 역사상 위대한 왼손잡이들 "나도 왼손잡이, 그러나 역사를 만들다"
7. 왼손잡이의 놀라운 능력과 특징
8. 왼손잡이의 흥미롭고 의미 있는 사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고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0%, 즉 10명 중 1명은 왼손잡이다. 한때는 ‘불길하다’거나 ‘서투르다’는 이유로 억압받았던 왼손잡이들. 하지만 오늘날, 이들은 정치와 과학은 물론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왼손잡이에 관한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의미있는 사실들을 모아봤다.

 

 

1. 왼손잡이의 비율…세계 10%, 한국 2%

 

전 세계 인구에서 왼손잡이의 비율은 약 10~12%로 추정된다. 국가 및 문화권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네덜란드(13.2%),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은 10% 이상, 아시아권이 인도(5.2%), 대만(5.0%), 일본(4.7%), 중국(3.5%) 낮은편이다.

 

한국인의 왼손잡이 비율은 옛날에는 2%수준이었으나 최근엔 5% 수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2002년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성인 기준 3.9%가 왼손잡이라고 응답했고, 2013년 조사에서는 전체 인구의 5%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에서는 8%, 30~40대는 6%, 50대는 3%, 60대 이상은 2%로 연령이 높을수록 비율이 낮았다. 이는 과거 강제 교정과 사회적 억압의 영향 때문이다.

 

양손잡이는 전체 인구의 0.1%로 매우 드물다.

 

남성이 여성보다 왼손잡이 비율이 높다. 첫째보다 둘째 이후 출생아, 저체중아, 모유수유를 일찍 끊은 아이에게서 왼손잡이 비율이 높다. 

 

역사적으로 억압과 교정이 많았던 사회에서는 비율이 더 낮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은 인간은 오른손잡이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동물은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비율이 비슷하다는 연구도 나왔다. 

 

 

2. 8월 13일, ‘세계 왼손잡이의 날’…딘 켐벨 생일 기념해 제정

 

매년 8월 13일은 ‘세계 왼손잡이의 날’(International Lefthanders Day)이다. 전 세계 왼손잡이의 인권 신장과 인식 개선, 그리고 왼손 사용에 대한 편견 해소를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8월 13일로 지정된 이유는, 세계 최초로 국제 왼손잡이협회(Lefthanders International, Inc.)를 창립한 미국인 딘 켐벨(Dean R. Campbell)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1976년 딘 켐벨이 처음으로 이 날을 제정했고, 이후 영국 왼손잡이협회의 주도 아래 1992년부터 공식적인 국제 기념일로 자리잡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 시작했다. 이 날은 왼손잡이들이 겪는 불편과 차별을 알리고, 사회 전반에 걸친 인식 개선과 평등을 촉구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른손잡이 중심의 도구를 체험해 보는 이벤트, 왼손만 사용하는 게임 등 다양한 캠페인이 펼쳐진다.

 

 

3. 왼손잡이 왜 생기나… PCSK6와 TUBB4B 유전자

 

왼손잡이가 생기는 이유는 크게 유전학적 이유와 환경적·후성적 요인, 그리고 사회문화적 요인에서 발생한다.
 

왼손잡이는 유전적 영향과 환경적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 부모 모두 오른손잡이일 때 자녀가 왼손잡이일 확률은 약 9%, 부모 모두 왼손잡이일 때는 24%로, 유전적 영향이 일부 있음이 확인된다.

 

왼손잡이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는 PCSK6와 TUBB4B 모두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PCSK6는 좌우 신체 비대칭성, 뇌의 구조적 차이, 손잡이 결정에 관여하는 대표적 유전자이다. 최근 연구에서 세포 구조단백질튜불린(TUBB4B)은 뇌 발달의 미세한 조절에 각각 관여하는 것으로 이 변이가 있는 사람은 왼손잡이가 될 확률이 2.7배 높다.

 

또한 영국 유전자 은행(Biobank)의 대규모 데이터 분석 결과, 왼손잡이의 유전적 특성이 뇌의 백질(white matter)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또 지금까지 왼손잡이와 관련된 48개 이상의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환경적·후성유전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 유전 이외에도 태아의 위치, 산모의 영양상태, 출산 스트레스,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노출 등 환경적·후성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준다.  

 

사회·문화적 요인도 크다. 예를 들어, 왼손 사용을 억압하는 문화에서는 왼손잡이 비율이 낮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왼손잡이는 뇌보다는 척수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된다는 주장도 있다.

 

일란성 쌍둥이에게 왼손잡이 비율이 높게 나타나며,  왼손잡이 형질의 유전률은 약 23%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는 지능이나 키의 유전률에 비해 낮은 수치로, 환경적 요인과 사회·문화적 영향도 크게 작용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왼손잡이에게서 4개의 유전자 영역이 특별히 다르게 발현되며, 이 중 3개는 뇌 발달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이 유전자들은 뇌의 언어 영역 연결에도 영향을 미쳐, 왼손잡이의 뇌는 좌우 반구가 더욱 조화롭게 소통한다는 흥미로운 결과도 있다.

 

더불어, 태아의 척추에서 유전자 비대칭성이 먼저 나타나 손잡이를 결정한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즉, 왼손잡이의 탄생에는 유전과 환경, 그리고 태아기의 미묘한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4. 정몽준 의원, '왼손잡이 지원법' 발의

 

2003년 당시 국민통합21 소속 정몽준 의원이 ‘왼손잡이 지원법’(정식 명칭: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호법 개정안)을 실제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왼손잡이를 위한 편의시설을 생산·설치하는 기업에 조세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시설이나 군대에 왼손잡이용 물품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왼손잡이였던 정몽준 의원은 "한국 사회는 일상용품, 공공시설, 교육환경, 군대 등 거의 모든 시스템이 오른손잡이 기준이다. 왼손잡이는 식당, 강의실, 지하철 개찰구, 컴퓨터 마우스, 군용 소총 등에서 일상적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왼손잡이도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약자·소수자로서 배려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5. 왼손잡이, 역사와 문화에서 ‘소수’의 운명을 걷다


고대부터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왼손은 부정적으로 여겨졌다. 영어 ‘left’는 ‘서투르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오른쪽(right)’은 ‘옳다’, ‘정확하다’의 뜻을 지닌다. 티베트에는 “네 왼쪽 손에 있는 악마를 조심하라”는 속담까지 있다.

 

국어사전에도 ‘오른손’은 단순히 방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원적으로 ‘옳은 손’에서 유래했다. 반면 ‘왼손’의 ‘왼’은 ‘그른 손’, 즉 ‘틀린 손’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조선시대 한문 교재인 ‘석봉천자문’에서도 한자 ‘右(우)’를 ‘옳을 우’, ‘左(좌)’를 ‘그릇될 좌’로 풀이했다. 실제로 ‘바른손’, ‘바른쪽’이 ‘오른손’, ‘오른쪽’의 동의어로 쓰일 정도다.

 

한국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오른손을 ‘바른손’, ‘밥 먹는 손’으로 배우며, 왼손 사용은 ‘예의 없다’, ‘보기 좋지 않다’는 말을 듣기 쉽다. 심지어 식사 자리에서 왼손을 썼다는 이유로 꾸지람을 듣거나, 연필을 오른손으로 쥐도록 강요받는 일이 흔했다. 실제로 30대 이상 성인 왼손잡이 상당수는 강제 교정의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탓에 한국의 왼손잡이 비율은 세계 평균(10~12%)의 절반 수준이다.

 

20세기 중반까지도 왼손을 쓰는 아이의 손을 묶거나, 강제로 오른손을 쓰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영국군의 자동소총, 중국의 교실, 한국의 필기 문화, 출입문 손잡이까지, 모든 것이 오른손잡이 중심이었다.

 

왼손잡이에 대한 경시와 차별은 단순한 문화적 현상을 넘어, 동양과 서양 언어의 뿌리 깊은 인식에서 비롯된다. ‘오른’과 ‘왼’이라는 단어 자체에 이미 가치판단이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왼손잡이는 사회적 소수자이자, 때로는 차별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과거에는 왼손잡이가 신의 저주를 받았다는 미신까지 있었지만, 최근에는 왼손잡이의 창의성과 감성적 사고가 주목받으며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6. 역사상 위대한 왼손잡이들 "나도 왼손잡이, 그러나 역사를 만들다"

 

왼손잡이는 인류의 소수지만, 그들이 남긴 문화적·과학적 족적은 결코 소수이지 않다. 편견과 불편을 넘어, 이제는 창의성과 다양성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왼손잡이.


역사상 수많은 위인과 천재들이 왼손잡이였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왼손잡이가 의외로 많다. 최초의 왼손잡이로 알려진 대통령은 20대 대통령인 제임스 가필드다. 이후 허버트 후버, 해리 트루먼, 제랄드 포드,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아버지),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도 왼손잡이 대통령이다. 알렉산더 대왕, 율리우스 시저, 나폴레옹, 간디, 처칠, 카스트로도 왼손잡이였다.

 

아리스토텔레스, 피카소,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베토벤, 괴테, 니체, 안데르센, 채플린, 마릴린 먼로, 오프라 윈프리, 폴 매카트니, 데이비드 보위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유명 연예인들이 왼손잡이였다.

 

과학기술 및 빅테크를 비롯해 기업계에서는 아인슈타인, 뉴턴, 마리 퀴리,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니콜라 테슬라, 존 D. 록펠러, 헨리 포드, 스티브 포브스, 루 거스너, 라탄 타타 등도 왼손잡이다.

 

스포츠계에서는 너무 많아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축구의 리오넬 메시와 디에고 마라도나, 야구의 베이브 루스, 배리 본즈, 테드 윌리엄스, 랜디 존슨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유명 왼손잡이는 박정희 대통령, 스포츠계 이승엽과 류현진, 연예계에서는 김혜수, 박신혜, 황정민, 김수현, 천정명, 티파니, 효연, 서인영 등이 있다.

 

만약 이들이 없었다면 인류의 문화와 과학, 예술을 비롯해 모든 역사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졌을지 모른다.

 

 

7. 왼손잡이의 놀라운 능력과 특징

 

왼손잡이들은 우뇌가 더 발달해 창의성, 예술성, 직관적 사고, 멀티태스킹 능력이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뇌의 양쪽 반구 간 연결이 더 활발하다는 연구도 있다. 수학, 건축, 공간 인식 능력이 뛰어나다는 연구도 있다.

 

또 왼손잡이는 뇌의 좌우 언어영역이 골고루 발달해, 언어능력과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는 연구도 있다. 좌뇌와 우뇌를 모두 활발히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복합적 사고에 강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아폴로 우주비행사의 1/4이 왼손잡이였다.

 

특히 스포츠(특히 야구, 권투, 펜싱 등)에서 상대적으로 드물어 전략적 우위를 가진다. 실제로 왼손잡이 선수의 승률이 더 높다는 통계도 있다. 최근에는 테니스와 수영에서도 왼손잡이가 더 유리해 선수들이 많다는 연구도 나왔다.

 

ATP(남자프로테니스협회) 랭킹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세계 랭킹 TOP 100 선수 중 왼손잡이 비율은 15%로 집계됐다. 일반 인구의 왼손잡이 비율(약 10%)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1968년 이후 윔블던 남자 단식 우승자의 23%가 왼손잡이였다는 통계가 있다. 왼손잡이 테니스 스타(라파엘 나달, 나브라틸로바, 코너스, 맥엔로 등)가 두각을 나타냈다.

 

왜 왼손잡이가 일부 스포츠에서 유리할까. 첫째 이유는 희소성 효과(낯섦의 효과)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수와 훈련, 경기 경험이 오른손잡이 상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왼손잡이 선수와의 대결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과 패턴에 당황하기 쉽다.

 

상대가 적응하기 어려운 독특한 각도와 플레이 스타일은 경기 초반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둘째는 전술적·신체적 이점이다. 오른손잡이 기준과 반대 방향으로 휘어져, 다양한 포지셔닝에서 상대방에게 혼란을 주기

쉽다. 즉 오른손잡이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이다.

 

 

8. 왼손잡이의 흥미롭고 의미 있는 사실

 

일부 통계에 따르면, 대학 졸업자 중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보다 26% 더 부유해진다는 결과도 있다.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보다 ADHD, 조현병, 알코올 중독, 불면증, 알레르기, 천식 등에 더 취약하다는 통계도 있다.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처럼 ‘주된 눈’(왼눈잡이, 오른눈잡이)이 다를 수 있다.

 

왼손잡이의 비율은 산업혁명 이후 오른손잡이 중심의 사회 표준화로 더 낮아졌다는 주장도 있다.

 

왼손잡이용 전용 제품(가위, 칼, 병따개, 악기, 컴퓨터마우스 등)이 따로 개발되어 있다. 이러한 변화는 포용적 디자인(inclusive design)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같은 빅테크기업들이 개발하는 스마트 디바이스에서는 인터페이스를 양손잡이 모두에게 적합하도록 설계하고 있으며, 일부 모델에서는 왼손잡이 사용자 모드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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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어느덧 [마음공간] 칼럼이 70편이 됐네요~ 몇 편까지 연재할 수 있을까 처음부터 정하고 시작한 건 아닌지라 끝 역시 이렇게 조용히 알려 드립니다. 저는 약 24년간 직장생활 후 잠시 다음 행보를 준비하던 찰나, 어떻게 하면 이 시간을 알차고 유익하게 보낼 지 난간에 기대어 고민하다 ‘코치’라는 세계에도 막 입문을 앞둔 예비코치 올림 입니다. 시작은 이랬습니다. 과거 팀장 시절 팀장교육의 일환으로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석하게 됐고, 거기서 저희를 지도해주셨던 박○○ 코치님을 알게됐습니다. (이분의 용기와 응원에 힘입어 제 마음공간은 ‘해볼까’에서 ‘할 수 있다’를 거쳐 ‘하자’에 도달했습니다) 처음엔 의구심반, 기대반으로 교육에 임했는데 박 코치님을 통해 약 3개월간의 ‘코칭’이 끝나가던 찰나, 제 머릿속을 스쳐가고 가슴 한켠에 자리잡은 두 글자가 바로 ‘코치’였습니다. 이후 시간은 가고, 직장생활은 이어지며 저는 여느 미생들이 거의 그러하듯, 고민과 성장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며 어쩌면 많이 지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어렸을 적 이야기를 들춰볼께요. 초딩(당시는 국민학교)시절로 기억되는데 그때 어린이 프로야구 회원가입은 우리들에겐 부의 상징이

[Moonshot-thinking] ‘벽 대신 바람’ 사무실 출근 원하는 Z세대…기성세대 보다 사무실 근무 더 선호

“이건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거잖아요. 구글드라이브 링크, 두 번째 시트에 있어요.” 대면 회의 시간, 평소에는 입도 뻥끗하지 않던 3년차 직원이 갑자기 회사 업무용 메신저 채팅창에 쓴소리를 던졌다. 당황한 팀장은 5초간 침묵하다 농으로 받아쳤다. “그... 링크, 다시 한 번... 음성으로도 공유해줄래?” 회의실은 웃음기 없는 정적에 잠겼다. 자리에 둘러앉았지만,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대면 회의였지만, 진짜 ‘소통’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새로운 사무실 풍경이다. ◇ ‘돌아온’ 게 아니다, ‘처음’ 사무실을 경험 중인 것이다 Z세대는 사무실에 돌아온 것이 아니다. 애초에 사무실을 제대로 겪어본 적이 없다. 코로나 시기 원격 수업과 비대면 인턴십으로 사회에 첫발을 디딘 이들은, 조직 문화와 일하는 리듬을 체득할 기회를 놓쳤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네이티브인 그들에게 오프라인 사무실은 ‘익숙한 곳’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의 장이다. 한 매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부동산 기업 JLL이 세계 44개국 근로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24세 이하 근로자의 주당 평균 사무실 출근 일수는 3.1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마음공간]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서 '진정한 행복이란'…‘득돈’ 넘어 ‘득도’의 세계로

일전에도 언급한 바 있는 언어유희. 바로 ’모든 건 다 done이야.‘ 살아가면서 정말로 다양한 갈등을 맞고,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그 반복의 세상이 어찌보면 우리 사는 세계 같습니다. 잘잘못을 따진다든지, 사건/사고의 합의라든지, 실수로 인한 만회 내지 다툼의 종지부는 거의 다 ‘돈(돈)’이 있으면 해결되지요. 말로는 내가 그거 때문에 그러는게 아니야라고 목청껏 외치지만…결론은 버킹검이죠. 내가 돈 때문에 살 수 있는건지, 돈때문에 내가 살아가는지 곰곰히 따져보면 쉽게 답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쇼펜하우어 인생수업>(쇼펜하우어 저 / 김지민 엮음,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 그 45 번째 주제는 ‘돈은 자유를 구매할 수 있게 하지만, 동시에 인간을 새로운 종류의 노예로 만든다’ 입니다. 책은 말합니다. ’돈은 실제로 다정함과 비정함을 동시에 담고 있는 이중성‘이라고. 이 친구 때문에 꺼져가는 목숨을 건지기도 하고. 요 녀석 때문에 생명을 빼앗기도 하는 걸 보면 바로 이해가되죠. 그러더디 쇼펜하우어 형님이 반격하십니다. ’진정한 행복과 만족은 내면의 평화와 욕망의 조절에서 비롯된다‘고 말이죠. 예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쿵푸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