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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AtoZ] 호주의 첫 궤도 로켓 '에리스', 발사 14초 만에 추락…"실패 피드백, 성장의 핵심 자산"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호주의 우주 개발사에 한 획을 긋는 동시에 쓰라린 교훈을 남긴 사건이 2025년 7월 30일(현지시간), 북퀸즐랜드의 보웬 궤도 우주항(Bowen Orbital Spaceport)에서 발생했다.

 

호주 퀸즐랜드 기반 우주 스타트업인 길모어 스페이스 테크놀로지스(Gilmour Space Technologies)가 자국 최초로 순수 국내 개발한 궤도 로켓 '에리스(Eris)'의 발사가 이륙 14초 만에 추락과 폭발로 마무리됐다고 Aviation Week, 7NEWS, Australian Government, Satnews 등의 매체들이 전했다. 이로써 호주는 50여 년 만에 처음 시도된 자국발 궤도 발사에서 동시에 이정표와 한계를 경험하게 됐다.

 

14초의 드라마, 그리고 엄격한 기술적 분석


발사 당일 오전 8시 34분(현지시각), 높이 23미터, 무게 30톤에 달하는 에리스 로켓은 최초 상업 우주항 시설을 떠올랐다.

Space.gov.au, Gilmour Space Technologies 등의 호주 우주항공 관계기관들의 초기 데이터에 따르면 4기의 하이브리드 시리우스(Sirius) 엔진이 모두 정상 점화돼 23초간 엔진 연소가 이어졌지만, 실제 로켓의 비행은 14초를 채 넘기지 못했다.

 

현장 영상과 SNS 라이브 스트리밍을 분석하면, 로켓은 발사대를 벗어난 직후 미세하게 우측으로 기울어진 뒤 추진력을 잃고 안전구역 내에 폭발하며 추락했다. '에비에이션 위크(Aviation Week)'와 7NEWS 등은 현장을 목격한 관계자 설명을 근거로 "추락 시점 시설의 구조적 피해는 극히 제한적이었으며, 인명피해 역시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공·우주 전문가와 SNS 레딧의 엔지니어 커뮤니티에서는 "비행 12초 즈음부터 엔진 하나 이상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비행제어와 자세 제어 시스템이 극한 상황을 겪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발사관제 센터가 확보한 텔레메트리 데이터에 따르면, 유도·항법·지상통합 제어는 '이상 징후 발생 전까지 정상작동'했다고 요약했다.

 

실패는 우주 산업의 ‘디폴트 값’

 

이번 실패는 글로벌 우주 산업의 초기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로켓랩(Rocket Lab)이 최초 궤도 진입(2018년)에 3번의 시험 발사 실패를 거쳤고, 스페이스X(SpaceX)의 팰컨1은 첫 3번의 발사에 모두 실패(2006~2008년)한 바 있다. 이러한 전례에 비춰볼 때, 호주 우주청(Australian Space Agency)은 "실패에서 얻는 피드백이야말로 산업 생태계 성장의 핵심 자산"이라고 공식 논평했다.

 

길모어 CEO 아담 길모어(Adam Gilmour) 역시 SNS를 통해 "정상적으로 이륙했고, 비행 시간이 비록 짧았지만 시스템의 많은 부분에서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200명이 넘는 길모어 직원과 500여 개 호주 공급사가 지난 10여 년간 축적해온 연구개발 자산의 지속적 활용을 약속했다.

 

호주 정부 지원·시장 파급력 확대 전망


호주 정부는 2024~2025 산업성장프로그램(Industry Growth Program)의 일환으로 에리스 개발을 위해 500만 호주달러(약 44억원)의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이미 2023년에도 5200만 호주달러(약 454억원) 규모의 우주기술 지원금이 지급됐다.

 

팀 에이어스(Tim Ayres) 호주 산업·혁신부 장관은 "이번 발사는 단순한 기술 데모가 아니라, 국내 우주 밸류체인 전체의 역량 확인과 자신감 확립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업계는 이번 실패에도 불구, 내년 1분기 내 두 번째 시험 발사(Test Flight 2) 재개를 예고하며, 차기 에리스 발사체 제작과정에 1차 발사에서 수집된 결함 수정 및 업그레이드가 바로 반영될 것임을 강조했다.

 

‘모험’이 남긴 산업적 유산

 

에리스 로켓의 14초 비행은 확실히 짧았지만, 그 파급 효과는 이제 막 시작됐다. 이번 주 호주 언론 7NEWS는 "비록 로켓은 추락했으나, 기술적 도전과 산업의 집단적 성취는 여전히 계속된다"고 평가했으며, Satnews 등 외신들은 "길모어 스페이스와 호주 우주산업 전체가 '실패에서 배우는 역동성'의 표본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와 근거 기반의 반복적 도전, 이를 뒷받침하는 산·학·관의 지원체계, 그리고 실패를 자산으로 삼으려는 산업안전 문화는 곧 호주 우주산업의 최대 경쟁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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