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9 (금)

  • 흐림동두천 -4.4℃
  • 맑음강릉 1.2℃
  • 흐림서울 0.7℃
  • 흐림대전 0.2℃
  • 구름많음대구 -1.9℃
  • 구름조금울산 3.2℃
  • 흐림광주 4.7℃
  • 구름많음부산 12.0℃
  • 흐림고창 6.2℃
  • 구름조금제주 8.8℃
  • 흐림강화 -1.3℃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2.5℃
  • 흐림강진군 2.8℃
  • 맑음경주시 -2.1℃
  • 흐림거제 5.1℃
기상청 제공

우주·항공

[우주칼럼] 호주의 첫 궤도 로켓 '에리스', 발사 14초 만에 추락…"실패 피드백, 성장의 핵심 자산"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호주의 우주 개발사에 한 획을 긋는 동시에 쓰라린 교훈을 남긴 사건이 2025년 7월 30일(현지시간), 북퀸즐랜드의 보웬 궤도 우주항(Bowen Orbital Spaceport)에서 발생했다.

 

호주 퀸즐랜드 기반 우주 스타트업인 길모어 스페이스 테크놀로지스(Gilmour Space Technologies)가 자국 최초로 순수 국내 개발한 궤도 로켓 '에리스(Eris)'의 발사가 이륙 14초 만에 추락과 폭발로 마무리됐다고 Aviation Week, 7NEWS, Australian Government, Satnews 등의 매체들이 전했다. 이로써 호주는 50여 년 만에 처음 시도된 자국발 궤도 발사에서 동시에 이정표와 한계를 경험하게 됐다.

 

14초의 드라마, 그리고 엄격한 기술적 분석


발사 당일 오전 8시 34분(현지시각), 높이 23미터, 무게 30톤에 달하는 에리스 로켓은 최초 상업 우주항 시설을 떠올랐다.

Space.gov.au, Gilmour Space Technologies 등의 호주 우주항공 관계기관들의 초기 데이터에 따르면 4기의 하이브리드 시리우스(Sirius) 엔진이 모두 정상 점화돼 23초간 엔진 연소가 이어졌지만, 실제 로켓의 비행은 14초를 채 넘기지 못했다.

 

현장 영상과 SNS 라이브 스트리밍을 분석하면, 로켓은 발사대를 벗어난 직후 미세하게 우측으로 기울어진 뒤 추진력을 잃고 안전구역 내에 폭발하며 추락했다. '에비에이션 위크(Aviation Week)'와 7NEWS 등은 현장을 목격한 관계자 설명을 근거로 "추락 시점 시설의 구조적 피해는 극히 제한적이었으며, 인명피해 역시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공·우주 전문가와 SNS 레딧의 엔지니어 커뮤니티에서는 "비행 12초 즈음부터 엔진 하나 이상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비행제어와 자세 제어 시스템이 극한 상황을 겪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발사관제 센터가 확보한 텔레메트리 데이터에 따르면, 유도·항법·지상통합 제어는 '이상 징후 발생 전까지 정상작동'했다고 요약했다.

 

실패는 우주 산업의 ‘디폴트 값’

 

이번 실패는 글로벌 우주 산업의 초기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로켓랩(Rocket Lab)이 최초 궤도 진입(2018년)에 3번의 시험 발사 실패를 거쳤고, 스페이스X(SpaceX)의 팰컨1은 첫 3번의 발사에 모두 실패(2006~2008년)한 바 있다. 이러한 전례에 비춰볼 때, 호주 우주청(Australian Space Agency)은 "실패에서 얻는 피드백이야말로 산업 생태계 성장의 핵심 자산"이라고 공식 논평했다.

 

길모어 CEO 아담 길모어(Adam Gilmour) 역시 SNS를 통해 "정상적으로 이륙했고, 비행 시간이 비록 짧았지만 시스템의 많은 부분에서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200명이 넘는 길모어 직원과 500여 개 호주 공급사가 지난 10여 년간 축적해온 연구개발 자산의 지속적 활용을 약속했다.

 

호주 정부 지원·시장 파급력 확대 전망


호주 정부는 2024~2025 산업성장프로그램(Industry Growth Program)의 일환으로 에리스 개발을 위해 500만 호주달러(약 44억원)의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이미 2023년에도 5200만 호주달러(약 454억원) 규모의 우주기술 지원금이 지급됐다.

 

팀 에이어스(Tim Ayres) 호주 산업·혁신부 장관은 "이번 발사는 단순한 기술 데모가 아니라, 국내 우주 밸류체인 전체의 역량 확인과 자신감 확립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업계는 이번 실패에도 불구, 내년 1분기 내 두 번째 시험 발사(Test Flight 2) 재개를 예고하며, 차기 에리스 발사체 제작과정에 1차 발사에서 수집된 결함 수정 및 업그레이드가 바로 반영될 것임을 강조했다.

 

‘모험’이 남긴 산업적 유산

 

에리스 로켓의 14초 비행은 확실히 짧았지만, 그 파급 효과는 이제 막 시작됐다. 이번 주 호주 언론 7NEWS는 "비록 로켓은 추락했으나, 기술적 도전과 산업의 집단적 성취는 여전히 계속된다"고 평가했으며, Satnews 등 외신들은 "길모어 스페이스와 호주 우주산업 전체가 '실패에서 배우는 역동성'의 표본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와 근거 기반의 반복적 도전, 이를 뒷받침하는 산·학·관의 지원체계, 그리고 실패를 자산으로 삼으려는 산업안전 문화는 곧 호주 우주산업의 최대 경쟁력이 될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2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내궁내정] 美 국방부 '구글 제미나이’ 해군 '팔란티어'…천조국 별명 이유·미국 軍 6군 체제·전력과 예산 1위는 '해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미국 국방부가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한 군사용 AI 플랫폼 ‘GenAI.mil’을 전면 출시하며, 300만명에 달하는 군인과 민간인, 계약직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AI 기술을 대규모로 군사에 도입한 최초 사례로, AI 주도의 국방 현대화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됐다.​​ 구글 제미나이, 미군의 ‘디지털 전장’ 지휘도구로 12월 9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엑스를 통해 “미국 전쟁의 미래는 AI에 달려 있다”며, “새로운 플랫폼은 군이 영상과 이미지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수정하는 등 전례 없는 속도로 작전 지원이

[우주칼럼] 삼성 반도체, 우주를 향해 성능 시험대 오르다…"국산 부품의 K-스페이스 도전"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우주라는 극한 환경에서 국산 소자·부품의 성능을 직접 검증하는 역사적 임무가 시작됐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지난 11월 누리호 4차 발사에 실려 우주로 향한 우주검증위성(E3T) 1호가 정상 작동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검증 임무에 돌입했다고 18일 밝혔다. E3T 1호는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 KAIST의 ADC/DAC ASIC, 엠아이디의 S램 등 국산 반도체와 우주급 소자 8종을 탑재해 고도 600㎞ 궤도에서 최대 12개월간 성능 시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우주환경에서의 반도체 성능 시험의 의미 E3T 1호의 핵심 목적은 우주 부품 자립화다. 우주 환경은 지구와 달리 극심한 방사선, 온도 변화, 진공 등이 공존하는 극한 조건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반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내방사선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직접 검증하는 것이 이번 임무의 핵심이다. 특히, 삼성전자 D램과 낸드는 일반적으로 지상에서 높은 신뢰도를 자랑하지만, 우주에서는 방사선에 의한 오류 발생 위험이 커진다. 이에 따라 우주용으로 특수 설계된 소자와 지상용 소자를 함께 검증해, 향후 우주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이슈&논란] 3억원 수중드론이 5900억원 잠수함을 날렸다…‘게임체인저’ 우크라 드론의 '전쟁도 가성비' 입증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우크라이나가 독자 개발한 수중 자폭 드론 ‘서브시베이비(Sub Sea Baby)’로 러시아군의 바르샤반카(킬로)급 잠수함을 심각하게 손상시켰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폴리티코등에 따르면, 12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공격 당시 거대한 폭발이 발생한 영상을 공개하며,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잠수함이 사실상 가동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가 수상 드론을 활용해 유조선 등 군사 목표를 공격한 사례는 있었으나, 수중 드론으로 잠수함을 공격했다고 밝힌 것은 사상 최초로 기록됐다.​ 공격에 사용된 서브시베이비 드론은 무인수상정(USV) ‘시베이비’의 수중 버전으로 추정되며, 한 대당 가격은 약 24만 달러(약 3억5000만원) 수준이다. 반면, 표적이 된 러시아 바르샤반카급 잠수함은 약 4억 달러(약 5900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전력으로, 서방 제재로 인해 교체 비용은 최대 5억 달러(약 7300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2000분의 1 가격에 1억 달러급 전력을 무력화했다는 의미로, 현대전에서 드론의 가성비와 전략적 가치가 극대화된 사례로 분석된다.​

[이슈&논란] “비상구 조작, 10년 징역형도 가능"…대한항공, '무관용 원칙' 선언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대한항공이 항공기 비상구 조작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선언하며, 형사고발과 민사소송, 탑승거절 등 강력한 대응책을 발표했다. 최근 2년간 대한항공 항공기에서만 비상구 조작 또는 조작 시도 사례가 14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항공기 운항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로 규정된다.​ 국내외 비상구 조작 현황 및 통계 국내에서는 2023년 아시아나항공 비상구 개방 사건 이후에도 비상구 조작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14건의 조작·시도 사례가 보고됐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미국, 일본, 유럽 등 각국 항공사들도 비상구 조작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전 세계에서 항공기 내 승객에 의한 비상구 조작 시도는 약 30건에 달하며, 이 중 일부는 실제 출발 지연, 비상착륙 등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법적 처벌 및 민사적 대응 대한항공은 비상구 조작 행위를 항공보안법 제23조(승객의 협조의무) 제2항에 따라 명백한 범법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항공보안법 제46조에 따르면, 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