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담배 한 개비를 피울때마다 평균 수명이 약 20분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지위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 담배 한 대당 기대 수명 손실분이 남성은 약 17분, 여성은 22분이라고 추정한 연구 논문을 2024년 12월 29일 ‘중독’(Addiction) 저널에 게재했다.
영국 보건사회복지부가 의뢰한 이 연구에는 영국 의사 연구소의 남성 사망률 데이터와 여성 연구소의 약 100만명분 데이터가 적용됐다.
수석 연구원이자 관련 논문 주저자인 사라 잭슨 박사는 “하루에 담배 한 갑에 들어있는 20개비 담배를 각각 20분씩 피우면, 한 갑당 거의 7시간의 생명을 잃는 셈”이라며 “그들이 잃어가는 시간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비교적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0년 브리티시메디컬저널(BMJ)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11분으로 추정됐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연구에 따르면 평생 담배를 피운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평균적으로 약 10년의 수명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미국 흡연자의 기대 수명이 비흡연자보다 최소 10년 더 짧다고 추정한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연구팀은 하루 10개비를 피우는 흡연자가 내년 1월 1일부터 금연하면 8일 만에 기대수명을 하루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1년간 금연을 지속하면 약 50일의 기대 수명을 회복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누적된다”면서 “금연으로 회복할 수 있는 기대수명은 나이와 흡연 기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잭슨 박사는 “매우 어린 나이에 금연한 사람들, 20대나 30대 초반에 금연한 사람들은 흡연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들과 비슷한 수명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UCL의 사라 잭슨 박사는 “사람들이 흡연의 해로움을 알고 있지만 그 정도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흡연은 비교적 건강한 시기인 중년의 기대 수명을 갉아먹는다”고 지적했다. 즉 60세 흡연자가 일반적으로 70세 비흡연자의 건강 상태를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 흡연율은 1960년대 이후 계속 감소해 왔지만, 흡연은 여전히 미국에서 예방 가능한 질병과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40세 이전에 금연하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할 위험을 약 90% 줄일 수 있다.
영국 왕립의사협회(RCP)의 흡연 문제 전문가 산제이 아그라왈 교수는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마다 귀중한 생명이 소모되며, 그 영향은 개인뿐만 아니라 의료체계와 경제에도 치명적”이라고 주장했다.
담배를 끊으면 20분 만에 심박수가 정상으로 돌아오며 여덟 시간 만에 체내 산소 수치가 회복되기 시작한다. 이틀 뒤 미각과 후각 기능이 향상되기 시작하고 3일 뒤에는 숨쉬기가 편해진다. 2주가 지나면 체내 순환이 활성화되고 세 달이 되면 폐 기능이 약 10% 개선된다. 1년이 지나면 심장마비 발병 위험이 절반으로 감소하며 10년 뒤에는 폐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반으로 줄어든다.